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320화 (3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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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두 편으로 돌아오기로 했는데 한 편이라 죄송합니다 ㅠㅠ

내일 당장은 무리고...

이번 주 내로 한 편 더 보충하겠습니다.

아니면 원래 쉬는 날인 일요일에라도 업로드 해서 보충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만약 이 말을 못 지킨다면 사비를 보태 일러스트를 하나 더 뽑을 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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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2124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e쁜e 님,카오스래드 님, 김민둥 님, 닌자로기 님, 닌자로기 님, 판타지의꽃마법 님, kdh6866 님, ka43027163 님, ji1967 님, 일렌툴툴 님, O징어 님, 꿈꾸는정원사 님, 타르빙 님, 리이천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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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가브리엘라 데 메디치

<본문에 앞서 독자님들께>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글쟁이 운달입니다.

개인적으로 조아라는 공지가 참 눈에 안 들어오는 구조라고 생각하여 이렇게 본문에 앞서 글을 쓰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후기가 아닌 본문에 글을 쓰게 된 것은 앞서 말한 이유로 공지를 확인하지 못한 분들이 많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공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320~329화까지 열 편 분량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해당 편은 모두 삭제한 후 수정본을 업로드하는 중입니다.

당일 330화까지 업로드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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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라 데 메디치(Gabriella de medich).

반려를 찾기 위해 이탈리에서 바다 건너 날아온 점술가. 그리고 서주환을 따라 난데없이 옆집으로 이사를 온 스토커.

그녀는 침대에 엎드린 채 이미 몇 번이나 읽은 자료를 다시 읽고 있었다.

‘본국에 다녀오느라 좀 늦어졌지만… 덕분에 조사할 시간은 충분했어.’

용지에는 파비오가 조사해 온 서주환에 관한 내용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의 반려가 될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고개를 기울였다. 이해되지 않는 의문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상해. 이게 정말 카드의 그 남자인가?”

조사한바, 서주환은 정말이지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니, 이십대 초반의 나이에 이만한 성공을 이뤘으니 평범하진 않을지도.

하지만 그녀가 생각한 기준에는 한참이나 미달임이 분명했다.

‘어째서 웹소설 따위를 쓰고 있는 거지?’

카드가 말하길 서주환은 미래에 온갖 문화예술 분야에서 정상급 능력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한데, 그런 인물이 하고 있다는 게 고작해야 웹소설 작가? 평범한 사람들과 친구놀이? 그나마 한국대도 아니고 듣도 보도 못한 삼류대학에서?

가브리엘라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어째서 스스로의 능력을 구정물에 처박고 있단 말인가. 사람에게 할당된 시간은 유한하다. 그렇다면 최대한 능력을 살리는 게 마땅한 일이지 않은가. 특히나 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이 타고나는 ‘재능’을 가졌다면 말이다.

가브리엘라는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으면서 올바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죄악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내가 점을 잘못 본 건 아닐 테지.”

떨어진 능력을 경계해서 몇 번이나 확인했음에도 그런 의문이 들 정도였다. 웹소설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이 없지 않은가. 기껏해야 학교 성적이 좀 괜찮고 SNS상에서 약간의 유명세가 있을 뿐이다. 특이사항이라면 군인 신분일 적 살인범을 잡고, 비교적 최근에는 흑곰파 산하 조직을 해체시킨 것 정도일까. 그나마도 후자는 운성그룹의 힘을 빌린 일이었다.

팔락, 서류를 내던진 가브리엘라는 덱(deck)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셔플을 하고 카드 한 장을 뽑았다.

그녀는 침대에 누운 채 방금 뽑은 카드를 만지작댔다.

“흐응. 역시 그 남자가 분명한데.”

지난 번 타로카페에서도 확인한바, 카드가 가리킨 그녀의 반려는 서주환이란 남자가 분명했다.

전생의 영웅. 새로운 삶을 사는 자. 문화와 예술의 귀재. 법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재능을 개화시키는 자.

그리고.

“수레바퀴를 움직이는 자.”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이 카드는 22장의 대비밀 타로카드의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전환점’ 이라는 꽤 특별한 의미를 지닌 카드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뜻이 있었는데, 그 많은 의미가 서주환이라는 한 사람을 동시에 가리키고 있다는 게 종잡을 수 없는 점이었다.

운명의 수레바퀴.

정위치의 의미.

‘기회, 행운.’

역위치의 의미.

‘오산, 불운.’

일반적인 의미.

‘윤회, 카르마, 전환점, 반복, 불안정.’

애정적 의미.

‘기약 없는 결혼, 머뭇거림, 관계의 위기, 관계의 전환.’

가브리엘라는 신비로운 보랏빛 눈을 일렁이며 카드를 바라봤다. 카드 한 장에 담긴 십여 가지의 뜻이 모두 그 남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다만, 능력이 하락했기 때문인지 명확한 해석은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답답함에 혀를 찼다.

“복잡한 운명이야.”

과연 이 남자에게 접근한 것이 잘한 일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남자가 지닌 운명은 너무나 모호하고 또 강력해서 주변 사람들의 운명까지 바꿔버릴 힘이 있었다. 특히 여자들의 운명을 말이다.

가브리엘라는 이내 카드를 덱 안으로 집어넣었다.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지.’

쉽게 포기할 것이었다면 바다 건너 한국까지 찾아오지도 않았다. 어차피 그녀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가문의 사람들이 눈치 채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가능성은 충분해.’

일전에 한 번 거절당한 몸이라지만, 자신이 있었다.

카드도 말하지 않았던가.

기약 없는 결혼과 머뭇거림, 관계의 위기가 있을 테지만 결국은 관계의 전환이 올 것이라고.

남자는 아직 확신이 없어서 머뭇거리고 있는 상태. 당장 결혼이 부담스럽다면 보다 가벼운 관계로 다가서면 될 일이다. 그리고 관계가 좋아지면 약혼을 먼저 하고, 최종적으로 결혼을…….

가브리엘라는 다시 카드 하나를 뽑았다.

악마(The Devil).

집착, 욕망.

사람에 대한 집착. 육체적 사랑과 정신적 사랑의 경계.

끝을 모르는 욕망. 능력과 사람을 가리지 않는 탐욕.

‘탐욕스러운 자. 감정에 충실한 자.’

욕망을 먹고 자라는 악마.

이 정도로 욕심 있는 자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을 리 없었다.

‘타로카페에서는 워낙 갑작스러운 데다 옆에 여자가 있어서 한 발 물러선 걸 테지.’

어쩌면 자신이 다시 찾아올 것을 예상했을 수도 있다. 그 증거로 다시 만난 남자는 그녀에게 불쾌감을 표하지 않았다. 오히려 언 듯 반가운 기색마저 엿보였다. 물론 옆에 새로운 여자가 있기 때문인지 그리 티를 내진 않았지만 말이다.

‘일단은 친구부터.’

그리고 약혼을 한 뒤 약속한 부와 명예, 권력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자. 그리한다면 탐욕스런 남자의 마음이 움직일 테니.

“반드시 잡아야 해.”

소리 내어 읊조린 가브리엘라는 강한 열망을 담아 벽 너머에 있을 남자를 떠올렸다. 오직 그 남자만이 자신의 능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다. 그를 잡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이든 불사할 생각이었다.

*

서주환은 저녁식사를 하자며 찾아온 가브리엘라의 초대에 응했다. 안 그래도 카페에서 본 후로 언제 접촉을 해올는지 기다리고 있었기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생각보다 늦게 찾아왔네.’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온 것에는 놀랐지만 언제고 찾아올 줄은 알고 있었다.

욕망 시스템이 말하지 않았던가. 그녀에게는 결혼 외의 본 목적이 따로 있다고.

사실 본 목적이 뭐였든 간에 카페에서 그렇게 급발진을 할 정도로 집착을 보였으니 찾아올 걸 추측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가브리엘라, 저 왔어요.”

“어서 오세요, 주환.”

바로 옆에 있는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가자 구수한 냄새가 맡아졌다.

된장찌개와 소불고기.

가브리엘라의 이국적인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한국식 요리가 식탁 위에 차려져 있었다.

놀란 그를 보고 가브리엘라가 미소를 지었다. 백금발에 하얀 피부. 확실히 보기 드물게 예쁜 얼굴이다.

“마음에 들어요? 한국식으로 준비해봤는데.”

“마음에 들다마다요. 설마 가브리엘라가 한 거예요?”

“네. 고생 좀 했죠… 라고 말하고 싶지만.”

가브리엘라는 민망한 듯 웃으며 옆에 있는 거구의 백인 남성을 가리켰다.

“파비오가 준비한 거예요.”

“파비오가요?”

그녀가 준비했다는 답보다 더 놀라웠다.

서주환이 놀란 얼굴로 바라보자 파비오는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엄지를 척 들며 말했다.

“한국 요리는 다양하고 맛있다. 아이 라잌 김치! 아이 라잌 뒌좡치개! 아이 롸잌 쏘우불고기!”

재밌는 사람이네.

서주환은 큭큭 웃음을 흘리며 수저를 들었다.

“잘 먹을게요.”

요리는 겉모양만 그럴싸한 게 아니라 맛까지 있었다. 후루룩 떠넘긴 된장찌개 국물은 구수했고, 소불고기 또한 식당에서 파는 것 못지않은 맛이었다.

배가 고팠던 서주환은 복스럽게 식사를 이어갔다. 한데, 돌연 앞에서 앓는 소리가 들렸다.

“윽? Piccante…….(매워…….)”

김치를 집어먹은 가브리엘라가 눈물을 찔끔 흘렸다. 어지간히 매운지 다급히 물을 찾는다.

서주환은 예상치 못한 그녀의 모습에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매운 걸 못 먹나 보네요? 따로 먹지 말고 밥이랑 같이 먹어요. 고기도.”

“같이? 알았어요.”

가브리엘라는 비장한 얼굴로 다시 김치와 고기, 밥을 한 숟갈에 떠먹었다. 이번에도 좀 매운 듯 약간 찌푸려지는 얼굴. 하지만 조금 전과는 달리 곧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맛있네요.”

“한국 음식은 처음이에요?”

“노. 김치만 그래요. 된장찌개랑 소불고기는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원래도 즐겨 먹었어요?”

“네. 어머니가 한국인이거든요.”

“그래요? 전혀 몰랐네.”

서주환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가브리엘라를 바라봤다. 백금발과 자안. 전반적으로 뚜렷한 이목구비. 큰 눈과 높은 콧대. 외모만 보면 동양적인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 눈길에 가브리엘라가 되묻는다.

“혼혈은 별로에요?”

“네? 아, 죄송해요. 그냥 신기해서 쳐다본 거였어요. 어머니가 한국분이시라니까 괜히 친근해서.”

“다행이에요. 한국은 어떤지 몰라도 외국엔 혼혈이라고 차별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가브리엘라는 예쁘게 웃으며 서주환을 바라봤다. 속으로는 역시 혼혈임을 언급한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였다.

‘한국인은 민족성이 강하다더니.’

갑자기 찾아온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풀기로 적절한 수단이었다.

이내 식사를 마친 두 사람에게 파비오가 고급스런 잔을 내왔다.

“코리안 커피. 매우 맛 좋다. 건강에도 좋다.”

파비오가 코리안 커피라며 내온 것은 녹차였다. 쌉싸래한 향이 코끝으로 스며든다.

가브리엘라가 부드러운 손짓으로 차를 권했다.

“인삼녹차라고 제가 좋아하는 차예요. 한국에 와서 먹어봤는데 맛도 좋고 건강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한국인이 약한 두 번째. 문화에 대한 칭찬.

한국인은 비단 문화뿐 아니라 제 나라에 대한 것을 칭찬하면 무척이나 좋아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녀만 해도 한국에 와서 ‘Do you like kimchi?’라는 질문을 몇 번이나 들었던가. 한류(韓流)에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그들은 쉽게 경계를 풀었다.

과연 서주환도 마찬가지인 듯 놀란 눈을 했다가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리며 차를 들었다.

가브리엘라도 차를 입으로 가져갔다.

‘괜찮군.’

사실 처음 마셔보는 건데, 맛이 나쁘지 않았다. 커피와는 다른 맛과 향이 혀와 코끝을 맴돌았다.

그녀는 이내 차를 내려놓고 파비오를 돌아봤다.

“파비오, 잠시 나가 있어. 주환과 할 얘기가 있거든.”

고개를 끄덕인 파비오가 방을 나갔다.

가브리엘라는 다시 고개를 돌려 서주환을 바라봤다. 분위기가 꽤 풀어졌으니 슬슬 본론을 꺼내기 위해 준비해야 할 때였다.

“우선… 지난 일과 오늘 갑자기 찾아온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어요.”

“괜찮습니다. 조금 놀라긴 했지만요.”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그때 일과 갑자기 찾아온 것을 따질 생각은 없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차피 S급 재능 조각을 얻기 위해서라도 그녀를 만날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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