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292화 (29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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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이석찬은 직감적으로 서주환을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라고 판단을...!

오늘은 평소보다 분량을 더 넣어봤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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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레리안 님, 시미리 님, 카노이스 님, 씨울 님, 나기교 님, wghry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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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D

확장되는 일상

이석찬이 구상한 사이트는 소설, 웹툰, 애니 등을 아우르는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이다.

그러나 시작점부터 모든 걸 함께 진행할 수는 없는 법.

이석찬은 웹소설을 우선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건 취미 겸 사업이야. 그리고 내 취미 우선순위는 웹소설임.”

“그래서 웹소설 파이를 먼저 키우시겠다?”

“엉. 작가들이 자유롭게 연재할 수 있을만한 공간을 만들 거임. 매니지를 거치지 않고 작가 본인이 직접 올릴 수 있는 사이트가 몇 없잖슴.”

“많이 알아봤네. 학기 초만 해도 씹덕문화라고 극혐하던 녀석이.”

“이젠 내가 너보다 잘 알 걸?”

현재 웹소설 시장에는 창작자가 직접 업로드할 수 있는 플랫폼이 굉장히 적다. 기껏해야 세 군데 정도일까. 대부분의 플랫폼은 매니지를 거쳐야 발을 들일 수 있다.

반면 이석찬이 만들려는 플랫폼은 작가 본인이 작품을 자유롭게 업로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은 신인작가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이석찬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위해 웹소설 시장 자체를 키우고 컨텐츠 공급자인 작가들을 양성하려 하고 있었다.

‘양성이라기보단 뭔가 양식장 같은 느낌이 더 크지만.’

금똥을 싸는 물고기에게 밥을 주고 키우는 느낌이랄까. 이석찬에게 작가란 사료 대신 돈을 먹이면 글을 싸는 생물인 듯했다.

서주환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자식 혹시 나도 같은 취급하고 있는 거 아닌가? 가능성이 너무 넘쳐서 조금 소름이 돋는다.

그는 어쩐지 떨떠름한 눈으로 이석찬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석찬은 여전히 만화책을 붙들고 말 할 뿐이었지만.

“사이트 이름은 저번에 말해줬지? 노벨다이스. 대충 노벨이랑 파라다이스 합쳐서 지었음.”

“…괜찮네.”

서주환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지만 내심으로는 혀를 내두르는 중이었다. 그가 이석찬과 함께 사업을 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었다.

‘노벨다이스를 만든 게 석찬이었을 줄이야.’

사이트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소설 낙원, 노벨다이스[Novel (Para)dise].

회귀 전, 다소 갑작스럽게 나타난 이 플랫폼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운영으로 급격하게 덩치를 불렸다. 그리고 끝내는 글세상, 노란페이지, 네이비 시리즈와 같은 기존의 3대 플랫폼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웹소설 4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웹소설 4대 플랫폼 중 하나. 그 중에서도 신인작가들의 등용문으로는 제일이었지.’

당시 노벨다이스의 예상치 못한 성장은 웹소설 시장에 작지 않은 변동을 선사했다. 매년 새로이 나타나는 웹소설 플랫폼은 여럿 있었지만 그만큼 사라지는 플랫폼도 많았다. 결국 후발주자로 나와 성공한 플랫폼들은 노란페이지나 네이비 시리즈와 같이 이미 구축되어 있는 기업의 시스템을 이용한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노벨다이스는 기존 기업의 도움 없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운영자의 정신 나간 듯한 마케팅과 투자는 무에서 시작한 신생플랫폼을 독과점이나 마찬가지였던 3대 플랫폼과 같은 위치로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노벨다이스를 향한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엄청났다. 하지만 운영자의 신상은 철저한 베일에 쌓여있었다. 다만 그간의 ‘돈지랄’이란 말이 어울리는 행적을 보고 엄청난 부자의 취미생활이란 소문이 돌았다.

‘이번엔 시기가 더 빨라졌어.’

본래 노벨다이스가 출범하는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5년 쯤 뒤다. 추측컨대 회귀 전의 이석찬은 온전히 장덕훈에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이번에는 그로인해 관심을 갖게 된 시기가 더욱 빨라진 것이고 말이다.

이석찬은 심심함을 온몸으로 표현하려는 듯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말했다.

“사이트 졸라 크게 만들어서 작가들 갈아버릴 거임. 돈으로 때리면서 금융치료해주면 열심히 쓰겠지?”

“미친 졸부새끼…….”

“어허. 졸부라니. 나 근본 있는 부자임.”

“근본 있는 미친새끼. 야, 그런데 웹소설 시장 쪽은 기존 플랫폼들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해서 힘들지 않아?”

“괜찮음. 돈이면 다 됨. 만약 뭔가를 할 때 힘들다면 돈이 부족한 건 아닌가 생각해보셈.”

“병신 같은데 존나 멋있어…….”

이석찬의 말에 따르면 그가 노벨다이스에 투자한 돈만 몇 백 억 단위라고 했다. 서주환이 보태겠다던 20억을 껌 값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서주환은 차원이 다른 스케일에 한 차례 고개를 젓고는 아직 개발 중인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이석찬을 불렀다.

“야, 석찬아.”

“엉?”

“플랫폼 운영하려면 직원 많이 필요하지?”

이석찬은 다소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하단 표정이었지만 이내 답을 해주었다.

“그렇지? 소규모로 굴릴 수 있는 매니지랑은 다르니까. 그리고 플랫폼을 꽤 크게 굴릴 거라 필요한 인력이 꽤 많거든. 그게 아직 사이트 오픈 못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 알아서 굴러가게 하려면 기반을 제대로 다져야 됨.”

“흐. 그럼 내가 추천할만한 사람이 있는데.”

“추천?”

“어. 알다시피 난 회사 운영이나 사업 같은 건 잘 몰라. 그런데 웹소설에 한해서는 누구보다 믿음직한 사람을 한 명 알고 있거든.”

서주환의 자신만만한 말에 이석찬의 얼굴 위로 흥미가 깃들었다.

‘주환이 녀석이 추천하겠다는 사람이라.’

신기하게도 서주환의 주변에는 느낌이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한창 후계교육을 받을 때 만났던 음습한 인간들과는 결이 달랐다.

뭐랄까. 돈이라는 물질적 가치보다도 우선순위가 따로 있는, 아직 때 타지 않고 좀 더 순수하고 맑게 빛나는 인간군상들.

이석찬은 재밌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한 번 만나보자. 안 그래도 실력 좋은 경력직 많이 필요함.”

*

최미화는 서주환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급히 돌렸다.

‘원고를 안 주겠다니?!’

뜬금없이 전화한 서주환이 앞으로 퍼니북스에 원고를 건네지 않겠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정확히는 다음 작품부터 다른 매니지와 계약을 하겠다는 말이었지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긴 마찬가지였다.

‘주환이 원고는 내가 담당할 거야. 지금도, 다음 작품도, 앞으로도 계속!’

서주환의 원고를 가장 먼저 본다는 것은 활자중독자인 그녀에게 있어 포기할 수 없는 특권이었다.

최근 서주환이 글을 쓰는 폼이 어떻던가. 연달아 대박을 쳤으면 힘이 빠질 만도 하건만 그는 글을 쓸 때마다 발전했다. 솔직히 웹소설만 쓰고 있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필력이었다.

최미화는 어떻게든 서주환을 설득시키기 위해 그와의 약속장소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반드시 설득해야 돼!’

그의 글을 담당할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어지간한 편집자의 조언은 그의 귀를 더럽힐 뿐이다. 오로지 자신만이 그의 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최미화는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있는 서주환과 한 명의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낯선 남자를 발견한 최미화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저 사람이 주환이를 꼬드겼구나! 기생오라비 같이 생겨서는!’

솔직히 남자는 객관적으로 매우 잘생긴 외모였다. 손가락에 차고 있는 반지라던가 귀를 뚫은 행색은 조금 양아치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미려하게 떨어지는 턱 선과 오밀조밀하게 생긴 이목구비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선호하는 미소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현재 최미화에 있어 남자는 서주환을 홀리려는 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녀는 싸움에 임할 각오로 의자에 앉았다.

“…네? 플랫폼을 새로 만들겠단 말인가요?”

그러나 이어진 대화에서 최미화는 놀란 음성을 토할 수밖에 없었다.

‘이 남자가 뭐라고 한 거지? 플랫폼을 만들어? 그냥 런칭시스템이 아니라 작가들의 등용문을 목표로? 거기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겠다고?’

같은 웹소설 플랫폼이라도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런칭하는 것과 신인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다지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더불어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제작하려면 사이트에 투자해야하는 돈의 단위에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최미화는 혼란스러운 얼굴로 남자를 쳐다봤다. 조금 전에 들은 말을 믿기 힘들었다.

“어, 얼마를 투자하겠다고요?”

일이십 억도 아니고 몇 백 억이라니.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힘겨웠다.

그러나 남자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일단은 삼백. 추후에 진행상황을 보면서 칠백을 더 들일 겁니다. 필요하면 추가로 투자할 수도 있고요.”

“그, 그럼 최소 처, 천 억…….”

최미화는 혼미해지려는 정신을 붙잡았다. 평생 입에 담아 본 적도 없는 액수가 이리도 쉽게 나오니 현실감각이 이상해지는 듯했다.

시작부터 저만한 돈을 투자하면 어떤 플랫폼이 만들어질까. 저 돈이라면 내가 원하는 사이트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단위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이 남자는 대체 누구일까.

그녀는 범람하려는 상념들을 꿀꺽 되삼키며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태연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만들 플랫폼은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물론 아예 신경을 끌 수는 없겠지만… 그건 부차적인 거고, 0순위는 재밌는 작품을 되도록 많이 양산하는 거예요. 따라서, 당분간은 손해를 보더라도 작가와 독자의 유입을 위해 돈을 풀 생각입니다.”

“…….”

최미화는 무어라 대답할 생각도 못하고 침만 되삼켰다. 그저 타 매니지에서 서주환을 데려가기 위해 바람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스케일이 컸던 것이다. 혹여 사기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서주환 개인을 상대로 이런 사기를 벌일 이유가 없었다.

“하아…….”

그녀는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주환에게 소설의 유료판매 시 발생하는 수익금을 10할 모두 주겠다고 했던가. 이쯤 되니 최후의 방법으로 생각했던 인정에 기댄 호소도 하지 못할 노릇이었다.

‘이걸 붙잡으면 내가 양심 없는 년이지.’

2016년 기준으로 남성향 웹소설 작가의 이북 인세는 작가 6, 출판사 4의 비율로 정산한다. 그리고 기성작가의 경우는 7:3으로 책정하는 게 보통이다. 그나마도 플랫폼에서 30~45%를 가져가고 책정되는 비율이었다.

물론, A급 작가의 경우는 드물게 8할을 가져가기도 한다. 퍼니북스에서 현재 서주환에게 정산해주고 있는 인세도 8할이었다. 거기에 선인세 지급을 비롯한 종이책 보장도 있었으니 결코 나쁜 조건은 아니었다.

‘이번에 슬그머니 9할도 얘기해볼 생각이었는데…….’

그녀는 서주환을 붙잡기 위해 사장과 담판을 지을 생각이었다. 아니, 사실은 꽤 이전에도 얘기를 꺼냈었다. 하지만 끝끝내 받아낸 조건이 8할이었다.

최미화는 그때를 떠올리고 속으로 이를 갈아붙였다.

서주환이 올 한 해 동안 연재한 소설이 몇 개던가. 편수는 또 어떻고, 벌어들인 수익은 얼마던가. 서주환은 어지간한 특S급 작가 세 명분 이상을 해냈다. 최근 웹소설 시장의 성장추세와 돌아가는 상황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서주환에게는 9할의 인세를 지급해서라도 붙잡아두는 게 훨씬 남는 장사였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 달리 퍼니북스에서는 8할도 아까워하면서 마지못해 계약했다.

‘그 돼지새끼…!’

퍼니북스의 사장은 좋은 사람이다. 시장을 보는 눈도 있고 사원들의 능력을 중시하고 복지에 신경 쓴다.

그러나 능력 있는 사장과 달리 그의 아들은 욕심만 그득한 돼지 새끼였다. 그리고 사장은 아들이 어릴 때 어머니를 잃었다는 이유로 지극정성으로 감싸고돌았다.

상황이 이러한 이상 어떻게 생각해도 서주환에게 퍼니북스는 고려할 대상이 되지 못한다.

최미화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기세 좋게 들어왔던 처음과 달리 그녀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있었다. 건조하게 메마른 목소리 끝이 갈라졌다.

“우리 서 작가님 잘 챙겨주셔야 돼요.”

“예?”

“워낙 글을 잘 쓰시는 분이니까 쓸데없는 터치는 필요 없어요. 어중간한 편집자가 조언이랍시고 해봐야 방해만 될 테니까 그냥 맡겨 두면 돼요.”

최미화는 탁자 아래에 감춘 손을 꼭 말아 쥐며 힘겹게 말을 전했다. 앞으로 서주환의 글을 담당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내가 봐야하는데! 내가 제일 먼저 보고 싶은데!’

생각과 달리 그녀는 차분하게 말을 전했다. 그간 서주환을 담당하며 그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던 시간과 노하우를 남김없이 전해주려 했다. 앞으로 그를 담당하지 못하는 것은 사무치게 아쉬웠으나 그 마음과는 별개로 다른 곳에 가서도 재밌는 작품을 써줬으면 하는 독자로서의 마음이 더욱 컸다.

활자에 미친 한 여자가 쉼 없이 말을 잇는다.

“우리 주환 씨는 절대로 휘두르려고 하면 안 돼요. 대신 브레인스토밍 하듯이 툭툭 던져주면 알아서 필요한 말을 캐치할 거예요.”

“저, 최미화 씨? 잠깐만요. 제 말 제대로 들은 거 맞나요?”

“…네?”

연신 말을 쏟아내던 최미화는 남자를 돌아봤다. 그에 남자가 물기어린 최미화의 눈을 보고 끅끅대며 웃음을 터뜨렸다.

“아, 역시 이 사람도 재밌네. 야, 주환아, 여기서부턴 네가 해라.”

“이미 다 해놓고 뭘 내가 해?”

서주환은 그리 말하면서도 어리둥절해 있는 최미화를 돌아봤다.

“미화야.”

“으, 응?”

“너 이쪽으로 넘어와.”

“…어?”

최미화는 의문성을 내며 눈을 끔뻑였다. 그에 간신히 눈가에 매달려 있던 물기가 또르륵 흘러내린다.

서주환은 그 모습을 보고 한참 낄낄거리다가 말했다.

“퍼니북스 때려치우고 여기로 넘어오라고. 거기 사장 아들 때문에 힘들다면서? 그리고 너 언젠가 플랫폼 차리고 작가들 양성하고 싶다면서. 그거 여기 와서 해.”

그 말에 최미화의 얼굴 위로 조금 전과는 다른 혼란이 깃들었다.

“어, 어? 그러니까, 이직제의 하는 거야?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라 처음부터 그 목적이었어. 네가 중간에 안 들은 거라고.”

“…….”

“너 말고 누가 나를 담당해? 괜히 고민하지 말고 넘어와. 혹시 그쪽 회사에 의리 같은 거 있어?”

“어, 없는데.”

사장에 대한 의리는 성희로 돼지새끼 때문에 다 날아간 지 오래였다. 다만 지금까지 담당하고 있던 작가들이 마음에 걸렸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이 좀 많아서…….”

그 중에는 직접 발굴한 원석들도 몇몇 있었다.

그때 이석찬이 옆에서 거들었다.

“미화 씨, 지금 얼마 받고 있어요?”

“그게…….”

“아아, 됐어요. 얼마 받고 있던지 일단 지금보다 두 배 더 드릴게요.”

“헉! 두, 두 배요?”

“‘일단’ 두 배요. 조금 지켜보면서 주환이가 말했던 것만큼 능력 보여주면 그때 다시 연봉 협상하시죠.”

그 말에 최미화는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물기를 닦고, 안경알을 닦고, 신색을 정돈한 후에, 동그란 은테 안경을 올려 쓰며 말했다.

“언제부터 출근하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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