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314화 (31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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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왜 분량은 많은데 전개를 생각만큼 못 나갔는가... 는 작가 역량부족이죠ㅠㅠ

더 쓰고 싶었는데 최근 마감 시간이 계속 앞당겨져서 무리네요.......

저기, 그런데, 그, 저 생일 기념 휴재 같은 거 한다고 하면 안 되겠죠...?

농담입니다ㅎㅎ;;

열심히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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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Skyey 님, 쾨니히스티이거 님, 무협소설광 님, 안티리스 님, 슈퍼내츄럴 님, 장만월이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청산하루퍼시엘 님, 달빛의소나타 님, LOSTFANTASY 님, 동방다객 님, ㅇㅣ아 님, 오하이요옹 님, Tmeho 님, 별치기 님, vennev 님, 라미르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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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이태원 데이트

가브리엘라는 놀란 표정으로 서주환을 보더니 이내 신경질적으로 카드뭉치 여러 개를 덜어냈다. 보통 하나의 덱으로만 점을 보는데 반해 서주환의 점괘는 그녀로 하여금 여러 종류의 카드를 셔플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복잡한 덱은 월가(Wall Street)에서도 몇 번 쓴 적이 없는데…….”

한데 개인의 운명이 이토록 복잡한 덱을 구성하게 하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메이저 아르카나. 마이너 아르카나. 또 다시 그 안에서 세분류되는 카드 덱. 거금을 들여 특수 제작한 서로 다른 종류의 타로카드가 뒤섞인다.

서주환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안 좋은 건가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이제 알게 되겠지. 다만… 어느 쪽이든 평범한 삶은 아닐 것 같네. 자, 이제 카드를 뽑아.”

“몇 개나 뽑으면 되나요?”

“뽑고 싶은 만큼.”

“네, 그럼…….”

서주환은 내심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카드를 뽑았다. 평소 점괘를 믿지 않았으나 앞서 보여준 가브리엘라의 능력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그녀의 점술(A+/S) 재능을 완벽히 신뢰하고 있었다.

그는 손이 가는대로 카드를 뽑았다. 그렇게 한 장, 두 장, 세장… 이내 열 장이 넘어가는 카드를 뽑자 가브리엘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정말 이 남자인가?’

그녀는 오묘한 기분으로 서주환을 바라봤다.

‘보면 알 테지.’

한국으로 날아오기 전에 본 점괘. 점점 힘을 잃어가는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려줄 사람. 눈앞의 남자가 과연 점괘의 귀인일지 확인할 차례다.

가브리엘라는 테이블에 늘어진 카드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카드를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카드의 해석을 하기가 여간 난해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질린 얼굴로 묻는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지? 아니, 뭘 했던 사람이야?”

“예?”

“아니, 일단 카드를 한 번 보지.”

서주환은 알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무언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지 가브리엘라의 얼굴 위로 피곤한 표정이 떠올라있었다.

“영웅, 죽음, 새로운 삶, 다시 비참한 죽음, 악마… 아니, 신인가? 그리고 깨어진 시계, 반전, 다시 새로운 삶, 변화, 운명의 수레바퀴…….”

카드를 빤히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가브리엘라.

마치 신이라도 들린 모습이다.

그녀는 한동안 빠르게 단어를 나열하다가 이내 길게 숨을 내쉬더니 표정을 구기며 욕설을 내뱉었다.

“Shit(빌어먹을). 사주가 잘못된 게 아니었나? 카드도 엿같군.”

“…뭐가 잘못됐나요?”

“아니, 그게 아니야.”

가브리엘라는 분한 듯 입술을 깨물더니 말했다.

“카드는 보통 비유로 나오지. 그런데 해석을 못하겠어. 미안해.”

그녀는 자존심이 상한 듯했다. 카드가 나왔음에도 해석을 하지 못한다는 건 점술가의 역량 부족. 가문 내의 중대사를 행할 때에도 거침없이 답은 내놓았던 그녀이건만 일개 개인의 삶을 해석하지도 못한다는 것이 엄청난 굴욕으로 다가왔다.

반면 서주환은 눈꼬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복잡한 비유가 아닌 것 같은데.’

그가 점술가는 아니었지만 늘어놓은 카드를 다시 보니 생각나는 게 있었다.

‘영웅카드… 내가 전생에 영웅이었다고 했지?’

솔직히 전생의 일 따위 기억도 안 나고 실감도 안 나지만 그에게 시스템을 준 러스트의 말에 의하면 전생의 그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 싸우던 영웅인 듯했다. 결국 실패하고 말았지만 말이다.

죽음(Death) 카드가 말하는 게 아마 실패를 뜻하는 게 아닐까. 세계를 구하지 못하고 끝내 실패하고 죽음을 맞이한 영웅이라면 말이 된다.

새로운 삶(New life)이란 회귀 전 그의 삶을 뜻하는 것일 터. 거기서 다시 비참한 죽음을 맞고 악마(Devil) 혹은 신(God) 즉 박쥐 날개를 가진 몽마신 러스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깨진 시계(Broken watch)와 반전(Reversal),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이 또한 회귀와 180도 달라진 운명을 대입하면 말이 된다. 이후 새로운 삶을 얻은 그가 변화된 인생을 살게 된 것까지.

미래에 대한 내용은 없지만 전생부터 회귀 전의 삶과 다시 시작한 현재의 삶까지 대략적인 부분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이 여자가 해석을 못하는 것도 당연해.’

아무려면 전생에 영웅이었다느니 회귀니 하는 것을 어떻게 직역하겠는가. 일반적으로 사람의 사고는 본인이 아는 틀 안에서만 굴러가는 법. 신의 존재와 이적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 풀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우리라.

그러나 가브리엘라는 그게 못내 분한 모양이었다. 그녀는 처음에 봤던 차분하고 냉정해 보였던 모습 따윈 온데간데없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

“다시 뽑아, 이번엔 열 장만.”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카드를 뽑았다.

가브리엘라는 그가 뽑은 카드를 켈트 십자가(Celtic cross)형태로 펼쳤다. 이내 카드를 늘어놓은 그녀가 불만스레 말한다.

“질문은 구체적으로 하라고 했을 텐데.”

“하하… 궁금한 게 많으니까 다시 할 때는 구체적으로 말할게요.”

“내 점술은 싸구려가 아니야. 하루에 몇 번이고 계속 볼 수는 없어. 심력이 소모된다고.”

“그, 그런가요?”

“…그래도 당신은 해주지. 내가 실수한 게 있으니까.”

“고, 고맙네요.”

어째 그녀의 눈동자가 자신을 낱낱이 해부하는 것처럼 보였다면 착각일까. 그녀는 별을 머금은 듯한 자안으로 그를 빤히 바라보며 카드를 짚었다.

첫 번째 자리 Now, 현재 처한 상황.

카드, 죽음(Death) 역위치.

변화의 유보와 고착.

“당신은 지금의 일상이 변화되는 걸 바라지 않아. 언젠가 변할 걸 알면서도 일부러 유지하고 있어.

일곱 번째 자리 You, 조금 더 명백한 내면을 투사.

카드, 마술사(The Magician) 역위치.

겁, 기만.

“이 자리는 1번 카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 겁쟁이와 기만이라. 현상유지를 하고 싶은 건가? 변화하는 것에 겁을 먹고 있어. 앞서 복잡한 점괘를 보면 하나만 해당하진 않을 것 같은데… 무언가 속이는 게 있나? 그것 때문에 변화될 무언가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좀 더 자세히 보지.”

두 번째 Challenge, 방해하거나 영향을 주는 것.

카드, 10번 성배(the Holy Grail).

만족, 사랑과 우정의 완전함.

“현 상태에 만족하고 사랑과 우정의 완전함을 바란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방해가 돼.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유가 주변의 인간관계 때문이군.”

세 번째 Past, 먼 과거.

카드,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역위치.

오산, 불운.

“불행… 그래, 아까 사주에서도 비슷한 점괘가 나왔었지. 지금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불운에 시달린 적이 있구나.”

네 번째 Recent past, 질문자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과거의 사념.

카드,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 역위치.

오산, 불운.

“다시 불운. 보통 불행한 게 아니었나 보네. 그때의 경험이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서 영향을 미치고 있군.”

“…오래 전 이야기예요. 지금은 상관없습니다.”

“트라우마는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지. 무의식중에 남아서 당신 발목을 잡고 있을지도 몰라.”

“…….”

“그럼 다음.”

다섯 번째 Future, 직면하고 있는 가까운 미래.

카드, 죽음(Death) 정위치.

격변, 이별.

“원치 않아도 변화가 일어나려 하고 있어. 당신이 불안해하고 있는 이별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네.”

“…이별이요?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글쎄. 당신이 한 질문은 삶의 전반이었지. 그래서 구체적인 건 알 수 없어. 옆에 여자처럼 해외로 나간다는 뜻일지도 모르지. 아니면… 일곱 번째 카드(마술사 역위치)에서 나온 것처럼 기만하고 있던 게 탄로 나는 걸지도.”

“…….”

“말이 없네. 정말 뭔가 비밀이 있나 보지?”

“…사람이라면 누구든 비밀 한두 개쯤은 있는 법이죠.”

“흐응. 그건 그렇지. 별 거 아닌 비밀이 카드로 나올 일은 없겠지만.”

가브리엘라는 드디어 점괘가 해석되는 게 즐거운 듯 오묘한 웃음을 흘렸다. 동시에 변화와 이별을 말하며 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게 어딘가 꺼림칙하게 느껴졌다.

“여섯 번째 자리, Outcome.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때의 결과. 대게 5번에 대한 일반적인 해답이 나오지. 어디 보자, 카드는…….”

카드, 심판(Judgement) 역위치.

재기불능, 후회.

“오, 이런.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거라는군.”

“…….”

“이별로 인한 후회가 재기불능에 이를 정도로 크다? 주변 사람이 죽을 것 같지는 않은데… 아니면 사람에 대한 집착이 그만큼 심한가?”

“…제가 주변 사람을 좀 아끼는 편이죠.”

“후후. 생긴 것보다 uomo di cuore(정이 많은 남자)였군.”

“예?”

“칭찬이야, frùgolo(귀여운 소년).”

서주환은 인상을 찌푸렸다. 영어였으면 대충 알아들었을 텐데 억양을 보아하니 이탈리아어인 듯했다.

‘성격 나쁜 여자네.’

이쪽은 점괘가 이상하게 나와서 심란해 죽겠는데 싱글거리기는 게 놀리는 건가 싶었다.

가브리엘라는 그를 보고 웃었다.

“걱정할 필요 없어.”

“?”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 것 같거든.”

“방법이요? 그게 뭔데요?”

“후후. 우선은 카드를 마저 보지.”

하얀 손가락이 남은 카드를 가리킨다.

여덟 번째 자리, External. 외부 요인과 타인의 영향력. 혹은 타인이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카드, 여황제(The empress) 정위치.

“역시…….”

가브리엘라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여황제 카드는 여자, 풍요, 임신, 편안함, 부유함, 선물, 상속, 풍부한 감정, 모성애, 아름다움 등을 의미하지. 앞서 나온 카드와 조합해보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귀인이 찾아올 거야. 아니, 어쩌면 이미 왔는지도 모르지.”

그리 말하는 가브리엘라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물들어 있었다. 그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일견 차갑게 느껴졌던 인상이 자애로워 보일 정도였다.

그녀는 이내 손을 뻗어서 테이블 위에 놓인 서주환의 손등 위로 겹쳤다. 그에 옆에서 지켜보던 민가희가 기겁한다.

“뭐, 뭐하는 거예요?”

하지만 가브리엘라는 그녀 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듯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슬슬 여황제 카드가 의미하는 게 누구인지 짐작가지 않아?”

“…….”

“정식으로 소개할게. 난 가브리엘라 데 메디치. 메디치 가문의 직계이며 후계 경쟁을 하고 있는 신분이야. 주환, 나는 당신을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어. 당신은 날 만나기 위해 오늘 이 곳을 찾아왔고.”

“떠, 떨어져요! 헛소리 그만하고 우리 오빠한테 떨어지라구요!”

민가희가 울상을 지으며 소리쳤다. 그녀는 낑낑거리며 가브리엘라의 손을 치워내려 했지만 가늘고 하얀 손은 마치 자석이라도 된 것처럼 서주환의 손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가브리엘라가 민가희를 향해 진정하라는 듯 말한다.

“걱정하지 마, 여자. 아니, 민가희라고 했던가? 이 사람을 영영 뺏어가지는 않을 테니.”

“뺏어 간다고 하면 누가 가져가게 놔두긴 한대요!?”

“진정해. 첩실로 들어오는 걸 허락할게.”

“처, 첩실?”

민가희는 황당함과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혔다. 도대체 이 여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란 말인가. 어이없음이 극에 달하면 말문이 막히는 법이라던가. 그녀는 어버버 말도 못하고 입가를 떨었다.

그런 와중에도 가브리엘라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주환, 나랑 결혼하면 행복하게 해주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부와 명예, 권력까지 모두 주겠어. 단지 나와 함께 해주기만 하면 돼.”

“…….”

“왜 그러지? 대답을 듣고 싶은데. 아,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랐나?”

그리 말한 가브리엘라가 브로치로 보이는 물건을 내밀며 묻는다.

“이걸 알아볼 수 있겠어?”

왕관 아래 브로치. 다섯 개의 붉은 보석과 하나의 푸른 보석이 박힌 인장. 유럽 귀족가문에 대해 자료조사를 했을 때 본 적 있는 모양이었다.

“…메디치 가문의 인장?”

“역시 내 반려답군. 동방의 작은 나라에 있어도 알아볼 줄 알았어.”

처음 봤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가브리엘라는 완전히 흥분에 차서 들뜬 기분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었다.

서주환은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인장이 진짜라는 건 어떻게 믿죠?

“흐응. 신중한 것도 나쁘지 않네. 당황하지도 않고.”

“이래 봬도 많이 당황했습니다만.”

신중하거나 냉철한 게 아니었다. 그냥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을 뿐. 속으로는 무슨 개소리냐는 외침을 열 번도 더 토해냈다.

가브리엘라는 픽 웃으며 말했다.

“그건 차차 증명하기로 하고… 주환, 당신은 여자가 많지? 난 관대하니까 몇 명 정도는 더 있어도 상관없어. 대신 그 여자들은 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 할 테지만, 이별을 두려워하는 당신으로선 큰 메리트이지 않나?”

“하하…….”

어이가 없으면 웃음이 나는구나. 서주환은 오늘 새로운 사실을 하나 깨달았다.

하지만 마냥 농담 취급하며 넘어갈 수도 없었다. 상태창으로 들여다 본 그녀의 성은 정말로 ‘메디치’였고, 그녀의 본신 능력은 점술(A+/S)이었으니까. 정말로 그녀의 가문으로 들어간다면 여러 여자들과 함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어정쩡한 태도를 고수하는 이유는…….

‘왜 꺼림칙하지?’

전혀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에게 휘말린 느낌에 불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때 문득, 테이블 위에 역위치로 놓여 있는 심판(Judgement) 카드가 보였다.

‘재기불능과 후회.’

흘러가는 상황에 순응하고 대응하지 않을 시 나타난다는 결과.

그리고 떠오르는 가브리엘라의 말.

‘운명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수만 가지 갈래가 있지. 가변적인 길을 확정 짓는 것은 사람의 의지이니, 심지를 굳건히 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언젠가 좋은 결과가 있기 마련. 참고하도록 해.’

서주환은 돌연 마음을 정했다.

‘첩실? 결국은 다른 사람에게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관계잖아. 그딴 건 한국에서도 가능해.’

그때, 눈앞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가브리엘라 데 메디치를 정복하라』

▶ 한국에 찾아 온 목적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가브리엘라.

건방지게도 그녀는 본 목적을 숨기고 욕망시스템의 주인인 당신에게 데릴사위로 들어올 것을 제안합니다.

건방진 여자에게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 관계를 정립해주십시오.

▶ 달성 조건: 데릴사위 제안 거절, 가브리엘라의 호감도 A+ 달성, 결혼 하지 않고 그녀의 진짜 목적을 이루어주기.

▶ 보상: 300,000LP

메시지는 하나가 끝이 아니었다.

[성(性)에 관한 강력한 행운이 개입합니다.]

동시에 급작스레 불어오는 바람.

후우우웅!

“꺄아악!”

“헉! 죄송합니다! 잠깐 환기 좀 한다는 게…….”

“Shit! 카드가!”

파라라락!

바람을 맞은 덱이 엉망으로 흐트러지며 카드 몇 장이 스프레드 위로 안착했다.

The Hermit 역위치.

탐욕.

The Lovers 정위치.

연애, 쾌락.

The Devil 역위치.

악순환으로부터의 각성.

“푸흐하하핳!”

그는 세 개의 카드를 보고 폭소릍 터뜨렸다. 갑자기 바람결에 난입한 세 개의 카드가 의미하는 바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욕망시스템, 연애와 쾌락, 그리고 도우미이자 동반자인 루시.

빙글거리는 미소를 지은 서주환이 테이블 위의 카드를 가리키며 말한다.

“가브리엘라, 운명이 변한 것 같은데요?”

“…….”

“아니, 애초에 당신이 잘못 해석한 걸지도 모르고요.”

가브리엘라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Fuck…….(빌어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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