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의 일러레님!-31화 (31/276)

<31화 >#31.ASMR

"그럼 오빠. 방금 전에 했던 것처럼 오빠 소설도 한 화 한 화씩 뜯어보죠!’,

머릿속에 무수한 물음표 핑이 찍히기 시작했다.

그니까... 방금 내가 대사까지 짚어주면서 소설을 분석한 것처럼 내 글

을 그렇게 해달라는 소리지...?

"나은아.’,

"왜요.’,

"내가 미안하다."

"왜 사과하는데요? 그렇게 다른 사람 소설 욕 죽어라 하더니 막상 자

기 것 보여주기 부끄러운 거에요?"

나은이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참아야만했다.

내 가 강간한 애 앞에서 야설을 낭독하다니 .

내 소설에도 그딴 정신 나간 장면은 없었다.

그리고 작가에게 있어서 본인의 글을 다른 누군가와 함께 읽는다는 것

은 몹시도 수치스러운 작업이었다.

그냥 내 친구가 '야. 네 글 쩔더라., 이거 한마디만 해도 어지러울 것 같은

데 무려 내방에서 같이 읽는다니.

무리. 생리적으로 무리였다.

오히려 이 상황이 더 판타지 같이 느껴졌다.

"노벨월드 간판스타작가. 한겨울 작가님.’,

나은이 가 자랑스러우면서도 부끄러운 나의 필명을 또박또박 읊었다.

"시작하시죠."

나은이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마우스를 클릭했다.

그리고 내 눈앞에 띄워진 것은 내가 열 번 이상퇴고를 했던 나의 첫 화.

[강수연 ⑴]이었다.

소설에 있어서 1화는 다른 그 어떤 화들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한번에 끌만한 요소들도 들어가있어야 했으며, 주

인공이 어떤 성격인지 유추할 수 있는 정보들도 꼭 필요했다.

빙의물이라면 익숙한 게임 캐릭터가 눈에 들어오는 장면. 아포칼립스물

이라면 컴컴한 어둠 속 폐허.

그럼 맥락에서 [그녀를 감금했습니다.]의 첫 장면은…

"오빠가 직접 설명해줄 생각이 없다면 제가 그냥 읽어보죠.’,

어차피 그녀에게 공개될 예정이라면 그냥 나은이가 혼자 읽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그냥... 후딱 1화만 읽고 이딴 쓰레기는 뭐냐고 욕하면서 꺼버려.

욕해도 이번만큼은 봐줄게.

그러니까 제발 내 앞에서 소설 좀 꺼줘!!!!

"아흥...! 주인님 조금만 더...!’,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 따위가 아니었다.

이것은 살아있는 여자의 날것의 목소리.

그것도 아주아주 음탕하고 야릇한 목소리가 내 귓가에 울려퍼졌다.

나는 이 대사를 모를 수가 없었다.

그야... 이건...

"박아주니까 좋지? 이 개같은 년아."

나은이가 조금은 낮은 톤으로 이진성의 대사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나은아! 내가 진짜 미안해! 제발 그마아아안!’,

내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고 처절하게 절규했다.

하지만 입을 막았음에도 그녀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하응! 좋아여어! 수연이는 주인님의 1호 암캐니까요.’,

...아니. 근데나은아.

너 왜 이렇게 리얼하게 연기를 잘하는 거냐.

무슨 성우 학원이라도 다니는 걸까.

나은이는 진심으로 감정을 담아서 혼신의 연기를 해대고 있었다.

하지만 그거에 감탄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나는 나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나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녀를 막아야만 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수단은...

"우읍!"

나는 그녀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그대로 그녀의 입안으로 집어넣었다.

좀 비위생적이고 기분이 더럽기는 하겠지만 미안하다. 나은아.

근데 이건 네가 나쁜거잖아. 내가 하지 말라했잖아.

하지 말라는 짓을 왜 굳이 해서 이런 꼴을 보게 만드는 거야.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녀를 막고자 그녀의 입에 넣은 손가락들 사이로 그녀의 혓바닥이 매섭

게 나의 손가락을 휘감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따듯한 입안의 온도와 그녀의 혀놀림을 떠올리자 나는 내가 그녀와 관계

를 맺었던 그날의 일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얼른 그녀를 저지해야만 했다.

"푸하!"

내가 손가락을 빼내자 하얀색 실타래가 내 손과 나은이의 입을 연결해

주고 있었다.

"너... 너!’,

내가그녀의 행동에 지적하려고했는데 나은이가소매로 입을 닦으며 먼

저 선수를 쳤다.

"오빠."

그녀의 눈은 내 얼굴을 향하고 있지 않았다.

나은이가 검지를 들어 내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섰네요?’,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90도 숙여 밑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쓸데없이 정직하게 분위기 파악을 하지못하고 텐트를 설치해버린 나

의 자지님이 계셨다.

...주니어쿤. 너 나은이 목소리만 들어도 스도록 조교당했구나.

물리적인 터치라고는 내 손가락을 그녀가 핥은 것밖에 없었는데 내 자지

는 마치 기다리던 고슈진사마를 만난 강아지마냥 빨딱 서버렸다.

자살할까. 시발.

"허... 허허.’,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오빠. 자기 소설 ASMR 듣고 흥분한거에요?"

나은이의 장난스러운 목소리.

"응. 그런 것 같네 .’,

별달리 부정할 말이 없었다.

야설 작가인 나는 소설 속에서 자주 쓰는 문구가 하나 있었다.

아마 여타 야설들에도 자주 등장하는 말이기는 한데 그것은 바로...

[몸은 거짓말 하지 않아.]

그러게요. 제 몸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독자님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핸드잡을 해준 것도 아니고 겨우 손가

락 좀 입에 물렸다고 서버리는 것은 내가 너무 자존심이 상했다.

모쏠 아다 딱지를 어찌저찌 떼기는 했는데 아직 내 몸은 여자의 신체

에 전혀 면역이 생기지 않은 모양이었다.

나은이는 그런 내 자지가귀엽다는 듯이 내 앞에 쪼그려앉았다.

"오빠 그러면 자기 소설 쓸 때마다 이런 상태로 작업하는 거에요?"

"...가끔은?’,

이건 아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수도 있는 질문이기는 했다.

야설 작가는 과연 자기가 소설을 쓸 때 성적인 흥분을 느끼는가?

모두가 다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나는 예스였다.

야설의 존재 이유는 사람들로하여금 자지를 쥐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작가들은 상황을 인위적으

로 만들어내고, 그 분위기를 증폭시키는 대사들을 집어넣어야만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내 글에 내가 꼴리지 않는다면 누가 내 글을 보고 머꼴

이라고 해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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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렇게 바지가 터질 것 같으면..."

나은이가 검지를 들어올렸다.

"어떡해요.’,

톡.

그녀가 내 귀두를 손가락으로 뒤로 밀었다.

강렬한 자극이 하반신에 몰려왔다.

아아... 나은아...

너는 계약서를 쓰지 말아야 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바지끈을 풀었다.

부풀어오른 자지가 여전히 바지가 내려가는 것을 방해하고 있었지

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바지를 내렸다.

"..오빠?’,

나은이의 당황한 듯한목소리.

"나은아.’,

"...바지 입고 얘기해요.’,

한 걸음. 두 걸음.

내가 그녀를 향해 다가가자 나은이는 마치 늑대에게 잡아먹히기 전 순

한 양처럼 뒷걸음치기 시작했다.

하지만이곳은 비좁은 방안.

그녀가 도망갈 수 있는 장소는 지나치게 한정되 어 있었다.

다섯걸음도 채 가지 못한 그녀의 등이 창문에 부딪혔다.

"...내가 어떻게 글을 쓰다가 내 성욕을 처리하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히끅!’,

내가 천천히 몸을 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원래는 말이 야.’,

내가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자지를 그녀 앞으로 들이댔다.

그녀의 터치에 성난 듯한 기둥이 그녀의 배꼽 부근을 쿡쿡 찔렀다.

"이렇게나 혼자서 문질렀거든?’,

내가 그녀의 손을 끌고와 억지로 내 손에 자지를 쥐어줬다.

그녀의 작은 손과 내 손이 포개지며 천천히 왕복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은이의 눈동자가 떨려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근데... 오늘부터는 너를 써보려고.’,

"저를... 쓴다고요...? 히끅!’,

"응. 너도 동의했잖아. 내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너를 끝까지 책임지는 것

에 대해서.’,

나은이가 손을 꼼지락댈 때마다 내 자지는 점점 더 큰 자극을 원하는 것

처럼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그럼 오빠가 저를 책임져아죠. 왜 저를 이상한 짓을 시키려고 하는

데요.’,

"이게 소설 속 주인공. 이진성의 방식이니까.’,

"...웃기지 마요. 히끅! 책임을 지라니까 또 야한 짓을 하려고 하는 정신나

간 놈이 어딨어요!’,

한손으로는 자지를 꼬옥 쥐게한 나는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가슴

을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아... 아파요!’,

"나은아. 야설 주인공들 중에서 제정신인 캐릭터가 몇이나 있을 거라

고 생각해?’,

그녀의 적당히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주물거리며 나는 이야기를 이

어나갔다.

"제로. 아무도 없어. 왜냐하면 야설 속 주인공들은...’,

나는 소설 속 최종 흑막과도 같은 웃음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생각을 좆으로 하거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주인공이 야설 주인공이 될 수 있을 확률은 전무했

다.

따먹기 위한 계획을 이성적으로 짜는 녀석들은 있어도, 결국에는 양심

도 도덕도 좆에 집어삼켜진 녀석들.

그것이 바로 야설 속 주인공들이었다.

분명 이렇게 말하면 까무러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나은이는 무척이

나 미묘한 표정을지었다.

"...그러면 오빠.’,

n

"만약오빠가제가손에 쥐고 있는 이걸 제 입에 물리면...’,

이미 여러 차례 당해봐서 그런지 그녀는 내가 무슨 짓을 시킬지 예상

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저는 오빠의 뇌를 빠는 건가요?"

...결론이 그렇게 나나?

그녀의 엉뚱한 대답에 내 자지가 살짝 시무룩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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