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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하렘 여행
욕실로 들어간 서주환은 방에 들어온 인기척을 알아챘다. 하지만 모르는 척 샤워를 시작했다.
쏴아아아─!
물줄기가 머리부터 온몸을 적셨다. 그는 물에 젖은 머리를 뒤로 넘기고 타월로 거품을 칠했다. 그렇게 온몸에 거품을 냈을 때쯤이었다.
끼이이익.
욕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뒤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누구야?”
“누구게?”
코맹맹이 소리로 목소리를 변조한 여자가 장난스럽게 되물으며 등 뒤에서 그를 끌어안았다.
서주환은 등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에 낮게 웃었다. 맞춰보라는 듯 물어봤으면서 전혀 감출 생각이 없지 않은가. 그는 슬쩍 무게중심을 뒤로 기대며 말했다.
“으음. 잘 모르겠는데. 지경이?”
“…땡.”
민가희가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돌아보지도 않았는데 삐죽 튀어나온 입술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그럼 하연이?”
“…땡!”
“율이!”
“때앵!”
“수아? 미화? 누구지?”
“땡땡! 때애앵!”
민가희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아하. 가희구나.”
“씨이!”
그녀는 답지 않게 잇소리를 내며 그를 꽉 끌어안고 칭얼댔다.
“처음부터 알았으면서!”
“몰랐는데?”
“거짓말 하지 마요!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수아랑 미화 언니가 나오는 건 아니지! 크기가 전혀 다른데! 솔직히 헷갈리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헐. 수아랑 미화 무시한 거야? 다 일러야지.”
“오빠 진짜 못됐다!”
서운함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민가희.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뒤돌아섰다. 눈을 홉뜨고 있는 민가희가 입술을 댓 발 내민 채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는 집게손을 만들어 뾰족 튀어나온 입술을 잡았다.
“농담이야. 당연히 처음부터 알았지. 왜 삐지고 그래?”
“으브브븝!”
입술을 붙잡힌 민가희가 억울한 표정으로 항변했다. 그는 입술을 풀어주고 그녀가 무어라 하기 전에 입을 맞췄다.
이내 짧은 키스를 마친 민가희가 투덜댔다.
“누가 이러면 기분 풀릴 줄 알구?”
“아직도 삐졌어?”
“치. 자기가 삐지게 만들어놓고 왜 삐지냐고 그러는 사람이 어딨어요?”
“여기.”
서주환은 얄밉게 답하며 다시 샤워기를 들었다. 그리고 민가희의 머리부터 몸에다 물을 뿌렸다.
갑작스럽게 물을 뒤집어쓴 민가희가 왁! 하고 놀란 소리를 냈다.
“이리와. 씻겨줄게.”
“…저 아직 기분 안 풀렸는데요!”
“그러니까 풀어주려고. 여기 앉아.”
그 말에 게슴츠레 그를 보던 민가희가 흐응, 하고 콧소리를 내며 어디 해보라는 듯 의자에 궁둥이를 붙였다. 하지만 말이나 행동과 달리 그녀는 이미 기분이 풀린 듯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애초에 화가 난 게 아니라 앙탈을 부렸을 따름이었다.
서주환은 다시 타월에 거품을 내서 민가희의 몸을 구석구석 씻겨주었다.
“팔 들어봐.”
민가희가 팔을 번쩍 들었다. 그러자 거대한 가슴이 출렁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팔을 들면 지방이 위로 퍼져서 가슴이 작아 보이기 마련인데 민가희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서주환은 어느덧 타월을 내던지고 맨손으로 그녀의 몸을 주무르고 있었다. 이미 거품 칠은 뒷전이 된지 오래. 그는 ‘성스러운 손길’을 활성화한 채 민가희의 몸을 주무르며 성감대를 자극했다. 풍만한 가슴이 그의 손안에서 마구잡이로 일그러졌다.
“으응…….”
민가희는 몸을 움츠리며 옅게 비음을 내뱉었다. 거품 칠을 한 손가락이 유두를 빙글 돌리자 간지러운 감각이 짜르르 올라온 탓이다. 신기하게도 스스로 만질 때와 서주환이 만져줄 때의 느낌이 전혀 달랐다.
집요하게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던 손은 어느 순간 유두를 잡고 꼬집듯 잡아당겼다. 그 순간 민가희가 몸을 흠칫 움츠리면서 부르르 떨었다.
“아! 읏……!”
가슴 애무만으로 가벼운 절정에 이른 민가희가 숨을 길게 쉬었다.
서주환은 그녀를 잠시 기다려주었다가 이내 위치를 바꿔 등을 내보이며 음흉하게 말했다.
“이제 나도 씻겨줘야지? 몸으로 씻겨줘.”
“치. 이러려고 제 몸에 거품 잔뜩 묻힌 거죠?”
민가희는 투덜대면서도 그의 요구대로 몸을 맞대고 비볐다. 풍만한 가슴을 적극 활용한 움직임이었다. 섹스를 할 때면 언제나 욕실에서 이런 플레이를 요구했던 그였기에 어느덧 그녀도 능숙해져버렸다.
서주환은 거대한 물풍선이 등을 문지르는 감각에 몸을 맡겼다. 워낙 가슴이 크다보니 이게 엉덩이로 문지르는 건지 가슴으로 문지르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 기묘한 감각은 체감하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을 것이다.
후면에서 시작된 밀착은 전면으로 이어졌다. 어느덧 서주환은 욕실 바닥에 누웠고 민가희는 그의 몸 위에 올라타 있었다. 그녀는 거품을 잔뜩 묻힌 가슴으로 꼿꼿하게 선 그의 물건을 감쌌다.
“어으…….”
“그렇게 좋아요?”
서주환이 나른하게 숨을 내쉬자 민가희가 우습다는 듯 킥킥거리며 가슴 운동에 박차를 가했다. 거품을 묻힌 부드러운 살덩이가 자지를 감싸고 좌우로 비벼지며 마찰했다.
“윽!”
서주환은 미끈거리는 감각 속에서 허리를 살짝 띄우고 힘을 줬다. 순간 울컥! 하고 튀어나온 정액이 민가희의 가슴골 위로 온천수마냥 퐁퐁 솟아올랐다.
“우와, 엄청 많이 나왔어요.”
“누구 가슴이 워낙 끝내줘서.”
“치. 오빠는 내 가슴만 좋은 거지?”
“그게 그렇게 돼?”
서주환은 갑자기 까칠하게 변한 말투에 헛웃음을 흘렸다. 시선을 올려보니 민가희가 파란 머리를 찰랑이며 불만스레 볼을 부풀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이구, 변덕스러워라.’
민가희는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만 해도 은율만큼이나 순종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관계가 안정된 이후의 그녀는 텐션도 오락가락, 말투도 오락가락하는 전형적인 기분파의 본성을 드러냈다.
다만 변했다고 해서 그게 나빠 보이진 않았다. 민가희의 변화는 그만큼 그가 편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가슴만 좋아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줘야겠네.”
그리 말한 서주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가희를 끌고 욕조로 들어갔다.
무릎 위에 올라온 그녀.
그는 여자 특유의 부드러운 살을 꽉 끌어안으며 허리 움직임만으로 귀두를 입구에 맞췄다.
“넣을게?”
“으응. 저도 이제 못 참겠어요.”
그리 말한 민가희는 그가 끌어당기지 않아도 스스로 엉덩이를 내렸다.
쯔르르르르륵!
삽입과 동시에 욕조 위로 퐁퐁 기포가 올라왔다. 이내 완전히 자지를 받아들인 민가희가 그의 목에 손을 두르며 말했다.
“히히. 나도 했다.”
“응?”
그가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갸웃하자 민가희가 말했다.
“율 언니랑 지경이까지 했죠? 내가 세 번째?”
“알고 있었어?”
“당연하죠. 그걸 누가 몰라.”
“하긴.”
자리를 비웠던 시간이 있으니 다들 충분히 짐작한만 했다. 애초에 먼저 눈치를 주었던 것도 그였고 말이다.
민가희가 허리를 요분질하며 칭얼대듯 말했다.
“내가 제일 먼저 하려고 했는데!”
“순서가 뭐가 중요해?”
“이건 기분 문제거든요?”
“그럼 음료수 가지러 갈 때 먼저 따라오지 그랬어.”
“치.”
입술을 삐죽 내민 그녀가 불만스럽게 꿍얼댔다.
“저도 율 언니 아니었음 양보 안 했어요.”
“아… 율이라서 양보한 거였어?”
서주환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
변덕스럽다고 하면 상대하기 까다롭고 귀찮을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예상할 수 없는 부분에서 화를 내는가 하면 이렇듯 시경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금세 잊어먹곤 했기 때문이다.
금방 화냈다가도 헤헤 웃으며 풀어지고, 서운함에 칭얼대다가도 사랑한다는 속삭임 한 번에 뭐든 다 주려하고, 우울함에 눈물짓다가도 금세 신나서 웃음을 터뜨리고.
“저 뿐만 아니라 다들 그럴 걸요? 왜냐면 율 언니는 오빠랑 제일 늦게 만났으니까. 안 그래도 소심한 언닌데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 눈치 엄청 보잖아요. 아무도 뭐라고 했는데.”
그렇듯 조울증에 걸린 것처럼 정신없는 사람이구나 싶으면.
“제일 늦게 만났으니까, 오늘 정도는 제일 먼저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사실은 그런 모습 중에도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이 민가희란 여자였다.
“가희야.”
“네?”
“내가 너 많이 좋아하는 거 알지?”
“흐흥. 그야…….”
그 말에 기분 좋게 웃으려던 민가희가 돌연 움찔하더니 입술을 오므렸다.
“그거 싫은데.”
“응?”
“좋아해 말고 다른 게 좋은데요!”
“아.”
서주환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고 킥 웃음을 터뜨렸다. 루시에게는 남발한다고 지적을 받은 단어였는데 정작 그의 여자들에게는 많이 해준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
“이히히. 정답!”
그 한 마디로 기분이 좋아진 민가희가 쾌활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곤 보답이라도 하겠다는 듯 그를 꽉 끌어안은 채 허리를 들썩였다. 순간 꽉 조여든 질 벽이 자지를 압박해왔다. 테크닉이라기보단 신체적인 반응이 기뻐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
민가희와 관계를 가지고 한 시간 뒤.
각자 개인 휴식을 취한 서주환과 여자들은 펜션 바깥으로 모였다.
“역시 여행은 바비큐 파티지!”
“안에 고기가 소, 돼지, 닭 종류별로 있더라. 먹고 싶은 거 다 가져와!”
“상추도 있나? 나 상추 좋아하는데.”
“잔뜩 있으니까 걱정 마셔.”
“고기는 내가 굽는다. 다들 손 대지 마.”
서주환은 고기 부심을 부리며 집게를 독점했다. 당연하지만 이견은 없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구워준 고기를 먹어본 경험이 있었다.
그렇게 자리를 세팅하던 중 최미화가 병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밀며 물었다.
“저기… 이거 안에 있던 건데 따로 돈 내야겠지? 한두 병 정도는 내가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나 하려나?”
그때 접시를 나르던 정하연이 말했다.
“아, 미화 언니, 그거 맘대로 마셔도 돼요.”
“…어? 정말?”
“네. 이석찬 걔가 맘대로 마셔도 된다고 했어요.”
“지, 진짜? 혹시 안에 더 비싸 보이는 것도 많던데 그것들도?”
“네. 아예 몇 병 집에 싸가도 돼요.”
“나, 나 술 더 가져올게!”
애주가인 최미화의 눈이 뒤집혔다. 나름대로 큰 결단을 내리고도 가장 값싼 술을 들고 온 것인데 그 많은 술들이 공짜라니! 이제껏 꿈에만 그리던 양주를 맛볼 생각에 그녀의 걸음이 빨라졌다.
최미화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정하연이 서주환에게 말했다.
“미화 언니 술 좋아하나 보다.”
“응, 엄청 좋아하는 편이지. 혼자 곱창집 가서 마시기도 할 정도니까.”
“그래? 주량은? 잘 마셔?”
“소주 세 병 정도는 너끈할 걸?”
“와, 주당이네.”
서주환은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정하연이 의아한 듯 눈을 끔뻑였다.
“갑자기 왜 웃어?”
“아, 주당은 주당인데 한 번 취하면…….”
“취하면?”
“큭큭. 말 안 해줄래. 이따 직접 봐.”
“아, 뭔데. 말하다 말고.”
그리고 한참 고기를 굽고 양주를 마시며 밤이 깊어가던 중.
“너희는 이 새끼한테 어쩌다 따먹혔니?”
최미화가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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