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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수상-소통의 부재
서주환을 비롯한 친인척들은 배정된 좌석을 찾아 앉았다. 한편 이석찬을 비롯한 그의 대학 친구들은 서주환 일행의 바로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서주환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는 듯 물었다.
“좌석 원하는 대로 골라잡았냐?”
“이왕이면 가까운 데가 좋잖음. 별로 어려운 부탁도 아니라 쉬웠지.”
하기야, 친형의 처가가 후원한 공모전이라는데 몇 좌석 골라잡는 게 일이겠는가. 수상내역에 영향을 주는 일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불편을 주는 일도 아니었으니 이 정도는 갑질도 아닐 것이다.
킬킬대던 이석찬이 문득 물었다.
“야, 쭈환. 너 문학공모전 수상 어칼 거임?”
“뭘 어떡해?”
“노벨다이스에 님 수상했다고 걸어도 됨? 필명 다른 걸로 했길래 물어보는 거임. 혹시 안 밝히려고 하나 싶어서.”
“딱히 숨기는 건 아니야. 그냥 웹소설 작가라는 점이 심사할 때 편견어린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해서 그런 거지.”
필명을 바꾸라는 건 김현영 작가의 제자인 우서윤의 조언이었다. 그녀는 현 문학계에는 존경할만한 작가들 못지않게 사고관이 굳어버린 꼰대들도 많다며 그를 걱정했었다.
서주환은 그녀의 조언을 받아들여 공모전 출품작을 평소 쓰던 ‘서환’이라는 필명 대신 부모님의 이름에서 따온 ‘서애필’이라는 필명으로 제출한 것이었다.
“그럼 노벨다이스에 홍보한다? 공동대표 권한으로 성대하게 홍보 때려버린다?”
“잠깐만. 생각해보니까 좀 이상한데? 공동대표라고는 해도 얼굴은 나만 알려져 있잖아. 그런데 사이트에 수상했다고 홍보하면 내 얼굴에 내가 금칠하는 격 아니냐?”
“괜춘. 내 일 아님.”
“야 이… 친구야. 그러지 말자.”
서주환은 욕을 하려다가 옆에 있는 부모님의 눈치를 보고 급히 말을 고쳤다. 암만 그래도 부모님 앞에서 쌍욕을 갈길 수는 없었다.
이석찬이 낄낄거리며 말했다.
“농담임. 내 이름으로 축하문구 띄울게.”
“그것도 좀 이상한데…….”
“괜춘. 적당히 캐시 이벤트 거하게 하면서 축하하면 누가 뭐라 하겠음? 독자들도 같이 좋아해줄 걸.”
“아, 그럼 괜찮겠네. 아니면 기간제 이벤트로 잠깐 내 작품들 무료로 풀던가.”
“오키. 그것도 괜찮을 듯. 문학공모전 대상 작가의 웹소설. 어그로 존나 끌리겠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동안 빈 좌석이 하나 둘씩 채워졌다. 슬슬 수상을 진행할 때가 된 것이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때였다.
“서주환.”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은 단정하게 차려입은 여성이었다.
서주환은 놀란 얼굴로 여자의 이름을 불렀다.
“우서윤?”
“잘 지냈어? 오랜만이네.”
“나야 뭐. 그런데 너…….”
우서윤은 여전히 예뻤다. 그러나 기억하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는데,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이 무척 짧아져 있었다.
서주환은 놀란 티를 내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못 본 새 더 예뻐졌네. 잘 지냈어?”
괜히 티를 내기보단 그냥 칭찬을 하는 게 서로의 마음이 편할 듯했다.
우서윤도 그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작게 웃음을 흘렸다. 한동안 연락도 안 받아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괜찮아보였다.
“풋. 고마워. 어울리는 것 같아?”
“뭔들 안 어울리겠냐. 그보다 오늘 수상이지? 축하해. 너라면 수상할 줄 알았어.”
“고마워. 그런데 너도 수상하니까 여기 온 거잖아. 그리고 내 생각에 대상은 주환이 너일 것 같은데.”
서주환은 말로 대답하는 대신 씩 미소 지었다. 그에 우서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마주 웃었다.
그때 이석찬이 끼어들었다.
“주환아, 이분이 우윤 작가님이셔?”
“누구…?”
서주환은 우서윤에게 이석찬을 소개했다.
“노벨다이스 대표.”
“어? 대표는 너 아니야?”
“공동대표거든. 그리고 난 얼굴마담이고 실질적으론 얘가 대표야.”
“안녕하세요, 작가님. 노벨다이스 공동대표 이석찬이라고 합니다.”
이석찬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는 얼떨떨한 기색으로 손을 맞잡은 우서윤에게 평소답지 않은 말투와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윤 작가님, 저희 사이트에 좋은 작품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가님이 쓰신 ‘덧씌우는 상처’ 저도 재밌게 보고 있어요. 사실 제가 로맨스는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작가님 작품은 타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엮어서 그런지 굉장히 재밌더라고요.”
이석찬의 말에 다른 일행들도 반응했다. 그들은 모두 노벨다이스에 매달 10만 원 단위로 돈을 쓰는 하드독자층이었다.
“헐. 우윤 작가님이세요? 작품 진짜 재밌게 보고 있어요.”
“와아, 작가님 되게 예쁘시다.”
“작가 언니, 전 우리 오빠새끼 소설보다 언니 작품이 더 재밌어요. 완결까지 재밌게 써주세요.”
장덕훈은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우윤 작가의 팬이었다.
“우, 우윤 작가님, 팬입니다. 작중 인물들 심리묘사가 너무 좋아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아, 저도 노벨다이스 공모전에 참가했… 억?!”
“곰탱아, 뒤질래? 어디다 한눈팔아.”
서주희가 장덕훈의 뒷덜미를 잡아채며 자리에 앉혔다.
우서윤은 예상치도 못한 반응에 당황했다.
“아, 아니에요. 저야말로 부족한 작품을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해요. 다들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녀는 연신 쏟아진 칭찬이 부끄러운 듯 손을 내저었다.
이석찬은 씩 웃으며 말했다.
“하하. 그걸 제가 뽑았나요. 작가님이 잘 쓰셔서 된 거죠. 아시다시피 이번 공모전은 별개의 내부 심사 없이 오로지 조회수로만 선정된 거니까요. 제 친구들 반응 좀 보세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작가님.”
“아, 네. 정도 잘 부탁드려요.”
“이건 제 명함입니다. 혹시 궁금한 게 생기시면 저한테 바로 연락 주셔도 됩니다. 아, 그리고 문학공모전 수상도 축하드립니다.”
“네, 네에. 감사합니다.”
이석찬에게 꾸벅 고개를 숙인 우서윤은 서주환에게도 눈인사를 했다. 더 이상 그 눈에 미련은 없어보였다.
서주환은 내심 다행이라며 그녀를 배웅한 후 이석찬을 돌아봤다. 그리고 헛웃음을 치며 놀리듯 말했다.
“썩창, 비즈니스 모드 뭐야. 서윤이한테 반하기라도 했냐?”
놀란 건 그뿐만이 아닌 듯 정하연을 비롯한 일행들도 한 마디씩 거들었다.
“이석찬 안면 갈아엎는 거 개소름.”
“난 이 오빠 귀신 씌인 줄.”
“형님, 좀 낯섭니다.”
“저 오빠가 젠틀한 척하니까 속이 안 좋아.”
“나두…….”
평소 모습과 얼마나 괴리감이 컸는지 한수아마저도 동의를 표할 정도였다.
이석찬은 콧방귀를 뀌며 킬킬댔다.
“우리 사이트 대박 작가님인데 니들이랑 같이 취급하리? 너희는 나중에 어차피 다 내 밑으로 들어올 것들인데.”
“뭐야? 들어가긴 누가 네 밑으로 들어가?”
“헐, 이 오빠 말하는 거 봐. 진짜 재수 없어.”
그 반응에 이석찬이 팔짱을 끼우며 거들먹댔다.
“어쭈. 너희 나중에 우리 회사 안 올 거임? 특히 정하연이랑 유지경. 니들은 나중에 출판사에 취직할 거라면서? 우리 회사 직원복지 개 좋다? 월급 앵간한 중견기업보다 많이 줌. 그런 회사에 경력 없어도 지인 특혜로 뽑아준다는 걸 걷어차려고?”
“…….”
일행은 입을 닥쳤다.
유지경은 지금 위튜브 편집자로 일하고 있었지만 언젠가 출판사에 입사하여 작가들을 발굴하는 게 꿈이었고, 장덕훈은 편집자가 아닌 작가였지만 이래저래 이석찬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메롱. 난 방송할 거지롱. 석찬이 오빠 바보.”
“난 수아 위튜브 편집자지롱. 소설 편집엔 관심 없거든?”
걸릴 것 없는 두 꼬맹이가 까불었다.
이석찬은 가소롭다는 듯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수아 너 지금 소속된 MCN 누가 소개시켜줬지? 그쪽 사장이 내 지인인 건 앎?”
“우으윽. 갑질 싫어…….”
한수아가 침몰했다.
이석찬은 서주희를 돌아봤다.
“서주희 너는… 알아서 하셈. 덕훈이랑 놀면 됨.”
“내 남친 괴롭히지 마!”
“어쭈? 진짜 괴롭히는 게 뭔지 보여줘?”
“이건 횡포야…….”
이석찬은 킬킬대며 재벌 3세의 갑질로 일행들을 모두 닥치게 만들었다. 물론 전부 장난이었을 따름이지만.
그 장난에도 굴하지 않는 여자가 있었다. 정하연이 희고 기다란 중지를 곧게 펴들었다.
“지랄. 난 노벨다이스 안 갈 건데? 너한테 빚진 것도 없어.”
“엉?”
예상 못한 답에 이석찬이 눈을 끔뻑였다. 가만히 불구경을 하던 서주환도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
“하연이 너 졸업하고 노벨다이스 안 오려고? 나중에 출판사에 취직할 거라면서?”
정하연과는 언젠가 졸업 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당시의 그녀는 노벨다이스에 취직하겠다고 했었다.
“어? 아, 그게… 조금 고민하고 있는 게 있거든.”
정하연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치직, 하는 소리와 함께 안내방송이 들렸다.
- 아아, 곧 수상식을 시작할 예정이니 모두 자리에 착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앗. 조금 있으면 시작한대! 얼른 앞에 봐.”
정하연은 얼른 말을 얼버무렸다.
“어? 하연아, 야. 정하연.”
“아하하. 나중에 알려줄게, 나중에.”
“나중에 언제?”
“나~중에.”
“…꼭 알려주기다?”
서주환은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쓰읍. 저번엔 분명 편집자 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뭔가 다른 목표가 생기기라도 한 걸까. 그렇다면 왜 이제까지 아무 말도 해주지 않은 걸까.
‘지금도 쉽게 알려줄 것 같진 않고.’
때가 되면 말해주려나.
서주환은 좀 더 정하연에게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아니, 비단 정하연만이 아닌 다른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이미 마음을 준 여자들은 단순히 섹스만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게 아니었으니. 그는 이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
수상자들이 하나둘씩 단상 위로 올라갔다.
어느덧 남은 상은 하나였다.
- 대상, 소통의 부재. 서애필 작가님, 단상 위로 올라와 주십시오.
서주환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세를 정돈했다. 자랑스럽다는 듯 바라보는 친인척들과 친구들의 시선 속에서 걸음을 옮겼다.
“여보, 우리 아들이 진짜 대상을 탔어요. 어떡해요. 해준 것도 없는데 혼자 저렇게…….”
“크흠. 누구 아들인데 그럼.”
“암. 내 손주지.”
“제 아들입니다.”
“그러니까 내 손주라는 게지.”
그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웃지 않으려 무진 애를 써야 했다. 하여간 똑 닮은 부자지간이 아니고 무언지.
- 수상자의 소감이 있겠습니다.
서주환은 마이크를 넘겨받고 미리 준비한 소감을 말했다.
“‘소통의 부재’는 제가 아는 한 가족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입니다.”
그 말에 객석에 앉아있던 서정호 일가가 흠칫하며 그를 주목했다.
서주환은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그들을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당연하지만 그는 서정호네 가족을 직접적으로 언급할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다시 화목해졌다지만 위태로웠던 가정의 불화가 뭐 좋은 일이라고 언급할까.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불화를 겪고 있던 한 가족이 올바른 소통을 하며 다시금 이어지는 과정을 글로 표현할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썼고요. 다만, 글을 쓰는 중에 든 한 가지 생각이 세부적인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그는 소통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과연 ‘소통의 부재’는 서정호의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걸까. 오히려 이 글을 쓰는 ‘나’야말로 누구와도 소통하지 않고 살아오지 않았던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글을 쓰는 저 자신부터 그런 문제를 안고 있었더군요. 꼭 겉으로 드러난 불화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한때 스스로를 참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불행하게 만들뿐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감정을 가족들과 나누어봐야 아픔을 배가시킨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불행. 정말이지 지긋지긋한 단어다.
나는 어떤 일을 해도 잘 되는 법이 없었다. 무엇을 하든 전부 틀어졌고,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항상 커다란 사건만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크기에 상관없이 온갖 자잘한 불운들은 언제나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불운들이 나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저는 힘든 일이 있어도 말을 하지 않았고, 눈을 감았고, 귀를 닫았었습니다. 가족은 물론 누구와도 제대로 소통하는 일 없이 제 안에서 스스로 이야기를 완결 지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얘기해봤자 소용없다고 여겼거든요.”
얘기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었으니까.
슬픔을 나누어도 덜어지는 게 아니라 전염이 될 뿐이라고 여겼으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소통의 부재. 제가 말을 하지 않았기에 누구도 알 수 없었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게 저를 더 아프게 만들었어요.”
그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나에게 닥쳤던 ‘불행’은 단순히 운의 유무가 아니었다. 연속된 불운으로 자존감이 낮아졌고, 무엇이든 내 탓을 하게 됐고, 소통을 하지 않게 됐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만 생각하며 살았었다.
[한수아의 죽음. 그녀가 죽은 것 자체는 주인님 탓이 아니었지요.]
살인마는 이번 생에도 같은 시기에 같은 장소에 나타났다. 내가 한수아와 함께 콘서트를 다녀오지 않았으면 그녀는 또다시 살인마를 만나 팔과 다리를 잘렸을 것이다. 이번 생에는 분명 ‘불행’이 사라졌음에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뻔했다.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한수아의 죽음은, ‘나의 불행’ 때문이 아님을 의미했다.
[하지만 회귀 전의 주인님은 스스로를 탓했지요. 한수아가 자살한 것이 자신 때문이라고 여겼어요.]
왜냐면 나는 지독하게 운이 없었고, 그저 불행을 옮기고 다니는 사람이라고만 여겼으니까. 한수아 또한 내 불행이 전염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인님의 가장 큰 불행은 한수아를 죽게 만든 게 아니라 한수아가 자신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주변의 모든 안 좋은 일들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다가오는 인연조차 밀어내고 변화할 수 있는 기회의 끈을 잘라냈다. 분명 회귀 전에도 정하연은, 이석찬은, 장덕훈은, 유지경은… 가족들은 나에게 손을 내밀었었는데. 달라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나 자신을 상처내기 바빠서, 더 상처입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끊어냈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제가 쓴 소통의 부재의 마지막 목차는 ‘소통의 매개’입니다. 늦둥이 ‘행복이’는 소통의 매개가 되어 가족들을 다시 연결해주었지요. 그리고 저에게도 행복이 같은 매개가 생겼습니다.”
[후후. 저를 말하는 건가요?]
서주환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객석에 앉아 울고 있는 어머니와 아버지, 밉살맞은 친동생에게 죄송함과 감사함을 담아 목례했다.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인척들과 소중한 친구들을 향해 미소 지었다.
“우리는 누구나 소통의 부재를 겪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동시에. 부재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제게 깨닫게 해준, 이 글을 쓸 수 있도록 해준 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그렇게 5분가량의 소감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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