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370화 (3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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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D

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야심한 밤, 국내 최대 규모의 댄스 스튜디오 텐밀리언의 한 연습실. 그 안에서는 한 쌍의 남녀가 역동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DOOM! DOOM!

멜로디 사이로 스며든 드럼 비트가 박자를 일정한 간격으로 쪼갰다. 남녀는 90중반 정도의 BPM(*음악의 속도) 속에서 마치 거울 앞에 마주선 사람처럼 똑같이 움직였다. 누군가 두 사람을 보면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벽한 호흡이었다.

그래서 여자, 도유이는 춤을 추면서도 황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와 이 곡의 안무 연습을 시작한 것이 불과 삼십 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천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그녀 자신도 재능 있단 소리를 숱하게 들어왔고 그 재능 때문에 다른 댄서들의 질투도 받아봤다. 하지만 이 남자, 서주환이 보이는 재능은 그녀와도 비교를 불허했다.

“여, 여기까지. 잘했어, 오빠.”

움직임을 멈춘 도이유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주환은 손발을 털어내며 재밌었다는 듯 씩 웃었다.

“비피엠이 별로 안 빨라서 그런가? 안무가 꽤 쉬운 편이네.”

“…….”

도유이는 어이가 없어서 차마 대답을 하지 못했다.

‘비피엠이 안 빨라서 안무가 쉽다고? 아니, 아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전의 곡 ‘Body’는 유명한 힙합 곡으로 국내 ‘래칫(Ratchet)’ 장르의 대표적인 음악 중 하나다. 그리고 래칫 장르는 보통 BPM 90 중후반의 속도로 리듬과 멜로디가 단조롭고 미니멀한 느낌이 특징이었으므로 서주환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반대로 단조롭고 미니멀하기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아내기 어려운 게 래칫이란 장르였다. 그 안에서 자유자재로 그루브를 만들고 움직일 수 있는 건 숙련된 댄서들이나 가능하지 않을까.

한데 서주환은 고작 서너 번의 시범만 보고 음악을 제 것으로 만들었다. 원곡의 안무를 거의 완벽에 가깝도록 따라 춘 것은 물론 자신의 신체적 특징을 고려해 몸의 라인을 제대로 살린 것이다.

“하하…….”

사람이 정도 이상으로 어이가 없으면 웃음이 나오는구나. 도유이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고는 이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알고 있었는데 뭘.’

서주환과 개인 레슨을 진행한 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그동안 기술을 보여주는 족족 흡수하는 모습에 얼마나 놀랐던가. 애초에 이 정도 실력이 없었으면 도움을 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도유이는 땀을 닦아내고 바닥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방금 게 Body의 원 안무야. 그리고 이제부터 우리가 해야 할 건 이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창작 내지는 변형하는 거야.”

“하이라이트만?”

“일단은 그래.”

“흠. 추는 건 몰라도 안무 짜는 건 자신 없는데.”

그리 말한 서주환은 새삼 자신이 지닌 재능 목록을 살펴봤다.

‘많긴 한데 딱히 도움 될 만한 건 안 보이네.’

그가 원래 지니고 있던 재능과 지금까지 관계를 가진 여성들로부터 얻은 재능의 수는 총 스무 개. 그 중 춤을 추는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은 춤과 손재주, 발재간 정도였다. 그나마도 안무를 창작, 변형하는 데는 거의 쓸모가 없을 듯했고 말이다.

‘상상 재능도 큰 도움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은데.’

하루에 한 시간 사용가능한 상상의 특수능력 ‘영감의 시간’은 사용자의 감성, 오성, 심상 능력을 증가시켜준다. 그러나 여기엔 ‘능력의 증가폭은 사용자의 경험과 지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그간 서주환이 사기적인 재능으로 일취월장 했다지만 전문가에 비하면 그 경험과 지식은 미비한 수준이다. 특수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도유이는 그런 서주환을 보고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오빠, 무슨 헛소리야? 설마 내가 오빠한테 안무 창작을 부탁할까봐?”

“응? 도와달라면서?”

“참나.”

코웃음을 친 도유이가 말을 이었다.

“오빠가 아무리 배우는 게 빨라도 벌써 창작까지 잘하면 사기지. 애초에 내가 오빠한테 부탁한 건 그냥 같이 춤이나 춰달라는 거였거든? 말하자면 신경안정제 같은 거라고.”

“아하. 신경안정제.”

“말했잖아. 오빠랑 같이 춤추면 긴장이 덜 된다고. 내가 오빠한테 바라는 건 그거 하나야. 안무는 내가 알아서 짤 테니까 걱정 할 필요 없어.”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도유이.

서주환은 그녀의 머리에 딱밤을 튕겨줬다.

“악! 뭐, 뭐야? 왜 때려!”

“아니, 왠지 말투가 건방져서.”

“내가 뭘!?”

“어허. 지금 소리친 거야? 도와달라는 사람이 목소리를 높여?”

“이씨! 비겁하게!”

도유이가 부들부들 댔다. 그 모습을 본 서주환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왜인지 몰라도 그는 기가 센 여자들을 보면 놀려먹고 싶은 마음이 불쑥 솟아오르곤 했다.

[그러고 보니 민가희나 한수아한테는 비교적 친절하시죠.]

‘그야 두 사람은 안 까불잖아.’

민가희와 한수아는 그가 짓궂은 장난을 쳐도 오히려 좋다고 달라붙어서 애교를 부린다. 암만 새디스트 기질이 있는 그라도 그런 두 사람을 괴롭히진 않았다.

반면 도유이처럼 툭 하면 건방을 떨거나 튀어 오르는 유형은 장난을 걸기가 좋았다. 지금만 해도 그가 실실 웃으며 쳐다보니 보기 좋게 부들대지 않는가. 하여간 놀리는 맛이 있는 녀석이었다. 물론 심하게 장난을 쳤다가 울기라도 하면 곤란해지기에 적당히 조절을 하지만 말이다.

서주환은 바닥에 앉은 도유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일어나.”

“…병 주고 약 줘? 오빠, 성격 되게 이상한 거 알아?”

불만스레 노려보며 말하는 도유이.

서주환은 피실피실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내가 언제 병씩이나 줬다고 그래. 그보다 빨리 안무나 가르쳐주시죠, 선생님.”

“하, 진짜, 후. 그래, 내가 참는다.”

도유이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하며 손을 맞잡고 일어났다. 이내 자세를 정돈한 그녀는 생각해둔 게 있는지 이야기를 풀어놨다.

“난 춤이라면 장르 가리지 않고 하는 편이지만 주특기는 스트릿댄스야.”

“응. 작년에 학교 축제에서도 비보잉 했었지?”

“그건 잠깐 응용한 거고, 비보잉보단 팝핑이랑 크럼프를 더 좋아하는 편이야. 그래서 이번 안무도 그 두 개를 위주로 변형할 거고.”

“오, 팝핑. 안 그래도 한 번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어. 관절꺾기 춤으로 유명한 그거 맞지? 각기라고도 부르잖아.”

그 말에 도유이가 인상을 썼다. 미간을 잔뜩 찌푸린 그녀가 양손으로 X자를 만들며 말했다.

“오빠, 앞으로 어디 가서 아는 척한다고 각기라는 말 절대 쓰지 마.”

“어, 어어. 그래.”

거의 혐오하다시피 말하는 기색에 서주환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도유이가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사실 각기라는 말 자체가 잘못된 거야. 팝핑은 절대 관절을 꺾는 춤이 아니거든. 그런 식으로 추면 관절 나가고 척추 무너져. 관절꺾기니 각기니 하는 말은 매스컴에서 잘못 알려진 거야.”

“그래? 처음 알았네.”

서주환은 그간 춤을 배우긴 했지만 일부 몇몇 기술을 제외하면 방송댄스 위주의 춤을 실전으로 배우다보니 전반적인 지식이 모자랐다. 클래스를 한 번에 여러 단계 건너 뛴 부작용이기도 했다.

도유이가 말을 이었다.

“팝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박자에 맞춰서 쉴 새 없이 몸을 튕기는 건데, 그때마다 관절을 꺾어대면 어떻게 될 것 같아? 몇 번만 반복해도 춤출 때마다 온 몸이 삐걱댈걸.”

“으음. 그렇구나.”

“팝의 기본은 근육에 순간적으로 힘을 줬다가 이완시키는 거야. 이렇게.”

도유이가 옆으로 팔을 뻗었다. 조금 전까지도 춤을 췄던지라 간편한 반팔차림 아래로 맨살이 드러났다. 이내 길게 뻗은 팔이 퉁, 하고 튕기며 시선을 끌었다. 이어서 반바지 쭉 뻗은 다리도 마찬가지로 끊어 치는 듯한 느낌을 내며 움직였다.

도유이는 간소하게 몸을 움직이며 연신 말을 이었다.

“수축과 이완을 빠르고 힘 있게 하면서 움직이면 그게 팝이야. 여기서 세부적으로 부갈루, 애니메이션, 로보팅, 웨이브, 터팅, 글라이딩 등이 있고, 그 외에는…….”

한 차례의 강습이 끝나고 서주환은 짝짝 박수를 쳤다.

“오오.”

그가 감탄하며 박수를 치자 도유이가 민망한 얼굴로 말했다.

“저번에도 배운 적 있잖아? 오빠도 이 정돈 할 수 있고.”

서주환은 고개를 저었다.

“난 이론적으론 잘 몰라. 그냥 감각적으로 따라 춘 거였지.”

“아…….”

그제야 도유이는 아차 싶은 기색으로 침음했다.

“그건 내 실수네. 잘한다고 생략한 게 너무 많았어.”

몇 번 보여주면 완벽하게 쫓아오니까 이론적인 디테일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강사로서 하면 안 될 교육이었다.

그런데 막상 그 사실을 깨닫고 나니 더욱 어이가 없었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서주환은 제대로 된 운동 원리도 모른 체 모든 걸 따라했다는 뜻이 아닌가. 잘못된 교육을 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가도 경악스러운 재능에 절로 혀가 내둘러졌다.

도유이는 새삼 놀라고 감탄하는 것도 지쳐서 그냥 고개를 저어버렸다.

“아, 아무튼, 다음은 크럼프에 대해 설명해줄게. 크럼프는 크게 체스트 팝, 암 스윙, 스텀프 등의 기술로 이루어지는데 격렬하고 역동적인 움직임이 특징이야. 이건 이론도 대충 알지? 내가 개인 렌스에서 설명해준 적 있으니까.”

“어, 기본기는 다 알지. 유이 너한테 트릭도 몇 개 배웠었고.”

“지금부터 기본기 외에는 잊어.”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크럼프라는 장르가 씬 안에서도 좀 마이너하거든. 방송댄스라는 게 한 장르만 활용하는 게 아니잖아. 그래서 요소마다 장르간 자연스러운 융합이 중요한데, 크럼프는 역동적이어서 시선을 끌기엔 좋지만 타 장르랑 융합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아. 그래서 요즘은 딱딱한 기본기보단 노래에 맞춰 안무 형식으로… 이건 직접 보는 게 낫겠다.”

도유이는 노래를 세팅하고 직접 몸으로 보여주었다. 그렇게 본격적인 개인 강습이 이루어졌고, 기존 BODY의 안무에서 창작과 변형이 시작되었다.

*

두 사람은 새벽까지 연습실에서 안무의 창작과 변형을 이어갔다. 도유이가 미리 정해놓은 방향이 있었기에 생각보다 진행은 순조로웠다.

탁, 타탁, 쿵!

유연하게 스텝을 밟고 바닥을 세게 찍는다. BODY라는 노래의 이름처럼 몸을 강조하기 위한 동작도 많았다. 팝핑으로 가슴을 튕기고 몸에 웨이브를 넣으며 그루브를 만들었다.

BPM 94의 속도를 가진 BODY는 래칫 장르에 기반을 두어 흥겨우면서도 느긋한 분위기 안에서 섹시한 느낌을 주는 데 포인트가 있다. 적당한 속도감 안에서 그 포인트를 찾아 그루브를 만드는 게 관건인데, 여기서 서주환이 지닌 ‘매혹’ 재능과 ‘페로몬’ 스킬이 빛을 발했다. 춤을 출 때 동작 요소마다 색기가 깃들어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흘러나왔던 것이다.

한바탕 안무를 끝낸 도유이가 함께 춤을 춘 서주환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오빤 진짜 사람 홀리는 건 타고난 것 같다. 덩치는 크면서 무슨 여우 같은… 역시 난봉꾼이라 그런가? 늑대란 말이 딱이네.”

“으이그, 그놈의 난봉꾼 소리는 지겹지도 않냐?”

“사실인데 뭘.”

어쩐지 불만스러운 기색으로 흥, 하고 코웃음을 치는 도유이였다.

서주환은 픽 웃음을 흘리며 다시 노래를 틀었다. 그러자 도유이도 벌떡 일어나선 얼른 자세를 잡았다. 이러니저러니 투덜대도 그녀는 미친 듯 연습을 이어가는 이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DOOM! DOOM!

리듬감 있게 쪼개지는 드럼 비트를 따라 스텝을 밟는다. 하이라이트 부분에 한정해서라지만 제법 형태가 잡혀서 모양새가 살아났다. 아직 하루가 다 지나지도 않은 걸 생각하면 상정했던 것보다 몇 배나 빠른 속도였다.

‘역시, 오빠한테 부탁하길 잘했어.’

도유이는 춤을 추고 있는 이 시간이 즐거워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분명 몇 시간이 이어진 연습에 지쳤건만 여전히 머리는 흥분으로 가득했다. 아드레날린인지 도파민인지가 주체할 수 없이 분비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서주환이 느끼는 기분도 도유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마치 링 위에 서서 스파링을 하는 것 같은 흥분감이 전신을 달궜다. 도유이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이 순간은 흡사 격렬한 섹스를 할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루시는 두 사람이 느끼고 있는 고양감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재능의 상호작용이군요. 주인님이 지닌 ‘춤’과 도유이가 지닌 ‘스트릿댄스’는 범용성과 특화라는 점을 제외하면 같은 재능이라고 봐도 무방하지요.]

탁, 쿵! 타닥!

[물론 같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무조건 일어나는 현상은 아닙니다. 상호작용을 위한 중간 매개체는 주인님이 본래부터 지니고 계시던 ‘교육(A+/A+)’ 재능과 그 특수능력인 ‘성교사(性敎師)’이겠지요.]

발을 구르는 두 사람의 거리는 점차로 가까워졌다. 본래 한 뼘은 더 거리를 둬야하건만 동작을 이어갈수록 몸이 밀착해갔다.

[본래 C+정도였던 도유이의 호감도가 춤을 추는 동안에는 A까지 올라가는군요. 조금 있으면 A+까지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호감도를 고려해도 이 정도의 숙련도 버프는 이상하네요. 제가 보기엔 최대치인 A등급 호감도의 200% 상승치를 한참 넘겼습니다.]

움직임이 뒤섞인다. 이미 두 사람의 움직임은 정해진 안무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서로 충돌하지 않고 노래에 맞춰 움직이는 것은 본능이라고 해야 할까. 재능과 재능이 서로를 높은 단계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시스템 정보를 확인한 루시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감탄성을 냈다.

[아! 직접 가르침에 의한 100%추가 효과가 적용 중이었군요. 도유이만 주인님을 가르치고 있는 게 아니었어요. 그러고 보니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었지요.]

가르치면서 배운다. 그 말이 옳았다. 서주환이 지닌 춤 재능의 현재등급은 A+로 도유이가 지니고 있는 스트릿댄스(B/A+)보다 현저히 높다. 지식과 경험이 부족해 그녀에게 배우고 있었지만 요소마다 그녀를 압도해 나가는 무언가가 있었다.

도유이는 바로 거기에 끌리고 있었다. 높은 잠재등급을 가지고 있는 재능이 ‘성교사’의 숙련도 버프와 ‘교육’ 재능이라는 매개체에 힘입어 순식간에 도약했다.

DOOM!

음악이 끝났다.

정신없이 움직이던 춤꾼의 움직임도 멈췄다.

밀착한 두 사람의 거친 호흡소리가 교차했다.

[사람의 재능이 개화하는 순간은 아름답군요. 도유이의 재능이 방금 B+로 상승했습니다.]

호흡이 가까워졌다.

쪽, 역시 이번에도 먼저 입을 맞춘 건 도유이였다.

서주환은 그녀의 허리를 감으며 입술을 밀착하고 혀를 섞었다. 아직 진정되지 않은 호흡이 서로의 입술 사이를 오가며 열기를 돋웠다.

이내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입술을 떼어낸 서주환이 말했다.

“후우, 유이, 너, 인마. 춤출 때마다 키스하는 버릇 언제 고칠래?”

도유이가 붉어진 얼굴로 답했다.

“오빠한테만 그러는 거거든? 그러니까 안 고쳐도 상관없어.”

이내 다시금 겹쳐진 입술이 서로를 탐닉했다.

새벽 중 텐밀리언의 한 강의실이 음란한 열기와 살색 소리로 물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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