땘 35화 > #35. 자캐
저녁 뫫시.
외간 여자를 방에 들이기에는 사뭇 늦은 시간.
한나은은 문자 한 통 예고도 없이 내 방에 쳐들어왔다.
띠리링.
한숨을 쉰 나는 도어락의 잠금을 해제했다.
"야. 너는 무슨 말도 없이 이런 시간에…’,
하지만나는 말을 끝마칠수 없었다.
살색에 가까운 프릴이 치렁치렁한블라우스 속.
그녀의 검은 속옷이 비춰져 보였다.
치마는 무릎보다 살짝 위까지 올라온 연분홍색 케익 랩스커트.
마치 오전에 보여줬던 야시시한 옷은 본인의 취향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
다는 듯이 그녀는 아침과는 180도 다른 스타일로 우리집 안으로 들어왔다.
"...민호 오빠."
그녀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자 은은한 알코올 향이 그녀에게서 느껴졌다.
"...술 먹었냐?’,
나의 무심한 질문에 그녀가고개를 끄덕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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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씨, 웹툰, 소설, 등등 10만개 이상의 파일이 존재!...
인터넷 주소창에 따라치세요......
"네.’,
"마셨으면 집에 가서 곱게 누울 것이지. 어딜 남자 방에 기어들어와.’,
아주 내가 낮에 그녀를 안 따먹어줬다고 반항하나본데 그것이 목적이라
면 어림도 없었다.
술 좀 먹고 예쁘게 차려입었다고 내가 넘어갈 것 같냐?
난 이미 아다가 아니었다.
무려 경험이 있는 남자.
더이상 경험이 없는 판타지를 쓰는 남자가 아닌 경험에 기반을 해 글
을 쓰는 야설 작가란 말이다!
사실 생각해보니 집에 없는 척하고 문을 안 열어주는 것이 베스트였
을 것 같기는 한데...
내가 너무 안일하게 '누구세요,를 해버린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런 시간에 나은이가 다짜고짜 찾아올 줄.
이미 굴러들어온 돌이라면 이게 왜 굴러왔는지 고민을 할 것이 아니라 어
떻게 하면 이걸 이제 빼낼 수 있나 고민을 하는 편이 훨씬 더 생산성 있는 일
이었다.
"...왜 왔어.’,
허락도 없이 살포시 침대 위에 걸터 앉은 나은이에게 내가 물었다.
"보여주고 싶은게 있어서요.’,
술을 얼마나 마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볼은 살짝 상기되어 있었다.
"보여주고 싶은 것?’,
꿀꺽.
혹시 낮에 복수를 한답시고 또 내 성적 충동을 자극할 무언가
를 보여줄 심산인가.
이곳은 내 자취방이자 그녀와 내가 처음으로 아다와 처녀를 뗀 곳.
훨씬 더 마음의 가드가 낮아질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나는 정신을 바
짝 차리고 그녀의 말을 듣자고 생각했다.
"네. 오빠 저 예쁘죠? 흐...’,
술먹은 사람 특유의 헤픈 웃음을 짓는 나은이는 야속하게도...
예쁘기는 정말 예뻤다.
불과 1달 전만 해도 죽기 전까지 나은이 같은 여자랑 제대로 대화는 나
눠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말이지.
"...기껏 보여준다는게 너 예쁘다는 거야?’,
살살 녹을 것만 같은 눈웃음 정도로 제가 넘어갈 줄 아셨나보죠? 한나
은씨?
어림도 없습니다. 어림도 없어.
"응. 예쁘다. 택시 불러줄테니까 이제 집에 가라."
본인은 반송도 역시 퀵으로 하는 편.
"에이〜 오빠. 제가 겨우 그거 한마디 듣자고 여기까지 이렇게 예쁘게 하
고왔겠어요〜"
말꼬리를 늘리는 나은이를 보면 볼수록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나은이는 술을 먹고 우리 집에 온 것일까.
아니면 우리 집에 오기 위해 술을 마신 것일까.
전자와 후자는 서순만 바꾼 말이었지만 몹시도 뉘앙스가 달랐다.
전자일 경우, 이건 나에게는 다행인 케이스였다.
그냥 친구랑 술 한 잔하고 낮에 내가했던 짓이 괘씸에서 술김에 찾아왔
다고 하고 넘어가면 그만인 일이니까.
하지만 후자일 경우.
입술이 살짝 말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은이는 맨.정.신으로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내 방에서 저지르기 위해 찾
아온 것이라는 소리였다.
딱 봐도 적당히 취 기 가 오른 상태.
아예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해버려서 내가 덮쳐버리기를 유도하
는 그런 느낌은 아니란 말이지.
"오빠. 그래서요〜 있잖아요〜"
뭔가 말하기 부끄러운 내용이라도 있는 것일까.
나은이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저... 배우를 지망해 보려고요…’,
...이건 진짜 예상하지 못한 전개 였다.
100퍼센트 내 이성의 끈을 잘라먹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라고 생각했
던 내가 일순 부끄러워졌다.
근데 이러면 나는 무슨 말을 해줘야 하는걸까...
"어... 음... 그래... 잘될 것 같기도 하고?’,
얼굴이 야 합격이 라고 생 각했다.
물론 내가 연예인들을 실물로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뭐라 비교
는 못하겠지만 나은이의 외모라면 얼굴로 돈 벌어먹고 살 수 있을 정도라
는 생각은 들었다.
근데 얘가 연기를 잘... 하나...?
나한테 거짓말한 전과를 보면 재능충인 것 같기도 하고.
"정말요…?’,
나은이 가 확인을 바라는 듯한 말투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살짝 취기가 오르면 앞으로의 미래나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은 무척이 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 각했다.
나도 자주 그랬고, 주변 친구들의 푸념을 들어줄 때도 종종 있었다.
솔직히 그걸 굳이 우리 집까지 찾아와서 그래야 하나 싶기는 했지만 그
냥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럼〜 야이씨. 얼굴은 이미 성공했어! 아자아자! 할 수 있다! 탈건하
고 우리 티비 화면에서 만나자! 나은아!’,
대충 적당히 위로해주고 그녀를 위한 택시를 불러줄 생각이었던 나였다.
"나은아. 택시 불러줄테니까. 너희 집 주소 한 번만..."
내가 그녀에게 모바일 택시 어플을 킨 상태로 들이밀자 그녀가 고개
를도리도리 저었다.
"아직 오빠한테 보여드리기로 한 것. 안 보여줬잖아요.’,
그렇기는 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으니 설마 연기라도 보여줄 생각인 건가...?
"보여줘. 얼른.’,
"흠... 흠!’,
나은이가 앙증맞은 주먹을 꼬옥 쥐고는 헛기침을 두어번 했다.
아무래도 그녀는 진짜로 연기 연습을 해온 모양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할테니까. 끝날때까지 절대로. 절대로 방해하면 안
돼요. 알겠죠?’,
"알겠어.’,
진짜로 그녀가 배우를 지망한다고 하면 그녀는 내게 굉장히 용기를 내
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 같은 소설가라고 하면 내가 그녀에게 소설을 낭독해 주는 것이나 다
름 없는 일이었으니까.
"민호 오빠.’,
평소보다 한층 더 간드러지는 목소리.
"오늘도 소연이. 오빠의 명령. 그대로 수행하고 왔어요."
나은이의 연기가 시작되자 나는 뭔가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왜냐하면 방금 나은이가 뱉은 대사가 지나치게 익숙하게 느껴졌기 때문
이었다.
...설마.
"오빠. 약속하셨죠?"
나는 이 다음 장면을 알고 있었다.
아니? 모를 수가 없었다.
그야 지금 그녀가 연기를 펼치고 있는 대본은...
지이익.
나은이가 스커트 지퍼를 천천히 내리기 시작했다.
"착한 소연이한테는 상을 주신다고."
스르륵.
나은이의 치마가 그녀의 매끈한 허벅지를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내가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녀의 하얀 살결이 내 눈앞에 모습을 드
러내기 시작했다.
"야... 야! 한나은!"
멈춰야했다.
그녀가 지금 내 소설 속 '유소연,을 연기하는 것이라면 이 이후에는...
"소연이. 이렇게 오빠한테 대주려고.’,
나은이의 손이 다시 한번 허리춤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나는 나은이의 복장이 어째서 낮과 이리도 달랐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나은이는 내가 소설 속,유소연,에게 입힌 복장 그대로를 재현한 상태
로 내 방에 들어온 것이었다.
내가왜 이걸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니지. 오히려 눈치채는 편이 더 이상했으려나.
현재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에 등장한 히로인들은 총 낗명.
나는 매번 그녀들의 성격에 맞게 그들의 복장까지도 설정해야만 했다.
이 과정도 처음에는 무척이나 고역이었다.
인터넷에서 연고도 없는 여자 쇼핑몰 사이트를 뒤적여야만 했으며, 계절
별 코디 영상이 내 영상 사이트 알고리즘에 뜰때까지 반복해서 봐야만 했
다.
그렇게 히로인들을 위해 연구한 코디만 약 50여가지.
하나하나 다 기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나 나은이가 읊은 대사를 떠올
리자 나는 그녀의 소설 고증이 완벽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나은이가 지금 내리기 시작한 팬티의 색 또한.
내가 유소연을 위해 지정해둔 흰색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그녀의 행동을 저지하리라는 것을 눈치 챘는지 나은이의 손놀림
은 치마를 내릴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빨랐다.
이걸로보는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앙증맞은 음모가 눈에 들
어왔다.
하반신에 무엇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가 된 나은이가 야릇한 미소
를 지으며 검지를 혀로 훑었다.
"쉿. 지금소연이 연기중이잖아요."
마치 내게 약속을 깨지 말라는 그녀의 요망한 제스처에 나는 혀를 내두
를 수밖에 없었다.
야. 그냥 연기자 해라.
왜냐하면 나은이의 행동이며 몸짓은 내가 상상했었던 유소연과 거의 10
0프로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것을 인지하게 되자 내 아랫도리가 부풀어오르
는것이 느껴졌다.
수많은 독자들이 정실을 부르짖었던 히로인. 유소연.
마치 그녀가 내 앞에 살아숨쉬는 것만 같았다.
"그럼 민호 오빠.’,
나은이가 싱긋 웃으며 뒤돌아서 자신의 엉덩이가 훤히 보이도록 상의
를 위로 당겼다.
"소연이한테 상을 주기로 한 약속.’,
그녀의 검지와 중지가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고 있는 음렬 사이를 벌리
기 시작했다.
나은이의 보지 안쪽으로 그녀의 핑크색 속살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켜주세요..."
지이익.
나는 바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