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295화 (29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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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랜만(?)에 꾸금씬을 썼네요.

성인물 치고 이 정도면 오랜만이 맞죠, 아마?

*

으음... 위양성이길 바랬지만 결국 PCR검사 결과 양성이 확인됐습니다.

열은 없는데 두통과 인후통 때문에 좀 힘드네요.

그래도 이 정도면 좀 심한 목감기 수준이라 생각보다 버틸만은 합니다.

독자님들 모두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능하면 주말 간 몸을 회복하고 온전한 정상연재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

김민둥 님, 제스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카노이스 님, 구자드니 님, 미르.. 님, 암천회류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장덕자의 고뇌

장덕자는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로 중얼거렸다.

“죽을 것 같아…….”

맥 빠진 목소리가 힘없이 늘어졌다. 아무리 체력이 좋은 그녀라도 고유 성감대인 뒷구멍 집중 공략에는 맥을 못 추는 기색이었다.

서주환은 잇 사이로 큭큭거리는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엉덩이를 찰싹였다.

“세 달치 몰아서 하겠다더니 어떻게 된 거야? 난 더 할 수 있는데.”

“…괴물 같은 놈.”

“뭐래, 똥구멍 좋아하는 변태가.”

“너 때문이잖아!”

“얼씨구. 네가 변태인 게 왜 나 때문이야. 남 탓은 나쁜 거다.”

“야익! 너랑 하기 전에는 이런 거 몰랐거든?”

불만 가득한 눈으로 찌릿 노려보는 장덕자.

하지만 이내 그녀는 눈초리에 힘을 빼고 멍한 얼굴로 천장을 올려다봤다. 그렇게 물끄러미 천장을 응시하던 장덕자가 문득 말한다.

“주환아, 너는 재능이란 걸 어떻게 생각해?”

“…재능?”

서주환은 재능이란 말에 슬쩍 장덕자를 돌아봤다. 어딘가 고민에 잠긴 듯한 그녀의 얼굴은 평소와 다른 표정을 띠고 있었다.

장덕자가 말을 잇는다.

“사람은 각자 타고난 재능이 있다잖아. 무얼 타고나느냐도 다르고, 타고난 재능의 질도 다르겠지?”

“그렇지 않을까?”

서주환은 잘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지만, 사실 그에 대한 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이제까지 들여다본 사람들의 상태창만 몇 개던가.

세상에는 수십억의 사람이 있고, 재능의 종류 또한 그만큼 많을 것이다. 그리고 재능에는 타고난 등급이 존재한다.

“요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자기 재능이 무엇이고, 그 재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데?”

“…확신이 없어서.”

“네 재능에 대한?”

장덕자의 고개가 작게 끄덕여졌다. 그녀는 살며시 몸을 일으켜 세우며 슬쩍 주먹 쥔 제 손을 빤히 바라봤다.

“몇 달 전에 기억 나? 우리 스파링했던 거.”

“당연히 기억하지.”

장덕자의 막무가내 성격을 진정시키고자 조건을 건 스파링을 했었다.

입식타격으로만 이루어진 1라운드 3분 스파링.

결과는 무승부.

굳이 따지자면 타격을 허용한 건 그가 더 많았으므로 장덕자의 승리라고 볼 수 있었지만, 그녀는 전 프로가 일반인과 싸워서 무승부 판정이 났으면 패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었다.

“요 몇 달 간 계속 그때가 떠오르더라고. 꿈에 나온 적도 여러 번이야.”

그 이유가 분해서는 아닐 터다. 그녀는 승부에 대해 깔끔하게 납득했었으니까.

하지만 장덕자는 어딘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연신 주먹을 쥐락펴락해댔다.

서주환은 그런 장덕자를 보며 일전에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프로였다고 했지.’

듣자 하니 그녀는 데뷔하자마자 파죽지세로 승리를 이어나갔다고 한다. 심지어 국내 챔피언이 될 뻔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타이틀 매치전에서 패배한 장덕자는 돌연 링을 떠나버리고 말았었다.

이후 링을 떠난 장덕자는 본인의 운동 경험을 살려서 헬스 트레이너겸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첫 ‘비키니’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고, 올해는 체구를 더 키워 ‘피규어’ 대회에서도 성과를 냈다. 그녀 스스로는 잘 몰랐지만, 타고난 ‘쾌변’과 ‘소화’ 재능은 조각 같은 몸을 만드는 데 큰 무기였던 것이다.

재능을 백분 활용하게 된 장덕자는 헬스 업계에서 금세 유명세를 얻었다. 격투기를 할 때보다 더욱 크게 재능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알기 쉽구만.’

장덕자는 어떻게 봐도 미련이 남은 표정이었다. 뜬금없이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서주환은 여전히 멍한 기색으로 천장을 올려다보는 그녀에게 물었다.

“다시 해보려고? 격투기.”

“…모르겠어. 좀 전에도 말했지만 확신이 없거든.”

“으음. 너 충분히 잘하잖아. 오래 쉬긴 했지만 챔피언이 될 뻔한 적도 있다고 했고. 그 정도면 확신이 설만하지 않나?”

타이틀 매치를 진행한 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장덕자에게 재능이 있음은 분명했다. 사람들은 세계 챔피언이니 랭커니 하며 쉽게 말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는 국내 타이틀전조차도 치르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으니.

하지만 장덕자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는 거야. 아예 재능이 없으면 포기하겠는데, 솔직히 재능이 없진 않거든. 그런데 또 아주 뛰어나냐 하면 그것도 아니란 말이지.”

“…….”

“나한테 덕훈이나 그 여자 같은 재능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여자?”

장덕훈은 그렇다 치고 그 여자는 또 누구란 말인가.

장덕자는 인상을 찌푸리며 답했다.

“나랑 타이틀전 치른 선수. 엄청 잘하더라.”

“그래?”

“응. 한 번 싸워보니까 이런 게 재능이구나 싶었어. 벽 느껴지더라. 언젠가 덕훈이한테 느꼈던 것처럼.”

씁쓸해 보이는 얼굴이다. 재능의 벽을 마주한 사람의 패배감이 짙게 서린 표정이기도 했다.

‘덕훈이한테 느꼈던 것처럼이라…….’

서주환은 새삼 장덕자와 장덕훈 남매의 과거를 떠올렸다.

과거 두 사람의 스파링은 장덕훈에게 트라우마가 되었다. 물론 지금에야 ‘그런 일도 있었죠’ 하는 과거의 기억일 뿐이지만, 정작 장덕훈을 무참히 패퇴시킨 장덕자는 아직까지 그 기억에 갇혀 있는 듯했다.

‘사람 일이란 참.’

흠씬 두들겨 맞은 장덕훈은 신경도 안 쓰는 일이 되었는데, 오히려 제 동생을 사정없이 두들긴 그녀가 극복하지 못한 게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서주환은 여전히 멍하니 누워있는 그녀를 응시하다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가능하면 조언이라도 해주고 싶은데, 사기적인 재능을 가진 입장에서 무어라 할 말이 없었다.

장덕자가 도유이의 경우처럼 아주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모를까 그녀가 지닌 격투기 관련 재능이라고 해보아야 B+의 잠재등급을 갖고 있는 ‘운동’ 재능 하나에 불과했다. B+면 분명 프로의 영역에서도 상위권에 이를만한 재능이었지만, 최고가 될 수 있을 거라며 등을 떠밀어줄만한 정도는 아니었다.

‘재능이라…….’

‘잘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은 다르다는 말이 있다. 죽도록 좋아하는 일이지만 재능 없음에 포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애매한 재능을 가지고 있을 때, 사람은 본인의 재능을 살려 ‘잘하는 일’을 하는 게 행복할까. 아니면,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행복할까. 또 타고난 재능으로 모든 결과가 정해져버린다면…….

‘인생 존나 재미없을 것 같네.’

더군다나 그는 다른 사람의 재능을 볼 수 있다. 재능만으로 결과가 정해진다면 경쟁이라는 요소에 재미를 느낄 수 없을 듯했다.

*

사정을 들은 장덕훈이 눈을 끔뻑이며 되물었다.

“덕자 누나가 격투기를 다시 하고 싶어 한단 말입니까?”

“어. 그런데 자기가 가진 재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가봐. 그래서 망설이고 있고.”

장덕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 답했다.

“그게 무슨 헛소리랍니까? 저희 누나만큼 타고난 사람이 어디 있다고.”

“그런가?”

“두 말 하면 입 아픕니다. 애초에 한국 여자치고 키 175가 넘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그것만으로도 재능입니다. 타고난 뼈대도 굵지 않습니까.”

장덕훈의 말을 듣고 있으니 새삼 의문이 들었다.

장덕자가 지닌 재능은 정말 애매한 것일까.

잠재등급 B+급의 운동 재능은 범위가 넓다. 격투기에 특화된 재능은 아니지만 어떤 종목이든 노력 여하에 따라 프로급의 실력을 갖추는 게 가능하다.

그리고 신체적인 능력도 봐야한다.

장덕자의 키는 177cm, 몸무게는 68kg.

시스템 창에 표기되는 재능 목록은 대게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크다. 장덕훈이 말한 키는 물론 근력이나 민첩성, 체력 따위의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내가 너무 시스템에만 의존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을 너무 절대적인 지표로 삼은 게 아닌가, 하는.

예를 들어 A+급의 ‘연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둘 있다고 치자.

한 명은 키도 크고 잘생긴 데다 운동능력까지 좋다.

반면 다른 한 명은 똑같은 재능을 갖고 있지만 키가 작고 못생긴 데다 몸치이기까지 하다.

두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더 배우로 성공할 수 있을까.

‘전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하겠지.’

하지만 후자의 사람이 ‘노래’ 재능을 갖고 있어 기가 막히게 노래를 잘 부른다면? 그럼 뮤지컬 배우로서는 후자의 사람이 더 성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결국 어떤 일이든 한 가지 재능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게 아니다. 사람에게는 결코 한 가지 재능만 있는 게 아니고, 다양한 요소요소가 합쳐져 결과를 만들어낸다.

생각해보면 서주환 본인도 실생활에서 경험한 바가 있었다.

‘내가 가진 상위 재능에 요리는 없지만, 난 요리를 곧잘 만들어. 자취 경험과 손재주 재능 덕분에.’

또 다른 예로는 멀리 갈 것도 없이 지난 피팅 촬영만 생각해도 그렇다. 그에게 ‘연기’나 ‘모델’과 같은 재능은 없지만 다양한 재능을 활용하여 프로 못지않은 결과물을 뽑아내지 않았던가.

장덕자도 마찬가지다. 비록 ‘운동’에 관한 재능은 B+에 불과하지만 가진 바 재능을 어떻게 조합하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A급 이상의 격투기 재능을 가진 사람보다 뛰어난 종합능력을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력으로 재능의 벽을 뛰어넘는 사람도 존재하니까.’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평범한 노력으로는 턱도 없다. 말 그대로 일생을 바치거나, 수많은 절망과 좌절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보통의 의지로는 절대 이룰 수 없을 터.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잠재력조차 다 개화시키지 못한 채 끝을 맞이하기 마련이었으니.

‘결국 덕자의 의지에 달린 문제인데.’

죽을 똥을 싸며 해도 될까 말까한 문제임에 현 장덕자의 애매한 마음가짐으로는 한없이 불가능에 가까우리라.

서주환이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 동안, 장덕훈도 고민스런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소원했던 누나와 최근 들어서야 원만한 사이가 되었으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

그때 장덕훈이 뭔가 떠올랐다는 듯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에 서주환의 고개가 마주 돌아갔다.

“왜 그래?”

“형님, 잠깐 컴퓨터 좀 쓰겠습니다.”

“어? 어어. 그래.”

장덕훈은 곧 ‘여성 MMA파이터 김아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자 프로필부터 시작해서 각종 연관정보가 나타났는데,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다.

[2016 UFC 부산, 12월 21일 개최… 메인매치, 코리안 타이거 성찬호 VS 브리안 아르테가]

[UFC 부산, 메인 매치 외에도 주목할 만한 경기 많아… 한국 종합격투기 여신 ‘김아랑’ 선수도 출격]

기사를 본 장덕훈이 쓴 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그러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유?”

“예. 이 김아랑 선수가 예전에 누나랑 겨뤘던 선수입니다. 둘 다 입식타격에 인파이팅이 주무기라 난타전이 엄청 났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언급될 정도로 명경기였습니다.”

“흐음. 잘 알고 있네?”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누나 경기는 안 빼놓고 봤습니다. 나름 팬이었거든요.”

장덕훈은 어색하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처음 서주환과 함께 장덕자를 봤을 때만 해도 온갖 난리를 다 쳤는데, 새삼 이런 얘기를 하려니 민망한 모양이었다.

서주환은 장덕훈의 등을 팡팡 두드리며 웃었다.

“누나가 알면 좋아하겠네.”

“비, 비밀입니다, 형님.”

“허 참. 비밀은… 내가 말하진 않을게. 네가 직접 말해, 인마.”

“…누나가 다시 격투기 시작하면 그때 말하겠습니다. 제가 팬이었다는 사실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될 것 같거든요.”

“흐음. 알았다. 어쨌든 대충 가닥이 잡히는 것 같네.”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생각을 정리했다.

‘계기만 만들어보자. 결정은 알아서 하게 두고.’

결국 어떤 일이든 본인의 마음이 따라야하는 법.

서주환은 장덕자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등을 떠밀 생각은 없었다.

*

UFC의 첫 한국 대회는 2015년 11월 28일에 서울에서 개최되었다.

그 후로 일 년.

대한민국의 격투기 단체에서 힘을 쓴 것인지, 아니면 최근 한국에서 걸출한 선수가 쏟아져 나오며 국내 격투기 팬층이 두터워진 덕인지, 다시 한 번 UFC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이미 티켓은 진즉에 다 팔린 상태.

[UCF 부산 티켓 팝니다. 선제요. 장난 사절.]

[UCF 부산 티켓 200에 급처.]

남은 매물이라고는 리셀을 하는 암표뿐이었다.

“미친새끼들이네, 이거.”

서주환은 암표 목록을 뒤져보다가 헛웃음을 흘렸다. 정상가 10만 원 초반대였던 표들이 최소 200 이상에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서 또 언제 개최될지 모르는 UFC경기였기에 티켓 값 뻥튀기가 엄청났다.

‘돈이 부족하진 않지만 괜히 꼴받네.’

진짜 보고 싶은 사람들 대신 저런 놈들이 되팔기를 하며 이득을 취하는 게 아니꼬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결국 아쉬운 놈이 손해를 보는 세상인 것을.

‘그래, 시발. 덕자한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나름 뒷구멍으로도 떡을 쳐댄 친밀한 사이다. 떡만 쳤는가? 서로 주먹으로 얼굴도 치고 복부도 치고, 아무튼 치기는 존나게 많이 친 사이다.

그리고 200만 원이 별 것인가. 이석찬처럼 20억을 껌 값이라 말 할 수는 없었지만 200만 원 정도는 껌 값이라 부를만한 부를 쌓았다.

그렇게 암표를 구매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였다.

- 주환아, 뭐 하냐.

“아, 강호 형님. 어쩐 일이세요? 저야 글 쓰다 잠시 쉬고 있었죠.”

- 다른 게 아니라 소식 들었다. 이번 UFC 표 구한다면서.

“예. 이미 다 팔려서 암표 알아보는 중이에요.”

- 새끼, 암표 같은 거 사지 마라.

“하하… 꼭 볼 일이 있어서요.”

- 됐고, 형이 표 줄게.

“예?”

- 나 표 구해놓은 거 있다.

“아니, 그럼 형은 어쩌시고요?”

- 원래 내가 보러 가려고 했는데… 안 가기로 했다. 아, 너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야. 이유가 있어.

백강호가 흐흐 실없는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나 아빠 됐다, 인마.

“…예?!”

서주환은 순간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백강호는 그 반응이 만족스럽다는 듯 크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흘렸다.

그는 귓가를 쩌렁쩌렁 울리는 웃음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기쁜 목소리로 축하를 전했다.

“형님, 아빠 되신 거 축하드려요!”

- 다 네 덕분이다, 주환아! 고맙다! 으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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