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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엠티
누군가 뒤에 있다는 말에 서주환은 급히 몸을 낮췄다.
“오, 오빠? 왜 그래?”
얼떨결에 함께 몸을 낮춘 유지경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서주환은 흡연부스 너머에 있는 모퉁이를 가리켰다.
“누가 오고 있어.”
“응?”
유지경은 부스 옆으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누군가 대화를 나누며 걸어오고 있었다.
“괜찮아, 여기 사람 없음.”
익숙한 목소리에 익숙한 말투였다.
서주환과 유지경은 서로를 돌아봤다.
“저거 석찬이 놈이지?”
“저 목소리 석찬 오빠지?”
마주본 두 사람의 고개가 다시 돌아갔다. 어느덧 거리가 가까워진 인영의 모습이 또렷해졌다. 예상대로 남자는 이석찬이었고, 그 옆에는 두 사람도 본 적 있는 여자가 함께 있었다.
“누구였더라? 분명 본 적 있는데.”
유지경이 여자를 알아봤다.
“어? 쟤 1학년 앤데.”
“1학년?”
“응. 아현이라고 해. 예뻐서 남자애들한테 인기 많은 애야.”
서주환은 여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얇은 가디건에 와이드 슬랙스를 입은 노란 머리 여자. 날 티가 좀 나긴 하지만 확실히 예쁘게 생기긴 했다.
유지경이 그의 옆구리를 찔렀다.
“이 오빠 봐라? 왜 고개 끄덕여?”
“지경이 네 말대로 예쁘게 생겨서.”
“뭐야?!”
“물론 우리 너구리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흥. 한 번만 봐준다.”
서주환은 숨죽여 웃으며 유지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려면 누구한테 비빌까. 예쁘다고는 해도 일반인 중에서 좀 눈에 띄는 정도다. 방학 동안의 운동으로 건강하게 살을 뺀 유지경에게는 비교하기 미안하다.
두 사람은 이석찬과 여자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오빠, 밖에서는 좀… CCTV같은 거에 찍히면 어떡해요.”
“걱정 안 해도 됨. 흡연장에 CCTV를 왜 설치해? 돈 낭비야, 그거.”
“으음. 그래도 흡연장은 싫어요. 담배 냄새 나잖아요.”
“그래? 그럼…….”
흡연부스로 다가오던 이석찬과 여자가 방향을 틀었다. 자연스럽게 나갈 준비를 하던 서주환은 다시 몸을 숨겼다.
이석찬과 여자는 흡연장 근처의 풀숲으로 자리를 옮겼다. 점점 멀어진 두 사람의 모습은 잘 식별되지 않았다. 일반인을 뛰어넘는 그의 시력으로도 희미하게 실루엣이 보일 뿐이었다.
‘어디 보자.’
서주환은 ‘마안’을 사용해서 시력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예상대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와, 저 미친놈.’
[이석찬 저 남자는 시스템도 없는데 대단하네요.]
루시가 작게 감탄했다. 그도 그럴 게 이석찬은 1학년 여자의 몸을 주무르는 중이었다. 키스를 하며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 일련의 동작이 아주 능수능란했다.
‘석찬이 놈한테 시스템이 있었으면…….’
벌써 출판콘텐츠학과는 녀석의 하렘소굴이 되지 않았을까. 자신과 달리 맺고 끊는 게 굉장히 능숙한 놈이니 현대판 삼천궁녀를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흐읏!
- 쉿, 조용히.
바람결에 실린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이제 유지경도 두 사람이 무얼 하고 있는지 확신을 할 정도였다.
“미, 미쳤나봐, 저 오빠.”
“내 생각에도 석찬이 놈은 미친 게 분명해. 와 씨, 나무에 손 짚게 하고 뒤치기로 하네.”
어느덧 1학년 여자는 바지를 반쯤 내린 채 엉덩이를 뒤로 내밀고 있었다. 이석찬은 거기에 열심히 허리를 흔드는 중이었고. 그 와중에도 착실하게 콘돔을 착용한 게 이석찬다웠다.
유지경은 미묘하게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나한테 그런 말을 하는 오빠도 만만치 않게 미친 것 같거든? 아니, 그보다 저게 보여? 난 하나도 안 보이는데.”
“내가 눈이 좀 좋아.”
“그냥 조금 좋은 정도가 아니잖아.”
어이없다는 듯 말한 유지경은 순간 몸을 흠칫했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여자의 신음소리는 또렷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 아아앙!
아무래도 여자는 신음을 잘 참지 못하는 듯했다.
“아, 석찬이가 여자애 입 막았다. 푸하핳. 저 녀석 엄청 당황했나본데.”
식겁한 표정으로 여자의 입을 손으로 막은 게 참 볼만했다.
그렇게 낄낄 거리고 있자니 소매를 끌어당기는 손이 있었다.
“저기, 오빠.”
“응? 오, 우리 너구리. 그 표정은 뭐야?”
서주환은 어느덧 붉게 물든 유지경의 얼굴을 보고 짓궂은 웃음을 지었다. 이석찬과 1학년 여자의 야외 섹스에 흥분을 한 듯했다. 하긴, 막 키스를 하던 와중에 저런 현장까지 목격했으니 몸이 달을 만도 했다.
그래도 순순히 해주면 재미없지.
‘어떻게 놀려줄까나.’
[주인님도 참 악취미시네요.]
루시가 딴지를 걸었다.
‘…루시, 요즘 나한테 말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은데.’
[그럼 특이 취향으로 정정하겠습니다.]
‘그게 더 기분 나빠!’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눈물짓는 여자의 표정이 특이 취향임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그때 유지경이 심통 난 표정으로 말했다.
“이씨. 오빠, 나 또 괴롭히려고 그러지?”
“…들켰어? 그런데 지경이 넌 괴롭혀주는 거 좋아하잖아.”
누가 뭐래도 마조 너구리 아니겠는가. 어떻게 보면 유지경은 그와 가장 죽이 잘 맞는 파트너였다.
하지만 유지경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라고 항상 그렇지는 않거든? 너무 괴롭히기만 하면 오빠가 날 진짜 좋아하는 게 맞는지 가끔 헷갈린다고.”
“그걸 왜 헷갈려? 평소에 내가 너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흥. 요즘 오빠 맨날 하연 언니랑만 했잖아.”
갑자기 이렇게 나온다고?
서주환은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니, 그건…….”
“너무해. 이제 내가 싫어진 거야? 역시 하연 언니가 제일이다 이거지?”
“…….”
서주환은 억울했다.
이 마조 너구리 년. 방치플레이를 해달라고 한 건 자기였으면서.
“…좋아, 네가 원하는대로 해줄게.”
“정말?”
유지경의 얼굴이 환해졌다. 어리광을 부린 게 먹힌 모양이다! 그렇게 판단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서주환의 행동에 그녀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우읍?”
서주환의 입술이 겹쳐졌다. 동시에 커다란 손이 상의 안을 파고들었다.
유지경은 기겁하며 그를 떼어냈다. 하고 싶어서 그를 조른 건 맞지만 이 장소에서 바로 하자는 뜻은 아니었다.
“뭐, 뭐하는 거야. 여기서 하자는 게… 읍!?”
서주환은 다시 입을 맞췄다. 그리고 혀를 밀어 넣었다. 동시에 유지경의 상의를 들추고 손을 뒤로 돌려서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속옷이 툭, 하고 무릎 위에 떨어졌다.
“읍, 우으, 읏, 아우음!?”
서주환은 더욱 몸을 낮추며 흡연부스의 가벽으로 시야를 가렸다.
‘루시, 누가 오면 바로 말해줘.’
[알겠습니다.]
그리 말하며 무릎에 떨어진 속옷을 주머니에 구겨 넣었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 왔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을 터다.
탁, 탁탁. 찰싹찰싹.
유지경이 빨리 떨어지라는 듯 가슴팍과 허벅지를 마구 때려댔다. 하지만 잠시였을 뿐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페로몬’을 활성화하고 진득하게 혀를 섞자 발버둥 치던 움직임은 곧 잠잠해졌다.
쪽, 츄릅. 쪼오옥. 쫍.
보통 사람들에게 키스란 연인간의 애정표현이나 분위기 조성, 혹은 관계에 앞선 예열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서주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그간의 경험과 시스템의 스킬 및 특수능력을 이용한 그의 키스는 경지에 다다랐다. 이미 호감이 충분히 쌓인 대상이라면 입맞춤과 혀를 얽는 것만으로 상대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게 가능했다.
“아, 앗, 우음, 하아, 아으…….”
유지경의 입에서 달아오른 비음이 간헐적으로 흘러나왔다. 숨결이 열기를 품었다. 뱀처럼 혀를 휘감고 유려하게 탐닉하자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리며 욕정에 물든 신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서주환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손을 움직였다. 자고로 애무란 두 손을 쉬면 안 되는 법이다. 이미 브래지어를 벗겨내 드러난 맨가슴을 ‘성스러운 손길’로 부드럽게 주물렀다.
‘가슴은 하나도 안 빠졌네.’
그간의 운동으로 체지방이 상당히 빠진 유지경. 하지만 가슴의 볼륨감은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하면 조금 커진 것 같기도 하다.
[주인님과 항상 붙어다니니 호르몬 작용이 활발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습니다.]
그럴 듯한 설명이었다. 그가 지닌 ‘페로몬’을 비롯한 몇몇 스킬은 여자의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만들고 호르몬 분비를 증진시킨다. 가슴이 한 사이즈쯤 커져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내 입술을 떼어내자 유지경이 몽롱하게 풀린 눈으로 칠칠치 못한 심음을 흘렸다.
“후에응…….”
“벌써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아, 하으, 오빠, 진짜… 여기서?”
“글쎄? 지경이 네가 원하던 거 아니었어?”
짓궂게 묻자 유지경의 눈이 갈등으로 물들었다. 이미 달아오른 몸은 서주환을 원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몸을 겹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는 바람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야외 흡연장이다. 몸을 가릴 것이라고 해봐야 1m 남짓 되는 칸막이밖에 없었다.
그때 서주환이 손가락으로 유두를 꼬집었다.
“으응!”
“쉿. 저쪽에 목소리 들려줄 셈이야?”
“씨이. 오빠가 만져놓고선…….”
“아직도 오빠야?”
그건 평소에나 부르는 호칭일 텐데.
행위가 시작되면 그녀가 부를 호칭은 따로 있었다.
그 기색을 깨달은 유지경이 붉게 물든 얼굴로 호칭을 고쳤다.
“주인님…….”
“옳지, 노예 너구리.”
“진짜 여기서 할 거예요? 들키면 큰일 날 텐데…….”
“석찬이 녀석도 저 쪽에서 하고 있는데 뭐.”
“그래도오. 으응?”
너구리가 말끝을 늘이며 애교를 부렸다. 유두가 빨딱 선 걸 보면 이미 몸은 교미 태세에 들어간 듯한데, 아직 남아있는 이성이 불안함을 내비치고 있었다.
서주환은 작게 웃음을 흘리며 손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집어넣었다. 속바지를 입은 건지 팬티보다 두꺼운 천의 감촉이 느껴졌다.
“누가 엠티에 이런 치마를 입고 와? 누굴 꼬시려고?”
“그야 주인님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으니까…….”
“아무거나 걸쳐도 예쁜데 뭘.”
“진짜?”
“그럼. 너무 예뻐서 못 참겠는데?”
중지를 곧게 세우고 갈라진 틈을 찾아서 쓸어 올렸다. 유지경이 움찔하며 다리를 오므렸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서주환의 손길이다. 굳이 시스템의 효과가 아니라도 이미 경지에 다다른 손가락 기술은 속바지 위로도 충분한 효과를 발휘했다.
비비적, 쓰윽쓰윽. 쓰으윽.
“아으응…….”
“벌써 젖은 것 같은데.”
“요즘 주인님이 언니랑만 했으니까.”
“방치플레이 해달라고 한 건 너였잖아?”
“이렇게 오래 참을 줄은 몰랐다구. 못 참고 덮치는 걸 바랬는데.”
“아아.”
이제 보니 방치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방치플레이를 빙자해 그가 안달 나는 걸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유지경이 달뜬 숨결을 흘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 달 가까이 안 건드릴 줄은 몰랐단 말이야. 맨날 나만 조르고… 내 주인님은 오빠 한 명인데, 오빠는 여자가 너무 많아. 불공평해…….”
“으이그. 서운했구나?”
“계속 방치하면, 나도 다른 주인님 만들어버릴 거야.”
“…그건 그냥 흘려들을 수 없겠는데.”
서주환은 부드럽게 어루만지던 유지경의 가슴을 세게 틀어쥐었다.
“다시는 그런 말 하지 마.”
“아얏. 다, 당연히 그냥 해본 말이지.”
“그래도 하지 마. 알았어?”
“으, 으응.”
서주환이 드물게 성난 기색을 보이자 유지경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세게 쥔 가슴이 다소 아팠지만 동시에 마음 한 편이 간질거렸다. 설마 질투해주는 건가? 아까 1학년 남학생에게 고백 받은 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아 하기에 속상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기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억울하기도 했다. 그녀는 콧잔등을 찡그리며 서주환의 중심부를 쓰다듬었다.
“주인님, 약았어.”
“…….”
서주환은 민망하게 웃으며 다시 유지경에게 입을 맞췄다. 자신은 이 여자, 저 여자 가리지 않고 만나면서 유지경에게는 다른 남자 따위 입에 담지도 말라고 성을 낸 게 스스로도 민망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하고 화를 낸 게 아니었으니까.
유지경이 다른 남자를 만난다? 당연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라는 걸 알았지만 듣는 순간 울컥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하연이나 지경이네는 안 돼.’
상대가 정정정 자매들이었으면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하다못해 리본 피트니스의 사장인 임수희가 다른 남자와 사귄다고 했어도 담담하게 반응했을 터였다.
하지만 유지경은 아니다. 그녀는 섹스만 원하는 관계가 아니라 마음을 줘버린 여자였다.
서주환은 흡연부스 안에 ‘클린’을 사용하며 말했다.
“너구리, 벤치에 누워.”
“…정말 여기서 하려고?”
“원래는 적당히 하고 돌아가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다시는 그런 말 못하게 교육해야지.”
“그냥 해본 말이라니까…….”
유지경은 억울한 듯 말하면서도 순순히 벤치에 등을 뉘였다. 짧은 벤치는 키가 작은 그녀가 눕기에도 협소해서 간신히 상체와 엉덩이만 걸쳐졌다.
서주환은 그녀의 치마를 들추고 속바지를 내렸다. 이미 푹 젖은 보지가 훤히 드러났다.
‘루시, 누구 오는지 잘 봐야 돼.’
[소리가 들리면 바로 알릴게요. 하지만 빠르게 끝내야합니다. 저쪽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거든요.]
저쪽은 이석찬과 1학년 여학생을 말함이다. 꽤 멀리 떨어져 있긴 했지만 가까이 다가온다면 바로 들킬 터.
‘석찬이 녀석 시작한 지 10분 정도 됐나?’
이석찬도 보통 정력은 아니라 한 번으로 끝낼 놈은 아니었다. 그럼 앞으로 남은 시간은 10분 정도. 그 정도면 충분했다.
서주환은 벨트를 풀고 진즉에 발기된 자지를 질구에 맞췄다.
“지경아, 넣을게.”
“으응. 아, 이거 왠지 엄청 쪽팔리고 긴장 돼.”
“쉿. 소리 내면 안 돼.”
“알았… 흣.”
쯔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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