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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페티시가 보여-425화 (42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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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새벽 마사지

이채희네 냉장고에는 방치되어 있는 재료들이 꽤나 다양하다. 서주환은 그 재료들로 얼큰한 찌개를 끓였다. 같이 먹으면 술이 꿀떡꿀떡 넘어가는 마약 같은 잡탕찌개다.

찌개를 한 숟갈 떠먹은 이채희가 호들갑을 떨었다.

“크으으! 이거지! 이게 음식이지!”

한동안 풀떼기만 먹다가 자극적인 칼로리 폭탄을 맛봐서일까. 그녀는 고작 찌개 한 숟갈에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이었다.

“아, 좋다. 주환아, 이 찌개 이름이 뭐야?”

“이름 같은 거 없어요. 대충 이것저것 넣고 끓인 잡탕찌개죠.”

“그래? 그런데 이런 맛이 나와?”

“겨우 이걸로 뭘요. 나중에 촬영 끝나면 제대로 실력발휘 할게요.”

“오올, 좀 멋진데. 요리 잘하는 남자 좋지. 너 누나한테 장가올래?”

“목적은 주방노예죠? 사양할게요.”

“칫. 이래서 눈치 빠른 것들은…….”

“술이나 마셔요. 한 잔 하자면서요?”

“흐흥. 그럴까? 아, 성근이한테는 말하지 않기다?”

앞서 몇 번이나 알겠다고 했음에도 재차 답을 요구하는 이채희다.

서주환은 걱정 말라며 웃었다.

“오늘은 마음껏 먹어요. 요즘 연습량도 많은데 술 한두 병쯤은 괜찮지 않겠어요?”

“내 말이! 성근이는 너무 빡빡하다니까? 자, 어느 걸로 마셔볼까~.”

이채희는 희희낙락한 얼굴로 진열장을 살폈다. 애주가인 그녀의 진열장에는 온갖 종류의 술이 산처럼 쌓여있었다.

서주환은 그 모습을 보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성근이 형 미안.’

축복 덕분에 집 안으로 들어온 마당이다. 아이템을 사용해서 주변에 파파라치가 없는 것도 확인했다. 그로서는 절로 차려진 밥상을 뒤엎을 이유가 없었다.

[성(性)에 관한 강력한 행운이 개입합니다.]

이것 보라. 지금도 축복이 연신 울리고 있는 중이다. 오늘이 날이라는 뜻이리라.

“자, 받아.”

드디어 마실 와인을 선택한 이채희가 잔을 내밀었다. 얼른 받아들자 그녀가 직접 코르크를 따고 와인을 따랐다. 투명한 잔 안에서 붉은 액체가 찰랑인다.

“레드와인이네요?”

“응. 그거 엄청 비싼 술이다?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그러게요. 잡탕찌개에 먹긴 아까운데요?”

“맛있으니까 괜찮아. 그래도 소고기를 좀 사둘 걸 아쉽긴 하네.”

“그것도 촬영 끝나면 먹어요. 맛있게 구워드릴게요.”

“주환이 네가?”

“제가 고기를 또 기가 막히게 잘 굽거든요.”

“오올, 자신감. 그럼 나 엄청 기대한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듯 짓궂은 표정으로 말하는 이채희. 부담스러워서 당황하길 바라는 눈치다.

그러나 서주환은 오히려 기대치를 높였다.

“마음껏 기대하세요. 제가 구운 고기 먹으면 다른 거 못 먹습니다.”

“와,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이제 진짜 기대되기 시작했어. 못 굽기만 해봐라.”

“자신 있으니까 술이나 받아요. 저만 따라주면 어떡해요?”

“아, 땡큐.”

예상대로 이채희는 절제라곤 하나도 없는 모습으로 연신 술을 들이켰다. 두 사람은 소주를 마시듯 빠르게 잔을 비웠고, 어느덧 비싼 와인을 두 병이나 더 마셨다. 거기다 추가로 달콤한 디저트 와인까지.

서주환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이채희를 보며 작게 웃음을 흘렸다.

‘성근이 형이 누나를 감시하는 이유가 있단 말이지.’

29년차 프로니 뭐니 하며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하던 게 무색한 모습이다. 지금 그녀는 완전히 술에 취해있었다.

사람인 이상 뭐든 완벽할 수는 없는 법이라던가.

이채희는 재능과 노력은 물론 연기를 대하는 자세까지 겸비한 최고의 배우였으나 딱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술에 대한 자제력이 절망적으로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배성근이 괜히 그녀를 감시하는 게 아니었다.

어느덧 디저트 와인도 끝을 보였다.

“응? 별로 안 남았네…….”

이채희가 얼마 남지 않은 와인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그리곤 더 마실까 갈등어린 표정으로 시계를 확인했다.

“쩝, 그만 마셔야겠다.”

시간을 보니 오전 다섯 시가 가까워졌다. 오후에 연습을 하려면 슬슬 정리하고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야 한다.

“남은 것만 마시고 치우자. 오늘 오후에 또 연습할 거지?”

“그래야죠. 대본 리딩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요.”

서주환은 그렇게 대답하며 머리를 굴렸다. 술을 마시다가 자연스럽게 마사지를 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 했는데 빠르게 마시다보니 미처 틈이 없었다.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성(性)에 관한 강력한 행운이 개입합니다.]

직후 이채희가 말했다.

“저쪽에 손님방 있으니까 넌 거기서 자.”

“어, 그래도 돼요?”

“그럼 집까지 갔다가 다시 오려고? 시간 아깝잖아.”

“저야 좋죠. 고마워요, 누나.”

아직 기회가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오늘따라 유독 축복이 자주 울렸다. 이 정도면 하라고 등을 떠밀어주는 수준이다.

이채희가 와인병을 들며 말했다.

“받아, 둘이서 딱 한 잔씩 나오겠다.”

“네.”

두 사람은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서주환은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지막 남은 술을 즐겼고, 이채희는 단번에 와인을 넘겼다. 이내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으, 갑자기 확 오르네.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디저트 와인 도수가 높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원래 이 정돈 괜찮았는데.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그럴지도요. 그리고 누나, 지금 근육통 있죠?”

“응. 이번 영화는 긴장감을 줘야 하는 씬이 많아서 몸이 엄청 결리네.”

관객이 긴박함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선 배우도 몸으로 긴장감을 표현해야 한다. 큰 액션이 없더라도 세밀한 표현을 위해 몸을 움직이다보면 근육의 긴장도가 올라가기 마련이었다.

서주환은 얼른 말을 받았다.

“그게 원인 같네요. 근육통 회복하려고 간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렇게 알코올까지 들이부으니까 해독이 느린 거죠.”

“그런가?”

이채희는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주억였다.

그러나 사실은 대충 지껄인 말에 불과했다. 마사지를 권유하기 위해 그럴듯하게 말했을 뿐이다.

그가 마지막 남은 한 모금을 비우고 마사지를 권유하려는 때였다.

[성(性)에 관한 강력한 행운이 개입합니다.]

메시지와 동시에 이채희가 말문을 열었다.

“주환아, 미안한데, 혹시 마사지 좀 해줄 수 있을까? 지금 이대로 자면 내일 못 움직일 것 같아서 그래.”

그가 제의를 할 필요도 없었다.

서주환은 알겠다며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아예 다 떠먹여주는구나.’

밥상만 차려준 게 아니라 입에 넣어주기까지 한다. 이제 씹고 맛보고 삼키는 건 그의 몫이었다.

*

서주환은 빠르게 테이블을 치우고 욕실로 들어갔다. 이채희는 다른 방에서 씻는 중이다.

‘샤워하면서 술 다 깨는 거 아닌가 몰라.’

그럴 가능성을 염려해서 마사지를 받은 후에 씻는 게 어떠냐고 말해봤지만 씨도 안 먹혔다. 그녀는 찝찝해서 안 된겠다며 바로 욕실로 향했다.

서주환은 자신도 이왕 욕실에 들어온 김에 몸을 빡빡 씻고 나왔다. 그리고 이채희가 있는 방으로 가 노크를 했다.

“누나, 들어가도 돼요?”

“어어, 들어와~.”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흰 샤워가운을 걸친 이채희가 보였다. 그녀는 침대에 앉아서 남은 물기를 털어내고 있었다.

‘와, 새삼 예쁘긴 하네.’

화장기 하나 없었음에도 얼굴에서 빛이 나는 듯했다. 괄괄한 성격 때문에 잊곤 하는데, 그녀는 연기력뿐만 아니라 미모로도 정상급 여배우였다.

‘어, 그런데…….’

어째 몸의 굴곡이 또렷하게 보이는 듯했다. 아무리 봐도 가운 하나만 걸친 모습이다.

‘하긴 가운 안에 뭘 껴입는 것도 이상한가.’

이채희가 자세를 고치며 물었다.

“이렇게 엎드려 있으면 되지?”

“아, 네. 저도 올라갈게요.”

서주환은 침대 위로 올라가 자연스럽게 이채희의 몸 위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변명처럼 덧붙였다.

“마사지 전용 침대가 있으면 편할 텐데 아쉽네요.”

어쩔 수 없이 올라탔다는 뜻이다. 실제로 마사지 침대와 달리 퀸 사이즈 침대는 직접 위로 올라가지 않고선 자세를 잡기가 무척 불편했다.

물론 그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말이다.

“누나, 혹시 무거우면 말해요.”

“아냐, 괜찮아.”

그동안 몇 번 마사지를 받아봐서일까. 이채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아예 마사지 침대를 하나 살까? 난 괜찮은데 주환이 네가 불편하잖아.”

“아뇨, 저도 딱히 불편하진 않아요. 오히려 이 자세가 편하죠.”

“그래? 다행이다.”

“네. 그럼 시작할게요.”

“응. 아, 잠깐만.”

잠시 멈춰 달라 말한 그녀가 턱 밑에 대고 있던 팔을 양 옆으로 쭉 빼서 늘어트렸다.

“마사지 받을 땐 이 자세가 제일 편하더라.”

“몇 번 받더니 이제 알아서 편한 자세도 찾네요.”

“응, 익숙해졌나봐. 아으, 엎드리니까 졸리다.”

“어어? 저한테 마사지 시켜놓고 자려는 건 아니죠?”

“아하하. 아니야. 그럴 순 없지. 너도 피곤할 텐데 해주는 거잖아.”

그리 말한 이채희가 눈을 찡긋하며 덧붙였다.

“혹시 도중에 잠들면 내가 소원 하나 들어줄게.”

“그럼 오히려 잠 잘 오는 마사지를 해야겠는데요? 기억해둡니다, 그 말.”

서주환은 대화를 이어가며 이채희의 몸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손안에서 선명하게 느껴지는 촉감.

역시 그녀는 가운 하나만 입고 있었다. 그는 불과 몇 밀리 되지도 않는 천 너머로 이채희의 몸을 주물렀다.

‘만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관리를 참 잘했단 말이야.’

괜히 베테랑 배우가 아니다. 술에 대한 자제력은 처참했지만 전반적인 몸 관리는 참 잘해놓았다. 작품 준비한다고 살을 그렇게 뺐는데도 탄력이 여전하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는 뜻이다.

“누나, 팔 들어보세요. 힘 빼고.”

“응.”

어깨부터 팔을 주무르며 ‘성스러운 손길’의 각종 기운을 불어넣었다. 안정효과로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고, 마사지 효과로 근섬유의 피로를 풀고, 흥분효과로 성욕을 자극했다.

서주환은 손을 점점 아래로 내렸다. 목에서 어깨로, 어깨에서 승모로, 승모에서 등 전반을 자극하다가 가운데 움푹 꺼진 골을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으응…….”

이채희의 입에서 나른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아직 마사지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음에도 묘하게 달뜬 음성이었다.

“아, 흐응.”

“자, 누를 때 숨 뱉으세요.”

겨드랑이 밑쪽을 눌렀다. 엎드리느라 짓눌린 가슴살이 살짝 삐져나온 곳이다. 물론 가운에 감춰져있었지만.

꾸욱!

“흣!”

“네, 그렇게 뱉으시면 돼요. 다시.”

꾸우욱!

“흐읏! 응!”

“…….”

서주환은 어쩐지 이채희의 숨결이 평소보다 야릇하게 느껴졌다.

‘흥분효과가 다른 때보다 빠르게 도는 것 같은데. 취해서 그런 건가?’

등 전반을 엄지로 꾹꾹 누를 때마다 이채희의 몸이 움찔거렸다. 간혹 힘을 좀 세게 주고 누르면 그가 올라타 있는 엉덩이가 작게 들썩이기도 했다.

서주환은 슬쩍 허리를 뒤로 뺐다. 안 그래도 신체접촉을 하고 있는데 야릇한 숨소리까지 들으니 점점 발기가 되는 탓이었다.

‘아, 마음 같아선 당장 넣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 요즘 연기훈련에 매진한다고 며칠 째 섹스는 물론 자위도 하지 않았다. 게다가 축복까지 적용된 상황이라 남아도는 정력 때문에 자지가 터질 것 같았다.

‘참자. 아직 아니야.’

서주환은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했다. 아직 마사지를 시작한지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손길의 효과를 충분히 적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는 등에서 허리로 손을 옮겼다. 이채희의 가느다란 허리가 한손에 잡혔다. 엄지로 허리를 누르며 옆구리를 만지기도 하고 엉치뼈를 자극하기도 했다.

“아윽, 으응.”

“누나, 특별히 아픈 데 있어요? 말해주면 거기 집중적으로 풀어줄게요.”

“아, 그럼 다리 좀 해줄래? 요즘 오래 서있었더니 발이랑 종아리가 아파서.”

“알겠어요.”

서주환은 아래로 내려가서 그녀의 발을 잡았다. 가운으로 가려진 몸과 달리 발은 맨살이다. 피부과에서 관리라도 받는 건지 그녀의 발은 무척 매끈하고 부드러웠다.

‘발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고린내 대신 꽃향기가 맡아졌다. 발가락 사이사이도 꼼꼼하게 씻었나 보다. 그가 유심히 발을 보며 만지작 대자 루시가 말했다.

[핥으시면 안 됩니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주인님은 발 페티시가 있으시니까 혹시 몰라서 한 말이랍니다.]

‘크흠.’

솔직히 허락만 한다면 핥고 싶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그는 발바닥 지압부터 시작해서 발목과 종아리까지 점점 타고 올라가며 주물렀다.

종아리를 꾹 지압했을 때 이채희가 움찔하며 고통을 호소했다.

“윽! 좀 아픈데?”

“종아리가 원래 잘 뭉치는 부위라 그래요. 부종이 잘 생기기도 하고요. 누나, 종아리 스트레칭 같은 거 따로 안 하시죠?”

“그렇긴 한데…….”

“종아리는 제 2의 심장이라고도 불려요. 종아리 근육이 펌프질을 해서 혈류를 위로 보내는 거죠. 그런 중요성에 비해 간과하는 사람이 많지만요.”

이건 대충 지껄인 말이 아니다. 열 명 중 아홉 명의 종아리 근육을 누르면 굉장히 아파할 것이다.

“이렇게 아래에서 위로 눌러줘야 돼요. 조금 아파도 참으세요.”

“알았어.”

“자, 다리 들어주시고요.”

“응.”

자연스럽게 이채희의 다리를 들어 올려 팔에 걸쳤다. 그녀는 여전히 엎드려 있는 상태. 지금 자신이 어떤 모습인지 정확히 모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무방비한 모습을 보일 리 없었다.

‘…보이는 것 같은데?’

다리가 올라감에 따라 가운이 벌어졌다. 그 틈으로 엉덩이 밑살이 보였는데, 그와 함께 다리 사이의 은밀한 곳도 보일 듯 말 듯 드러났다.

침을 꿀꺽 삼킨 서주환은 이내 손을 과감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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