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74화 (74/276)

<74화 >#74.작명

진짜 짜증나.

여자친구가 임신할지 안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다른 여자 처녀 따먹었

으면 좋겠다는 말이나 하고.

물론 그런 류의 농담을 먼저 시작한 것은 나였다.

오빠는 생각보다 겁도 많고 속도 좁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보나마나 조금 전에 예림 이를 만난 것을 집에 가서 무척이나 신경 쓰고 있

을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부질없는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기보다는 가벼운 드립이 도

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씹새끼...

5,

내 남자친구는 아주 못된 놈이 맞았다.

결국 한껏 토라진 나는 오빠에게 [약 안 먹음 뉭 죊]라는 파멸적인 답장을

보냈다.

물론 농담이 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 하면 자기 가 뭘 잘못했는지 반추

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상상했다.

오빠가 이 여자 저 여자의 처녀를 따먹고 다니는 것을.

생각만 해도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은 감각.

근데 생각해보니 내가 여태 이상형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녀를 감금했습

니다.] 속 이진성은 미녀들의 처녀란 처녀는 모조리 다 따먹고 다니기는 했다.

흐음 .••

침 대 에 쪼그려 앉은 나는 두 팔로 무릎을 감싸고는 몸을 앞뒤 로 흔들었다

나는 늘 오빠가 이진성 같이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른 여

자를 후리 러 가는 것은 싫은 건가?

내 안에 끈덕지게 올라오는 불쾌감.

이것이 싫다는 감정이 아니라면 무어란 말인가.

하지만 이래서야 나는 모순 덩어리인 여자가되 어버리는 것 같았다.

일관성 없고 뭔가 이랬다저랬다 나 좋을 대로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하

는 박쥐녀 같기도 하고.

심란해진 나는 휴대폰을 들어서 애써 무시하고 있었던 민호 오빠의 답장

을 확인했다.

[여자애이름추천 받음.]

미친 새끼.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빠도 조금 전에 이런 기분이었나 싶었다.

난데없이 애 이름을 추천해 달라는 내 남자친구.

겁도 없나봐요. 오빠. 어?

진짜로 콱 그냥 안 먹어버려?

하지만 그래서는 안됐다.

사후피임약이라는 것은 질내사정 직후에 복용할수록 효과가 좋았으며 주

기 적으로 먹 어 야만 했기 때문이 다.

호르몬을 강제하는 약이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데... 으음...

이번 건은 어찌저찌 이걸 먹어서 넘어간다지만 앞으로도 매번 이걸 먹을

수는 없었다.

오빠에 게 콘돔을 씌 우거 나 밖에 싸라고 하는 것도 방법 이 었지 만 그건 내

가 싫었다.

이미 나는 질내사정의 쾌감을 알아버린 몸.

자궁 안을 가득 채우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정액의 량은 남자가 얼마나 꼴렸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

그런 맥락에서 매번 진득한 액체로 내 안을 가득 채워주는 것을 보면 나는

확실히 오빠눈에 개꼴리는 년이라는 거겠지.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내가 사전에 피 임약을 먹고 관계를 갖는 것이기는

한데.

지난번 유소연 코스프레 이후로 나는 다시 피임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었

다.

그때 야 그냥 내 가 이 악물고 무조건 정 액 을 받아내 겠다는 생 각을 하고 있

어서 만반의 준비를 했었던 시기.

이렇게 금방 또 이런 사태 가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냥 앞으로는 주기적으로 챙 겨먹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여자애이름유소연. 뉭죊]

냅다 한겨울 작가님의 최애캐 이름을 전송해버렸다.

몰라. 이씌.

충동적으로 답장을 보내자마자 핸드폰이 울려대 기 시작했다.

[이민히

뭔데. 또.

[여보세요.]

[야. 한나은.]

진지해 보이는 오빠의 목소리.

사실 기분이 상한 것은 난데 왜 네가 추궁하듯이 나를 부르는데요.

[왜요.]

[이름이 유소연이 라는게 뭔 소리야.]

[지난번에 내가 코스프레 했더니 좋아 죽더만요.그래서 그냥그 이름으로

지으라고 했는데 왜요.]

소연이.

실제로 나름 흔한 이름이 기도 했고 이름 자체도 귀 엽다고 생 각했다.

[아니. 이름이 문제가 아니잖아. 지금.]

[그럼 뭐가문젠데요.]

[어떻게 애 성이 유씨야! 뭔데!]

아아... 그소리였나.

오빠가 무슨 생각으로 나한테 역정을 내는지 이해해버리자 나는 입꼬리

가씰룩거렸다.

조금만 장난 쳐볼까.

[아아... 그게... 고멘네 ! 민호짱!]

평소보다 조금 높은 목소리로 나는 씹덕 흉내를 내 기 시작했다.

[그치 만 이건 알아차리 지 못한 오빠가 나쁜 거 야. 흐으읍.]

아.왤케 재밌지.

조금 전까지 기분 나쁜 것이 싹 사라지는 기분.

역시 오빠는 타격감이 지리기는했다.

이 게 영상 통화였다면 한층 더 웃겼을 것 같은데

[야... 너... 그... 어...]

떨려오는 오빠의 목소리.

나는 간신히 육성으로 터지는 웃음을 꾹 참았다.

[이런 저라도 사랑해주실 거죠? 오빠.]

더 하면 뇌절이라는 것을 알았지만오빠의 리액션이 너무 맛있었다.

오빠가 농담하지 말라고기분 나쁘다고 하면 당장 그만 두려고 했는데...

[미혼모 파이팅! 수고!]

이 어 지 는 통화가 종료되 는 소리.

나는 내 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휴대폰 화면을 귀 에서 뗐다.

뭐야. 이사람.

진짜로 끊었잖아.

근데 이보세요. 미혼모 파이팅이라요.

참나...

어이가 없어서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오빠는 나를 차단이라도 해놓

은 것인지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만흘러나올 뿐이었다.

어쭈. 자기도 선 넘어놓고 나도 그랬다고 차단을 해?

하지만 우리의 재회는 필연적이었다.

그야당장내일 아침 현대 건축수업이 있었으니까.

응〜 백날 차단해봐〜 수업 나가면 그만이야〜

약 먹을 시간에 알람을 맞춰둔 나는 일단은 낮잠을 한숨 푹 잤다.

**

월요일 아침.

나은이와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나는 일부러 딱 수업 시간 보다 살짝 늦게

도착했다.

평소 같았으면 휘민이 옆에 앉았겠지만 오늘은 바로 수업이 끝나자마자

뛰쳐나갈 생각에 맨 뒷줄 가장끝자리에 앉았다.

“이고은.”

“네!”

“이민호.”

“네.,,

작게 말했으니만큼 손을 번쩍 들었다.

내 가 손을 들자 저 앞쪽에서 누군가가 고개를 돌리는 것이 보였다.

한나은. 내 악질 여자친구.

처녀 밖에 취급 안하는 유니콘 군단 수장인 내게 NTR드립을 친 악질 중

악질.

....

텔레그램 최대 소설 공유방!.....

소설 10만개 이상다운로드 가능!.........

인터넷 주소창에 따라치세요..

나는쉽사리 그녀를용서해 줄 생각이 없었다.

“자. 오늘 이야기를 해볼 주제는 컴퓨터의 등장이 어떻게 건축을 바꿨느

냐 입니다.”

“여러분들은 너무나도 쉽게, 그리고 익숙하게 컴퓨터 툴들을 다루고 있지

만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도면은 다 수작업이 었어요.”

“옛날 건축 사무소들의 사진입니다. 어때요. 컴퓨터들이 가득한 요즘하고

는 분위기 많이 다르죠.”

교수님은 혼자 추억에라도 빠지신 것인지 수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에 자기가 사무소에서 일했을 적의 무용담을 늘어놓으시기 시작했다.

나는 이런 교수님들의 경험담이나 잡담 등은 즐겨 듣는 편이었다.

물론 건축 자체를 계속 하고 싶다거나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니 었지만 그냥

전공자가 아니라 멀리서 봤을 때는 충분히 멋지고 훌륭한 분야라고 생각했

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일 뿐이지.

“그래서 이 거 한 번 볼까요. FOA가 한 요코하마 터미널. 이 거 아는 사람 있

어요? 혹시 가본 사람이나.”

턱을 괸 나는 먼 나라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가만히 수업을 쭉 들었다.

오랜만에 좀 열심히 듣자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1시간 반짜리 수업이라

사실 그렇게 길지도 않았다.

그대로 나은이를 피해 나가려고 했으나 나를 붙잡은 것은 그녀가 아닌 제

꿓의 인물이었다.

“야.이민호.”

익숙한 목소리. 휘민이었다.

“하이.”

아씨. 빨리 나가려했는데.

“뭔데 그렇게 급해 보여. 어디가?”

“아.응. 나좀볼일이 있어서.”

“야.그럼나하나만물어보자.”

휘 민이는 주변을 살짝 살피더니 내 쪽으로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

다.

“…너 나은이 임신시켰냐?”

아. 시발. 이럴 줄알았다.

역시나 인싸년들의 입은 깃털보다 가벼웠다.

하아...이걸 뭐라고 답해.

뭐 질내사정을 하기는 했으니 아니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맞다고 하자니 피 임 약 먹 어서 오케 이 라고 해 야하는 건가.

“아니야.”

나은이 말은그렇게 했겠지만잘챙겨 먹었겠지.

설마 진짜로 안 먹었겠어.

허겁지겁 가방을 싸들고 나가려하는데 이번에는 보스몹한테 붙잡혔다.

“오.빠.”

마치 어딜 도망가냐는 듯한 나은이의 말투.

“응. 나은아.”

일단 커플이 라는 것은 알려졌고 몇몇은 우리 가 산부인과를 다녀온 것도

아는 상태.

이 런 상황 속에 서 나는 대 놓고 그녀 를 무시 할 수 없었다.

“오늘 나랑 같이 설계... 하기로 했잖아요...”

평소와는 달리 애잔해 보이는 나은이의 목소리.

그녀가 뭔가 꾸미고 있음을 이제는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응.맞지맞지.”

나는 활짝 웃으며 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얼른 같이 가서 밥 먹어요!”

나은이는 내 팔짱을 끼더니 그대로 휘민이에 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나

를 끌고 건축대 건물을 벗어났다.

a

오빠.”

사람들이 없는 것을 확인한 나은이는 걸음을 잠시 멈추고 지긋이 나를 올

려다보았다.

“뭐.,,

“어제는 내가 미 안해요. 그런 농담해서.”

오? 순순히 사과를 해준다고? 이건 의외인데?

“...그래도 오빠가 진심으로 생체 딜도가 되고 싶다고 한 말은 너무하잖아

요!”

아. 시발 옆에 사람들 쳐다보잖아. 나은아.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