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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어제의 갑작스러운 휴재에 대해 독자님들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특별히 어떤 일이 있는 건 아니었고 글을 쓰는 데 부진하여 벌어진 일입니다.
당장 연참을 하겠다고 약속드릴 수는 없지만 언제고 보충은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대비해 다시 비축분을 만들어야겠네요..ㅠ
열심히 쓰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운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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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퍼시엘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TransDrive 님, 도도한멜론 님, 월린이~★ 님, DoWon 님, drghost 님, 카노이스 님, wadize 님, O징어 님, よる 님, 로스팜 님, Wacko 님, a나다a 님, 알투 님, 라온노블 님, 능력Skyey 님, 반바니 님, choikim,1371 님, Elcid 님, 쉽게포기하는남자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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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장덕자의 고뇌
최미화의 영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노벨다이스는 플랫폼으로써의 기능 외에도 매니지의 역할을 겸하게 될 예정이다. 그 특성상 최미화의 능력은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미화도 만족하는 것 같고.’
이직 조건으로 지금 받는 월급의 두 배를 불렀다. 거기에 성과를 보여준다면 추가 연봉협상까지 가능하다. 어느 누구라도 혹할만한 조건이었다.
다만 최미화가 이직 제의를 덥석 받아들인 것은 비단 돈 때문만이 아니었다.
‘원래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했었지. 현실적으로 타협 본 게 매니지였고.’
최미화는 엄청난 활자중독자다. 그녀에게 글을 읽는다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자신의 손으로 더욱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싶어 했다.
한데, 눈앞에 그녀의 이상향에 꼭 맞는 ‘노벨다이스’가 나타났다. 회사의 수익보다 양질의 작품을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플랫폼. 어느 미친 재벌이 취미생활이라면서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말도 안 되는 플랫폼이 말이다.
최미화로서는 자신의 이상향이 눈앞에 있었으니 덥석 물 수밖에 없었다.
- 그래도 쓰던 건 다 넘겨줘야 돼. 알지?
전화 너머로 최미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플랫폼이랑 별개로 연재 중인 건 확실하게 마무리 지을 생각이야.”
- 좋아.
어차피 노벨다이스가 오픈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남았다. 서주환은 그 전까지 악마 포식자를 마무리 지을 생각이었다.
‘애초에 길게 쓰려고 한 작품도 아니고.’
초기 구상을 했을 때부터 악마 포식자는 호흡을 빠르게 가져간 작품이다. 굳이 길게 쓰려고 한다면 하지 못할 것도 없었지만 별로 돈을 위해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그의 말에 최미화는 전적으로 동의했다.
- 작품을 어떻게 완결 낼 지에 대한 여부는 온전히 작가 영역이야. 네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써.
“퍼니북스에서는 길게 써달라고 하던데.”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퍼니북스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자신을 부장이라고 소개한 남자였는데, 그는 서주환에게 ‘악마 포식자’를 되도록 길게 써달라고 부탁했다.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악마 포식자로 장기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었다.
‘음. 그걸 부탁이라고 봐야 하나?’
은근히 정산금 8할의 계약을 들먹이던 그의 말투는 회사에서 이만큼 해줬으니 당연히 이 정도 부탁은 들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어조였다.
이야기를 들은 최미화가 불같이 화를 냈다.
- 그 돼지새끼, 분명 내가 안 된다고 했는데! 쌍팔년도 코믹스도 아니고 뭔 개소리래! 주환아, 그딴 새끼 말은 무시해!
“그딴 새끼라니. 너희 회사 부장이라던데?”
- 부장은 무슨. 퍼니북스처럼 작은 회사에서 직급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그리고 이제 우리 회사 아니거든?
“푸흐. 아직 퇴사 안 했으니까 너희 회사 맞잖아.”
- 어머, 제 마음은 벌서 노벨다이스에 있는 걸요, 대표님?
최미화가 이직제의를 받아들인 지도 며칠이 지났다. 다만 아직 계약서를 작성한 상태는 아니었다. 그녀는 현재 서주환이 연재 중인 ‘악마 포식자’를 마지막까지 담당하고 싶다며 이직을 조금 미뤄둔 상태였다.
“아무튼 걱정할 필요 없어. 안 그래도 그때 헛소리 말라고 해놨거든.”
- 잘했네. 주환이 네가 할 말 못할 성격은 아니지.
“무슨 소리야. 나 되게 여린데.”
- 헛소리 그만하시고. 난 이제 자야겠다. 내일 또 출근해야 돼서.
“그래, 잘 자. 나중에 또 보자. 그때는 더 진득하게.”
- …기대할게.
부끄러움 어린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전화가 끊어졌다.
서주환은 끊어진 전화기를 보며 낄낄거리다가 다시 키보드를 잡았다.
“다시 써볼까.”
악마 포식자도 완결까지 머지않았다.
그는 ‘집중의 축복’을 사용하고 글쓰기에 몰입했다.
*
시험이 끝났다. 종강을 맞이했다는 뜻이었다.
이후로 며칠이 지나고, 성적이 공개됐다.
역시나 1등을 차지한 것은 이번에도 정하연이었다. 언제나 수석은 변함이 없었다. 대신 차석에 변동이 일어났다. 2학기 들어 열심히 공부한 유지경이 차석을 차지한 것이다. 나머지 3등은 서주환, 4등은 장덕훈, 5등은 이석찬이 줄을 이었다.
“거 다른 애들이 보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겠네.”
겉으로 보기에 서주환 일행은 학과 내 누구보다 열심히 노는 그룹이다. 그러나 성적은 항상 1~5등까지 상위권을 줄 세웠다.
서주환의 ‘교육’ 재능이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정확히는 특수능력 ‘성교사’의 사기적인 효과 덕분이다.
【성교사(性敎師)】
▶ 효과1: 상대방이 사용자에게 지닌 호감도 등급에 따라 D = 120%, C= 140%, B = 160%, A= 200%의 숙련도 버프가 적용된다.
▶ 효과2: 상대방과 섹스 후 (3일간)숙련도 버프가 100% 추가 적용된다.
▶ 효과3: 사용자가 직접 가르칠 시 숙련도 버프가 100% 추가 적용된다.
※ 버프는 사용자와 함께 할 때만 적용된다.
성교사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은 정하연과 유지경이었다. 특히 정하연은 원래도 공부를 잘해서 지난 학기보다 더 여유롭게 1등을 차지했다.
장덕훈도 적지 않은 효과를 봤다. 성교사의 1번과 3번 효과는 여자가 아닌 남자도 적용받을 수 있었다. 항상 이석찬을 경쟁상대로 삼던 그는 기어코 2학기 성적에서 이석찬을 꺾었다.
‘덕훈이도 글 쓰는 게 많이 늘었던데, 지금 쓰는 거 완결 내면 다음 작품은 유료화를 권해봐야겠어.’
장덕훈은 잠재등급 A급의 ‘상상력’을 타고났다. 그에 더해 ‘문장력’도 B+로 상당히 높은 잠재력을 보유했다.
다만 문장력을 제대로 개화시키지 못해 현재등급이 D+에 불과했는데, 그동안 틈틈이 서주환에게 가르침을 받고 얼마 전 C+를 달성한 참이었다.
‘노벨다이스에서 연재를 시작하면 좋겠네. 덕훈이 정도면 충분히 먹힐 거야.’
서주환은 그리 생각하며 옷을 챙겨 입었다. 새벽 운동을 나가기 위함이었다.
“후우. 쌀쌀하네.”
집 밖을 나오니 입김이 하얗게 새어나왔다. 첫눈이 내린 이후로 날씨가 눈에 띄게 추워졌다. 그는 몸도 녹일 겸 헬스장까지 가볍게 달리기로 했다.
‘어디 보자. 운동 다녀와서 밥 먹고 글 좀 쓰다가 그림 공부하고…….’
최근 서주환의 하루는 무척이나 바빴다.
현재 시각만 해도 새벽 5시.
서주환은 하루에 4시간씩만 자면서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그림을 독학하고, 이석찬과 노벨다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그는 빡빡한 일정에 개의치 않고 속으로 일거리를 늘렸다.
‘아무래도 독학하는 것보단 누구한테 배우는 게 일러스트레이터 재능을 빠르게 살릴 수 있겠지?’
서주환은 동창회에서 양혜지에게 얻은 잠재등급 A+급의 ‘일러스트레이터’ 재능을 살리고자 했다.
본인이 쓴 소설 표지와 캐릭터 일러스트의 자급자족!
그는 회귀 전 꿈에서나 그리던 자급자족을 위해 그림 독학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서주환의 그림 실력은 생각처럼 금방 늘지 않았다. 물론 시스템으로 재능을 올린만큼 기본적인 센스는 일반인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은 지 오래였지만, 그 센스를 다루는 것은 재능과 별개였다.
회귀 전부터 붙잡고 있던 ‘글쓰기’ 재능만 해도 온전히 능력을 이끌어내는 데까지 시간이 꽤 걸리지 않았던가.
비유하자면, 재능이란 결국 성능 좋은 그래픽 카드다. 그리고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온전히 끌어내기 위해서는 중앙처리장치인 CPU가 받쳐줘야 한다.
‘실력 좋은 학원을 찾아봐야겠어. 아, 춤도 배워야 되는데. 그건 1월부터 해야겠다.’
춤은 도유이가 소속되어 있는 텐 밀리언 스튜디오에서 배우면 될 듯했다. 그간 바빠서 배우지 못했으니 여유가 있는 종강 시즌을 알뜰하게 써야한다.
그렇게 속으로 이런저런 계획을 짜며 리본 피트니스 내부로 들어갔다.
“크으. 이거지.”
서주환은 적막한 헬스장 안을 둘러보며 만족스러운 감탄을 내뱉었다. 그는 이렇듯 모든 기구가 다 비어 있는 새벽 시간대가 마음껏 운동하기에 적격이라고 생각했다.
“흐읍!”
짧게 날숨을 토하며 100kg 벤치프레스를 가볍게 들어올린다. 두 번째 세트는 다시 10kg를 더하고, 세 번째 세트에서 또 다시 10kg를 더했다.
“후우우!”
4세트와 5세트도 120kg로 끝낸 서주환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역시 축복이 사기란 말이지.’
서주환이 불과 운동 일 년 만에 벤치프레스 120kg를 들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헬창의 축복’ 덕분이었다.
헬창의 축복(1일-3,000LP)
▶ 효과1: 남성 호르몬이 대폭 상승한다.
▶ 효과2: 모든 운동의 숙련도가 200% 상승한다.
▶ 효과3: 근육의 회복 속도가 300% 상승한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그는 하루에 3,000LP나 하는 축복의 사용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일반식을 마음껏 먹다가도 잠깐만 식단조절을 하면 복근이 돌아오는 몸이라니. 어떻게 포인트를 쓰지 않는단 말인가.
“안 부족하게 열심히 벌어야지.”
그렇게 다짐하며 다음 운동을 하려는 때였다.
“뭐를 벌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주환은 목소리의 주인을 짐작하고 손을 들어 인사했다.
“수희 누나, 이제 왔… 응?”
서주환은 입구 쪽에 있는 여성을 보고 눈을 끔뻑였다. 짐작했던 사람이 아니었던 탓이다. 보통 이 시간쯤이면 리본 피트니스의 사장인 임수희가 와서 그와 함께 운동을 한 후 진득하게 몸을 섞을 타이밍이었다.
한데 눈에 들어온 사람은 임수희보다 키가 한 뼘은 커 보이는 여성이었다. 임수희와의 공통점이라면 그와 몸을 섞은 사이라는 것이었다.
“장덕자?”
“첼시라고 부르라니까?”
장덕자가 뚱한 얼굴로 말했다.
서주환은 그녀의 말에 헛웃음을 흘렸다.
“그거 포기할 때 되지 않았냐?”
“칫. 나도 그냥 해본 말이야.”
“그보다 여긴 웬일이야?”
“흥. 나는 뭐 운동하러 오면 안 되나?”
장덕자는 답지 않게 새침한 얼굴이었다. 어딘가 고민이 있어 보이는 듯도 했다.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수건으로 땀을 닦아냈다.
“안 될 건 없는데, 너 원래 이 시간에 안 오잖아. 왜, 갑자기 마사지라도 받고 싶어졌어?”
언젠가 장덕자에게 새벽마다 마사지를 해주었을 때를 말함이다. 그는 장덕자에게서 S급 재능 결정을 얻기 위해 꼬시려한 적이 있었다.
장덕자는 코웃음을 치면서 패딩을 벗었다. 그러자 예의 하얀 탱크답과 레깅스를 입은 몸매가 드러났다.
“수희 언니한테 듣고 왔어. 너 요즘 이 시간에 운동한다면서?”
“그치. 두세 달쯤 됐어.”
서주환이 운동 시간대를 새벽으로 바꾼 것은 추석연휴 때 친척 동생인 서정호와 금연 약속을 하고 부터였다. 아침마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흡연욕구를 참고자 새벽부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 때문에 한동안 장덕자와 만나는 날이 드물었다. 이전에는 장덕자가 그의 운동 시간에 맞춰서 오곤 했는데, 그가 말도 없이 운동 시간 대를 옮겨버려서 접점이 사라진 것이다.
장덕자는 성난 기색으로 성큼성큼 다가와서 퍽 하고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억! 왜 때려?”
“시끄러! 더 맞아!”
“야, 이유는 알려주고 때려야지?”
“네가 약속 안 지켰잖아!”
서주환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
“약속이라니?”
장덕자가 울컥한 얼굴로 소리쳤다.
“한 달에 한 번은 나랑 하기로 했잖아!”
그제야 서주환은 장덕자가 왜 화를 내는지 알 수 있었다. 혹시나 싶어 상태창을 열어보니 역시나였다.
<장덕자>
성별: 여성
나이: 24살
키: 177cm
몸무게: 68kg
호감도: C+
현재성욕: A
페티시: Kinesophilia(上), Tripsophilia(上)
보유 재능: 쾌변(A/S), 소화(B+/A+), 운동(B/B+), 충동(B/B+)
‘욕구불만이었구만.’
어지간히 급했나보다.
까톡도 안 하고 직접 찾아올 정도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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