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78화 (78/276)

<78화 >#78.자급자족

“...다음으로 넘어가도 되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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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은 바보.

바보 멍청이.

조금 더 섬세하게 설정까지 생각했었어야 하는데 그냥 평소에 헤벌쭉 글

만 읽던 독자라 나는 오빠의 기습적인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하지 못했다.

“아... 이래서야같이 일 하겠나.”

오빠는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거드름을 피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에요. 일단끝까지 들어봐요. 다른 캐릭터도 아직 두 명이나 남았단

말이에요.”

오빠의 리액션 상아무래도 나의 발표는 망한듯 했으나그래도그림이라

도 봐줬으면 하는 바람에 나는 다시 그를 앉히 려 했다.

내 바로 옆으로 다가온 한겨울 작가님.

나는 꿋꿋하게 다음 슬라이드로 넘겼다.

“다음으로 제 가 생각한 캐 릭터는 가정부... 익!”

오빠의 커다란 손이 내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었다.

“계속해.”

“...이 거 다 하고 그러면 안 될 까요?”

나 진짜 이 거 준비한다고 설계도 개던지고 왔단 말이 에요.

심지어 오늘의 교수님은 나한테 혹시 집안에 우환이 생겼냐고 질문했다.

그만큼 교수님이 어이없을 정도로 내 작업량이 비루했다는 소리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한겨울 작가님이 나한테 캐릭터 기획을 같이 하자고 했는데 이걸 어떻게

대충해.

혹시라도 맘에 드는 캐릭터가하나라도 나와서 그게 실제로 [그녀를 감금

했습니다]에 반영된다면...

성덕.

성공한 덕후.

진짜 아마 그날은 집 에 서 혼자 자축하는 겸 파티 라도 여 리 라.

“다음은요... 가정부 흐응...입니다.”

아. 제 대 로 발표해 야 되 는데 자꾸 오빠가 내 엉 덩 이 를 주물럭 거 려 서 이 상

한 소리 가 흘러 나왔다.

“컨셉은.

99

“약간 평상복으로 출퇴근 하던 애를 어떻게 잘 만져서 이런 변태 같은 복

장의 메 이드복만 입 게 개조를 시 킨다는...”

실제로 내가 그린 러프 안 속 그녀는 간신히 성기를 가리고 있는 천박하기

짝이 없는 메이드복을 입고 있었다.

그리 면서도 이 건 진짜 개꼴린다고 생각했는데 .

내용 구상은 좀 빈약하더 라도 이 그림 만큼은 진짜 이 구도 그대로 오빠 소

설 표지로 사용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근데...

짝!

오빠가 내게서 손을 떼더니 힘껏 엉덩이를 때렸다.

“이런바보 같은 사원이!”

“..히끅.”

한겨울 작가님 앞에서 발표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을 좀 하고 있었는데 난

데없이 스팽킹을 당한 나는 놀라서 딸꾹질이 튀어나와버렸다.

“왜요. 왜 때려요. 히끅.”

“너 내 소설 안 읽었지.”

오빠의 싸늘한표정.

진실을 말해야 하는 것일까.

말하지 않아야하는 것일까.

오빠는 이미 내가 개변태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그녀를 감

금했습니다]의 골수팬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다.

근데 아직은 밝히고 싶지 않았다.

내가오빠 소설의 팬인 것을 알게 된다면 이 연애의 모든주도권은오빠에

게 넘어가버릴 것이 분명했다.

소설을 갖고 협박이 라도 한다면 나는...

[아... 나은아... 너 때문에 오늘 연재도 글렀다.]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오늘휴재 때린다. 진짜공지 쓴다.]

[오늘은 순애물처럼 러브러브 섹스나 써 야지〜]

와. 생각만해도피가말리네.

이건 비밀을 엄수해야만 했다.

a

그 그렇기는 한데요. 히끅.

99

짝.

오빠는 이번에는 반대편 내 왼쪽 볼기짝을 사정없이 때렸다.

“이렇게 자료조사부터 글러먹어서야 좋은 캐릭터가나오겠어?”

“어디가 문젠데요.”

“자.짧게 설명해줄게.”

민호 오빠는 다시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꼬았다.

“주인공인 이진성은 ‘엘리트’만 따먹어.”

“그래서요?”

“너는 가정부 하는 여자가 엘리트일 것 같니?”

“...아니요.”

한숨을 푹 내쉬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치는 오빠.

“야야. 그림만 예쁘다고 소설이 팔리는 게 아니잖냐. 그렇게 꼴리는 장면

단 하나만 바라보고 캐 릭 터 짜면 소설 쓰면 망해요. 망해.”

진짜 내 가 너무 한심했다.

그냥 꼴리는 그림을 그릴 생각을 한 것이지 오빠의 소설에 대해서 진심으

로 고민한 것이 아니 었구나 생 각이 들었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나 진짜 이 소설 너무 좋아하는데…

속상했다.

도움이 하나도 되지 못한 것 같아서.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한 내 볼에는 한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야... 야. 왜그래. 왜 갑자기 울어.”

내가 울어버리자 오빠는 찐텐으로 당황했는지 허겁지겁 나에게 다가왔다

“...몰라요. 히끅.”

“내가 너무 말 심하게 해서 그래? 아니. 우리 사장과 직원 컨셉 놀이하고

있던것아니었어?”

어쩔 줄 몰라하던 오빠는 이내 엉거주춤한 자세로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나은아. 이거다 컨셉이었던것 알지 좥 울지 마. 응?”

울음소리와 딸꾹질 소리 가 섞여 잘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히끅. 오빠가요. 히끅.”

“아냐아냐. 잘했어.그림도 나생각해서 열심히 그려준 거잖아.그치.”

오빠가 손가락으로 내 눈물 자국을 닦아주며 나를 타일러 주었다.

나는 말없이 그의 품에 안겨 고개를끄덕였다.

“내 가... 진짜... 다음에는 잘해올게요.”

분명히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에 한 말이었는데 오빠는 어째서인지 너털웃

음을 터트렸다.

“아니야. 그냥 내가 열심히 캐릭터 짜고 너한테 일러스트 내용 전달해주

도록 할게.”

오빠는 내 멘탈관리 차원에서 저 말을 꺼낸 듯 싶었지만오히려 역효과였

다.

이제야 진정되던 눈물샘이 오빠의 말에 다시 열일하기 시작했다.

아. 서러워.

왜 이렇게 서럽냐.

한나은. 나이 24살. 추한몰골로 남자친구품에 안겨서 울고 있답니다.

사유는 개꼴리는 야설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지만 개같이 멸망해버려서입

니다.

“흐어 엉.”

내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자 오빠는 내 행동에 한층 더 발만 동동 구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한동안 오빠 품에서 오빠의 티셔츠가 축축해질 때가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k * *

“그래서요. 한나은 씨.”

팅 팅 부은 눈으로 떡 볶이를 오물오물 씹 어 먹는 내 여 자친구.

“이제는 좀 괜찮아요?”

평소에 장난도 잘 치는 편이라 오늘도 그냥 깜찍한 이벤트겠거니 싶었던

나는 망치로 머리를 두들겨 맞은 기분이 었다.

내 품에 안겨서 대성통곡을 하던 그녀는 울음이 그치자마자 자기 방으로

호다닥 뛰 어들어 갔다.

그리고 한 15분정도 지났을까.

나은이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내게 밥 먹자며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

했다.

“...몰라요.”

거실로 옮겨진 식탁을 부엌으로 다시 옮길까 했었는데 나은이는 괜찮다

며 그냥 음식들을 늘어놓았다.

뭔 가 화제를 돌리는 편이 나으려 나 싶었던 나는 뭐 가 좋을까 고민을 하다

입을 열었다.

“내 생일때 뭐할까?”

시 무룩한 얼굴로 떡볶이 만 집 어 먹던 그녀 가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바라

보았다.

“오빠 뭐하고 싶은데요?”

“나? 나는...”

여 자친구와 맞이하는 첫 생 일 이 라.

몇 년 전까지 만 해도 놀이동산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뭔가 그렇게까지 마렵지는 않네.

“근사한 레스토랑이 나 가서 밥이나 먹을까?”

사실 나은이랑 외출해서 그렇게 호사스러운 음식을 먹어본 기억이 없었다

워 낙 대 학가에 서 많이 먹 기 도 했으니 한 번쯤은 비 싼 돈 내고 고오급 음식

이나 먹어볼까.

“그래도 좋고요.”

나은이는 고개를 위 아래로 두 번 흔들었다.

“고기 좥 회? 아니면 뭐 있으려나 또 비싼 음식. 아. 호텔 뷔페는 어때?”

“오빠 생일이니까 오빠 먹고 싶은 것 먹으러 가요. 나 그렇게 가리는 것 많

이 없어서.”

그렇단 말이지...

“알았어.그럼 마감하고그때 가서 먹고싶은것 내가골라볼게.”

“...선물은요?,,

나은이 가 포크로 튀 김을 쿡쿡 찌르며 물었다.

“선물?,,

“받고싶은 선물 없어요?”

흐으음. 첫선물이라.

뭔 가 비 싼 물건보다는 정성 이 가득 들어 간 무언 가가 좋을 것 같은데...

수제 장갑이나 목도리 같은...

하지 만 그런 쪽에 취 미 가 없는 사람에 게 이 런 것을 기 대하는 것은 무척 이

나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럴때는 그냥.

“네 가주고 싶은것 줘. 여자친구 센스 믿어야지. 뭘.”

내가 그녀에게 싱긋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흐으응.

99

턱을 괸 그녀가 재미있다는 듯이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뭔가 쎄하기는 한데 그래도 조금 전까지 시무룩해 있었던 것보다는 저 표

정이 평소의 나은이다워서 좋았다.

“아니.진짜로.너 주고싶은것줘.선물이 또그런 맛이 있는것 아니겠어?

서프라이즈 느낌도 있고 내 가 주고 싶은 거 합법 적으로 주는 그런 기회 같기

도 하고.”

“알겠어요.”

아리송한 얼굴로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 나은이는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하

기 시작했다.

식탁도 닦고 분리수거도 마치자 어느새 하늘은 어둑해지다 못해 캄캄해

져 있었다.

“슬슬 가볼까?”

짐을챙기기 시작했다.

“…오늘 금요일인데 벌써 가요?”

나은이 가 쪼르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원고 써야지. 나도.”

이제 진짜 신캐를 낼 때가 됐다.

말없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나은이는 갑자기 자기 티셔츠를 끌어올리

기 시작했다.

“야야. 너 또 뭐해. 한나은.”

“일러레는 어때요. 오빠.”

훌러덩 상의를 벗어던지자 검정색 브래지 어만이 그녀의 물방울 같은 가슴

을 가려주고 있었다.

“뭐 가일러레는 어때. 그리고 옷 좀다시 입어. 뭐해

“엘리트 돈 잘버는 개쩌는 미녀 일러스트레이터는 신캐로 어떻냐고요. 오

빠.”

...수필 작가는 좀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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