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60화 > #60. 만취
오빠의 지시에 나는 천천히 옷을 한 겹씩 벗기 시작했다.
“이... 이렇게요?”
레 깅스와 후드티를 벗자 내 속살을 가려주고 있는 것은 검정색 속옷 밖에
없었다.
“엎드려.”
내 게 말하는 오빠의 표정은... 무척이 나...
나는오빠의 지시에 따라순순히 침대 위에 올라가 엎드렸다.
오빠의 커다란손이 내 등허리를 쓸어내리더니...
짝!
오빠는 손바닥으로 내 엉덩이를 예고도 없이 후려쳤다.
“흐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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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몰려오는 아픔에 신음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용서... 용서해달라고...?”
오빠가 내게 들릴 듯 들리지 않을 듯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너 같으면 이게.”
짝!
“용서가”
짝!
“으 ••••I”
아픔을 이 겨 내 지 못한 다리 가 휘 청 거 린다.
“되겠냐고!”
분명 어딘가 이진성을 닮아 있는 듯한 행동이기는 했는데...
지금오빠는 좀...
...무서웠다.
전에도 비슷하게 내가 잘못해서 엉덩이를 때렸을 때는 몹시도 흥분됐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흥분된다기 보다는...
손바닥을 들어 엉덩이를 만진 나는 쓰라린 감촉에 피부가 오싹오싹 떨리
는것이 느껴졌다.
“하아... 하아...”
감정이 잘조절이 되지 않았는지 상기된 얼굴로숨을몰아쉬는 오빠.
오빠는 내 쪽으로조금 더 다가오더니...
이번에는 그대로 부드럽게 내 엉덩이를 어루만져 주었다.
마치 낮잠을 자는 고양이를 쓰다듬는 듯한 느낌으로...
“미안해.”
이 사람.
진짜로 오빠는 너무 술을 많이 마셨는지 사람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눈에
확보였다.
“아팠지... 내가 미안해...”
갑자기 울먹 이는 목소리 로 오빠는 나를 꼬옥 끌어 안아 주었다.
“아니에요... 나는 괜찮아요...
99
분명 내가 사과하러 온 것인데...
오빠는 나를 점점 더 꽈악 끌어 안아주었다.
으... 술냄새.
하지 만 조금 전 내 엉 덩 이를 마구잡이 로 때리 던 오빠보다는 지금의 오빠
가훨씬 더 안심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여자친구 생 기면... 진짜 잘 해주고 싶었거등...”
혀가 꼬이는지 오빠는 발음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진짜 존나 예쁘게 연애하고 싶었단 말이즤...”
“하면 되 죠. 나랑 하면 되 잖아요. 오빠.”
내 가 그의 손을 꼬옥 붙잡았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오빠의 얼굴에는 온갖 감정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화가 나면서도 미안도 하면서 싫으면서도 좋아하는 뭐... 대충 그런 느낌이
라고 해야하나...
“근데 너는 진짜씨발련이야.”
난데없는 욕설.
하지만그가왜 이러는지 이해는 갔다.
“ 알아요.”
“알아...? 안다고...?”
침 대 위 에 무릎을 꿇고 마주보고 있던 우리 두 사람.
오빠는 갑자기 알고 있다는 내 말에 화가 난 것인지 나를 밀어서 쓰러트렸
다.
“그럼 내 가 그런 너를 존나 좋아하는 것도 알고 있겠네 ?”
침대 위에 힘없이 풀썩 쓰러진 내 위로 오빠가올라왔다.
오빠는 토끼를노리는 이리처럼 씨익 웃더니 그대로.
쭈웁.
마치 벰파이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한붉은 자국이 내 목에 새겨지기
시작했다.
“오...오빠 잠시만...!”
야. 이민호. 내일 그래도 학교는 가야지…!
하지만 술에 취한 성인 남성의 힘을 내가 감당 가능할 리가 없었다.
오빠의 입술이 내 피부에 맞닿으며 야한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가 내 몸에 흔적을 남기는 것을
받아들여 야만 했다.
목덜미. 쇄골. 가슴.
여기저기 붉은 표식들이 나의 하얀 피부를 뒤덮기 시작했다.
분명 내 일 아침에 대참사가 날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일부러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 모든 일련의 행위들은 오빠가 오빠 안에 있는 감정들을 토해
내 는 시 간이 라고 생 각했으니 까.
그리고 이렇게 흔적이 남아있다면 내일 오빠가 맨정신으로 일어났을 때
내 죄를 참작해주지 않을까 싶은 계산도 어느 정도는 섞여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오빠의 혀놀림은 어느 순간 멈추더니 이윽고 그의 작은 숨소리 만이 방 안
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자요?”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오빠.
언제 짐승처럼 나를 덮쳤냐는듯이 오빠는 깊게 잠이 든모양이었다.
오빠의 몸을 슬그머니 밀어낸 나는 오빠의 방을 조용히 청소하기 시작했
다.
아직 먹다남은 배달음식은 내일 다시 먹어도될 것 같으니까 냉장고에 넣
어두고...
소주병은 재활용 쪽에...
상을 행주로 닦고 구석에 접어둔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화장실에 들어갔
다.
역시나 내 목 부근에는...
이게 몇 개야도대체...
반창고로는 수습이 안될 정도로 여기저기 붉은 자국들이 남아있었다.
한동안 뭘 입고 다녀야하는지 고민이 되면서도 거꾸로 생각하면 이건 오
빠가 그만큼 나의 몸에 흔적을 남기고 싶어 했었다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에
이 건 아직 우리 관계 가 초록불이 라는 증거 일 지도 모른다는 생 각도 들었다.
후우...집으로 돌아갈까.
아니지.
만약 내가 여기서 돌아간다면 일어난 오빠는 또다시 자취방에서 농성을
할지도 몰랐다.
좀 좁아 보이기는 하는데…
어중간하게 가운데에 누워있는 오빠.
혼자 자기에는 넓고 둘이 자기에는 비좁은 애매한 사이즈의 침대.
나는 오빠를 힘껏 밀어서 최대한 벽 쪽으로 붙여보았다.
진심을 다해 민 것 치고는 한 10cm도 못 옮긴 것 같은데.
나는 그대로 오빠의 옆에 쏙 눕고는 이불을 끌어올렸다.
역 시 살짝 좁기는 했지 만 오빠와 몸을 딱 붙여 밀착시 키 니 떨 어지 지는 않
을 것 같았다.
나도 잔뜩 긴장을 했었던 탓일까.
눕자마자 졸음이 쏟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민호 오빠의 온기 가 한층 더 눈꺼풀을 무겁게 만들었다.
내 일은 제 대 로 꼭 사과 해 야지...
스르르 눈이 감겼다.
…
지 나치게 포근한 햇살.
눈이 아플 정도로 쨍한 햇빛에 눈이 아팠다.
아... 커튼을 안치고 잤나 보...
뭐야, 얘는.
얘가왜여깄어.
나는 내 가 잠결에 잘못 본 것인 줄 알고 눈을 비 비 적 거 렸다.
어째서일까. 속옷차림의 나은이는 아직도 내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트라우마가생겨서 헛것이라도보게 된 걸까.
진짜 좆같네.
나는 괘씸한 마음에 냅다 그녀의 가슴을 꽈악 쥐 어보았다.
지 나치게 리 얼한 말캉한 감촉.
나는 확인 차원에서 그녀의 가슴을 조금 더 쪼물락거려 보았다.
“흐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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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만져서일까. 그냥 잠결에 누가 건드려서일까.
나은이의 입에서 신음소리 비슷한 것이 흘러나왔다.
상황을 파악하고 고개를 돌리자 나는 책상 위에 가지런히 접힌 레깅스와
회색 후드티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어젯밤에 그녀는 여기에 실제로 찾아온 모양이었다.
근데 어째 나는그녀가 여기에 들어온 이후의 기억이 하나도 없었다.
내 마지막 기억은 모니터 앞에서 우리 영상이 올라간 글 댓글 보면서 존나
깡소주만 퍼 마시 다가...
뭔가배달을 시켰던 것 같기도하고...
떠올리려고 애를 써보자 드문드문 끊어진 필름처럼 기억이 한 장면씩만
떠올랐다.
사과하는 나은이.
그녀의 엉덩이를 때리던 나.
그리고 내 가 뭔가를 몹시도 열심히 빤 것 같은데...
나는 기억의 퍼즐 조각들을 어떻게든 끼워 맞춰서 재조합을 해보려고 했
다.
“...일어났어요?”
나은이 가 반쯤 감긴 눈으로 천천히 몸을 일으키 기 시 작했다.
“…너 목이 왜.”
조금 전까지 나도 잠이 덜 깨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은이의 목과
가슴 부근에는 여기저기 붉은 자국들이 선명하게 새겨져있었다.
“아...이거... 오빠가…”
얼굴을 붉히며 이불을 끌어올리는 나은이.
아무래도 내 가 존나 빨았다고 생각한 것은 나은이 인 듯 싶었다.
“하아...”
이민호. 이 망나니 같은 놈.
휴대폰을 집 어든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12:03]
[부재중알람 嬖건]
철근 콘크리트 수업은 자체 휴강이구만.
잠시 머리를 차분히 식힌 나는 나은이에게 어제 일을 확인하고자했다.
“내가술마셔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어제 너. 여기 뭐 하러 왔어.”
“그건... 오빠가...”
나은이는 입까지 가릴 정도로 끌어올렸다.
“걱정돼서요...”
남자친구가 걱정돼서 오밤중에 한달음에 달려온 여자친구.
이 렇게 만 보면 진짜 로맨틱하기도 하고, 감동적 이 기도 한데...
나는 말없이 컴퓨터 키보드의 스페이스 바를 눌렀다.
끄고 자지 않아서 절전 모드였던 모니터에는 우리 영상이 다시 재생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사람이 그래요? 먹었으니까끝이다 그런 거예요?]
“이거어쩔건데.”
나은이 가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해요...”
“이 거... 그냥 미 안하다고 해서 그냥 끝날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 나은아.”
진짜였다.
물론 오늘 늦잠을 자서 수업은 안 나갔지만 나갔더라도 분명 좋은 꼴을 못
봤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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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들 먹버남 프레임 씌우고 있는 말 없는 말 조미료 팍팍 쳐서 존나
씹어대겠지.
“하... 역시 휴학이 답인가...”
뾰족한 수가 떠 오르지 를 않았다.
이대로 그냥 학교 나갔다가는 진짜 정신병 걸릴 것 같은데...
“아니에요! 우리 해명하면 되잖아요!”
나은이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내 손을 꼬옥 붙잡았다.
“야. 이 거... 해명이 큰의미 가 있을까?”
이건진심이었다.
해명을 안 하면 그냥 이대로 나는 쓰레기 먹버남이 되는 거고.
해명글을 올려서 ‘사실 우리는 커플이고 장난이었다〜’ 라고 하면 보나마
나 사람들은 내가 영상 때문에 억지로 나은이랑 만나는 걸로 알 것 같은데...
“오빠. 내계획한번만들어줄수 있어요?”
나은이의 눈빛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 실수를 만회할수 있게 해줘요.”
어째서일까.
그녀가 자신있어 하는 모습이 더 불안한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