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41.명의
내 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리틱은 순한 맛이 었다.
“이 야. 민호야. 지난주랑은 완전 다른 사람이 됐는걸?”
아리송한 교수님의 말에 나는 다시 한 번 눈치를 살피게 되 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니. 봐봐. 네가 봐도 형태가 깔끔하잖냐. 그렇지 않니 ?”
..그런것 같기도하고.
형태 단계에서는칭찬을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별 기대를하
지 않았는데...
교수님의 반응은 생각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이거를 조금 더 디벨롭 하는 방향으로 가보자고. 느낌 너무 있네. 약간 피
터 줌토르 느낌도 나고 말이 야.”
생 각지도 못한 극찬에 나는 애 써 웃으며 교수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 였다.
“네.그럼해보겠습니다.”
“그래. 기대가 좀 많이 되네. 꼭 잘해서 지난 프로젝트 때 지적받았던 점들
다 뜯어고쳐보자고. 응?”
“네네.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강의실을 나온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허...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구나...
아니지. 사실 내가 새벽에 만들었던 모형을 그대로 들고 갔더라면 결과가
어땠을지는 알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 칭찬의 주역은 나은이 인 것이 확실한 것 같았다.
휴대폰을 눌러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가지는 않았다.
꿓시 30분.
오히려 좀 일찍 끝난 느낌이 있었다.
...자칭 안주인 씨한테 연락이나해볼까.
그래도 오늘 뭔가 덕을 본 것 같으니 맛있는 밥이라도 사줄까...
[야. 뭐하냐. 나끝났다.]
문자를 보냈는데 좀처럼 답장은 오지 않았다.
분명 집 에 굴러 다니고 있으리 라 생 각했는데 그새 자기 네 집으로 돌아가
기라도 한건가?
뭐... 그러면어쩔수 없는거고.
버스를 탄 나는 오랜만에 노벨 월드 댓글을 정주행해 보았다.
최근에 업로드한 한나은 에피소드들의 반응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역시 전에 삭제하기 전 버전이 훨씬 더 필력 면에서는 압살했던 것
같은데...
아쉽다...
간접 경험 따위 가 아닌 내 가 오감으로 보고 느낀 바를 적어내린 기존의 버
전이 역시 퀄리티 면에서 압도적이 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차피 나은이한테 걸려서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그냥올리는게 옳은
판단 아니 었을까 싶었지 만 나는 이 내 고개를 내저 었다.
아니지.
그거야지금상황이 이렇게 잘풀렸으니까 이런 소리를 하는 거지.
만약에 나은이가 일반적인 상식이 탑재된 사람이었다면 절대로 선처 따위
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그냥 학과 후배를 강간하고 그녀의 이름으로 음습하게 야설이나 쓰
는 천하의 몹쓸 놈이었고, 나은이는 나의 욕구에 피해를 본 희생양일 뿐이었
다.
아무튼 일단 나은이 가 신고를 안 해줘서 다행이 기는 한데...
앞으로의 미래를 도무지 점칠 수가 없었다.
누구보다 가까우면서도 아리송한 우리 두 사람의 거리.
나는 그녀의 처녀를 취한 남자.
그녀는 나의 동정을 가져간 여자.
하지만 사실 우리 사이를 연결해주고 있는 것은 노벨월드의 야설.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였다.
나은이의 속살이 얼마나 하얀지. 가슴이 얼마나 말랑한 촉감을 자랑하는
지는 알고 있었지 만 나는 정작 ‘한나은’이 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
랐다.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못 먹는 음식은 무엇인지, 형제나 자매가 있는
지.
핵심적인 인적 사항들도, 그냥별 것 아닌 사소한TMI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다.
책임지라는나은이의 말...
나은이는 진짜로 나와 진지한 관계가 되 기를 원하는 걸까?
연인 관계나... 조금 더 오바해서 나아가면 가족 관계로...?
근데 걔가왜?
나은이가뭐가 아쉬워서 나랑그러고 싶은지 아니면 나의 어떤 부분이 맘
에 들어서 그러는지 나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녀가 내게 보여주는 여러 행동들은 일반적인 여성
이 남성에 게 호감을 표현하는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 이 었다.
어렸을 적에는 좋아하는 남자애를 일부로 못살게 구는 여자애들이 있는
가 하면 학창 시절에는 수줍게 선물을 건네는 여학생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 만 혐오스럽 다는 표정 으로 자기 를 따먹 어 달라고 하는 여 자는 본 적
도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건 야설에서나 나올 법한...
야설…?
생 각해보니 나은이는 내 소설 속 히로인인 유소연의 대사를 토씨 하나 틀
리지 않고 내 앞에서 선보였다.
그렇다는 것은 나은이는 내 소설을 읽었다는 소린데...
뭔 가뭔 가한 느낌 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많고 많은 히로인 중에서 유소연을.
하물며 내가 가장 만족스럽게 썼던 조교 중후반부의 파트를... 흠...
이건 우연일까.
아니면 나은이가 직접 선정한 것일까.
보나마나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진실을 알 수 없으리라 판단한 나는 일단
집에 들어 가보자고 생 각했다.
버스에서 내린 나는 내 자취방 앞에 도착했다.
분명히 내 가 하루종일 머무는 집 이 었음에도 나는 나은이 가 있을지도 모
른다는 생각에 뭔가 남의 집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혹시 나 수상한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었던 나는 문에 귀 를 가져 다댔
다.
...아무소리도 안들리네.
역시 그냥 집에 간 것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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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인기척도 느껴 지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한 나는 그대로 비밀번호
를 입력하고 도어락을 열었는데...
...뭐야. 이건.
순간 나는 내 가 호수를 착각해 다른 방에 들어온 줄 알았다.
가지런히 정리되 어있는 신발들.
번들거리는 바닥.
마치 집들이를 하기 전 손님맞이 준비를 마친 집처럼 우리 집에서는 광이
나고 있었다.
빤딱빤딱한 선반까지 ...
그리고 그 안에는 내 게이밍 의자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나은이가
있었다.
나은이가청소해준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뭐 이렇게 열심히 청소를...
가방을 내려놓은 나는 침대에 털썩 앉아서 졸고 있는 그녀의 옆모습을 바
라보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살이 그녀를 비춰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따스함이 기분 좋았는지 잠들어 있는 나은이는 마치 한 마리의
새끼 고양이 같았다.
어쩜 이렇게 무방비한 걸까.
외간 남자의 방에 들어와서 나가지도 않고꾸벅꾸벅 졸고 있다니.
이번만큼은 이게 그녀가 나를 유혹하려는 계획 이 아니 었음을 알고 있었
다.
왜냐하면 진짜로 그녀가 수작질을 부릴 때는 이 정도 선에서 안 끝나리라
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우쳤기 때문이 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순전히 그냥 지쳐서 잠들어버린 나은이의 얼굴.
“..야.”
내가 작은 목소리로 침대에서 일어나 그녀의 볼을 쿡 찔렀다.
“…야. 한나은.”
“여기서는 안돼요. 오빠.”
뭐야. 깨어있는 건가?
나은이의 칼같은 대답에 나는 흠칫 놀랐다.
분명 잠들어 있다고 생 각했는데 ...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으나 역시나 예상대로 그
녀는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는 것이 맞았다.
...그럼 얘는 잠꼬대로 저런 소리를 한다는 건가.
무슨 꿈을 꾸고 있는거 야.
“야. 일어나라고.”
내 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살살 흔들자 나은이는 또다시 잠꼬대를
해댔다.
“오늘은 그날이니까… 거기는…”
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분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싶었던 나는 그녀의 두 어
깨를 붙잡고 격렬하게 흔들기 시 작했다.
“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나.일.어.
나.일.어나.”
내 가 마구잡이 로 그녀를 흔들자 나은이 의 작은 체구가 정신 없이 흔들렸
다.
“으에? 오빠 저 깼어요. 그만! 그만!”
이 미 일어 난 것을 알고 있었지 만 그래도 정신 차리 라는 의 미 에 서 나는 조
금 더 흔들었다.
“정신차려! 정신차려! 정신차려! 정신차려!”
“그만하라고했잖아! 이새끼야!”
“커 헉.”
내 소중이에 느껴지는 격렬한 아픔.
어렸을 적 애들이 억지로 시켜서 골키퍼를 했을 때 좆으로 공을 막아낸 그
아픔이 떠올랐다.
그녀의 아담한 발이 내 그곳을 가격하자 나는 형편없이 바닥에 쓰러져버
렸다.
나은이는 자기가 해놓고 깜짝 놀랐는지 다급하게 의 자에서 일어나 내 곁
으로 쪼그려 앉았다.
“괜찮아요...? 어떡해. 어떡해.”
나은이는 진짜 미 안하다는 듯이 발을 동동 굴렀다.
“...나은아.”
내 가 마치 죽음을 직 감한 장군의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네.오빠.”
그녀 가 내 손을 꼬옥 붙잡아주었다.
“나는 여기까지인 것같구나.”
“아니에요. 오빠! 세울 수 있어요. 제가도와줄테니까 어떻게든!”
“아니야...방금 내 알이 박살나는 것이 실시간으로느껴졌어...”
갑자기 나은이는 내 손을 놓더니 그대로 두 손을 내 바지로 가져 가기 시 작
했다.
아프기도하고조금더 미안해하라고 장난좀친건데... 야! 잠깐만!
“제가... 제가 심폐소생술을 해드릴게욧!”
고무줄로 된 슬렉스였기 때문에 나은이는 속옷과 바지를 한번에 힘껏 내
리더니 그대로 앙.
그녀는 내 자지를 그녀의 앙증맞은 입에 집어넣었다.
아픔 때문인지 아직 노발기 상태였던 나의 자지는 전혀 무리 없이 그녀의
입에 쏙들어갔다.
따듯한 온도감. 미끈한 혀의 감촉에 나는 얻어맞은 아픔 속에서도 점점 더
소중이 가 부풀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푸하!”
어느덧 입에 전체를 삼키기도 커져버린 사이즈에 나은이는 뿌듯한 표정으
로 나를 올려 다 보았다.
“봐요! 오빠! 제가 살려냈어요!”
...과연 명의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