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80화 (80/276)

<80화 >#80.생리대

불합리함의 이유.

버스에 몸을 맡기고 제법 지나고 지나서야 나는 나은이가 어째서 나한테

그렇게 심하게 말했는지 이해할수 있었다.

얘.생리 하는구나!

연 애 초보자 이 민호에 게는 생 각보다 답을 내 리 기 어 려운 문제 였으나 나

는 결국추리에 성공해냈다.

생 리 가 아니 고서 야 멀쩡 한 애 가 갑자기 울다가 웃다가 집 밖으로 내 쫓을

리가 있겠냐고.

물론 멀쩡하다는 말도 좀 어폐가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아무튼 정답을 발

견한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나은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 생리하지.]

아이〜 미리 말을해줬으면 내가 이렇게까지 고민 안했지.

여자들이 그날에 예 민하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

살짝 눈치만 줬으면 바로 꼬리 내리고 안 자극했을 텐데.

근데 어째 1표시가 사라졌음에도 나은이에게서 답장은 오지 않았다.

...뭐지. 나설마또실수한건가?

그거 물어보면 안되는 내용인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서로 오나홀이니 딜도니 어쩌구저쩌구 더 망

측한 말도 많이 했잖아.

말의 수위 가 심했다고는 생 각하지 않았다.

[생리대 사다줘요.]

거봐. 내가이럴 줄알았어.

근데 생리대...? 집인데 생리대가필요한가?

진짜 모르겠네.

[집에 없어?]

[...있으면 사달라고 하겠어요?]

그건 아니기는 하지.

근데 그럴 수가 있나? 여자애 집에 생리대가 없다고?

[진짜 없어?]

[나예 민해요.]

..쓰읍. 어쩌지. 내려서 사다줘 야 하나.

그래. 내 첫여자친구.

나은이랑 만나기 전에는 혹시도 내게 여친이 생기는 기적이 찾아온다면

별도 따다 주리 라 생 각했었다.

아직 그렇게까지 늦은 밤도 아닌데 생리대 하나못 사다줄까.

[O 거 그럼 나여기서 한30분걸릴 듯.]

[...빨리 와요.]

급한가 보네.

버스에서 내린 나는횡 단보도를 건너 반대편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같은노선의 버스를타버리니 환승이 안되네.

참 돈을 많이 벌어도 이런 건 괜히 아깝단 말이지.

대 학생 의 벌 이 라고 하기 에 는 과분한 돈을 벌고 있기 는 했지 만 아직 도 용

돈 받던 시절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근검 절약이 나쁜 것은 아니 니까.

나은이네 집 앞에 내리자마자 편의점에서 들어간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가다시 휴대폰을주머니에서 꺼냈다.

이 어지는 통화 연결음.

[야. 나은아.]

[왜요.]

[이거 뭐로 사가야해?]

나은이 가 어 떤 생 리 대를 쓰는지 알 수가 없었다.

....

텔레그램 최대 소설 공유방!..

소설 10만개 이상다운로드 가능!.........

인터넷 주소창에 따라치세요........

이 코너에서 얼쩡거린 기억도 없었던 나는 지나치게 많은종류에 혀를

내둘렀다.

[오빠가 제 가 쓰기 좋을 것 같아 보이는 걸로 사와요.]

[아니. 야. 나 이 거 진짜 하나도 몰라. 그냥 브랜드랑 사이즈 말해.]

[오빠의 센스를 믿을게요.]

뚝.

생리한다는 거 구란가?

그렇지 않고서 야이렇게 무책임하게 굴수가있나?

흐음... 일단 매대를 쭈욱 스캔한 나는 생리대 하나를 집어 들었다.

모르겠다.

그냥 대충 중간 사이즈라고 적혀 있는 것을 집 어든 나는 계산대 에서 카드

를 내밀었다.

“1900원입니다.”

남자 알바생의 아리송한 시선.

너 지금 내가 생리대 셔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냐.

사실 그 말이 맞다.

카드를 받자마자 재빨리 편의점을 나온 나는 빠른 걸음으로 나은이네로

향했다.

띵동.

“야.나왔어.”

나은이가 천천히 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현관에서 신발도 벗지 않은 채로 검은 봉투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 자.”

“…고마워요.”

나은이는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봉투를 받아들었다.

“나 이제 간다.”

딱 봐도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 그냥 오늘은 혼자 두려고 했는데.

“가지 마요.”

나은이 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같이 있어요.”

“그러는 편이 낫겠어?”

“…네.”

나은이의 말에 나는 다시 몸을 틀어 그녀의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뒷정리를 다 마무리하지 않은 건지 식탁은 여전히 거실 한 가운데 놓

여 있었다.

“이거저기로 옮겨줄까?”

고개를 끄덕 이는 나은이 .

딱 두 사람이 이 용하기 적당한 사이 즈의 테 이블을 나는 부엌 쪽으로 원위

치 시켰다.

의 자까지 모두 옮기자 나은이는 소파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두드렸

다.

자연스럽게 나란히 앉은 우리 두 사람.

“…조금 전에는 내가심하게 말해서 미안해요.”

“아냐아냐. 너 그런 줄도 모르고 내 가.”

“그리고 거짓말해서 미안해요.”

“아냐아냐. 거짓말 할 수도... 응? 거짓말?”

무슨 거짓말을 했다는 소리지?

“…저오늘생리 안해요.”

“…그럼 생리대 사오라고 한건?”

a

그냥요?”

갑자기 개열받네.

“야! 네가생리한다고해서 다시 여기까지 왔는데!”

“그... 자세히... 보면... 생리한다고는 안했거든요?”

“아.진짜지랄마.너 분명히 내가.”

인증을 위해 휴대폰을 꺼내든 나는 개복치 같은 표정으로 화면을 바라보

았다.

생 리대를 사다달라. 집 에 생 리대 가 없다. 나 지 금 예 민하다.

그 어디에도 지금 나은이의 생리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확정하는 내

용의 문자는 없었다.

아니.근데어이가 없네.

헛웃음이 나왔다.

“아니 그러면 왜 다시 오라고불렀어.”

a

...보고싶어서요.

99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생각...”

...보고싶어서?

나은이가 나를보고싶어서 여기로 불렀다고?

뭔가 지나치게 정상적인 여자친구의 발언에 나는 내 동공이 확장되는 것

이 느껴졌다.

“…다시 말해봐.”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으에?”

나의 기습적인 행동에 당황한 나은이는 바보 같은 소리를 냈다.

“다시 말해보라고. 방금 한 말.”

“...보고싶어서요?”

나는 참지 못하고 자리 에 서 일어 나버 렸다.

귀여워어어!!!

존나귀여워!!!

나은아. 사줄게. 생리대.

생리대 사이즈별로 100개씩 사줄게.

나은이는 내 표정을 보지 못했는지 대뜸 일어난 내가 화가 난 줄 알고 여

전히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화 많이 났어요?”

혹시나 기쁜 내색을 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포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애써 기쁜 내색을 감췄다.

“너 같으면 사람 내쫓고 다시 되도 않는 이유로 불렀는데 좋겠냐.”

이런 이유라면 꼭 다음에도 불러주세요. 일러레님.

"그렇죠... 내가그러면 안됐는데…“

나를 따라서 일어난나은이가슬며시 자기 몸을 내게 기댔다.

부끄러워 보이는 나은이의 얼굴.

나의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큰 거 온다.

이건 무조건 큰 거다.

“살짝고개좀 숙여 볼래요?”

꿀꺽 침을 삼킨 나는 순순히 그녀의 지시대로 상체를 아래쪽으로 기울였

다.

“..눈 감아봐요.”

두근두근.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진짜 바지를 내릴 때보다 더 떨리는 느낌.

생 각해보니 우리는 단 한 번도 입을 맞춰 본 기 억 이 없었다.

그녀의 입술이 내 좆에 닿은 적 몇 번이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키스는 단

한번도.

쪽.

“ 아...”

내 입에서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왜냐하면 그녀가 입을 맞춘 곳은 입술이 아닌 내 볼이었기 때문이 었다.

“이... 이걸로 봐주면 안될까요?”

아쉽기는 한데 나은이의 저런 모습에 나는 용서를 안할수가 없었다.

아니 좥 솔직히 용서는 조금 전 보고 싶 었다는 말에 서 이 미 끝난 상태 였다.

그녀는 내게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지 몸을 틀었지만 선명하게 익은

그녀의 두 귀 에서는 증기 가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 그녀 가 너무 사랑스럽 다고 생 각한 나는 나은이 의 허 리 에 두 손을 감

았다.

“...이런다고 내가 봐줄 것같아?”

웃참은 이미 실패.

내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만개해 있었다.

“그냥 봐줘 요. 오빠. 내 가 잘못했 어.”

“야.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을 하면 되 지. 왜 사람을 심부름을 시 켜.”

“그거야...”

나은이 가 내 팔을 손톱으로 살살 긁었다.

“정신병자 같잖아요. 내쫓은 지 얼마나 됐다고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이 불러요.”

...굳이 그거 아니어도 네가 정신병자 같다고느낀 적은 많긴 한데 말이지.

“다음부터는 그냥 솔직하게 말해주면 좋을 것 같아.”

나는 나의 음습한의견을슬쩍 피력해 보았다.

a

...오글거려요.

99

“원래 커플은 좀 오글거리는게 맞다. 나은아.”

“O

마치 편식하는 어린이에 게 채소를 내 밀었을 때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나은이.

“오빠.”

나은이가 내 팔을 풀며 내 품에서 빠져나왔다.

“왜.”

“자고 가요.”

“너 나랑 자려고 만나니?”

내 가 장난스럽 게 웃으며 그녀에 게 물었다.

전에 서점에서도 나은이가 뭔가 비슷한 말을 해줬던 것 같은데.

“처음 만난 날 이라마치오 시킨 주제에 이런 식으로 나오시겠다?”

내 얼굴을 마주보며 씨익 웃는 나은이.

아. 첫만남 언급 벤이야.

진짜 저렇게 말하니까 어질어질하네.

행여 다른 사람들이 너희 첫만남 어땠냐고 물어보면 나는 절대로 평정심

을 잃고 어버버할 확률 100%였다.

그래도 이대로 녹다운 당할 수는 없지.

“너 솔직히 말해라. 너 그날내가 안박아줘서 개서운했지.”

“세상 잃은 줄.”

거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격으로 시원하게 답해주는 나은이.

그 말을 끝으로 내 앞으로 나은이는 내 바지끈을 붙잡았다.

“그래서 오늘은 어떤데요. 오빠.”

그녀가 무엇을 묻는 지는 주어 없이도 알 수 있었다.

“안 벗고 뭐하냐. 썅년아.”

헤으응 V”

불금이 었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