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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ㅋㅋ 현실에서는 처음 맞다고ㅋㅋㅋㅋ
백강호와 이혜리의 자식은 아들이 될 겁니다.
딸이면 왠지 어떤 놈 때문에 위험할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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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이번 주 연참 두 번!
연참 안 했으면 비축분 두 개 챙기는 건데...ㄲㅂ
혹시 2월에 안 올라오는 날이 있거든 연참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시길.
물론 정상 연재 가능하게 비축분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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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님, 쪼율쪼율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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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수능 끝, 적셔!
전화 너머로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 으하하하! 다 네 덕이다. 고맙다, 주환아!
목소리의 주인은 백강호였다. 최근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밝았다.
“하하. 벌써 몇 번째 말씀하시는 거예요. 이쯤 되면 부담스러워요, 형.”
- 그만큼 고맙다는 뜻이다. 언제든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라. 만사 제쳐놓고 달려가마.
말뿐인 약속이 아니다. 백강호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말 한 마디면 당장에라도 달려올 기세였다.
어찌 아니 그럴까.
발기부전을 치료해준 것은 물론이고 아내의 불감증까지 낫게 해줬다. 치료를 할 때만 해도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했지만 서주환은 영상까지 찍는 세심함을 보이며 그의 불안감을 날려주었다. 덕분에 최근에는 염원하던 2세 계획을 위해 연일 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으니, 그에게 있어 서주환은 은인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었다.
- 그럼 또 연락하마. 나중에 술 한 잔 하자. 내가 사마.
“예, 형님. 들어가세요.”
전화를 끊은 서주환은 애매한 표정으로 눈꼬리를 긁적였다.
‘너무 고마워하니까 괜히 양심에 찔리네.’
백강호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이혜리의 온몸을 구석구석 맛봤다. 입, 가슴, 음부, 항문 등 손을 대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한데 이처럼 매일같이 감사를 전해오니 아무리 그라도 양심에 찔리지 않을 수 없었다.
찝찝해하던 서주환은 이내 고개를 털었다.
‘좋게 생각하자. 어차피 꿈속이었고,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강호 형은 여전히 발기부전이었을 테니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는가. 어차피 백강호는 까맣게 모르는 일이다. 당사자인 이혜리도 꿈속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더불어 실제 현실에서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모든 일이 잘 풀렸다. 발기부전이었던 백강호의 쥬지는 활기를 되찾았고, 평생 여자로서의 기쁨을 모르고 살던 이혜리는 성에 눈을 떴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염원하던 2세를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축복이지 않을까.
“밥이나 먹자.”
서주환은 쓸데없는 죄책감을 갖는 대신 허기진 속을 달래기로 했다. 주방으로 들어가 식재료를 손질하는 그의 손놀림은 이혜리에게 요리를 배운 덕인지 더욱 능숙해져있었다.
“쓰읍. 요리 재능을 못 얻은 게 아쉽네.”
국물을 맛보던 그는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이혜리와 섹스를 했지만 교접몽을 통해 한 것이기에 재능을 얻지 못했다. A+급의 요리 재능을 놓친 게 못내 아쉬웠다.
“뭐, 그래도 포인트는 꽤 얻었으니까 됐나.”
재능을 얻지 못한 페널티 대신 포인트로 50,000LP가 정산됐다. 더불어 욕망 퀘스트의 추가 달성 조건도 여럿 만족한 덕분에 그간 쓴 아이템 값을 충당하고도 순이익 15만LP를 얻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친 서주환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연재작인 ‘악마 포식자’의 최신화 댓글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댓글(987)]
서주환은 엄청난 댓글 수에 순간적으로 손을 멈칫했다. 많이 달릴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설마 1천에 가까울 줄은 몰랐다. 심지어 댓글은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중이었다.
‘아, 보기 무섭다.’
악마 포식자의 평균 댓글은 1화에 2, 300개 정도다. 한데 오늘은 평소의 서너 배는 되는 댓글이 달렸다.
서주환은 그 이유를 익히 짐작하고 있기에 댓글을 확인하기가 두려웠다. 이번 화 댓글은 보지 않는 게 멘탈 건강에 좋지 않을까? 괜히 흔들리면 전개가 무너질 텐데.
하지만 인간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는 동물이다. 그는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댓글을 확인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네?”
댓글을 확인한 서주환의 얼굴이 서서히 밝아졌다.
- 아 결국 여기서 죽는구나ㅠㅠ
- 이찬석 진짜 존나 멋있게 죽었다ㄹㅇ
└ ㅇㅈ 거의 원피x의 에x스급 퇴장이었음.
- 소설 읽으면서 눈물 흘린 건 진짜 오랜만이네요ㅠㅠ
- 최애캐가 죽어서 슬픈데 역대급 장면에 일러까지 박혀서 너무 기쁜데 슬퍼. 나 뭐라냐…….
- 요즘 비중 있는 캐릭터 죽이는 전개 진짜 드문데 이걸 해버리네ㄷㄷ
대부분의 댓글 반응은 무척 좋았다. 비중 있는 캐릭터를 죽여서 뿔난 댓글이 잔뜩 달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순한 맛이었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서주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역시 잘 쓰면 되는구나. 내가 드디어 A급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거겠지.’
물론 비난하는 댓글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다른 댓글에 비해 그 수가 압도적으로 적었다. 대략 1천 개의 댓글 중 십여 개 정도 될까. 이 정도면 글에 문제가 있다기 보단 개인 취향의 문제인 듯했다.
‘어쩔 수 없지.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니까.’
모든 독자를 만족시키는 것은 S급 재능을 가져도 요원한 일이 아닐까. 하다못해 노벨상을 받은 책도 누군가에게는 지루한 활자조합물일 뿐이었으니.
서주환은 댓글 확인을 끝내고 악마 포식자의 이번 달 정산금을 확인했다.
[2016년 10월분 정산금]
- 156,485,464원
백 단위를 제해도 1억 5천만 원.
편당 구매수가 평균 5만을 웃도는 데다 한 달 연재일수가 60화를 넘겨서 나온 금액이다. 여기에 올해 완결을 낸 ‘빙의사부는 무림공적’과 ‘회귀자의 병영생활’의 플랫폼별 수익을 합치면 10월 정산금이 2억을 가뿐히 넘어갔다.
서주환은 감개무량한 얼굴로 정산금을 바라보다가 웃음을 흘렸다.
“월에 이삼백 간신히 벌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월 억을 벌고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실상부한 스타 작가가 됐다. 비록 시스템의 힘으로 올린 재능이지만 말이다.
‘뭐 어때. 시스템이 내 재능이나 마찬가진데.’
시스템을 처음 얻었을 때와 비교하면 무척이나 달라진 마인드였다. 처음의 그는 시스템을 약물과 비교하며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는 걸 거부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시스템 또한 자신의 능력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정말 제 능력이 잘났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게 속이 편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저것 재고 따지면 피곤하단 말이지.’
피트니스 대회는 안 되고 웹소설 플랫폼에서 1위하는 건 괜찮단 말인가? 그 경계가 애매하고 흐릿해서 괜히 따지면 머리만 아팠다.
‘전생에 영웅이었다는데 이 정돈 누려도 되지 않겠어?’
그래서 정신건강에 편한 쪽으로 생각을 고쳐먹었다. 악용만 안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오히려 시스템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재능을 여럿 살려주었으니 선행을 했다고 봐야 옳다.
서주환은 정산 창을 끄고 오랜만에 게임을 실행했다.
싸이킥 워치.
회귀 전 무척 열심히 하던 게임이었다.
“응?”
게임을 시작한 서주환은 돌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상대 팀에 익숙한 닉네임이 보였기 때문이다.
[고미TV]
한수아의 싸이킥 워치 닉네임이다.
“얘가 왜?”
매칭에서 한수아와 만난 게 마냥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와 한수아의 티어는 챌린저.
유저 분포도가 적은 챌린저의 경우 익숙한 사람을 매칭에서 만나는 건 흔한 일이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 서환: 고미야, 너 공부 안 하고 뭐하냐?
- 고미TV: 히익! 환이 오빠가 왜 여기서 나와?!
내일은 11월 17일.
- 서환: 너 수험생이 배짱 좋다?
- 고미TV: 나 방금 전까지도 공부 했어! 잠깐만 머리 식히는 거야! 정말이야 ;ㅅ;
바로 대학 수학 능력 시험을 치르는 수능일이었다.
*
대한민국에는 몇 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수능과 추위의 연관관계다.
‘왜 수능 날은 항상 추운 걸까?’
강추위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 매번 수능 날만 되면 역대급 한파라며 찬바람이 휘몰아치곤 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서주환은 두껍게 여며 입은 옷 위로 머플러를 더욱 단단히 둘러맸다. 그렇게 수능생들을 구경하고 있으니 기다리던 사람들이 도착했다.
그는 손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여기에요, 어머니! 아버지!”
“아들! 귀 빨개진 것 좀 봐! 많이 추웠지?”
“언제부터 기다린 게냐?”
“얼마 안 됐어요.”
“이욜, 오라비. 나 응원해주러 온 거?”
“뭐라냐. 난 수아 보러왔는데?”
“야!”
서 씨 집안 가족이 다 모였다.
서가네 분식집은 수능을 맞아 휴점을 하게 됐다. 어차피 광현고등학교도 수능 때문에 휴교를 해서 손님이 없었다. 참고로 한수아의 부모님은 오늘도 출근해야 했기에 서주희와 함께 왔다.
한수아는 서주환을 보자마자 팔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환이 오빠아! 히히, 나 응원하러 와준 거야?”
서주환은 도도도 달려오는 한수아를 품에 안아주며 머리에 꿀밤을 날렸다. 따악, 소리와 함께 비명이 터졌다.
“흐엑?! 아, 아파! 왜 때려!?”
“요 녀석아, 누가 수능 전날에 게임하래. 응?”
“우윽. 그냥 잠깐 쉰 거란 말이야! 나 오늘 아침에도 빨리 일어나서 복습하고 왔어!”
한수아는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항변했다. 서주환과 함께 대학을 다니기 위해 그간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던가. 한데 잠깐 게임한 걸로 이런 취급이라니!
서주환은 그런 한수아를 보고 픽 웃으며 품 안에서 보온병을 꺼냈다.
“자, 수능장 들어가서 마셔.”
“어? 이게 뭔데?”
“율무차. 괜히 중간에 도시락 까먹지 말라고 주는 거야. 컨디션 조절 잘해야지.”
“환이 오빠…….”
꽤 감동 받은 눈으로 바라보는 한수아.
반면 서주희는 찌푸린 얼굴로 그의 옆구리를 콕콕 찔러왔다.
“내 건? 친동생은 난데?”
“누구세요?”
“와, 진짜, 허, 나 참, 어이가 없어서, 하…….”
기가 차다는 듯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서주희.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웃어대다가 품에서 다른 보온병 하나를 더 꺼냈다. 그에 약이 오른다는 듯 입술을 삐죽이며 받는 서주희였다.
“그냥 곱게 좀 주면 안 되나? 오늘 수능 못 보면 다 오빠 탓이야.”
“왜 내 탓이냐. 네 머리가 나쁜 걸 탓해야지.”
“내 머리가 뭐!”
“됐고.”
서주환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손을 내밀었다.
“둘 다 손 내놔봐.”
“응!”
곧바로 덥석 손을 올리는 한수아. 마치 멍멍이가 손을 내미는 듯한 태도였다.
반면 씩씩대던 서주희는 떨떠름하게 그를 바라봤다.
“갑자기 손은 왜? 남매끼리 손잡는 건 좀 기분 나쁜데.”
“잔말 말고 내놔봐.”
“아, 뭔데.”
끝까지 투덜거리면서도 결국은 손을 내미는 서주희다.
서주환은 두 사람의 손을 잡고 ‘안정의 손길’을 사용했다. 그의 손에서부터 따듯한 기운이 흘러나와 두 사람의 손으로 스며들었다.
“됐다. 이제 둘 다 늦기 전에 들어가.”
“아니, 뭐 한 건지는 안 알려줘?”
“밤새 좋은 꿈 꿔서 기운 좀 나눠줬다, 왜.”
“헐. 오빠 그런 거 믿어? 좀 깬다.”
“히히. 고마워, 환이 오빠!”
두 여동생들의 반응은 아주 천차만별이었지만 은근히 긴장으로 물들어 있던 얼굴색은 확연히 나아졌다.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안정의 손길’이 효능을 발휘한 것이다.
서주희와 한수아는 이내 손을 흔들며 수능장 안으로 들어갔다.
서주환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아이템으로 나온 차도 챙겨줬으니까 잘 보겠지. 이런데도 떨어지면 그냥 실력 부족인 거고.’
두 사람에 챙겨준 율무차는 시중에서 파는 게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해주는 아이템이었다. 두 사람 모두 열심히 했으니 실수만 안 한다면 좋은 성적을 내리라 생각되었다.
*
수능을 마친 서주희와 한수아는 오늘 하루 전력을 다해 놀겠다며 안양으로 왔다.
‘얘들은 친구가 없나? 왜 안양으로 와서 그런데.’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별로 못마땅한 건 아니었다. 오랜만에 동생들이랑 노는 시간도 꽤 재밌었으니까.
서주환은 두 사람을 데리고 쇼핑을 하다가 중간에 이석찬 일행과 합류했다.
“저번에 같이 여행도 갔었으니까 소개할 필요는 없지?”
“당연하지. 언니 오빠들 오랜만에이에요! 저희 오늘 수능 끝났어요!”
“꺄악! 지경아, 보고 싶었어! 앗, 하연 언니, 저 언니 덕분에 수능 잘 본 것 같아요!”
“아, 덕훈 오빠, 저 이제 수능 끝나서 애니 몰아볼 건데 추천해줄만한 거 있어요?”
“음. 역시 수능이 끝났으면 덕질을 해야지. 주희가 뭘 좀 아는구나? 무슨 장르로 추천해줄까?”
“이것들아, 덕질은 나중에 하고 일단 놀러 가야지!”
서주환을 비롯한 일행들은 안양 1번가를 활보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 수능생은 수험표를 무기 삼아 온갖 먹거리와 놀거리를 저렴하게 즐겼다.
밤이 되자 일행들은 서주환의 집으로 향했다. 안주거리와 술을 세팅한 그들은 술잔을 채웠다.
“두 사람 모두 수능 보느라 고생했어!”
“꼭 합격해서 내년에는 같이 학교 다니자!”
“오늘은 먹고 죽어!”
“적셔!”
“서주희, 너는 음료수 마셔!”
“아, 왜! 이 꼰대 오빠야! 나도 술 마실 거야!”
“아무튼 적셔!”
짠! 부딪친 술잔 위로 이슬이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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