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418화 (418/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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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오디션

본래 목적을 떠올린 서주환이 말했다.

“형, 나 배우 해보려고.”

그리 말하는 서주환의 얼굴에는 긴장감이랄 게 전혀 없었다. 마치 ‘오늘 날씨가 좋네’ 하고 아침 인사를 하는 듯 여상한 말투다.

배성근의 반응이 한 박자 늦은 이유였다.

“…내가 뭘 잘 못 들은 것 같은데, 다시 말해볼래?”

“제대로 들은 거 맞아. 나 배우 해보겠다고.”

다음 순간 배성근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서주환에게 수차례나 의사를 되물은 후에야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잘 생각했다! 내가 주환이 너 진짜 잘 나가는 배우로 키워줄게! 나만 믿어!”

그리 말한 배성근은 곧장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들었다.

“자, 마음 정했으면 당장 계약할까?”

“……?”

서주환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류를 바라봤다. 설마 저게 계약서인가?

배성근이 희희낙락한 얼굴로 설명했다.

“자, 여기 봐봐. 이게 원래 커리어도 없는 신인한테는 이렇게 안 해주거든? 그런데 넌 내가 몇 년 만에 삘 꽂힌 사람이라서 파격적으로 해주는 거야. 원래 업계 표준은 여기 이거 보면…….”

설마가 사실이었다. 이제껏 배성근은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항시 계약서를 챙겨 다녔다. 그는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는 서주환의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일단 대중 인지도부터 올리자. 넌 마스크가 늑대상에 체격도 좋아서 인상이 강렬한 편이거든? 그러니까 몇 번만 얼굴 비추면 금방 인지도 오를 거야. 내 생각엔 안방 시청자가 많은 드라마부터… 마침 나랑 친한 피디님이 조만간 심야 시간대 드라마 하나 들어간다고 했거든? 거기라면 꽤 비중 있는 조연으로… 물론 연기가 돼야겠지만…….”

배성근이 폭주했다.

서주환은 손을 내저으며 그를 진정시켰다.

“형, 잠깐, 잠깐만. 내 말 제대로 들은 거 맞아? 나 전문적으로 계속 하겠다는 게 아니라 1회성이라니까?”

“…….”

배성근은 잠시 움찔했지만 이내 엄지를 척 치켜들며 말했다.

“옛말에 시작이 반이랬다. 그리고 원래 자기 재능 찾으면 그만큼 재밌는 게 없어. 넌 이쪽에 재능 있으니까 무조건이야. 내가 발굴한 배우가 몇 명인데. 암, 백 프로야.”

배성근은 어떻게든 믿음을 주려는 듯 자신의 커리어를 줄줄 늘어놓았다. 주로 지금까지 어떤 배우를 발굴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서주환은 황당하다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점점 흥미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배성근의 입에서 몇몇 알고 있는 배우들의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

“진짜? 그 드라마 여주도 형이 찾아낸 분이었어?”

“그래. 어디 조그만 연극 동아리에서 썩고 있길래 아까워서 데려왔지.”

“영화 선계전에 조연으로 나온 그 분도?”

“걔는 원래 보이그룹 멤버였어. 그런데 인지도가 바닥인 망돌이었고 계약 끝나서 그룹 해체했지. 다시 소규모 기획사에 들어가려는 거 배우 하자고 꼬셔서 데려왔다.”

“아아, 원래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었구나.”

“어, 자기 말로는 어렸을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고 그랬는데… 솔직히 그 노래 실려가지고는 안 될 게 뻔하더라고. 대신 연기에 재능이 보여서 굴렸더니 지금은 나름 인지도 있는 배우가 됐지.”

“결국 가수는 포기했네. 아쉽진 않대?”

“그야 처음엔 아쉬워했지. 갑자기 배우 하라는 말에 떨떠름해 하기도 했고. 그런데 내가 좀 전에 말했잖냐. 사람은 자기 잘 하는 거 하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어. 그래서 걔도 지금은 연기에 진심이고.”

그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나왔다.

공개 오디션을 보러왔던 참가자.

위튜브에서 연기를 콘텐츠로 써먹던 아마추어.

배우가 아니라 연출을 꿈꾸던 대학 동아리 조연출까지.

서주환은 내심 감탄했다.

‘연기 쪽으로는 진짜 안목이 좋구나.’

물론 모든 걸 있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마 그를 혹하게 하기 위해 하는 말이니만큼 어느 정도 과장도 있을 것이고 실패 사례는 말하지 않고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배성근이 연기자를 알아보는 눈은 진짜였다. 항상 ‘위스퍼’에 당해서 허술해 보이는 그였지만 실행력과 안목 하나만큼은 인정할 만했다.

서주환은 가만히 이야기를 듣다가 픽 웃으며 말했다.

“본인이 잘 하는 걸 하면 그것만큼 재밌는 게 없다. 나도 그 말에 동의해.”

“그치? 너도 촬영 한 번 하고 나면 푹 빠질 거라니까. 일회성이란 이야긴 쏙 들어갈 거야.”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형, 혹시 잊은 거 없어?”

“잊은 거?”

배성근이 눈을 끔뻑였다.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배성근이 종종 재수 없다 말하던 그 동작이었다.

“난 연기 말고도 잘 하는 거 많잖아. 엄청.”

“…….”

배성근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렇다. 서주환은 재수 없지만 무척 잘난 놈이었다. 키 크고 잘생긴 건 차치해두고라도 굉장히 잘 나가는 작가였다. 거기에 성유진이 괴물이라고 말할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르기도 했다.

‘맞네. 씹. 이것 때문에 못 꼬시고 있던 거였지.’

워낙 잘 난 놈이라 명확한 이득을 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서주환은 허탈해하는 배성근을 보며 손을 저었다. 질리도록 했던 자기자랑을 또 하기 위해 꺼낸 말이 아니었다. 그저 폭주하는 배성근을 조금 진정시키려 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지금 배우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바로 그였다.

“형,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계약보다도 우선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부탁?”

“어. 좀 전에 형이 나한테 드라마를 추천했잖아. 그런데 난 따로 하고 싶은 게 있거든.”

“하고 싶은 거? 혹시 영화 하고 싶어서 그래?”

“어, 맞아.”

“영화라…….”

배성근이 오묘한 표정으로 되뇌었다.

‘음, 영화도 나쁘지 않지. 당장 찍을만한 작품은 안 보이지만 수소문 좀 해보면…….’

자신이 업계에 아는 사람이 한 둘이던가. 입사도 하기 전인 학창시절부터 현장을 따라다니며 인맥관리를 해온 세월이 10년을 넘어갔다.

그렇게 연락해볼 몇몇 사람을 떠올리고 있을 때였다.

서주환이 상념을 끊었다.

“어제 말한 살인마역. 그거 내가 해보고 싶어.”

“…뭐?”

배성근의 얼굴에 당황이 떠올랐다.

*

서주환과 배성근은 우선 이채희의 집으로 향했다. 생리통에 시달리는 그녀에게서 연락이 온 탓이었다.

“왔구나! 내 진통제……!”

이채희가 꺼멓게 죽어가는 얼굴로 서주환을 반겼다.

“빨리 마사지…!”

“하하… 네, 알겠어요.”

서주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어제 생리통이 나아진 이유를 그의 마사지 덕분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다.

“웬 마사지…?”

배성근만이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기울일 뿐이었다.

잠시 후 이채희가 한결 개운해진 얼굴로 기지개를 켰다.

“아, 이제 좀 살겠다. 그런데 너희 회사에서 뭐 하고 있었어? 주환이만 불렀는데 성근이도 같이 왔네?”

배성근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누님, 어제 스캔들 났는데 오늘 주환이만 부르다니 미쳤어요?”

“어머, 얘 누나한테 말하는 싸가지 봐.”

이채희가 팔짱을 척 끼며 말을 이었다.

“걱정 마셔. 오랜만에 한 번 지랄해줬으니까 다들 좀 사릴 거거든. 알잖아? 난 선 넘으면 진짜 고소해.”

“…아, 예. 그렇죠.”

잘 알고 있다. 오죽하면 여배우 별명 중에 ‘미친개’가 있겠나. 그녀는 눈이 돌아가면 기자고 뭐고 고소해버린다.

“아무튼, 그래서 뭐 하고 있었는데? 별 일 없으면 오늘도 술이나 마실까?”

“누님, 좀 자제하세요. 몸 관리해야죠.”

배성근이 바로 태클을 걸었다.

이채희가 코웃음을 쳤다.

“성근아, 누나 프로야. 배우 짬밥 29년차 프로. 그 정돈 당연히 알아서 하지~ 그리고 지금 일정 다 빠그라졌는데 관리는 무슨 관리? 나 촬영 빨리 들어갈 거라고 해서 급하게 살 빼느라 생리 주기도 바뀌었어! 지금은 오히려 좀 쪄야 정상체중이라고!”

맡은 배역에 어울리게 일부러 수척해 보이도록 몸을 만드느라 생리불순까지 왔다. 그런데 약쟁이 한 놈 때문에 일정이 망가졌다. 이채희는 억울해서 미칠 노릇이었다.

하지만 배성근은 어림없다는 얼굴로 하나씩 반박했다.

“그럼 차라리 밥을 드시던가요. 술로 살을 찌우겠다니 제정신이세요? 그리고 캐스팅 시간 길어지면 뒷부분 먼저 찍을 수도 있는 거 아시잖아요.”

“으윽. 성근이 셧 업! 맞는 말만 골라하지 마!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없는 거야!”

“네네, 닥치겠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술 안 돼요.”

“내 술이야! 내 집이고!”

“예, 저는 누님 매니저고요. 매니저가 담당배우 관리하는 건 당연한 거죠?”

“…성그나아~ 아잉. 내가 예쁜 여배우 소개해줄깡?”

“어디서 귀척을. 서른 중반에 그러고 싶으세요?”

“…죽을래?”

“아무튼 소개는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연예인이랑 이성관계로 얽힐 일은 죽을 때까지 없어요.”

이채희가 뭐라 하든 배성근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그녀는 설득을 포기하고 소파에 축 늘어진 채 투덜거렸다.

“…성근이 안 귀여워. 어렸을 땐 누나누나 하면서 쫄래쫄래 쫓아다니는 게 귀여웠는데.”

“그건 누님이 절 괴롭힌 거… 아무튼 간에 술은 자제하시고, 주환이나 좀 같이 설득해주세요.”

“엥? 무슨 설득?”

“주환이가 드디어 연기를 해보겠다는데…….”

“오오?!”

이채희가 흥미 가득한 얼굴로 서주환을 돌아봤다.

서주환은 난감한 표정으로 웃었다. 의견을 말한 후부터 배성근의 표정이 영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성근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스토커’의 ‘살인마’역을 맡고 싶대요.”

“…뭐?”

이채희의 얼굴이 굳었다.

*

한 시간 전.

‘드디어 주환이가 연기를…!’

배성근은 서주환이 연기자의 길을 걷기를 바랐다. 그에게서 빛나는 재능을 보았고, 그가 성공할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직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주환아, 다른 것부터 해보자. ‘스토커’는 안 돼.”

분명 서주환에게 영화 ‘스토커’에 대해서 말한 것은 배성근이었다. 하지만 그걸 말한 이유는 공석이 된 배역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단지 술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였을 뿐이다.

배성근은 부드럽게 서주환을 타이르고자 했다. 하지만 서주환은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지도, 흥분을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결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배성근은 한참을 좋게 타이르다가 결국 정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 배역은 공석이라고 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

서주환이 탐내고 있는 ‘살인마’는 초반부에 나오고 퇴장하는 역이다. 하지만 분량에 비해 요구되는 연기력이 무척 높은 배역이기도 하다. 초반부를 견인해야 하는 만큼 임팩트가 무척 센 역이기 때문이다.

배성근이 굳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가 너를 너무 띄워줬나 보다. 분명 너한테 재능이 있다고 말했지만, 그 재능이 빛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습과 경험이 필요해. 지금의 넌 아직 아무것도 없는 초심자야.”

재능과 실력은 동의어가 아니다. 충분한 실력을 갖추기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정론이었지만, 서주환에 한해서는 무척이나 답답한 생각이었다.

‘어떻게 설득하지. 시스템을 말할 수도 없고.’

그 뼈를 깎는 노력을 극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게 바로 시스템의 능력이다. 이미 그는 ‘연기’ 재능의 현재등급을 A+까지 올려놨다.

사정을 모르는 배성근은 여전히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었다.

“주환아, 다시 생각해보자. 그건 내가 인맥으로 꽂아줄 수 있는 자리도 아니고, 할 수 있다 해도 그래서는 안 되는 자리야.”

다른 누구도 아닌 이채희가 주연으로 들어간 작품이기 때문이다. 배성근은 최근 이채희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화 초반부 이채희와 대립하는 역에 초보자인 서주환을 꽂아 넣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의견이 대립하는 중 이채희의 연락이 왔었다.

그리고 지금.

이채희가 턱을 괴며 서주환을 지긋이 바라보고 말했다.

“안 그렇게 봤는데, 주환이가 생각보다 양심이 없네? 첫 작품을 빽으로 들어가려고 하다니 말이야.”

이채희의 목소리가 평소와 달리 싸늘했다.

서주환은 눈꼬리를 긁적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음. 일단 그건 좀 오해가 있는데요.”

“무슨 오해~?”

“딱히 빽으로 들어가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정말이다. 애초에 이채희가 사력을 다해 준비하고 있는 작품에 데뷔도 안 한 그가 빽으로 조연을 맡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

“성근이 형이랑 한창 그 얘기 나누던 중에 누나 전화 와서 말이 끊겼거든요?”

“아하, 내 잘못이네?”

“에이, 잘못이라기 보단 타이밍이 조금 안 좋았던 거죠. 아무튼 빽으로 들어가겠다는 건 아니고, 가능하면 오디션을 보고 싶은데요.”

“…오디션?”

“네. 어제 성근이 형이 말했었잖아요. 곧 비공개 오디션 있을 거라고.”

지금 제작사는 공석이 된 ‘살인마’ 역에 어울리는 배우를 급하게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데 연기력이 되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이미 다른 작품에 들어갔거나 한 번 배역을 거절했었다. 그 때문에 제작사 쪽에서는 평소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작은 기획사에까지 비공개 오디션에 대한 전문을 보낸 상태였다.

“아하.”

이채희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그녀가 재밌다는 듯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생전 연기해본 적도 없는 주환이 네가, 일주일 만에 준비해서 오디션을 보고 배역을 따내겠다?”

“네.”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네.”

서주환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고, 이채희의 미소는 더욱 진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다문 배성근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채희의 눈치를 살폈다.

‘주환이 저 녀석 아까부터 왜 저러는 거야! 이 정도로 눈치 없는 놈이 아니었는데?’

지금 서주환의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했다. 일견 배우라는 직업을 우습게 보는 듯하지 않은가.

‘아니, 우습게 보는 게 맞나?’

어쩌면 오해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워낙 평소부터 할 줄 아는 게 많다며 잘난 척을 하던 녀석이 아닌가. 실제로 잘난 것도 맞고, 기본적으로 능글맞은 녀석이어서 농담이라고 받아들여 왔는데 지금은…….

그때 서주환이 말했다.

“아, 누나가 연습을 좀 도와주시면 좋겠는데요.”

놀라울 정도로 뻔뻔한 얼굴이었다.

이채희가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내가 왜에~?”

“그게 누나한테 좋을 테니까요.”

“…너한테 좋은 게 아니라?”

“네, 누나한테 좋을 거예요.”

그리 말한 서주환은 생긋 웃었다.

‘어차피 제대로 설명도 못하는데.’

조금 오해받더라도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를 것이다.

어찌됐든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되는 게 아닌가.

*

일주일 후.

서주환은 오디션 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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