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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러레님!-55화 (55/276)

땘 55화 > #55. 딜도

사람에게는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 한 두 가지 정도는 있다.

나도 분명히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 있었고, 들키면 곤

란한 것들도 여럿 있었다.

손에 쥐어진 투명한 딜도...

나는 나은이 에 게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울상이 된 나은이.

“그...그게요. 오빠...”

나은이는 뭐 라고 내 게 말이 라도 하려고 시도했지 만 태 엽 이 고장난 인형

처럼 삐그덕거렸다.

“괜찮아. 아무 말도 하지 마.”

“아니요... 그게 진짜로 그런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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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록 그녀 가 내 바지를 숨기 고 몰카를 찍은 장난꾸러 기 인 것은 사실이 었

지만 멘붕이 온 그녀를 몰아세울 정도로 나는 악질 남자친구가 아니 었다.

내 가 살포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다소곳하게 딜도를 있던 자리

에 집어넣었다.

“이제 바지 줘.”

그녀는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이고는 옷장으로 걸어 가더 니 안쪽 구석 에 서

주섬주섬 내 바지랑 속옷을 꺼내다 주었다.

...깊이도 숨겼네.

내가 바지를 챙겨 입자 그녀도 속옷이랑 핫팬츠를 꺼내입 었다.

다시 정상적인 옷차림으로 돌아온 우리 두 사람.

어색한 정적이 흘렀다.

“밥... 먹을까...?”

나은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는 그대로 침실을 벗어났다.

나은이 가 차려놓은 밥상은 몹시도 정성스러웠다.

반찬이 몇 개야...

계란말이.오징어무침. 오이소박이.김치. 제육볶음.

매일 같이 배달만 시켜먹다가 이렇게 많은 접시를 보니 적응이 안 되는 느

낌이 었다.

이걸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차려줬다는 것은 고맙기는 한데...

저 걸 다 엉 덩 이를 홀랑 까놓고 요리 했다고 생 각하니 까.

아직까지 조금 전 일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지 멍해 보이는 나은이.

그녀의 왁싱된 뽀샤시한 보지가 떠올랐다.

밥숟가락 들고 뭔 생 각을 하고 있는거 야.

근데 사실 나은이도 먹을 것...

밥상머리에서 하기에는 자꾸 선을 넘어버리는 망상에 나는 의도적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나은아.”

“네.”

“이거진짜 맛있다.”

내가그녀가 해준 계란말이를 들어 올리며 그녀를 칭찬해 주었다.

“정말요?”

나은이가 젓가락으로 밥풀을 깨작거리며 내 말에 호응해 주었다.

“응. 정 말로. 뭔 가 배 달 음식 만 먹 다가 이 런 것 먹으니 까 건강해 지는 느낌

?”

“...건강한 맛이라는 건 너 공부 잘하게 생겼다라고 말하는 것이랑 다를 것

이 없지 않나요?”

...그렇게 되나?

“아냐.진짜 약간고급한정식 집에서 나오는느낌?”

“…고급 한정식 집에서 계란말이도 나와요?”

아. 좀 그냥 넘어가자. 좀.

“어.나와.”

칭 찬을 칭찬으로 받아들이 지 못하고 삐뚤게 만 구는 내 여 자친구님.

나은이는 밥을 잘 먹나 싶더니 갑자기 다시 울상이 되더니 자기 머리를 잡

아 뜯었다.

“밥을 잘하면 뭐해요! 한심하게 딜도로 자위나 하는 년이라는 것을 걸렸

는데!”

뭐...뭔데 급발진.

제 육볶음은 못 참는다는 생 각을 하며 맛있게 즐기고 있었던 나는 깜짝 놀

랐다.

역시 나은이는 조금 전 일을 아직까지도 신경쓰고 있는 것 같았다.

하긴 만약 내가 내 오나홀을 나은이한테 걸렸다고 생각하면...

응. 그래.

분명 죽자고 생각하겠지.

뭔가위로의 말을꺼내야될 것 같은 타이밍.

좋아. 지 난번에 처녀가 아니라고 했을 때도 비교적 잘 했던 것 같으니까 그

때처럼만하면 되지 않을까?

“나은아.”

“왜요.”

딱 봐도 생 리하는 날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앙칼진 말투.

“너 진짜대단하다.”

“지금나 놀려요?”

“아니 아니. 진짜로. 그도 그럴게...”

이 건 방금 생각난 것이 기는 한데.

“너 딜도는 사놓고 처녀 막은 유지했다는 거잖아!”

내가이 말을하자나은이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알아주는거예요?”

“그럼! 그게 보통 일이 아니잖냐!”

갑자기 나은이의 눈가에 눈물이 핑 고이는 것이 보였다.

“진짜... 오빠... 역시오빠야...”

그렇게 감동적인 멘트인 걸까? 이건?

나의외로위로에 재능이 있을지도?

뭔 가 굉 장히 효과가 좋았다고 생 각한 나는 이 흐름을 타서 완벽 하게 그녀

의 기분을 풀어주고자했다.

“진짜 얼마나 섬세한 테크닉이냐. 막이 찢어지지 않을 정도로만쑤신다는

게.”

“예 ?”

다소 당황스럽 다는 나은이 의 표정 .

이게 아닌가?

“입구로만 이렇게 비비적하다가넣은 것 아니야?”

딜도의 용도는 여자가 자위를 하기 위해서잖아.

당연히 삽입해보려고 한 것 아닌가...?

내 가 말을 이 어나가자 나은이는 애매 한 얼굴로 손가락을 꼼지 락거 렸다.

“...아니에요.”

“그럼 사놓고 아예 안 쓴 거야?”

흐음... 나은이 정도 되는 개변태년이 딜도를 사놓고 신주 모시듯이 건드리

지도 않았다는 것은 솔직히 많이 의심스러운데 .

솔직히 안 쑤시고 처녀를 유지했다는 것도 놀랍다고 생각했다.

“그건 아니고...”

그럼?”

나은이의 동공이 잠시 360도 한 바퀴를 돌더니.

그녀가 슬며시 검지를 들어 자신의 앵두 같은 입술을 가리켰다.

입 ••• ?

입으로했다고?

근데 일반적으로 성 감대 라고 여 겨 지는 가슴이 나 보지 가 아니고서 야 정상

적인 자위 가 가능한 것일까?

기분을 풀어주고 이 주제에 대한 대화를 종식시키고자 했던 처음의 의도

와는 달리 나는 점점 더 홀린 듯이 질문들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거기가 그거야?”

대 명사로만 이루어진 문장이 었지 만 개변태 인 우리 두 사람의 대화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나은이는 잠시 대 답하는 것을 망설이 더 니 고개를 살짝 끄덕 였다.

허...뭐랄까…

점점 더 아침 먹으면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기는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질문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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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그거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알았어?”

아니.근데 존나궁금하잖아.

저 예쁜 애 가 혼자 목구멍을 어쩌 다 쑤시 게 됐는지.

그리고그곳이 자기 성감대인 것을 어떻게 발견하게 됐는지.

“그건...”

잠시 머뭇거리던 나은이는 갑자기 주먹을 꽈악 쥐더니 밥상을 팍 내리쳤

다.

“너 때문이잖아! 이민호 이 새끼야!”

...저요? 이걸 제 탓을 한다고요?

난데없이 호명된 내 이름에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네가목구멍으로딜도쑤신게 내 탓이라고?”

내가확인 차원에서 한번 더 물었다.

“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오빠 탓이니까 이제 그만!”

결국 대화의 종지부를 찍은 것은 나은이 였다.

혼란스럽던 아침 식사가 슬슬 막을 내리자 나은이는 씩씩거리며 내게 축

객령을 내렸다.

주말 내내 꼼짝없이 저기에 있다가 나올 것 같았는데.

닫혀버린 나은이네 현관문을 바라보며 나는 집에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일들을 리스팅 해보기 시작했다.

설계 도면도 투라인으로는 그려 가야 하네 ...

하E.. 코어 위치도 수정해야 해서 사실상 처음부터 엎어야되는 거나 마찬가

지.

원고도 퇴 고해 야 하고.

아.

한나은 에피소드 써야되네.

진짜 다음 히로인의 이름을 한나은이라고 정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개병

신 같은 판단이 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호 오빠를 쫓아낸 나는 침실로 돌아와 서랍장을 열었다.

언제나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딜도님.

책상위에 다소곳이 딜도를 세워 둔 나는의자에 앉아서 물끄러미 내 추억

이 담긴 물건을 바라보았다.

이제 보내 줘야할때가온건가?

오빠가 내 남자친구가 된 이상 이제 이 녀석은 사명을 다한 것이기는 했다.

하... 근데 그건 그거고.

민호 오빠한테 이것을 들켰을 때는 솔직히 좀 자살이 마려웠다.

물론 오빠가 바지를 찾겠다고 찾아볼 수는 있다고 생 각했는데 속옷들이

들어있는 칸을 그렇게 뒤 적일 줄 누가 알았겠냐고!

심지어 목밍아웃까지 당했다.

딜도의 일반적인 사용방법은 당연히 여성의 자위. 즉 보지를 쑤시는 것이

맞았지만그에게 내가보지를 쑤신 적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해주기 위해 나

는 눈물을 머금고 입에다가 딜도를 쑤셔넣었다고 고백했다.

진짜 한겨울 작가님...

다 처녀충인 당신 때문이 잖아요...

내 가 애독자라는 것 만큼은 밝히기 싫었던 나는 그냥 그를 쫓아내버렸다.

솔직히 원래 계획은 어디도 가지 못하게 붙잡아두고 오빠의 자지님한테

보지가 헐어버릴 정도로 박히는 것이었지만 딜도가 모든 것을 망쳤다.

“우으...”

딜도를 손으로 꽉 쥔 나는 결단의 칼을 뽑아들기로 했다.

내용물을 알 수 없도록 작은 상자 안에 딜도를 동봉한 나는 그대로 재활

용 더미에 녀석을 묻어주었다.

“그동안 고생 많았어. 부디 다음 생에는 보지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랄게.”

그렇게 끝내 삽입 한 번 성공해보지 못한 나의 딜도님은 임종을 맞이했다.

오빠와 식사를 한 설거지를 마치자 뭔가 아침부터 쫙 기운을 빼지는 것이

느껴졌다.

두사람분이라 설거지거리도 두 배.

그래도 오빠가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기는 했다.

침대에 털썩 몸을 맡긴 나는 연체동물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휴대폰 화면을 켠 나는 메시지가 와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민히

내 남자친구님은 내게 뭔가 보낸 모양이 었다.

잠금을 풀자 오빠가 보낸 파일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한나은표지 제 작.txt]

...매일 장난만치고 아직 제대로 신청은 받지 않은 나와 같은 이름의 히로

인의 표지 제작안이 내게 도착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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