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348화 (348/501)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오늘도 자가진단키트는 음성으로 떴네요.

연재를 하루 쉬고 병원에 갈까 하다가 그냥 안 갔습니다.

저번에 코로나 걸렸을 때를 생각해보니 확진 판정 난다고 해서 뭔가 조치를 취해주진 않았었거든요.

그냥 감기약 먹으면서 집에 박혀있어야겠습니다 허헣...

*

독자님들 모두 건강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설 연휴

서주환의 위에 올라탄 정하연은 그를 지긋이 내려다봤다. 이렇게 그를 눈에 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 든다. 신기하게도 그렇게나 복잡했던 머릿속에서 잡생각이 점점 사라져갔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온 것은 불길 같은 욕정이었다.

정하연은 그의 옷을 벗기고 입을 맞췄다.

“하음. 쮸웁… 쪽…….”

맞닿은 입술 사이로 혀가 뒤섞였다.

서주환의 몸에선 야한 냄새가 난다. 향수를 뿌린 것도 아님에 배 안쪽을 간질거리게 하는 은은한 향기가 스며들었다. 그는 계속 맡아도 질리지 않는 체향을 갖고 있었다.

엉덩이를 주무르는 손길에 몸을 맡겼다. 손끝으로 간질이듯 쓰다듬는 느낌이 성욕을 자극했다. 그녀도 입술을 떼어내고 그의 몸을 혀로 핥았다.

할짝. 쪽, 쪼옥. 할짝.

긴 빗장뼈를 따라서 혀를 할짝거리고 널따란 가슴팍에 입술을 맞춘다. 살결을 세게 빨아내자 곧 붉은 자국이 옅게 떠올랐다. 그녀는 흔히 키스마크라 부르는 이 자국을 좋아했다. 그의 몸에 새기는 것은 물론, 그가 제 몸에 새기는 것도 좋았다. 마치 서로가 제 소유라고 도장을 찍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 하연아. 나 진짜 참기 힘들다.”

서주환이 칭얼거리듯 말했다. 그에 가슴팍에서 입술을 떼고 얼굴을 바라봤다. 당장에라도 덮칠 듯 이글거리는 눈이 보였다. 그가 흡사 발정기에 든 짐승처럼 느껴졌다.

욕정으로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제 몸을 핥듯이 훑는 건 썩 괜찮은 기분이었다. 다른 남자가 이렇듯 노골적으로 봤으면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을 텐데, 상대가 그이기 때문인지 기분 좋은 자극으로만 다가왔다.

정하연은 안달 난 눈으로 바라보는 그가 귀엽게 느껴졌다. 순간 마음껏 해보라고 몸을 맡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아.

그녀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다시금 속삭였다.

“참아.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라고 했잖아.”

“후으. 얼마나 힘든지 알긴 해?”

원망스러운 눈이다. 그러면서도 얌전히 있는 게 기특했다.

정하연은 손을 아래로 뻗어서 그의 물건을 쥐었다. 언제 일어선 건지 벌써 단단해진 물건이 손안에서 꺼떡였다. 그녀는 귀두를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운 채로 비비면서 말했다.

“나는 항상 네가 원하는 대로 하는데, 너는 하루도 못 참겠어?”

“…그렇게 말하면 내가 할 말이 없지.”

“쪽. 내가 알아서 해줄게.”

“알았어. 그래도 만지는 건 상관없지?”

“…….”

슬쩍 등허리를 쓰다듬으며 하는 말에 고민이 됐다. 언제나 그가 조금만 만지면 금세 몸이 뜨거워져서 항상 먼저 참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하연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안 돼.”

“뭐? 그럼 난 뭐하라고. 시체처럼 늘어져있어?”

재차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였다.

그가 짐짓 울 것 같은 눈으로 시선을 마주쳤다. 자신 못지않게 날카로운 눈매가 누그러지는 건 묘한 느낌을 자아냈다. 갭이 커서 그런 걸까. 더욱 서글퍼 보였다.

“…너.”

정하연은 순간 바로 주도권을 내줄 뻔했다가 정신을 차리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또 치사하게.

“씨이, 너 연기 그만 안 해?”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자 서주환이 입맛을 다셨다. 역시 연기였다.

“쩝. 이게 안 통하네.”

“이게 연기만 늘어가지고. 나 진짜 화낸다.”

“큭큭. 알았어. 오늘은 하연이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해.”

“아까부터 그러겠다고 했잖아, 멍청아.”

“미안. 오늘 진짜 너무 섹시해서 그랬어. 참기 힘든 건 사실이야.”

“입 발린 말은.”

못마땅한 어조로 투덜거렸지만 기분은 좋았다. 그가 자신에게 욕정하고 있는 건 손안에서 단단해진 물건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정하연은 손을 위아래로 움직였다. 이미 쿠퍼액이 잔뜩 분비되어 젤이 따로 필요 없었다. 쯔륵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여기도 좋아하지?”

그리 말하며 서주환의 유두를 입에 머금고 핥았다.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순간적으로 그의 몸이 경직되는 게 느껴졌다.

옛날에는 여자만 가슴으로 느끼는 건 줄 알았는데…….

그처럼 순진한 생각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정하연은 능숙하게 서주환을 애무했다. 경험인수는 그 한 명 뿐이었지만 워낙 몸을 섞은 횟수가 많아 이런저런 기술이 많이도 늘었다.

쯔륵쯔륵쯔륵쯔륵.

자지를 흔드는 동시에 상체를 쉼 없이 자극했다. 한두 발 정도는 먼저 빼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먼저 지칠 게 뻔했다.

“아, 하연아. 나 쌀 것 같은데.”

“잠깐만.”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이대로 싸면 사방에 정액이 튈 터였다.

‘어차피 더러워질 텐데 상관없나?’

그와 몸을 섞고 방안이 멀쩡했던 적이 없다. 항상 서로의 체액으로 사방이 더러워지곤 했다.

그리 생각하면서도 자지를 입에 머금었다. 귀두목까지 입에 넣은 채 혀로 요도 부근을 훑었다. 동시에 음낭 주머니를 살살 주무르기까지. 1년 전만 해도 순진했던 처녀는 어느덧 능숙한 여인으로 거듭나있었다.

울컥! 쭈와아아아악!

입안에 머금은 귀두에서 엄청난 기세로 정액이 쏟아졌다. 정하연은 그를 꿀꺽꿀꺽 삼켜내며 손에 쥔 기둥을 흔들었다.

쮸우우우웁~!

입 밖으로 토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하도 경험을 하다 보니 이제는 삼키는 것도 익숙해졌다. 꿀꺽, 하고 모든 정액을 삼켰다.

“어으, 아, 하연아. 이건 거의 착즙당하는 수준인데.”

“뭐래. 아직도 딱딱한데.”

정하연은 코웃음을 쳤다. 말이 착즙이지 고작 한 번 싼 정도로는 만족 못하는 걸 알고 있다. 최소 네댓 번은 싸야 만족하는 게 서주환 아니던가.

그녀는 서주환이 쉴 틈을 주지 않고 다시 펠라티오를 이어갔다. 혀와 입으로 자극하고,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며, 젤을 뿌린 뒤 스마타까지 한 후에야 네 발 째를 빼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아, 지친다.’

넣기 전에 좀 빼려고 했더니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몸이 지쳤다. 섹스란 이토록 체력소모가 컸다.

하지만 괜찮다. 넣고 나면 어디선가 또 체력이 샘솟곤 했으니까.

정하연은 자신의 비부를 서주환의 자지 위로 맞췄다. 질구는 이미 애무를 할 필요도 없이 젖어있었다. 천천히 엉덩이를 아래로 내렸다.

쯔르르르륵…….

“아…!”

그의 자지를 넣을 때면 절로 소리가 새어나오곤 했다. 그가 주도해서 넣든 제가 주도해서 넣든 마찬가지. 두꺼운 물건은 기다랗기까지 해서 가장 안쪽까지 들어와 그녀의 몸을 자극했다.

“하아.”

나른한 숨이 흘러나왔다. 엉덩이를 완전히 내리자 배 안이 찌르르 울리는 느낌이 든다. 진한 충족감이 몸을 지배했다. 그렇게 교접에서 오는 감각을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들썩.

엉덩이 아래 깔린 그의 허리가 움직였다. 한 차례 몸이 얕게 떠올랐다가 내려앉으며 자지가 내부를 찔렀다.

“흑?!”

정하연은 놀란 신음을 토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곤 서주환을 째릿 노려봤다.

“아, 미안. 안 움직일게.”

서주환이 어색하게 웃으며 사과했다. 이제 와서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건 아니고 삽입이 되니 본능적으로 움직인 모양이었다.

그럼에도 얄미운 건 마찬가지인지라 정하연은 그의 뱃살을 꼬집었다. 하지만 탄탄한 복근은 만족스레 잡히지도 않았다.

문득 치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매일 우리랑 술 마시면서.’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한다곤 하지만 따로 식단관리를 하는 것도 아닐진대, 어떻게 항상 이런 몸을 유지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었다.

‘나도 다시 운동 시작할까.’

요즘 지경이랑 새벽에 운동을 나간다고 하던데 그 자리에 합류해야 될 듯했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고.

정하연은 그의 배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뒤로 허리를 놀리며 요분질하니 강한 자극이 느껴졌다.

쯔르륵, 쯔르륵. 찔걱찔걱찔걱!

부끄럽게만 여겼던 여성상위이건만 이제는 가장 좋아하는 체위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스스로 자세를 잡고 움직이면 안에 들어온 그의 물건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졌다.

앞뒤로 요분질하던 엉덩이를 천천히 위로 들었다. 이어서 아래로 떨어트리며 방아를 찧는다. 모양새가 부끄러워 싫어했던 움직임.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걸 따지기엔 서로의 부끄러운 모습을 너무 많이 보고 말았다. 가끔은 이렇게 서비스해주는 것도 좋겠지. 정하연은 제 가슴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그에게 여보란 듯 양팔로 가슴을 모아주었다.

주물럭.

서주환이 손을 뻗었다. 분명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또 움직인다. 그의 커다란 손이 가슴을 떡처럼 주무르고 젖꼭지를 살살 비벼댔다.

한 소리 할까 싶었지만 내버려두었다. 이만큼 참았으면 많이 참은 거지. 가슴 정도야 마음대로 만지게 두도록 했다.

찔거억, 찔거억, 찔걱찔걱찔걱찔걱!

정하연은 점차 속도를 높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열기가 올라서 몸을 주체할 수 없었다. 둔부가 음란하게 움직이고 허리가 튕겼다. 길고 두꺼운 물건이 질 벽을 죄 긁어내버리는 느낌에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흐윽! 아, 아앙! 아흑!”

제 입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가 낯설면서도 익숙했다. 이렇게 야한 신음소리라니. 그와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무성욕자인가 싶을 정도로 남자에 관심도 없고 자위도 몇 번 해본 적이 없건만 이제는 먼저 그를 원하게 되었다.

다른 남자도 다 똑같을까?

순간적으로 떠오른 의문에 대한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성인 여자들끼리 모이면 별 얘기가 다 나온다. 흔히 남자들끼리 모이면 야한 얘기를 한다고 하지만, 정하연이 경험한 바로는 여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학과 내의 경험 많은 여자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누구도 이만큼 자극적인 섹스를 하지는 못했다. 의외로 경험만 많고 오르가즘이란 걸 못 느껴본 애들이 대다수였다.

정하연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걸 왜 못 느끼지? 나는 처음 했을 때부터 정신이 나가버리는 줄 알았는데.

쮸봅!

순간적으로 스스로 방아 찧은 둔부와 서주환의 쳐올림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흐윽…!”

찌르르 울리는 느낌. 점점 올라오던 열기가 역치를 뚫고 올라간다. 오르가즘. 극심한 자극에 찰나 간 머리가 하얘졌다.

“……!”

정말 기분이 좋으면 신음을 내는 대신 말문이 막히곤 했다. 정전기처럼 짜릿한 자극이 등줄기를 타고 오소소 올라왔다. 그 순간 울컥, 하고 제 안에 토해지는 정액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뱃속이 뜨거워지는 느낌이다.

이상한 일이었다. 다른 여자들 말을 들어보면 남자가 정액을 싸봐야 잘 모를 때가 많다고 하던데, 그녀는 언제나 선명하게 느끼곤 했다. 그가 워낙 싸는 양이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다른 남자들은 이만큼이나 싸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풀썩.

서주환의 위로 몸을 늘어뜨렸다. 맞닿은 가슴이 짓눌려 이지러지고 그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후우. 하연아, 그만 할 거야?”

“…아니, 더 할래.”

정하연은 작게 고개를 저으며 그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 엎드린 채로 허리만 움직여서 자지를 자극했다. 한 차례 정액을 쏟아낸 자지는 금세 단단해져서 다시금 안을 가득 채웠다.

찌걱찌걱찌걱.

몇 번이나 싸도 튼튼한 자지가 신기하다. 그 못지않게 또다시 움직이는 제 몸도 신기하긴 마찬가지였다. 분명 체력적으로 지쳤었는데 금세 회복이 됐다. 성욕이 몸을 지배한 걸까.

이렇게 음란해진 자신을 새삼 인식할 때면 작은 불안감도 들었다. 너무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틀린 말도 아니지만 여자로서 어쩔 수 없는 불안함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나 픽 웃으며 걱정을 떨쳐내게 된다. 그도 그럴 게, 서주환에 비하면 자신의 성욕 정도는 귀여운 수준이었으니 말이다.

울컥! 쮸우와아악! 뷰르르르륵!

사정을 하면서도 움직이는 이 남자 앞에서는 정말이지 쓸 데 없는 고민이었다. 주도권을 누가 쥐고 시작하건 언제나 먼저 백기를 드는 쪽은 그녀였다. 이번에도 모르는 사이 그가 리드를 하고 있었다.

“그, 그만. 아흑, 주환아, 잠깐 쉬자. 응?”

남들은 경험하기 힘들어 ‘그 분이 오셨다’고 칭하는 오르가즘을 한 번 섹스할 때 몇 번이나 느끼는지 모르겠다. 벌써 네 번째 이어진 번쩍임에 머리가 말랑말랑해져갔다.

“흐음. 나 지금까지 많이 참았는데?”

“야아…!”

불퉁한 목소리로 칭얼거려 봐도 서주환의 눈길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극을 받았는지 눈매가 호선을 그렸다. 짓궂게 웃는 모습이 얄미워 죽겠다.

쮸봅!

“흐윽!?”

이게, 진짜. 확 팔 한 짝 꺾어버려? 연이은 자극에 눈에 물기까지 어릴 지경이다. 슬퍼서 우는 건 아니고, 하품을 하거나 아프면 자연스레 눈물이 맺히는 것과 같았다. 그걸 본 서주환은 흐, 하고 숨을 들이키더니 두 손으로 엉덩이를 꽉 붙잡아왔다.

불끈!

아, 진짜! 왜 더 단단해지는 거냐고! 눈물을 보고 흥분하다니 무슨 이런 사디스트가 다 있는지. 하여간 성격이 나쁘다.

그렇다고 매섭게 노려보는 건 역효과다. 그간의 경험으로 그를 달래려면 어찌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정하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예쁜말, 할게. 응?”

“오…?”

평소 거칠게 말하는 탓일까. 서주환은 그녀가 나긋나긋 말하는 갭을 좋아했다. 언젠가 한강 텐트에서 관계를 가졌을 때부터다. 당시 서주환과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말랑말랑 풀어져버린 게 문제였다. 그때 애교를 부리는 게 아니었는데.

서주환이 어디 한 번 해보라는 듯 짓궂은 미소를 띤 채 눈짓했다. 예쁜 말이고 뭐고 확 때려버릴까 보다.

정하연은 입을 오물거리다가 속삭였다.

“오늘, 바로 와줘서 고마워.”

“누가 불렀는데. 당연히 바로 와야지.”

“그렇게 말해주는 것도 고맙고.”

“끝?”

“…많이 보고 싶었어. 예정보다 늦게 와서 아쉬웠어.”

“나도 그래. 그래서 매일 전화한 거고.”

“응, 먼저 전화해줘서 좋았어.”

예정보다 길어진 연휴 기간. 항상 서주환이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 아마 유지경을 비롯한 다른 여자들에게도 전화를 했을 테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계속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으니까.

여기서 한 마디 더 해야겠지?

정하연은 그를 진정시키려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며 속삭였다.

“사랑해, 주환아.”

“오, 예쁜말.”

“너는?”

“말로 해야 알아?”

쮸걱!

“아흑! 모, 몸 말고 말로 하라고!”

“당연히 사랑하지.”

“진정성이 없어!”

꼬투리를 잡아서 따졌다.

서주환이 픽 웃으며 입을 맞추곤 말한다.

“이제 다시 할까? 많이 쉬었잖아.”

아, 시간 끌려는 거 들켰구나.

“아, 흑! 아흑! 아앙!”

다시 격렬한 행위가 이어졌다. 머릿속이 간헐적으로 번쩍였다. 몸도 마음도 말랑말랑해져갔다.

*

서주환은 축 늘어진 정하연을 손수 씻겨줬다. 성욕은 충분히 해결했기에 씻기는 동안은 건들지 않았다. 사실 하려고 하면 더 할 수 있지만, 그건 하연이가 싫어할 터다.

정하연이 거품을 씻어내는 동안 ‘정리’ 재능의 특수능력 ‘클린’을 사용했다. 푹 젖었던 침대가 뽀송해지고 체액으로 더럽혀진 바닥도 먼지 한 톨 없이 깨끗해졌다.

샤워를 마친 후 정하연을 엎드리게 하고 마사지를 해줬다. 하급의 Tripsophilia(마사지 성애)를 갖고 있는 그녀지만 완전히 성욕을 해소한 뒤라 다시 흥분하진 않았다.

서주환은 마사지를 하며 물었다.

“아버지랑은 어떻게 됐어?”

“으음.”

“말하기 불편하면 안 말해도 되고.”

“아니야. 그냥, 땀 흘리고 났더니 애초에 별 거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그럼 다행이고. 잘 해결된 거야?”

“으응. 어떻게 된 거냐면…….”

정하연이 나른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놨다. 집에 왔을 때만 해도 무척 복잡해 보였던 얼굴이 지금은 무척 안정되어 있었다.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