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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페티시가 보여-375화 (37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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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하렘물에서 빠지면 섭섭한 '내가 선물이야' 클리셰!

과연 두 여자는 누구일까요?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생일

두 여자가 찾아온 것은 새벽녘 동이 틀 무렵이었다.

새벽부터 글을 쓰고 있던 서주환은 난데없이 울린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었다.

“이 시간에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오늘은 운동 쉬기로 했는데.”

그가 의아한 투로 묻자 후드티를 입은 작달만한 여자가 까치발로 품에 안겼다.

“헤헤. 환이 오빠한테 선물 주러 왔어.”

“앗. 야, 한수아 너 치사하게!”

질투심 많은 너구리가 한수아의 후드 모자를 잡고 떼어내려 했다. 그에 한수아는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몸을 바동거렸다.

“이, 이거 놔아!”

서주환은 픽 웃으며 두 사람을 집 안으로 들였다.

“좀 안길 수도 있지! 내 오빤데!”

“내 주인님이거든?”

들어오면서도 티격태격 하는 두 여자. 한 시도 쉬지 않고 다투면서 항상 꼭 붙어 다니는 걸 보면 참 사이가 좋았다.

‘원래는 주희랑 저러고 다녔는데.’

안타깝게도 서주희는 최근 장덕훈과 열애 중이다.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된 두 사람은 닭살 커플의 행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덕분에 한수아와 유지경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흥. 주인님이라는 건 지경이 네가 환이 오빠 노예라는 거지? 나는 오빠 와이프 할 거니까 내가 더 위네.”

“뭐야? 누구 맘대로 네가 와이프야?”

“내 맘대로다! 메롱!”

같은 소동물 계열이라 만만한 걸까. 서주희와 함께 다닐 때는 주로 당하고 사는 쪽이었는데 유지경에게는 제법 까불거릴 줄 아는 한수아다.

“요 꼬맹이가!”

“꺄악! 미, 미안해! 잘못했어!”

음. 금세 꼬리를 마는 걸 보면 마냥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키는 유지경이나 서주희나 똑같았지. 지지 않으려고 하는 건 그저 한 남자를 두고 좋아하는 경쟁자여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서주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유지경의 배 아래로 팔을 둘렀다.

“그만해, 너구리.”

번쩍 들어 옆구리에 끼우자 너구리가 쌀 포대처럼 대롱대롱 매달렸다. 도대체 누가 누구더러 꼬맹이라고 하는 건지.

[쿡쿡. 뭐든 상대적인 것이니까요.]

루시가 우습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평균보다 작은 157cm인 유지경이라도 149cm인 한수아에 비하면 장신이라고 할 수 있었으니.

서주환은 속으로 놀리듯 말했다.

‘너 그러다 나중에 사람 됐을 때 키 작으면 어쩌려고?’

[흠흠. 저는 평균 키보다 높게 설정… 아니, 그보다 제가 사람이 되면 주인님께 폐가 된다니까요. 무척 고생하실 겁니다.]

‘몇 번이나 괜찮다고 말했지? 대체 무슨 고생인지는 몰라도 두고 보자.’

[휴우. 자세히 말할 수 없는 게 답답하군요.]

‘아무튼, 그렇게 말하는 거 보니까 키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나 보네? 혹시 다른 외형적인 부분도 가능한 거야?’

[맞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으음. 제한이 걸려있네요. 아무튼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서주환은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기회를 살펴 뭔가를 알아내려고 하면 꼭 시스템이 방해를 해댔다.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과 조건에 제한이 있는 건가.’

반면 방법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는 제한이 없는 걸 보아하니 미리 알고 준비할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인 듯했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자니 유지경이 뚱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언제까지 들고 있을 거야?”

“아, 미안.”

번쩍 들고 있던 유지경을 내려주었다. 바닥에 내려선 그녀가 힘줄이 돋아난 서주환의 팔을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렸다.

“무슨 생각을 하길래 사람을 들고서 멍하니 있어. 무겁지도 않아?”

“별로? 지경이 네 살이 너무 많이 빠졌나보다.”

“내가 좀 날씬해지긴 했지. 흐흫.”

만족스럽게 웃은 유지경이 상의를 들어 올리며 제 배를 통통 두드렸다. 군살이 사라진 배가 보기 좋은 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나름 만지는 맛이 있었는데 아쉽네.’

왜 여자들은 뱃살을 싫어하는 걸까. 뽈록 튀어나온 살이 얼마나 귀여운데.

그때 한수아가 뒤에서 유지경의 옷을 잡고 내리더니 귓속말로 무어라 속삭였다.

“아.”

유지경의 표정이 아차 실수했다는 기색으로 물들었다. 무슨 대화를 하는 건지 이쪽의 눈치를 살핀다.

서주환은 눈을 끔뻑거리다가 문득 물었다.

“그러고 보니 선물 가져왔다고 했지? 뭐길래 새벽부터 찾아왔어?”

얼른 꺼내보라는 뜻으로 슬쩍 손을 내밀었다.

순간, 유지경과 한수아가 서로를 돌아보더니 히죽 웃으며 말했다.

“오빠,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가져올게!”

“?”

두 사람이 그를 방 안에 내버려두고 거실로 달아났다. 그리고 잠시간 밖에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이내 소리가 멈추고, 얼마 안 있어 방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울렸다.

똑똑.

“환이 오빠, 방 안에 있지?”

“응.”

“주인님, 우리 지금 들어갈 거니까 눈 감고 있어!”

“? 알았어.”

서주환은 두 사람의 말대로 눈을 감았다. 이내 방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들어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오빠, 이제 눈 떠도 돼.”

살며시 눈을 떴다.

그는 눈앞에 선 두 여자를 보고 헛웃음을 흘렸다.

“짜잔! 우리가 생일선물이지롱!”

“오늘만 특별 서비스야. 어때, 마음에 들어?”

한수아와 유지경은 나체에 각기 빨갛고 노란 천을 두르고 있었다. 폭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되는 천으로 간신히 중요부위만 가린 그녀들은 가슴 중앙에 리본 매듭을 지었다.

서주환은 잇사이로 끅끅거리는 웃음을 흘렸다. 눈을 감으라고 했을 때부터 설마 싶었는데 정말 이런 꼴로 눈앞에 서 있을 줄이야.

“이거 때문에 새벽부터 찾아온 거야?”

그 질문에 유지경이 뚱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뭐야, 그 반응은? 마음에 안 들어?”

“치이. 우리 그냥 돌아가버린다?”

한수아도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라는 듯 짐짓 몸을 돌리는 시늉을 했다. 그에 미처 가려지지 않은 엉덩이 사이로 음부가 보였다.

서주환은 손을 뻗어서 두 사람을 침대 위로 끌어당겼다.

“꺅!?”

“깜짝이야!”

그는 침대에 몸을 누이며 두 사람을 품에 끌어안았다. 다소 까슬까슬한 리본의 감촉과 부드러운 살결이 동시에 느껴졌다.

서주환은 양팔로 두 여자를 단단히 붙들고 볼에 입을 맞춰주었다.

“당연히 마음에 들지. 너무 놀라서 그랬던 거야.”

“놀랐어?”

“그럼.”

“히히. 성공이네. 아까 지경이가 옷 들어올리는 바람에 들키는 줄 알고 얼마나 놀랬는데.”

“응?”

“매듭을 집에서 미리 묶고 왔거든.”

“다 풀어져서 다시 고쳐 맸지만.”

밖이 왜 이리 부산스럽나 했더니 리본을 고쳐 매느라 그랬던 것이었다.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웃다가 두 사람을 보고 말했다.

“그래서, 이 다음은? 설마 이렇게 보여주고 끝낼 생각은 아니겠지?”

그가 지그시 바라보자 두 여자의 얼굴이 붉어졌다.

한수아는 민망하게 웃으며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고 유지경은 시선을 피하며 입술에 침을 발랐다.

“그야… 우리도 어느 정도 각오는 했는데.”

“헤헤. 오늘은 환이 오빠 마음대로 다 해도 돼.”

“헉. 야, 한수아! 그렇게 말하면…!”

유지경이 기겁한 소리를 냈다.

하지만 서주환은 이미 짓궂은 미소를 매단 채 옷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오케이. 지금부터 내 ‘마음대로’ 한다? 너희 오늘 하루는 집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

유지경의 눈동자가 두려움으로 물들었다.

“하, 하루 종일?”

그제야 자신의 말실수를 깨달은 한수아도 사색이 되었다.

“화, 환이 오빠, 나 과제 있는데?”

“괜찮아. 내일도 주말이잖아.”

“세 개나 있어!”

“걱정 마. 내가 도와줄게.”

한수아의 표정이 울상으로 변했다.

서주환은 양손으로 두 사람의 가슴께에 있는 매듭을 잡았다. 각오를 했다더니 매듭도 풀기 쉽게 만들어놓았다. 끈을 잡고 당기자 스르륵 하고 리본이 몸 아래로 흘러내렸다.

“이건 던져 치워두고.”

서주환은 걸리적거리는 천쪼가리를 침대 밑으로 던져버리고 양팔로 두 사람을 끌어안았다. 그 또한 이미 옷을 벗어던진 상태. 부드러운 여체의 감촉이 몸 전체로 다가왔다.

그는 움찔거리는 두 여인을 두고 음흉하게 웃었다.

‘여러 명이서 하는 건 싫다고 하더니.’

비정상적인 연애관계를 가져온 지도 거의 1년에 가까워졌다. 그동안 한 번쯤 3P를 안 권해봤겠는가. 은근슬쩍 말을 꺼내봤다가 정하연에게는 따귀를 맞을 뻔했고 유지경에게는 경멸의 눈초리를 받았었다. 앞의 두 사람이 그러하니 한수아에게는 아예 말도 꺼내지 못했었고.

한데 이게 웬 떡인지, 생일선물이라며 먼저 다가온 상황이다. 당연하게도 그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기회. 가능하면 최대한 즐기리라.

“누구 먼저 할래?”

그 말에 한수아와 유지경이 서로를 돌아봤다.

과연 누가 먼저일까. 경쟁욕구를 드러내며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려나? 지금까지 두 사람의 행동을 돌아보면 먼저 하겠다고 싸우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여자는 그의 생각과 달리 움직였다. 일순간에 의견교환을 마친 둘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주환을 침대에 도로 눕혔다.

“환이 오빠는 가만히 있어.”

“맞아. 우리가 해줄 테니까.”

그리 말한 두 사람은 상체와 하체를 분담해서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한수아는 그와 키스하며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간질였고, 유지경은 밑으로 내려와 어느새 발기한 쥬지에 입술을 맞췄다.

‘오빠는 정력 괴물이니까.’

‘넣기 전에 몇 발은 빼놔야 돼.’

분명 서주환은 말했다. 오늘 하루는 밖에 나갈 생각하지 말라고. 정말로 하루 종일 하겠다는 뜻이다. 그의 정력을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으로서는 협력하지 않고서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지금 그녀들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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