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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페티시가 보여-494화 (49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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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정소라

서주환이 버둥대는 정소라를 침대에 눕히고 몸 위로 올라갔다. 놓으라며 외치던 정소라는 문득 자신을 내려다보는 눈을 마주보고 침을 꿀꺽 삼켰다. 당장에라도 잡아먹을 듯 일렁거리는 남자의 욕망이 선명하게 느껴진 탓이었다.

정소라가 최후의 저항처럼 말했다.

“그, 나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그냥 하자, 누나. 참기 힘들어.”

서주환이 안달 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우리 이렇게 있는 거 몇 년 만이잖아.”

그 말에 정소라가 콧잔등을 찡그렸다.

그동안은 간간히 연락만 했을 뿐 두 사람이 이렇듯 얼굴을 마주본 것은 6개월 전의 사건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관계를 가지지 않은지는 벌써 2년도 넘게 흘렀다.

이내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하자. 해.”

“으음. 정 싫으면 참아보겠지만.”

“…이게 못 본 사이 얌체 같아졌네. 어거지로 허락 맡은 다음 그렇게 말하기야? 그럼 나 진짜 씻으러 간다?”

정소라가 당장에라도 몸을 일으킬 듯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서주환이 다급히 그녀를 끌어안으며 웃었다.

“미안, 농담이었어. 못 참아.”

“흥. 되지도 않는 밀당을 하고 있어.”

“하하, 역시 누나한텐 못 당하겠다.”

“못 당하기는.”

정소라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결국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됐으면서 딴 소리를 한다. 하여간 예전의 귀여운 맛이라곤 찾아 볼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작게 미소 지었다. 그리고 서주환의 뺨을 손바닥으로 감쌌다. 얼굴을 붙잡힌 그가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

“누나?”

“안 도망갈 테니까 잠깐 있어봐.”

그녀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서주환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봤다. 이렇게 근접한 거리에서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인질로 잡혔을 당시에는 워낙 순식간이라서 모래 맛 키스밖에 기억나지 않았다.

‘좀 날카로워졌나?’

예전의 둥글둥글한 생김새가 완전히 사라져서 귀여운 맛도 사라졌다. 다만 그를 대체하듯 날카로운 이목구비와 선 굵은 윤곽이 남자답게 듬직한 느낌을 풍겼다.

솔직히 그녀의 취향과는 거리가 좀 있는 얼굴이었다. 객관적으로 아무리 잘생겼어도 결국 사람마다 취향이란 게 다른 법 아니던가.

하지만 이제는 취향 따위 아무래도 좋았다. 한 사람에게 깊이 빠지면 취향이란 변하기 마련이었으니까.

정소라는 그렇게 서주환을 빤히 들여다보다가 살풋 웃으며 말했다.

“나 오늘 사탕 먹으면서 왔는데, 무슨 맛이게?”

“응? 무슨 맛인… 음.”

질문에 대답하던 서주환은 지그시 눈을 내리감고 입술을 열었다. 정소라가 먼저 입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쪽, 하고 여린 살결이 부드럽게 맞물렸다. 몇 번인가 지분거린 입술은 이내 상대를 삼킬 듯 벌어졌다. 붉은 혀가 나와서 상대방을 탐하고 타액을 교환했다. 상큼한 레몬 향이 입안을 맴돌았다.

“하아.”

누구 것인지 모를 달뜬 숨결이 흘러나왔다. 어느덧 장난스럽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열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정소라는 다시 입을 맞추며 서주환의 몸에 손을 올렸다. 꾸준히 운동을 한 건지 서주환의 몸은 2년 전보다 확연히 두꺼워져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퉁퉁한 몸집을 근육이 대신하고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손끝으로 서주환의 몸을 확인하고 있을 때였다.

“아……!”

어느새 벗긴 건지 바지가 무릎에 걸쳐졌다. 내가 벗기기 쉽도록 엉덩이를 들어줬던가? 모르는 새 커다란 손이 맨살을 잡았다. 투박한 손에 어울리지 않는 섬세한 손길이 허벅지 안쪽을 매만지며 자극했다.

정소라는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리다가 다시 몸을 열어주었다. 고작 키스와 약간의 터치만으로 열감이 치솟았다.

“흣!?”

정소라는 스스로 신음을 내뱉고도 깜짝 놀랐다. 생각 이상으로 몸이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다.

참지 못하겠다고 말한 건 서주환이었으나 사실 정말로 애달픈 몸은 정소라 본인이었다. 그녀는 서주환과 떨어진 이후 제대로 성욕을 해소한 적이 없었다.

“누나, 팔 들어줘.”

“…내가 벗을게.”

정소라는 고개를 저은 후 스스로 옷을 벗었다. 그의 손길이 싫어서가 아니라 빨리 벗기 위해서였다. 이미 씻지 못했다는 부끄러움 따윈 저 뒤편으로 사라진 상태. 다만 그와 빨리 맨살을 맞대고 싶은 마음이 우선이었다.

서주환이 순식간에 나체가 된 정소라를 바라보며 맹한 웃음을 흘렸다. 짐짓 넋이 나간 사람처럼 감탄하는 모양새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왜 그렇게 봐?”

“예뻐서. 역시 우리 누나 몸매는…….”

“얘가 입 발린 소리는. 더 예쁜 애들도 많이 봤으면서.”

“으음.”

서주환이 애매한 표정으로 눈꼬리를 긁적였다. 언제나 그렇듯 이런 주제에서는 죄를 지은 그가 약자일 수밖에 없었다.

‘아차.’

정소라는 그의 표정을 보고 실수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다만 부끄러움과 더불어 32살이라는 나이가 신경 쓰여서 한 말이었지만 받아들이는 서주환에게는 달리 들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사과를 해서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거나 다른 여자 이야기를 길게 이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몇 년 만에 함께 하는 시간이 아니던가. 사랑하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정소라는 입술을 달싹이다가 서주환은 끌어당기며 말했다.

“주환아, 누워봐. 내가 해줄게.”

“어? 갑자기 적극적이네.”

“오, 오랜만이니까.”

정소라는 그리 말하며 서주환을 눕힌 후 적극적으로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손가락을 이용해 간질이듯 몸을 자극하고, 혀를 살짝 적셔서 유두와 갈비뼈 사이를 훑었다.

“으음…….”

서주환의 몸이 간지러운 듯 종종 떨렸다. 손으로 음낭을 쥐고 굴리며 혀로 뿌리를 자극하자 작게 몸이 튀어 오르기도 했다.

그는 생각 외로 자극적인 느낌에 정소라를 힐끗 바라봤다. 애무 스킬 자체는 숫하게 몸을 섞어온 다른 여자들보다 못했지만 정소라는 그가 약한 곳을 사정없이 찔러왔다.

“누나, 내가 좋아하는 곳 다 기억하고 있었네.”

“그야 뭐…….”

시리아로 파병을 나가 있는 동안에도 잊지 못한 게 서주환이다. 실제로 만난 기간은 얼마 되지도 않건만 몸도 마음도 그를 원해서 꿈에 나올 정도였다.

정소라는 괜히 창피한 마음에 말끝을 흐리다가 돌연 피식 웃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부끄럽다 여기고 숨기다니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생각인가. 불과 반 년 전까지만 해도 의식적으로 서주환을 잊으려 하던 자신을 떠올리면 이렇게 살을 맞닿는 지금이 꿈결 같았다.

그래서 정소라는 예쁘게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좋아했으니까, 계속.”

“…다시 말해주라. 과거형 말고.”

“아하하. 나 지금 좀 부끄럽거든? 다섯 살이나 어린애한테…….”

그에 서주환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받아쳤다.

“어린애라니? 나도 이제 스물일곱인데. 누나가 한창 중대장으로 있을 때 나이야.”

“아, 그러네. 어린애가 아니지.”

그리 말한 정소라가 다리 맡에서 위로 올라와 몸을 포개듯 겹쳤다. 마주본 그녀가 홍조 깃든 얼굴로 말했다.

“음. 사랑해?”

“풋. 왜 의문문이야. 다시 말해줘.”

“응. 그때 구해줘서… 고마워.”

“그거 말고. 고맙다는 얘기는 너무 많이 들었어.”

서주환이 능글맞은 표정으로 재촉했다. 평소 같았으면 드센 정소라에게 볼을 꼬집혔을 만큼 장난기가 넘쳤다.

정소라는 손을 올리는 대신 그를 꼭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사랑해, 주환아.”

“아, 좋네. 응, 좋다…….”

“…나만 말하게 만들기야? 내가 누난데.”

“누나니까 어린애를 리드해줘야지.”

“으으응. 어린애 아니라면서.”

서주환은 조금 놀란 눈으로 정소라를 바라봤다. 그 정소라가 애교를 부리다니. 그것도 놀리듯 장난친 게 아니라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면서.

그녀는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어서 표정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빨개진 목마저 감출 수는 없었다.

서주환은 새삼스럽게 자신이 그녀를 좋아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뒤늦게 그녀가 파병을 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허무했었던지. 그저 처음 육체관계를 맺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소라라는 여자가 마음 한 편을 차지하고 있었다.

“나도 사랑해.”

“…이름, 불러주면 좋겠는데.”

그 말에 서주환이 빵 터진 듯 웃음을 흘렸다.

“언제는 누나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말라더니.”

“아, 쫌. 너 계속 그럴래?”

째릿, 흘겨보는 눈길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지 모르겠다.

서주환은 실실 웃으며 자세를 뒤집었다. 정소라가 밑으로 깔리고 그가 위로 올라오자, 감추고 있던 그녀의 빨간 얼굴이 드러났다.

정소라가 잔뜩 빨개진 상태로 쏘아붙였다.

“끝까지 누나 놀려먹으니까 좋아?”

“응, 너무 좋은데?”

“이게 진짜…….”

“정소라, 너무 좋다.”

“…….”

서주환은 조용해진 정소라를 보며 또 한 번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마음에 안 드는지 잔뜩 노려보긴 하는데 한편으론 좋다는 듯 그녀 스스로도 알쏭달쏭 요상한 표정이었다.

“소라야.”

“왜…….”

“사랑해.”

“…나도.”

서주환은 정소라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취향이 참 한결같다는 걸 느꼈다. 부끄러워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 그리고 기쁘거나 흥분에 겨워서 맺힌 눈물이 언제나 그의 성욕을 자극했다.

“바로 넣어도 되지?”

“응. 나도 그게 좋아.”

정소라에게 한 애무라곤 허벅지 안쪽을 몇 번 쓰다듬은 것밖에 없었지만, 이미 그녀의 몸은 충분하리만치 준비된 상태였다.

쯔륵, 쯔즈즉.

오랫동안 하지 않아서일까. 생각보다 삽입이 힘겨웠다. 서주환의 물건이 워낙 큰 탓도 있었다. 그러나 한 번 열리기 시작한 그녀의 몸은 이내 반가운 듯 그를 받아들였다.

쯔르르르륵!

뿌리를 얼마 안 남기고 자지가 완전히 삽입됐다. 정소라는 체구에 비해 질이 꽤 깊은 편이었다.

“누나, 안 아파?”

“자, 잠깐 움직이지 말아봐.”

정소라가 조금 괴로운 듯 숨을 헐떡였다. 약간 고통 섞인 신음도 흘러나오는 게 꽤나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주환이 ‘성스러운 손길’을 활성화한 상태로 음부 주변과 클리토리스를 애무하자 질이 부드럽게 풀어졌다. 이내 조금 남았던 뿌리까지 완전히 삽입되자 정소라가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다.

“으응…….”

“후우.”

서주환도 나른한 숨을 내뱉었다. 정소라와 달리 계속 여자들과 육체관계를 해왔다지만 감회가 남다른 것만큼은 똑같았다.

여자도 그렇지만 남자의 첫 경험도 쉽게 잊히지 않는 법이다. 하물며 그 상대가 정소라만한 미인임에 더불어 군인 시절 직속 중대장이라면 일부러라도 잊기 힘들었다.

서주환은 언젠가 술에 취한 척 잠들어 있던 그녀와 관계를 맺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처음 해보는 섹스란 동정에게 굉장히 자극적이어서 몇 분 버티지도 못하고 사정해버렸었다.

그날과 겹쳐 보여서일까.

별로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사정감이 진하게 올라왔다.

철썩철썩철썩철썩!

서주환은 참지 않고 거칠게 밀어붙였다. 급격히 빨라진 피스톤 운동에 정소라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아, 잠, 주환아, 너무 빨라. 응, 아!”

“세게 하는 거 좋아하잖아?”

“흐으윽! 아학!”

정소라의 고유 성감대는 질 안쪽에 위치해 있다. 자궁경부를 찌를 것처럼 세게 박으면 몸이 떨리거나 잘게 튀어 오르는 등 알기 쉬운 반응이 되돌아왔다.

서주환이 윽, 소리를 내며 몸을 완전히 겹치자 정소라가 다리를 들어서 그의 허리를 휘감았다. 마치 번식을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처럼 보이기도 했다.

울컥울컥! 뷰르르르르륵!

그가 몸을 잘게 들썩이며 사정하자 정소라가 옅게 신음하며 물었다.

“주환아, 이거 정말로 괜찮은 거지?”

“응?”

“그, 질내사정해도 임신 안 한다고 했잖아. 맞지?”

정소라가 조금 걱정된다는 듯 물었다. 그녀는 인질로 잡혔을 때의 사건을 계기로 서주환에게 대략적인 사정을 들은 상태였다.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여 그녀를 안심시켜주었다.

“괜찮아. 백 퍼센트 피임률이니까.”

“그, 그래? 다행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정소라가 잠시 후 다시 물었다.

“이건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뭔데?”

“만약 나중에 우리 아이 가지고 싶으면 그때는 문제없는 거지?”

그 말에 서주환의 표정이 조금 멍해졌다. ‘우리 아이’라는 말이 어딘가 가슴 한 쪽을 자극했던 것이다.

그의 표정을 오해한 정소라가 오해 말라는 듯 다급히 말했다.

“아, 아니, 너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나는 잘 몰라서. 당장은 아니지만 아이는 낳고 싶기도 하고, 어, 또 내가 벌써 서른둘이니까 건강하게 낳으려면…….”

횡설수설하는 정소라.

서주환은 멍하니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어느 순간 활짝 웃었다. 어쩐지 입꼬리가 도저히 주체되지 않았다.

“누나.”

“어?”

“그냥 지금 만들까?”

“뭐, 뭐? 아니, 지금 당장은 아니라니까?!”

“아무튼 한 번 더 하자. 뒤로 돌아봐.”

서주환은 반쯤 강제로 그녀의 몸을 들어서 엎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엉덩이를 잡고 자지를 처박았다.

쯔르르르륵- 철썩!

아학! 하는 신음이 튀어나왔다.

직후 정소라가 침대보를 붙잡은 채 신음하며 물었다.

“피, 피임 되고 있는 거 맞지? 지금은 안 돼! 어? 서주환, 대답해!”

“후욱! 후욱! 으쌰!”

“야! 대답하라고! 서주환, 명령이야! 서주환!”

당연히 아이템을 적용한 상태였다.

하지만 서주환은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고, 당장 아이를 만들 것처럼 격렬한 기세로 그녀의 안에 몇 번이고 정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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