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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페티시가 보여-429화 (42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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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크랭크인

영화 <스토커>에 참여한 연기자들은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두 실력파로 유명한 배우들이다. 더불어 편집, 연출, 미술, 등의 주요 제작진 또한 민선하와 수차례 합을 맞춰본 베테랑이었다. 이 정도 구성원이면 일부러 개판을 치지 않는 이상 망하는 게 이상해 보였다.

그러나 민선하는 반반감독이라 불리게 된 자신의 징크스가 불안했다. 그녀는 번갈아가면서 대박과 쪽박을 오가는 징크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바로 이전 작품은 천만관객이라는 타이틀을 달성했다. 징크스대로라면 이번에는 쪽박을 칠 차례였다.

그래서일까.

촬영 시작도 전부터 사건이 터졌다. 중요한 조연 배우 한 명이 마약유통 현행범으로 구속된 것이다.

급하게 대체할 배우를 찾으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해당 배역이 전체 비중은 낮으면서 연기는 까다로운 데다 살인마라는 불호 이미지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기피요소를 두루 갖춘 배역을 선뜻 하겠다는 베테랑 배우를 찾는 건 무척 힘들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이전 작품에서 대박을 친 반반감독이 찍는 영화라는 점이 배우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오디션을 통해 뽑기로 하고 각 소속사에 공문을 돌렸다. 그리고 선발한 배우가 웹소설 작가 출신인 서주환이었다.

서주환을 본 사람들은 반반감독의 징크스가 여전하다고 수군댔다. 초반부를 견인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에 어째서 저런 무명 신인을 뽑은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흥, 두고 보라지.’

민선하는 인내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사람들의 반응이 바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분위기가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런 사람이 신인이라고?”

“작가 출신이라더니 뭔…….”

“이번 영화 괜찮겠는데?”

불과 하루 만에 서주환을 믿는 사람들이 생겼다. 서주환은 다른 무엇도 아닌 연기력으로 스스로를 증명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막 연기를 마친 서주환을 보며 스태프들이 혀를 내둘렀다.

“서주환 씨는 카메라가 돌기만 하면 사람이 달라지네.”

“어떻게 사람 분위기가 저리 휙휙 바뀌는지 봐도봐도 신기하다니까.”

서주환은 오늘 촬영에서 쾌락살인마의 모습을 처음으로 표현한 참이었다. 이제껏 동네청년처럼 유순한 모습만 보아왔던 사람들은 순식간에 뒤바뀐 분위기를 보고 놀람을 숨기지 못했다.

“민 감독님 별명이 드디어 바뀌겠는 걸.”

“대박 후엔 쪽박. 그게 반반감독의 공식이었는데 말이야.”

쪽박도 그냥 쪽박이 아니다. 손익분기조차 넘기지 못하고 홀딱 망해버린 쪽박이다. 평론가는 물론 관객들의 평가도 바닥을 쳤고 투자자들은 이게 무슨 일이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럴 때마다 민선하는 다음 작품에서 대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영화를 보란 듯 찍어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을 또 귀신같이 말아먹었다.

민선하에겐 자연히 반반감독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번엔 무조건 대박이야! 드디어 오명을 씻어낼 수 있어!’

민선하는 속으로 환호성을 부르짖었다.

오명을 씻어낼 수 있다는 뜻이 무엇이냐. 말인 즉, 다음 작품부터는 투자를 보다 쉽게 받아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흑흑.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민선하는 새삼 지금까지의 고충을 떠올렸다.

사실 오명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었다. 거기서 오는 불편함이 너무나 크다는 게 문제였다.

대박 다음은 쪽박. 쪽박 다음은 대박.

이러한 반복이 공식처럼 굳어지자 투자자는 물론 배우들도 눈치를 보기 바빴다.

쪽박을 친 다음 작품에는 투자자가 먼저 돈 보따리를 들고 찾아왔다. 원하는 작품을 마음대로 찍으라면서 왕처럼 모셨다.

배우들 또한 마찬가지다. 온갖 소속사에서 단역이라도 좋으니 자기네 배우를 출연시켜달라고 청탁을 넣었고, 몸값이 어마어마한 네임드 배우가 먼저 연락해서 배역을 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대박을 친 다음에는?

버선발로 뛰어다녀도 투자자를 구하기가 힘들었다. 당연히 배우도 마찬가지다. 경력이 부족한 배우들이야 눈도장이라도 찍어보겠다고 무조건 출연을 원했지만, 이미 부와 명예를 가진 실력파 배우들은 에둘러 캐스팅을 거절했다.

‘이번에도 채희가 아니었다면 힘들었겠지…….’

김수환과 마영수 같은 실력파 베테랑을 캐스팅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이채희 덕분이었다. 그렇게 이름 있는 배우진을 먼저 섭외하자 투자자들도 슬그머니 간을 보며 발을 걸쳤다. 반반감독이라고 불리는 그녀지만 어쨌거나 천만관객 타이틀을 보유한 감독이었기 때문이다.

‘채희야, 내가 정말정말 사랑해!’

그렇게 꿀이 떨어지는 눈으로 이채희를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누나, 오늘도 고생하셨어요.”

서주환이 다가와 인사했다.

민선하는 함박웃음을 짓고 마주 인사하려다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본 후 조용히 말했다.

“내가 현장에서는 누나라고 부르지 말랬잖아.”

“아.”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현장에서는 위계질서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녀처럼 덩치가 작고 여리여리하게 생긴 여자감독은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과 사를 철저히 구분해야만 했다.

“죄송합니다, 감독님.”

“앞으로는 주의해줘.”

“알겠습니다.”

서주환이 깍듯하게 대답했다.

민선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 딱히 화낸 건 아니거든? 그냥 나랑 채희 입장이 또 달라서 그래. 사적인 자리에서는 편하게 해도 되는 거 알지?”

“…물론이죠, 누나.”

서주환이 한쪽 눈을 찡긋하며 답했다. 그 능청스러운 태도에 민선하는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얘한텐 화를 못 내겠네.’

아마 다른 사람이 현장에서 누나라고 불렀더라면 크게 화를 냈을 것이다. 하지만 서주환에겐 어쩐지 화를 낼 마음이 안 들었다. 오디션 장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느꼈지만 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복덩이라 그런가?’

민선하의 입장에서 서주환은 제 발로 굴러들어온 복덩이였고, 망할 뻔한 영화를 구원해준 마지막 퍼즐이었다. 아직도 마약유통이 터졌을 때를 생각하면 눈앞이 아찔했다.

그게 전화위복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민선하는 멀어져가는 서주환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드는 배우다. 자신이 구상한 캐릭터를 한없이 완벽에 가깝게 표현해주는 배우. 그녀의 안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욕심이 커져갔다.

*

서주환은 종종 이채희의 집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적어도 3일에 한 번은 ‘성교사(性敎師)’의 숙련도 버프를 다시 부여해줘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7월이 지나고 8월이 됐다.

관계를 맺은 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수십 번 넘게 몸을 섞었다. 그러다 보니 이채희에게 새로운 페티시가 생기기도 했다. 무려 두 가지나 말이다.

가장 먼저 생긴 페티시는 당연하게도 마사지 기호증인 Tripsophilia(下)다. 그녀는 서주환의 마사지를 받다가 자연스럽게 섹스로 이어지는 걸 좋아했다.

두 번째 페티시는 수면 기호증인 Somnophilia(下)였다. 그녀는 본인이 잘 때 박히는 것과 서주환이 잘 때 덮치는 것 모두 좋아했다.

“으음.”

서주환은 다소 이른 시간에 일어났다. 그리고 낯선 듯 익숙한 천장을 보고 눈을 끔뻑였다.

‘아, 채희 누나네구나.’

하지만 침대에는 그 혼자뿐이었다. 같은 침대에서 자던 중 이채희가 발로 차는 바람에 손님방으로 도망쳐 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잠버릇이 꽤나 고약했다.

서주환은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하지만 한 번 잠에서 깬 정신은 지나치게 맑았다. ‘수면’ 재능 덕분에 얼마 되지 않는 수면으로도 몸이 완전히 회복됐다.

“좋아, 그냥 채희 누나나 덮치러 가자.”

마침 내일은 촬영을 쉬는 날이다. 좀 괴롭혀도 상관없다는 뜻이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채희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 위에 곤히 자고 있는 이채희가 보였다. 그녀는 팬티 하나만 입은 채 대자로 뻗어있었다. 얼마나 격렬하게 뒤척였는지 커다란 이불이 바닥에 떨어져있었다. 흔히 상상하는 여배우의 품격이라곤 한 톨도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얼굴은 예쁘단 말이지.’

그 뿐인가. 몸매도 끝내준다. 달마다 수백 씩 들여 관리를 받는다더니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고 피부도 아주 탱탱했다.

서주환은 순식간에 속옷까지 모두 벗어던지고 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채희의 엉덩이를 들고 팬티를 쑥 내렸다. 깔끔하게 정리된 음모가 드러났다.

“어디 보자.”

손가락 하나를 펴서 두덩이 사이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끈적거리는 감촉이 느껴졌다. 잠들기 전에 그가 싸지른 정액이었다. 하도 질내사정을 해서 그런지 아직도 미끌거렸다.

‘역시 안이 촉촉하구만.’

이 정도면 바로 넣어도 될 것 같았지만 그 전에 발로 차인 복수를 먼저 하기로 했다.

그는 자고 있는 이채희의 입을 벌리고 자지를 물렸다.

“우으음…….”

그녀가 입을 오물거리며 자지를 빨았다. 그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혹시 깨어있는 건 아닌가 루시에게 확인을 부탁했다.

[자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

본능적으로 빠는 거란 소리였다. 확실히 깨어있을 때보단 훨씬 어설펐다. 그녀는 입을 작게 벌린 탓에 귀두만 간신히 쪽쪽거리고 있었다.

서주환은 ‘여의봉’ 스킬을 사용해서 자지 사이즈를 줄였다. 그러자 이채희의 입안으로 기둥 절반 이상이 들어갔다.

“우음, 쯉, 쮸우웁. 움.”

이채희는 한 번 깊이 잠들면 잘 일어나지 않았다. 그간의 경험으로 파악한 사실이었다.

그는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잡고 허리를 천천히 흔들었다. 중간중간 이에 살짝 걸리긴 했지만 오히려 그게 묘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윽. 일단 한 발.”

사정 직전에 자지를 입 밖으로 꺼냈다. 만에 하나라도 식도나 기도가 막히면 안 되기 때문이다. 대신 그녀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듯 사정했다.

뷰르르르륵! 뷰릇!

자고 있는 이채희의 얼굴과 머리카락이 백탁액으로 뒤덮였다. 눈꺼풀 위에도 적잖은 양이 튀었는데,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꽤나 따가울 것 같았다.

서주환은 굳이 닦아주지 않고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이채희의 다리를 활짝 벌린 후 질구에 귀두를 맞췄다. 감촉이 꽤나 뻑뻑했다.

“엿차.”

그래도 힘을 주니 자지가 점점 들어갔다. 겉만 말라붙었지 질 내부는 촉촉했기 때문이다. 이내 애액과 정액으로 범벅된 질 벽이 수축하며 익숙한 방문자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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