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479화 (47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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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Party people!

소파에 누운 정하연이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기, 환아.”

“응?”

“나 바로 넣어도 되는데…….”

정하연의 몸은 한참 전에 준비를 마쳤다. 더 이상의 애무 같은 건 불필요했다.

하지만 서주환은 잠시 기다려보라며 손가락 두 개를 겹쳤다. 그리고 정하연의 비키니 하의 끈을 풀어버리고 질구에 맞췄다. 애무가 필요 없다던 말처럼 그녀의 음부는 손쉽게 손가락을 삼켰다.

‘좆됐다.’

서주환은 내심 식은땀을 흘리는 중이었다. 몇 번이나 사정했는지 굳이 세어보지 않아 몰랐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새벽녘부터 지금까지 더럽게 많이도 쌌다. 슬슬 물건이 바로 서지 않을 때도 된 것이다. 한계를 생각하지 않고 너무 기분을 내버렸다.

‘아이템 빨아야겠다.’

남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화장실이든 어디든 가서 정력제를 복용할 필요가 있다.

서주환은 일단 자지를 세우기 위해 손으로 기둥을 문질렀다. 잠시 가라앉긴 했지만 한두 번 정도는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소파에 누워서 다리를 벌리고 있는 애인의 모습이 너무 섹시했다.

‘됐다.’

반쯤 일어난 자지를 정하연의 두덩이에 몇 번 비비자 다시 튼튼해졌다. 평소보다 약한 강직도가 불만스러웠지만 섹스를 하기엔 충분히 단단했다.

쯔르르륵.

질구에 맞춘 자지는 살짝 힘을 준 것만으로도 빨려 들어가듯 전진했다. 푹 젖은 질 주름이 쫀쫀하게 휘감기며 자지를 조였다.

“으응…….”

한데 정하연의 반응이 생각보다 시원찮았다. 빨리 넣어달라며 졸랐던 것치고는 미적지근한 반응이었다.

실제로 정하연은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고 있었다. 분명 기분이 좋긴 한데 평소와 조금 다른 것 같다고나 할까. 그녀는 강직도에서 오는 차이를 민감하게 알아챘다.

‘오늘 엄청 했나 보네. 하긴 새벽에도 그렇게 했으니까… 티 내지 말아야겠다.’

정하연은 그리 생각하며 의식적으로 신음을 냈다. 실제로 꽤 기분이 좋았기에 약간만 오버를 하면 돼서 그리 어려운 연기는 아니었다. 그의 물건은 여전히 크고 길었으며 기분 좋은 곳을 긁어댔다. 또 자극적인 손기술은 민감한 부위를 사정없이 자극하여 금방 오르가즘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연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아! 흑! 으응!”

“…….”

문제는 서주환의 눈에는 연기를 하려던 정하연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였다는 것이다. 손기술을 사용하여 금세 반응을 이끌어내긴 했지만 스스로 탐탁치가 않았다.

그는 한참 방아를 찧다가 그녀의 안에 사정했다. 뷰르르릇, 얼핏 느끼기에도 평소에 훨씬 못 미치는 사정량이었다.

“…연아, 나 잠깐 화장실 좀.”

“어? 더 안 하고? 아.”

정하연은 저도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어 그리 말했다가 입을 다물었다. 기운 없이 축 늘어진 그의 물건이 보였던 것이다.

서주환은 괜히 자존심이 상하여 변명하듯 말했다.

“급해서 그래. 오래 참았거든. 금방 다녀올게.”

“어어. 천천히 와도 돼.”

정하연은 잰걸음으로 멀어지는 서주환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어쩐지 어깨가 조금 굽은 것 같은 모습이 안타까웠다.

“힘들면 좀 쉬어도 괜찮은데…….”

정신줄을 놓느니 뭐니 생각했지만 기운 빠진 애인의 자존심을 뭉개면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주환의 성격상 쉬라고 하면 더 자존심 상해할 것 같다는 게 또 문제다.

정하연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작게 웃으며 생각했다.

‘내가 세워줘야겠다.’

뭘 어떻게 해주면 되려나…….

*

화장실에 들어온 서주환은 곧장 아이템 상점을 열었다. 그리고 미리 생각해둔 아이템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30,000LP를 지불하여 ‘몽마신의 특제 정력제(下)’를 구매하였습니다.]

새로 구매한 아이템은 가끔 사용하던 ‘축복받은 정력제’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이었다.

【몽마신의 특제 정력제(下)】

▶ 효과1: 24시간 동안 마르지 않는 정력을 보유한다.

▶ 효과2: 삽입하는 순간 자지의 발기 강도, 각도, 귀두 모양 등이 상대 여성의 이상적인 형태로 변한다.

▶ 효과3: 약효가 도는 24시간 동안 원할 때 원하는 만큼 즉각 발기할 수 있다.

▶ 효과4: 정력이 영구적으로 극소량 상승한다.

과연 가격 값을 하는 효과들이다.

하지만 서주환은 다소 못마땅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원래 하나도 필요 없는 효과들인데.”

과유불급이라고나 할까. 평소에는 ‘성스러운 씨주머니’에서 오는 정력만으로 충분했기에 룰렛에서 나온 것 말고는 직접 구매한 적이 없는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오늘만큼은 유효한 아이템이다. 이제 하루 중 절반이 지나갔을 뿐인데 벌써 지칠 수는 없다. 심지어 수영장에서는 아직 즐기지도 못했다.

“어디 효과 한 번 볼까.”

꿀꺽.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복용과 동시에 축 늘어져 있던 물건이 빳빳하게 고개를 쳐올렸던 것이다.

“오오?”

서주환은 휘둥그레 눈을 떴다. ‘축복받은 정력제’를 복용했을 때보다 월등한 활기가 전신에 돌았다. 아무리 해도 지칠 것 같지 않은 정력이 하부에서 느껴졌다. 그럴 리가 없음에도 하반신이 한 층 묵직해진 느낌마저 들었다.

이내 자신감을 재충전한 그는 위풍당당하게 문을 열고 나섰다.

*

정하연은 남자친구의 기를 세워주기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그리고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계획까지 급조했다. 우선 주섬주섬 비키니를 주워 입고, 그가 나올 화장실 근처에서 큐대를 세로로 쥔 채 다리 사이에 걸친 후 요염한 자세를 잡았다. 나름 피팅모델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럴 듯한 포즈가 나왔다.

이대로 서주환을 맞이한 후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기운 없는 물건을 세워줄 생각이었다.

분명 그럴 생각이었는데.

“어?”

문을 열고 나온 그를 보자 놀란 음성이 절로 튀어나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축 쳐져있던 물건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올라있었던 것이다. 혈관이 맥동치는 게 눈에 보일 것만 같아서 조금 징그러울 정도였다.

“주환아, 너 지친 거 아니었어?”

“지치긴. 그냥 화장실 가고 싶었던 거라니까.”

그리 말한 서주환은 섹시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하연을 보고 피식 웃었다. 그녀의 생각을 알만했기 때문이다. 항상 틱틱대는 정하연이지만 알고 보면 언제나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세심한 마음씨의 소유자였다.

사람을 기쁘게 하는 방법은 별다를 게 없다. 아,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해주는구나, 하고 마음이 전해지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하물며 여자친구가 노력하는 모습이 남자로서 어찌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서주환은 곧장 정하연을 번쩍 들어 올려서 어깨에 들쳐맸다. 꺅,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그녀를 다시 소파에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눕혔다.

“넣을게.”

“어, 으응.”

이미 조금 전에 한 번 관계를 나눈 상황.

애무는 불필요했고, 서주환은 곧장 자지를 삽입했다.

쯔르르르르륵!

“?!”

조금 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에 정하연은 순간적으로 헉, 하고 입을 벌리며 몸을 떨었다. 굵은 쇳덩어리가 몸을 꿰뚫는 듯했다.

“아흑!”

그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하니 몸이 제멋대로 들썩였다. 허리가 뜨고 골반이 연신 앞뒤로 꺾인다. 순식간에 하복부를 타고 올라온 자극이 머리꼭대기까지 올라왔다. 동시에 클리토리스를 비비는 손마디가 참을 수 없는 신음을 자아냈다.

“으흑! 자, 잠… 아학! 힉!”

정하연은 하얗게 물든 시야가 어지러워서 눈을 질끈 감았다. 앞선 시간보다 훨씬 짧은 행위였음에도 그것과 비할 수 없는 자극이 순식간에 치달았다. 짜릿한 기분을 느끼는 가운데 울컥! 힘차게 토해진 정액이 몸 안으로 쏟아지는 게 느껴졌다.

“하아아……!”

강렬한 오르가즘이 가시자 나른한 숨이 흘러나왔다. 길게 뿜어낸 숨결이 어쩐지 뜨겁게 느껴졌다.

“연아, 이번엔 뒤로 하자. 테이블 잡고 뒤돌아봐.”

“바, 바로?”

서주환은 말로 대답하는 대신 여전히 꼿꼿하게 서있는 자지를 그녀의 비부에 문질렀다. 흠칫한 정하연은 더 이상 의문을 갖는 대신 발그레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지난밤 서주환에게 시달린 최미화는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눈을 떴다. 그녀는 갈증을 느끼며 선반 위에 있는 물통을 찾았다.

“푸흐으. 살겠다.”

갈증이 해소되자 정신이 또렷해졌다. 시간을 확인해보니까 벌써 오후 1시가 한참 넘었다.

최미화는 일단 화장실로 가서 변기에 엉덩이를 붙였다. 밤새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며 폰을 확인하니까 까톡 메시지가 꽤 쌓여 있었다.

“내기? 소원? 아하.”

두서없이 올라온 메시지였지만 그녀는 빠르게 맥락을 파악했다. 다들 어딘가로 흩어져서 서주환과 놀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 와중에 소원 내기를 한 것이고 말이다.

여톡방에는 별의별 말이 정신없이 올라와 있었다.

유지경은 괜히 수영장에서 까불었다가 정신이 나갈 뻔했노라 말했고, 한수아는 게임방에서 다섯 판을 내리지고 서주환에게 엄청 혼났다는데 어쩐지 기분이 좋아보였다. 한편 민가희와 은율은 처음으로 해본 3P가 생각보다 괜찮더라, 따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서주환이 각방을 돌아다니며 그때마다 엄청 해댄 모양이었다.

최미화는 부럽다는 듯 또는 질린다는 듯 애매한 표정으로 메시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어우, 애들이 어려서 그런가? 기운도 좋다. 나랑 몇 살 차이도 안 나는데.”

매일 책상머리 앞에서 컴퓨터나 들여다보는 생활이 문제다. 서주환의 정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할 필요성이 있었다. 지금까지 유일한 직장인이라고 봐준 것도 모르고 까불었다가 이른 나이에 저승으로 갈 뻔하지 않았던가.

“하연이한테 운동 가르쳐달라고 할까…….”

여자들 중 그녀와 제일 마음이 맞는 사람은 한 살 차이가 나는 정하연이었다. 처음 봤을 때는 차가워 보이는 외모 때문에 다가가기 힘들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정하연은 잔정이 많고 사람을 챙기는 타입이었다. 한 살 언니인 최미화였으나 어쩐지 그녀는 정하연이 친구 내지는 언니처럼 느껴졌다.

최미화는 주린 배를 부여잡고 주방으로 향했다. 밤새 시달린 데다 세상모르고 잤더니 허기가 졌다. 덕분에 원래도 슬림했던 배가 더 홀쭉해졌다. 그녀는 문득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음,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면 내 몸매도 나쁘진 않은데.’

가슴이 조금 작은 것만 빼면 전형적인 슬랜더 체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객관적으로 봐도 이만하면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 몸매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불만스럽게 눈을 찌푸렸다.

“운동해서 일자 복근이라도 만들어야겠어.”

안심하고 있기에는 서주환과 함께 있는 여자들의 수준이 워낙 높았다. 안 그래도 나이가 제일 많은 게 거슬리는데 방심하다간 오징어가 될 터였다. 그나마 한수아가 비슷한 몸매긴 했지만 작달만한 키와 귀여운 외모의 그녀는 아예 결이 다른 타입이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주방에 도착했다. 그녀는 테이블 위에 잘 차려진 한 상과 랩 위에 붙여둔 쪽지를 볼 수 있었다.

「우리 미화 씨, 일어나면 곧장 여기로 오겠지? 혹시 식었으면 전자렌지에 데워먹어. 속 안 좋으면 인덕션 위에 국도 있으니까 해장하고.」

날카롭게 휘갈겨 쓴 필체가 눈에 익었다. 이름을 붙여둔 건 아니었으나 말투부터 필체까지 쪽지의 주인은 명확했다.

최미화는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입술을 오므렸다.

“얘가 얄밉다가도 꼭 이런단 말이야…….”

식어도 괜찮은 음식으로 준비해놓은 것까지 세심한 면이 은근하게 돋보였다. 그는 섹스할 때는 그저 성욕괴물인 주제에 이렇듯 일상적인 면에서는 진심으로 아껴주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이 미친 관계를 끝내지 않고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였다.

“……엄청 맛있네.”

언젠가 그녀의 자취방에 와서 요리를 해주었을 때보다 실력이 더 늘었다. 문득 분식집을 한다던 서주환의 부모님에게 생각이 미쳤다.

‘갑자기 떡볶이 먹고 싶다.’

서가네 분식집은 그녀가 서주환과 만나기 전부터 단골로 다니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사를 가고 노벨다이스에 입사하며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발길을 끊은 지가 꽤 오래됐다.

최미화는 조만간 서가네 분식집에 한 번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는 김에 어머님이랑 아버님한테 눈도장도 좀 찍고.’

결혼… 같은 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는 남자의 부모님에게 잘 보여서 나쁠 건 없었다.

다만 친동생인 서주희와는 가능한 마주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한수아와 함께 본 적이 있었기에 대하기가 껄끄러웠다. 아무래도 이 기묘한 관계 때문에 그런 것도 있었다.

최미화는 식사를 마치고 욕실에 들어가서 반신욕을 즐겼다. 역시 피로를 푸는 데는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게 최고였다. 최고급 시설답게 욕조 또한 크고 성능이 좋아서 스파에 온 것처럼 기분 좋은 목욕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가롭게 반신욕을 하며 소설을 보고 있을 때였다.

- 정하연: 얘들아, 주환이가 전부 수영장으로 모이래.

다음 순간 기다렸다는 듯 메시지가 연이어 올라왔다.

- 유지경: 으에에엑. 드디어 시작이야? 마음 단단히 먹어야겠다.

- 한수아: 우리 다 같이 환이 오빠 물에 빠트리자!

- 민가희: 그거 재밌겠다!

- 은율: 저기, 그러면 우리가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 한수아: 괜찮아. 분명 화난 척 하면서 속으론 좋아할 걸?

- 유지경: 인정. 예쁜 여자들이 몸에 찰싹 달라붙는다고 좋아죽을 거야. 물론 좋아하는 거랑은 별개로 각자 알아서 뒷감당을 해야겠지만.

- 은율: 그런 거야……?

- 한수아: 그런 거야!

- 민가희: 율이 언니는 걱정도 많다니까~.

- 은율: 가희가 너무 태평한 거야. 노래방에서도 그렇게 당해놓고서는.

- 유지경: 율 언니는 가희 언니한테만 단호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민가희: 힝구ㅠㅠ

최미화는 왠지 까톡을 보는데 기가 빨렸다. 이게 이십대 초반과 중반의 차이인가? 다들 너무 밝고 푸르러서 끼어들기가 힘들었다…….

그때 마음의 동지가 그녀의 존재를 알아챘다.

- 정하연: 어? 1사라졌네. 미화 언니 일어났어요?

이어서 우르르 메시지가 올라왔다.

- 한수아: 진짜다! 안녕, 미화 언니!

- 유지경: 헤이, 최 팀장. 지각이야.

- 민가희: 하이룽ㅎㅇㅎㅇ

- 은율: 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최미화는 드디어 대화에 낄 수 있다는 생각에 얼른 답장했다.

- 나: 응, 나 일어났어. 다들 재밌게 놀고 있었나봐.

- 정하연: 아, 언니만 빼고 놀아서 미안해요. 피곤해 보여서 일부러 안 깨운 거긴 한데… 물어볼 걸 그랬나 봐요.

- 나: ㄴㄴㄴㄴ아니야, 배려해줘서 고마워.

- 정하연: 그렇게 말해줘서 다행이에요. 언니, 식당에 가면 주환이가 언니 준다고 밥 해놓은 거 있어요.

- 나: 응응 맛있더라.

- 정하연: 아, 벌써 드셨구나. 그럼 좀 쉬다가 수영장으로 오실래요? 지금 주환이가 다들 모이라고 했거든요. 식사 한 지 얼마 안 됐으면 조금 이따 오셔도 되고요.

최미화는 정하연의 배려에 조금 감동 받았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친구다. 응, 동생이 아니라 친구다. 회사로 스카우트 해서 일 시켜도 잘 할 것 같다. 당장 프리랜서 알바형태로 하는 작업도 제일 빠르고 정확하지 않던가.

‘이 대표님한테 건의해볼까?’

이석찬과 정하연이 배다른 남매라는 사실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 나: 고마워. 지금 욕조에 있어서 조금 이따 갈게.

- 정하연: 네네. 어차피 한동안 수영장에 있을 것 같으니까 여유롭게 오세요.

- 정하연: 맞다, 참. 죄송한데… 언니 자는 사이에 일이 좀 이상하게 진행된 게 있어요. 그거 먼저 알려드려야할 것 같은데…….

문장에서 미안함이 느껴졌다.

최미화는 곧장 대강의 내용을 살펴봤노라 말하며 괜찮다고 답장했다. 그리고 다시 반신욕을 즐기다가 방으로 들어가 비키니를 챙겼다.

“아, 혹시 색이나 디자인 겹치는 사람 있으려나? 그럼 좀 자신 없는데…….”

그녀가 이번에 산 수영복은 과감한 레드 계열 비키니다. 상대적으로 자신이 없는 가슴 앞판은 수수하지만 끈이 가늘어서 등판이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거기에 하의의 천 면적이 적고 역시 끈으로 되어 있어서 슬림한 체형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 수영복을 입기 위해 셀프로 털 정리까지 하고 왔다…….

최미화는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수영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흐으으윽! 아흑!”

“흐앙! 아, 아앙!”

“집사새끼야! 나도 해달라고!”

“가, 가희야! 그만… 학!”

“아하핳! 율 언니 귀여워!”

수영장 안에 메아리치는 가지각색의 교성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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