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459화 (45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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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으음... 다음 주부터는 분량을 늘리던가 연재 속도를 높이던가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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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휴재 후 수요일 2편 올라갑니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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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D

하렘 여행

서주환은 짐을 풀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온 물품들을 챙겨서 뒷문으로 나갔다.

“이야. 석찬이 녀석, 별장 좋은 데 지었네.”

문을 열자마자 절경이 펼쳐졌다. 건물 정면만 하더라도 빽빽한 산림이었거늘 탁 트인 풍경이 시야를 확장시켰다. 졸졸 흐르는 냇물과 그 아래로 콸콸 쏟아지는 폭포. 보는 이로 하여금 청량함 기분이 들게 만드는 광경에 서주환은 씩 기분 좋은 웃음을 머금었다.

‘나도 나중에 이런 별장이나 하나 구해볼까?’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오니 공기가 더 맑아진 느낌이었다. 폭포가 시원스럽게 떨어지고 있어서일까. 하늘 높이 뜬 태양이 햇빛을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음에도 맑고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간질였다.

이제야 여행을 왔다는 실감이 나는 것 같아서 그는 흥흥 콧노래를 부르며 사용인들이 세팅해두었을 게 분명한 비치파라솔 근처에 짐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왜 아무도 없어?”

서주환은 문득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가 가장 늦게 객실로 들어갔기에 당연히 여자들이 먼저 나와 있을 줄 알았거늘 정작 계곡에 있는 사람은 그 한 명 뿐이었다.

그는 여자들이란, 하고 고개를 내저었다. 대체 옷 갈아입는 데 뭐가 그리도 오래 걸린단 말인가? 그는 이내 혼자서라도 미리 준비해야겠다며 수박을 들고 계곡물로 들어갔다.

“어으, 차가!”

발을 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느낌에 새된 소리가 절로 나왔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와중에도 계곡물이 얼음골에서 퍼 올린 것처럼 차가웠던 것이다. 문득 콸콸 쏟아지고 있는 폭포 쪽을 돌아보니 시원한 바람이 계곡물을 따라서 불어왔다.

[수면에 비친 햇빛이 반짝거리는 보석 같네요.]

“캬. 루시, 이제 제법 감상적인 말도 자연스러운데?”

[후후. 다 주인님 덕분이죠.]

그렇게 루시와 잡담을 떨면서 수박을 묶은 노끈과 튼튼해 보이는 바위를 엮었다. 그리고 주변에 큼지막한 돌을 쌓아서 공간을 만들고 수박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담갔다.

쏴아아아아─!

시원한 계곡물이 철썩철썩 수박을 때렸다. 튀어 오른 물이 종아리를 넘어서 바짓단을 적셨으나 번거롭단 생각보다 미소가 먼저 나왔다.

“야, 서주환─!”

“환이 오빠아~!”

정하연과 한수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계단 위를 올려다보니 난간 위로 빼꼼 고개를 내민 여자들이 보였다. 서주환은 드디어 비키니를 입은 그녀들과 신명나게 놀겠다는 생각에 얼른 내려와! 하고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은 실망으로 물들고 말았다.

“에게…….”

하나둘씩 계단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 그녀들을 확인한 그는 감탄 대신 탄식을 흘렸다. 단전에서 우러난 탄식에 여자들이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바보. 바다도 아니고 계곡에서 누가 비키니를 입어?”

정하연의 놀림처럼 그녀들은 비키니가 아닌 가벼운 나시나 반팔차림을 하고 있었다. 실망이 역력한 서주환의 표정에 그녀들이 킥킥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꺄하하. 이 오빠 실망한 거 봐!”

“지금 환이 오빠 얼굴 엄청 웃겨. 사진 찍어야징! 그 표정 그대로 있어!”

“쯔쯔. 누가 변태 아니랄까봐.”

그 반응에 서주환은 뚱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 여기에 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밖에 없는데… 비키니 입을 만하지 않나?”

그가 투정부리듯 말하자 혀를 차던 최미화가 픽 웃으며 손가락을 들어 그를 가리켰다.

“그러는 너도 반팔에 반바지 차림이잖아.”

“…얼러리?”

서주환은 새삼스럽게 자신의 복장을 바라봤다. 어째서 자신은 이런 복장이면서 그녀들이 당연하게 비키니를 입을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하지만 이내 그것은 모두 여자들 때문이라며 그가 인상을 구겼다. 여행을 오기 전부터 그녀들이 먼저 비키니 얘기를 꺼내지 않았던가? 특히나 처음부터 함께 하기로 했던 정하연, 유지경, 한수아는 새로운 수영복을 살 거라고 그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서주환은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그녀들을 원망스럽게 바라봤다. 그러자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더욱 커졌다.

깔깔깔깔!

그는 가만히 그 웃음소리를 듣다가 심술이 난 얼굴로 비죽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곤 이러면 어쩔 건데? 하는 생각으로 상의를 훌렁 벗어던졌다. 남자야 딱히 수영복을 입지 않더라도 상의만 벗으면 그만 아니던가?

상의를 탈의한 그는 씩 웃으며 여자들을 쳐다봤다.

“어때, 이제 비키니 고?”

내가 벗었으니까 이제 너희도 비키니를 입어야 되지 않겠느냐. 아니면 나처럼 상의를 훌렁 벗어도 상관없고! 그렇게 뻔뻔한 얼굴로 바라보자 정하연이 빽 소리쳤다.

“뭐래! 갑자기 옷을 왜 벗어, 미친놈아!”

“뭐 어때. 내 몸 한두 번 봐?”

“그, 그래도! 이거 봐, 애들도 싫어하잖아!”

당황한 정하연이 괜히 다른 여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서주환의 눈에는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유지경은 대놓고 침을 흘리며 구경 중이고, 유지경과 함께 뜨거운 눈빛을 보내던 최미화는 정하연의 외침에 그제야 흠칫 딴청을 부리는 중이다.

“우리 오빠 멋있다!”

한수아는 그저 해맑게 웃으며 물개박수를 쳤다.

한편 남다른 바스트의 민가희는 ‘나도 벗어? 벗어?’ 하고 근거 있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배가 보이도록 상의를 들췄고, 옆에 있던 은율이 깜짝 놀란 기색으로 그녀를 말리면서도 볼을 붉히며 서주환을 힐끔거렸다.

여자들을 빙 둘러본 서주환은 씩 입꼬리를 비틀며 능글맞게 어깨를 으쓱였다.

“누가 싫어한다는 거야?”

그에 정하연은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달싹이다가 맘대로 해, 하고 퉁명스럽게 입술을 삐죽였다.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그녀들에게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여섯 쌍의 뜨거운 시선이 꽂혔으나 그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이미 볼 장 다 본 사이에 새삼 뭘 감추겠는가? 오히려 본다고 닳냐는 식으로 가슴을 펴고 그녀들에게 끈적한 눈길을 보냈다.

‘아, 갑자기 흥분되네.’

그는 새삼스럽게 이 현실감 없는 상황에 피가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복장이야 어떻든 간에 아름다운 미녀가 여섯이나 있다. 심지어 모두가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담긴 눈으로 그 하나만 바라보고 있었으니 남자라기보다도 수컷으로서의 본능적인 뿌듯함이 올라왔다.

무더운 여름, 청량한 폭포 떨어지는 계곡 아랫목에서 미녀들과의 한바탕이라.

생각만으로도 흥분되는 상황에 아랫도리가 금세 뻐근해졌다. 안 그래도 ‘몽마신의 축복’을 사용한 터라 정력이 필요 이상으로 넘쳐나는 중이다. 그리고 여자들은 비록 비키니가 아니라지만 허벅지를 훤히 드러날 정도로 짧고 얇은 차림이었다. 특히 정하연은 집에서나 입던 나시와 돌핀팬츠 차림이어서 그의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저건 노리고 입고 온 게 확실하다.’

아닌 척 틱틱대는 정하연이지만 한 번 발동이 걸리면 누구보다 야한 여자다. 서주환이 그녀의 속을 모르겠는가. 저 영특한 여자는 면박을 주면서도 그를 곧잘 유혹했다.

서주환은 확 여기서 해버려? 하는 생각으로 입맛을 다셨다. 지금까지야 여자들 앞에서 나름 매너를 지킨답시고 단둘이 있을 때가 아니면 스킨십을 자제해왔다. 그나마 한수아, 유지경은 먼저 세트로 다가와서 거리낌이 덜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까지 그런 매너를 지킬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여섯 명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이번 여행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짐작을 하고 따라왔을 것이다. 그러니 조금쯤은 평소보다 거칠게 나가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홀로 결론을 내린 서주환은 아주 맛있는 진미를 앞에 둔 것처럼 입술을 핥았다.

“뭐, 뭐야. 저 오빠 표정이 왜 저래?”

“어째 좀 무서운데…….”

“힉. 환이 오빠 눈이 이상해.”

본능적으로 포식자의 욕망을 감지한 여자들이 저마다 몸을 움츠리거나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 중에서도 눈치가 빠른 몇몇은 불룩해진 그의 바지 앞섶을 눈치 채고 얼굴을 붉혔다.

정하연은 주춤거리는 여자들을 보다가 역시 자신이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한 발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서주환! 너, 내가 미리 경고하는데 놀다 말고 허튼짓하면…?”

정하연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안 그래도 그녀의 복장을 눈 여겨 보던 서주환이 앞으로 나선 그녀를 잘됐다 하고 끌어당긴 탓이었다.

“읍?!”

순식간에 입술을 맞추고 파고드는 혀에 정하연이 눈을 찢어져라 크게 떴다. 본능적으로 손을 내밀어 밀치려 해보지만 이미 한 팔을 잡힌 상황. 그녀가 여자치곤 힘이 있는 편이라 해도 작정한 서주환을 밀어낼 수 있을 리 없다. 오히려 상의를 탈의한 그의 탄탄한 가슴근육의 감촉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질 뿐이었다.

서주환은 지켜보는 사람이 민망해질 정도로 농밀하게 혀를 섞었다. 이제는 경지에 달한 그 혀 놀림에 정하연이 변변찮은 저항도 못하고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읍…으읍…흡…우으으……!”

“쪽.”

그는 능수능란하게 입안을 유린하고 과장되게 쪽 소리를 내며 입술을 떼어냈다. 그러자 부끄러움으로 벌게진 정하연이 그의 팔을 꺾으려는 듯 손을 들었다. 왕년에 청소년 유도 대회에서 한 끗발 날리던 손놀림이 신속하게 펼쳐졌다.

하지만 그녀의 손은 허공을 휘젓고 말았다. 평소에는 적당히 당해주고 엄살을 피우는 서주환이었으나 여기까지 와서 그럴 생각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지금 이곳에는 여자가 여섯 명이나 되지 않던가? 본디 사람이란 게 간사한 구석이 있어서 쪽수가 많으면 기세가 올라가는 법이다. 그러니 수적으로 약세인 상황에서 한 번 당해주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정하연의 손을 피해낸 서주환은 도리어 몸을 바짝 붙이고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한테 제일 먼저 했어. 나 잘했지?”

사실은 단지 그녀가 먼저 앞으로 나섰기 때문이었지만.

“뭐, 뭐?”

그 사실을 모르는 정하연으로서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주환은 그런 정하연을 보며 느물느물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더 하고 싶은데 봐준다. 다른 애들이 기다리거든.”

“뭐래, 미친놈이!”

“아니면 여기서 끝까지 할까?”

“꺼, 꺼져!”

“쯔쯔. 지금 나한테 까칠하게 굴어서 좋을 게 없을 텐데.”

그는 손을 들어 정하연의 머리를 툭툭 두드린 후 다른 여자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곤 한 줄 횡대로 늘어서 있는 그녀들에게 한 번씩 입을 맞추었다. 설마 방금 정하연과 키스를 하고 와서 이럴 줄은 몰랐다는 듯 최미화가 휘둥그레 눈을 뜨고, 유지경은 왜 내가 세 번째야! 하고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나도 빨리!”

그리 말한 한수아는 조막만한 키를 커버하기 위해 까치발을 들었다. 이어서 민가희에게도 다가가 키스를 하는데, 바짝 밀착한 그녀에게서 특유의 풍만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설마 노브라인가? 하고 게슴츠레 보니까 그녀는 궁금해요? 하고 옷자락을 팔락팔락 들췄다.

서주환은 몹시 궁금하다는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픽 웃었다.

“이따 확인해볼게.”

“히히. 키스 다음은 내가 먼저야. 그쵸?”

“그건 모르지.”

“아앙! 왜!”

앙탈을 부리는 민가희 다음은 은율이었다. 여자들 중 그와 가장 늦게 만난 은율은 상대적으로 면역이 없는 터라 부끄러운 기색이 완연했다. 제일 먼저 입을 맞춘 정하연보다도 새빨개진 그녀가 우물쭈물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서주환은 그런 은율을 어떻게 달래줄까 하다가 짓궂게 웃었다. 여기서 자신이 사정 봐주며 약하게 나가봐야 부끄러움만 더해질 터다. 여자들이 부끄러움을 타는 만큼 자신이 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뻔뻔해야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지 않겠는가.

그는 씩 웃으며 오리처럼 입술을 내밀고 말했다.

“율이 네가 먼저 맞춰볼래?”

“제, 제가요?”

“응.”

“하지만 다들 보는데…….”

은율의 말대로 이미 한 차례 입맞춤을 끝낸 여자들이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고 있었다. 누군가는 질투가 난다는 얼굴로, 누군가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또 누군가는 저 바람둥이 새끼는 벼락맞아 죽을 거야 하고 살벌한 기색으로 말이다.

사실 서주환도 슬슬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났지만 오히려 더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나 앞에 두고 그거 신경 쓸 정신이 있어? 좀 서운한데.”

하고 말을 뱉자마자 뒤에서 우웩! 이라거나 멘트 졸라 구려! 하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은율에게는 꽤나 유효했던 모양인지 그녀가 부끄러워하면서도 먼저 입술을 맞췄다.

쪽.

가벼운 버드키스만 하고 떨어져나가려는 은율.

당연하게도 서주환이 그걸 그대로 둘 리가 없었다. 뒤로 물려나려는 그녀의 목을 큼지막한 손이 감싸고 끌어당겼다.

“으…으읍. 우…아……!”

이내 스릅, 하고 입맛을 다시며 입술을 떼어낸 서주환은 사람이 많으니 키스하는 것도 참 오래 걸린다 말하며 여자들을 둘러봤다.

“이제 놀아볼까?”

그렇게 씩 웃으며 말하니 각종 다양한 욕설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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