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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강호햄이 드디어 애기 아빠가 되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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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on 님, 쾌락에웃는아이 님, TransDrive 님, wadize 님, 연리지[하루] 님, 연리지[하루]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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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D
장덕자의 고뇌
UFC경기가 있기 하루 전, 서주환과 장덕자는 KTX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호텔에 짐을 푼 두 사람은 부산 서면 시내로 나가서 놀다가 돼지국밥집에 들어가 저녁을 해결했다.
서주환은 국밥을 벌써 다섯 그릇째 먹는 장덕자를 보며 기가 찬다는 듯 혀를 내둘렀다.
“그게 다 어디로 들어가는 거냐…….”
그러나 이내 뚝배기를 내려놓은 장덕자가 하는 말은 더 가관이었다.
“아으. 긴장했더니 체할 것 같아서 별로 못 먹겠네.”
“…별로 못 먹어?”
“어. 내일 경기 볼 생각하니까 벌써 위 아파. 평소 같았으면 열 그릇은 더 먹는 건데.”
“…….”
서주환은 굳이 따지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지닌 ‘쾌변’과 ‘소화’ 재능을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사실 장덕자의 재능을 가장 잘 살리는 방향은 먹방이 아닐까?’
격투기도 뭐고 그냥 방송 켠 다음에 푸드파이터를 시키는 게 나을 듯했다. 장담컨대 그녀가 먹방을 시작하는 순간 100만 위튜버 정도는 금방 찍을 터였다. 그는 살면서 이만큼 복스럽게 먹는 여자를 본 적이 없었다.
서주환은 계산을 마치고 말했다.
“다 먹었으면 일어나자. 바람이나 쐬러 가게.”
“난 바로 호텔에 들어가도 상관없는데.”
장덕자가 음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식욕이 해결되니까 성욕이 일어난 모양이었다.
서주환은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내저었다.
“난 두 그릇이나 먹었더니 배불러. 소화하게 좀 걷자.”
“나약하긴.”
“네가 이상한 거거든?”
나약함의 기준을 너무 끌어올리지 말아줬으면 싶다. 뚝배기 가득 나온 국밥 두 그릇이면 충분히 많이 먹지 않았는가.
두 사람은 시내로 나가서 사람들을 구경하며 걸었다. 부산 시내에는 외국인들이 꽤 많이 보였다.
장덕자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부산에는 원래 외국인들이 많나?”
“원래도 꽤 있긴 한데 오늘 유독 많은 걸 거야. UFC가 한국에서 개최됐으니까 당연하지.”
“하긴. 열정적인 팬들은 경기 직관하러 해외 원정도 가니까.”
더군다나 이번 경기의 메인은 한창 랭킹을 올리고 있는 코리안 타이거 성찬호와 페더급 랭킹 2위의 브리안 아르테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한 이슈가 있었다.
바로 성찬호의 통역을 맡은 친구를 브리안 아르테가가 때린 사건이다. 랭킹 2위의 격투기 선수가 일반인을 폭행한 것은 세간의 주목을 받을만한 사건이었다. 성찬호는 링 위에서 브리안 아르테가를 박살 내겠다며 엄포를 놓았고, 브리안 아르테가는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해보라며 역으로 도발을 걸었다.
그런 두 사람 사이의 이슈 때문에 격투 팬들의 이목이 평소보다 더욱 집중되어 있었다. 덕분에 외국에서 입국한 관광객들이 평소보다 더욱 많은 것이었다.
서주환은 심심찮게 보이는 외국인들을 보며 말했다.
“나중엔 저 사람들이 네 팬이 될지도 모르지.”
“글쎄…….”
장덕자는 복잡한 표정이었다. 서주환을 따라 부산까지 오긴 했지만 아직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탓이었다.
서주환은 괜히 부담감을 주었나 싶어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네 마음 내키는 대로 해. 여기까지 데려왔다고 해서 딱히 등 떠밀려고 한 건 아니거든.”
“…그래? 난 찡찡대지 말고 빨리 복귀하라는 뜻으로 데려온 건 줄 알았는데.”
“얌마, 사람을 뭐로 보고. 그리고 네 인생인데 내가 뭐라고 그러겠어?”
결국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남에게 등 떠밀려 내린 결정과 오랜 고뇌 끝에 본인이 마음먹는 것은 전혀 다르니까.
다만 한 가지 해주고 싶은 말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미련이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해.”
“…응.”
그렇게 잡담을 하며 시내를 거닐던 중이었다.
“꺄아악! 도둑이야!”
지척에서 비명이 들렸다. 동시에 도둑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서주환과 장덕자를 지나쳐갔다.
“어? 야, 장덕자!”
“저 새끼 잡아 올게!”
장덕자가 자리를 박차고 튀어 나갔다. 서주환은 곧장 그 뒤를 따라 내달렸다.
‘사람이 너무 많아!’
밀집된 사람들 때문에 인파를 헤치고 달리기가 쉽지 않았다. 반면 도둑은 사람들을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니며 점점 멀어졌다.
그때 반대편 골목에서 튀어나온 덩치의 남자 한 명이 도둑을 가로막았다. 그에 도둑이 팔을 휘두르며 남자를 쳐내려했다. 하지만 남자는 도둑의 주먹을 손쉽게 피하고 그를 제압했다.
남자가 양팔로 도둑을 꽉 끌어안은 채로 말했다.
“자, 물건 돌려주세요.”
“크악. 너 누구야!”
도둑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남자가 아닌 주변에서 대신 나왔다.
“헉! 성찬호 선수다!”
“뭐? 성찬호가 여기 왜 있어?”
“내일 경기잖아! 지나가던 중이었나 보지.”
남자의 정체는 내일 경기의 메인으로 나오는 성찬호 선수였다. 현재 부산에는 UFC를 직관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기에 성찬호를 단번에 알아봤다.
성찬호는 어색하게 웃으며 주변에 몰린 사람들을 진정시켰다. 그때 여자 한 명이 헉헉거리며 달려와서는 성찬호의 등을 두드렸다.
“하악, 학. 찬호 오빠, 갑자기 어딜 그렇게 달려가요!”
“응? 아, 소매치기 때문에.”
“소매치기요? 헉, 설마 때린 건 아니죠?!”
“아, 아니야! 안 때렸어. 제압만 했어!”
여자의 추궁에 성찬호가 크게 당황하며 손을 내저었다. 그럼에도 여자는 의심스럽다는 눈으로 잔소리를 퍼부었다. 그에 주변이 더 소란스러워졌다. 저 여자는 누구기에 저 성찬호를 꼼짝도 못 하게 만든단 말인가?
“김아랑 선수다! 격투기 여신!”
“아랑 선수님! 팬이에요!”
곧 두 사람의 주변으로 사람이 몰려들었다. 경찰이 도착하고 진즉 사건이 마무리되었음에도 사람들이 떠날 줄을 몰랐다.
한편 도둑을 잡으러 달려갔던 장덕자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랑 선수… 나랑 싸울 때보다 몸이 더 좋아졌네.”
그리 중얼거리는 장덕자의 표정은 어딘가 복잡해 보였다. 자신을 패퇴시킨 김아랑을 실제로 다시 보자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듯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불렀다.
“저, 혹시 장덕자 선수님 아니세요?”
“네?”
장덕자가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다. 그러자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놀란 얼굴로 호들갑을 떨었다.
“거 봐, 오빠! 내가 덕자 선수님 맞다고 했지!”
“허억. 진짜 팬입니다! 저, 사인 한 장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네, 네? 하지만 전 벌써 삼 년 전에 은퇴했는데…….”
“현역이셨을 때 저희가 너무 팬이라서 그래요. 부탁드립니다!”
“아, 알았어요.”
장덕지는 어울리지 않게 부끄러워하며 사인을 해주었다. 여자 팬은 아예 티에다가 해달라며 가슴을 쭉 내밀었는데, 눈에 띄는 행동 탓에 성찬호와 김아랑에게만 쏠려 있던 시선이 장덕자에게도 날아들었다.
그 소란스러움 때문일까.
또 누가 있는 건가 하고 주변을 둘러보던 김아랑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이내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장덕자게에게 다가가며 소리쳤다.
“덕자 선수? 덕자 선수님 맞죠!”
“헉!?”
“우와! 덕자 언니, 오랜만이에요!”
김아랑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장덕자의 손을 붙잡고 흔들었다.
*
서주환과 장덕자, 성찬호와 김아랑은 룸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김아랑은 자리에 앉자마자 장덕자를 붙들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덕자 언니, 저 보러 와주신 거예요?”
“네? 어, 그, 아랑 씨 보러 온 거긴 한데…….”
“와, 언니가 날 보러 와주다니! 진짜 여기서 볼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언니를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
“저, 저를요? 저를 왜?”
“그야 팬이니까요! 왜, 예전에 저희 시합했을 때도 제가 팬이라고 말했잖아요? 번호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시합 전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히잉.”
김아랑은 엄청난 친화력을 발휘하여 장덕자에게 말을 걸었다. 장덕자의 반응을 보아하니 그리 친한 사이도 아닌 것 같았는데, 벌써 언니라고 부르며 친근하게 구는 것이 보통내기가 아니었다.
‘어우, 부담스러워.’
어지간한 사람들은 부담스러워서 도망갈 정도의 친화력이었다. 저 장덕자가 페이스에 말린 걸 보라. 마이웨이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녀가 어버버 대는 게 우스워 보였다.
한편 성찬호는 익숙한 일이라는 듯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랑아, 그만해. 덕자 씨가 부담스러워하시잖아.”
“에엥? 언니, 제가 부담스러워요?”
“아, 아뇨?”
“그쵸? 그거 봐, 오빠! 안 부담스럽다잖아!”
김아랑은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 성찬호가 한숨을 내쉬거나 말거나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것도 상당히 민감한 주제로 말이다.
“언니, 오늘 보게 돼서 너무 반가워요. 갑자기 은퇴하셨다길래 어디 크게 다친 줄 알았거든요.”
“…….”
“왜 은퇴하신 거예요? 저희 그때 엄청 쩔었는데. 여자 경기는 별로 인기 없는데도 경기장 반응 엄청 좋았잖아요. 솔직히 전 언니랑 싸웠던 게 베스트 경기였어요. 리얼루! 그래서 꼭 다시 케이지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아하하…….”
서주환은 어색하게 웃는 장덕자와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김아랑을 번갈아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저 사람, 눈치가 더럽게 없는 타입이구나.’
본인과의 경기 이후 은퇴한 걸 알고 있으면 조심스러울 만도 하건만 조심성이 전혀 없었다. 자신 때문이라고는 추호도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때 진동벨이 울렸다. 동시에 두꺼운 손 하나가 벨을 낚아챘다.
“제가 다녀올게요.”
김아랑을 포기하고 한숨을 내쉬던 성찬호였다.
“같이 가시죠.”
서주환은 그를 따라 일어났다. 그도 어색한 공기가 답답하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여기 아이스 아메리카노 네 잔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주환은 먼저 손을 뻗어서 커피를 받아들었다. 그에 성찬호가 미안하단 얼굴로 말했다.
“제가 들어도 되는데.”
“괜찮아요. 그보다 발목은 좀 어떠세요?”
“…네?”
한 박자 늦은 대답과 함께 성찬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주환은 힐끗 그의 발목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아까 발목 다치신 거 아니에요? 잠깐 저시는 것 같던데.”
“그걸 어떻게…….”
“눈썰미가 좋은 편이거든요. 그보다 부상당한 거면 내일 경기 괜찮으시겠어요?”
성찬호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씩 웃으며 답했다.
“별로 크게 다친 거 아니니까 괜찮습니다. 들어가서 찜질하면 괜찮을 거예요.”
태연하게 말하는 그였지만 서주환은 못내 걱정이 됐다. 이번 매치는 회귀 전에도 굉장히 유명했었는데, 덕분에 격투기에 관심이 없는 그도 경기의 결과를 알고 있었다.
‘판정패로 졌었지.’
서주환은 혹시 회귀 전의 미래에서 그가 패배한 이유가 이번 사건으로 인한 발목 부상이 원인인 것은 아닐까 추측했다.
“주환 씨, 아랑이한테는 비밀로 해주세요. 애가 잔소리가 심해서…….”
“그러죠. 그보다 발목, 제가 좀 봐 드릴까요?”
“네? 주환 씨가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성찬호가 눈을 끔뻑이며 되물었다.
“주환 씨, 의사인가요? 그런 나이로는 안 보이시는데…….”
“의사는 아니지만 마사지를 좀 잘 하는 편입니다. 스포츠 마사지요. 한 번 믿고 맡겨보시죠.”
서주환은 다소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격투기에 별로 관심을 없었지만, 이왕이면 한국 선수가 이겼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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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부산의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성찬호와 아르테가를 메인으로 한 UFC 경기가 개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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