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예약으로 올라가는 글입니다.
*
드디어 빌드업 끝.
다음 회차부터는 드디어 19금 딱지를 붙이겠군요 하핳
*
오라시온12세 님, 전뢰전랑 님, 표버미 님, 카제류우 님, O징어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야매 성(性) 상담 치료사
영상을 전송한 서주환은 내심 백강호의 반응을 예상해보았다.
‘지금쯤 망상에 빠져 있으려나?’
백강호의 페티시를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영상을 애매한 타이밍에 끊었다. 마무리를 그렇게 했으니 온갖 생각이 들 터. 이혜리의 직접적인 신음이 없어도 발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설마 불안해하고 있진 않겠지?’
망상을 하도록 유도하긴 했지만 결국 중요한 사실은 오늘 하루의 모든 일들을 착실히 영상으로 남긴다는 것이다. 영상이라는 확실한 안전장치가 있는 이상 망상을 할지언정 불신이 생기지는 않을 터였다.
그때 이혜리가 어깨를 두드려왔다.
“이제 인사는 끝난 거니?”
“아, 네. 슬슬 준비하시면 돼요.”
“응. 그런데 카메라가 있으니까 영 어색하네.”
“하하. 그래도 강호 형한테 경과보고는 해야죠. 저희가 지금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니까요.”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영상을 찍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거예요. 아, 혹시라도 강호 형이 형수님을 못 믿는다고 생각하거나 기분 나쁘신 건 아니죠?”
“그건 아니야. 나라도 오빠가 다른 여자랑 하루 종일 함께 있는다고 하면 불안할 것 같거든.”
이혜리는 그 상황을 떠올린 건지 정말로 걱정이 된다는 듯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니까 다행이네요.”
서주환은 그런 이혜리를 보고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참 이해심 많은 여자가 아니고 무언가. 이혜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배려심을 가진 좋은 여자였다.
‘오히려 그래서 더 힘들지만.’
호감도 A를 만드는데 얼마나 힘들었던가. 유지할 필요도 없이 아주 잠깐만 달성하면 되는데 그게 그리도 힘들었다. 덕분에 사용한 아이템이 몇 개인지…….
서주환은 자리를 세팅하며 생각했다.
‘호감도를 달성한 것만으로는 부족해. 계획을 실행하려면 둘이 붙어 있을 수 있는 오늘인 기회야. 잘 되어야 할 텐데.’
벌써 며칠 째 실패하고 있었다. 노력보다도 운 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언제 계획을 달성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슬슬 나도 참는 게 한계인데. 자위라도 해야 되나.’
신작 연재와 더불어 백강호, 이혜리 부부에게 시간을 쏟고 있다 보니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부족했다. 달리 말하면 섹스할 시간이 없었다는 뜻이다.
서주환이 백강호의 집에 들어온 지도 벌써 보름 째. 마지막으로 물을 뺀 것은 일주일 전 간신히 시간을 내서 정하연과 짧게 몸을 섞었을 때였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는 중 이혜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환아, 이제 어떻게 하면 되니? 평소처럼 그냥 엎드리면 돼?”
그리 말한 이혜리는 어느덧 겉옷을 모두 벗고 속옷만 입은 채였다. 순결을 사징하는 듯한 하얀 브래지어와 팬티. 마사지를 생각해서 미리 갈아입은 건지 얼룩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이었다.
서주환은 저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을 흘렸다. 이혜리의 속옷 차림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겉옷을 입고도 다 감추어지지 않던 풍만한 가슴과 골반이 모습을 드러냈다.
“…네. 매트 위에 엎드려주세요. 그 위에 수건 올리고 진행할게요.”
“알았어.”
이혜리는 조금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지금까지 농밀한 마사지를 받아와서 그런지 거부감을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무방비하다 싶은 해동까지 보였는데, 이를 테면 커다란 엉덩이 때문에 살짝 접힌 팬티를 정돈하는 손동작을 말함이다. 팬티 사이로 손가락을 넣은 그녀는 엉덩이 라인에 맞춰 팬티를 정돈했다.
서주환은 카메라에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침을 꿀꺽 삼켰다. 혹시나 침 삼키는 소리가 영상에 들어가지 않을까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
“그럼 시작할게요.”
“항상 고마워. 오늘도 잘 부탁해.”
“고맙긴요. 형수님 덕분에 제 요리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데요. 오늘도 알려주실 거죠?”
“호호. 그럼, 물론이지.”
그는 대화 몇 마디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풀며 이혜리의 등 위에 수건을 덮었다.
“어깨부터 할게요. 잠시 실례.”
어깨는 수건을 덧대지 않고 맨살을 직접 만졌다. 서른여섯임에도 부드러운 살결이 손에 착착 감겨온다. 그는 ‘성스러운 손길’의 마사지 효과를 십분 발휘해 이혜리의 어깨 근육을 풀어주었다.
“아우으. 역시 이거 너무 시원해.”
“부모님께 해드리다 보니 늘더라고요.”
“호호. 나도 주환이 같은 아들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빨리 치료하고 낳으셔야죠. 강호 형 상태도 많이 좋아졌으니까 얼마 걸리지 않을 거예요.”
“그렇겠지? 확실히 우리 강호 씨 반응이 좋아졌어.”
이혜리의 목소리는 그가 처음 집에 왔을 때보다 확연히 밝아져 있었다. 반신반의 했던 마사지가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사지 외에도 서주환의 조언은 모두 들어맞았다.
예를 들면, 변화된 성생활이 그러했다.
서주환은 그녀의 어깨를 매만지며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요즘은 어때요? 제가 말한 거 해보셨어요?”
“아… 내가 리드하는 거 말이지?”
“네. 좀 거칠게 리드하라고 했잖아요. 너무 배려하지 말고.”
이혜리의 페티시는 가학 성향이 있는 ‘사디즘’이다. 반면 백강호의 또 다른 페티시는 그에 딱 맞는 ‘마조히즘’이어서 궁합이 매우 좋았다. 심지어 백강호가 지닌 마조히즘은 제로필리아보다 등급이 더 높았으니.
“자, 어깨랑 등은 전부 끝났어요. 이제 똑바로 돌아 누워주세요.”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돌아누운 이혜리. 그녀는 조금 부끄러운 듯 민망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확실히 내가 리드하니까 오빠가 좋아하는 것 같더라. 지금까진 위에서 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적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이혜리는 어느덧 서주환에게 성생활에 대해 구체적으로 털어놓을 정도로 경계심이 옅어져 있었다. 백강호도 그에게 경과를 알려주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와 비교해 이혜리가 더 구체적인 면이 있었다.
“아직 삽입은 못하셨죠?”
“…응. 잠깐 섰다가도 내가 별로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작아지더라고. 빨리 이 체질을 고쳐야 할 텐데.”
“걱정 마세요. 형수님도 많이 좋아졌잖아요. 이제 제 손에는 어느 정도 느끼기도 하고. 이렇게요.”
그리 말한 서주환은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겨드랑이는 이혜리의 얼마 없는 성감대가 비교적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곳 중 하나였다.
“아…!”
“림프절이라는 곳이에요. 겨드랑이에는 림프절이 있는데 형수님은 여기가 민감하거든요. 강호 형한테 직접 말해주세요.”
“흣. 알았어. 림프절…….”
“아, 어차피 영상 남으니까 괜찮겠네요. 카메라 좀 더 당겨서 자세히 보여주죠. 좀 더 벌려보실래요?”
서주환은 카메라를 당기고 이혜리에게 팔을 벌리도록 했다. 잔털 하나 없이 정리된 매끄러운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 카메라에 담겼다.
그는 손가락으로 겨드랑이에 분포되어 있는 성감대 핀 포인트를 자극하며 말했다.
“강호 형님, 보이세요? 여기가 형수님의 성감대 중 하나에요. 림프절이라고 하는 곳으로 체내의 이물질을 걸러주는 면역 기관인데…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아무튼 여기가 민감해요.”
“아… 읏, 으응.”
이혜리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새어나왔다. 처음 마사지를 했을 때만 해도 장시간 스킬을 사용해야 신음이 나올까 말까 했는데 이제는 제법 민감해진 모습이었다. 그나마도 ‘성스러운 손길’ 이나 ‘페로몬’이 없다면 보기 힘든 모습이지만 말이다.
서주환은 다시 카메라를 줌아웃하고 손의 위치를 옮겼다. 어깨와 겨드랑이를 지나 등 전반을 마사지한 후 허리 아래로 손을 가져갔다. 동시에 이혜리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말문을 열었다.
“형수님, 강호 형이 완전히 회복되면 SM플레이를 해보세요.”
“그건 이미 해봤는데…?”
“그때는 형님이 S였고 형수님이 M이었잖아요.”
“아, 그럼 내가 S가 되라는 거구나?”
“맞아요. 사실 지금의 연장선상에 있는 거라고 보면 돼요. 지금도 형수님이 주도권을 쥐고 적극적으로 리드하고 있잖아요? 거기에 좀 더 거친 플레이를 섞어주는 거죠.”
“으응. 이해했어.”
“사디즘과 마조히즘이라고 해서 다 같은 건 아니니까 본인의 세부성향이 어디에 속해있는지가 중요해요. 괜히 잘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서로에게 맞는 방법을 잘 찾아보세요.
“알았어, 주환아.”
“아, 여기도 형수님이 민감한 부분이에요. 알아두세요.”
“어? …흣?!”
이혜리의 목소리가 불현 듯 터졌다. 신음성이라기보다는 놀란 음성에 가까웠다.
이혜리는 고개를 들어서 서주환의 손끝을 쳐다봤다. 그의 손가락 두 개가 고관절 근처에 있는 팬티에 걸쳐져 있었다.
“주, 주환아? 거기는 좀…….”
“걱정 마세요. 이 이상은 안 건드려요. 고관절을 풀어주려고 하는 거예요.”
그리 말한 서주환은 사뭇 진지한 얼굴로 카메라를 돌아보았다. 그는 마치 백강호를 대면하고 있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형님, 절대 이 안쪽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럴 거면 전부 벗으라고 했겠죠. 영상도 남기지 않았을 거고요.”
*
- 그러니까 절 믿어주세요, 형님.
그 목소리를 들은 백가호는 간신히 마음을 다스렸다.
서주환 본인이 한 말처럼 무슨 수작을 부릴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영상을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영상은 자신이 제안한 게 아니라 서주환이 먼저 믿음을 주기 위해 찍은 것이었다.
탁탁탁탁.
백강호는 이어지는 영상을 끝까지 시청했다. 한 시간에 걸친 마사지는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라 있었다. 이내 전신을 모두 주무른 그는 드디어 마무리를 하려는 듯 이혜리의 몸에서 손을 떼어내고 카메라를 돌아봤다.
서주환이 말했다.
- 자, 그럼 이제 오일을 이용해서 해볼게요.
백강호의 눈이 커졌다. 긴장된 마음에 간과하고 있었는데 마사지는 1차로 맨손, 2차로 마사지오일을 이용해서 진행된다.
- 뿌즈즉, 쯔즉, 주르르르륵.
탁탁탁탁.
마사지오일이 이혜리의 몸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오일로 번들거리는 서주환의 손이 이혜리의 가슴으로 향했다.
가슴, 풍만한 혜리의 유방.
그것을 다른 남자의 손이 움켜쥐려는 듯 움직이고 있었다.
탁탁탁.
이윽고 손이 바짝 다가갔을 때…….
뚝.
영상이 끊겼다.
“…윽!”
울컥! 뷰르르르륵! 쭈아아아악~!
*
서주환의 손은 애매한 위치를 점하고 노닐었다. 결코 이혜리의 가슴을 직접 주무르진 않았지만 쇄골과 가슴을 잇는 경계에서 살을 터치했다.
‘가슴에 있는 성감대를 살리기는 힘들겠네.’
가슴이 크면 성감이 둔하다는 속설이 있다. 만가희의 경우도 유방의 성감이 무척 둔한 편이었다. 다만 유두가 민감해서 손가락으로 튕겨주거나 혀로 굴려주면 자지러지곤 했는데, 그렇다고 이혜리에게도 똑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어? 골 사이에 유독 진한 부분이 있네.’
애매한 위치.
가슴이라기보다는 명치라고 해야 마땅할 듯했다. 이제까지는 옷을 입고 마사지를 했기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포인트다.
“음. 형수님, 그, 가슴 사이에 손을 좀 넣어도 될까요?”
“…뭐?”
이혜리의 눈이 커졌다. 이제껏 과감하게 만지면서도 가슴이나 음부에는 손을 대지 않았던 서주환이다. 한데 갑자기 가슴 사이에 손을 넣겠다고 하니 당황한 것이다.
서주환은 급히 말을 정정했다.
“아, 정확히는 명치 부근인데요. 그게, 형수님이 워낙 크셔서 손이 닿을 것 같거든요.”
“아…….”
이혜리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명치라고는 했지만 그가 말한 것처럼 워낙 가슴이 커서 만질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주환이 말이 틀린 적은 없었는데…….’
고민하던 이혜리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대신 조건을 덧붙였다.
“내가 닿지 않도록 들어줄게. 그, 오빠가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
“알겠어요.”
다른 사람이 알면 참으로 우스워할만한 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속옷차림으로 마사지를, 정확히는 성감대 개발을 받는 와중 뭘 부끄러워하고 새삼스레 따진단 말인가.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제 삼자가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당사자들에게는 중요한 경계였다.
결코 가슴과 음부를 직접 터치하지 않는다.
암묵적인 룰을 어기지 않음으로써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의자에 앉아서 부탁드려요.”
“응.”
이혜리는 가슴을 들기 쉽도록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팔로 가슴을 감싸서 들어 올렸다. 오일 때문에 미끄덩거리는 유방이 탈출하지 않도록 꼬옥 붙들어야했다. 그나마 입고 있는 브래지어마저 없었더라면 고정하기가 무척 힘들었을 터였다.
서주환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침을 꼴깍 삼켰다. 미처 브래지어로 다 가리지 못한 밑 가슴 일부가 오일에 번들거리고 있었다.
‘성감대가 밑에 숨겨져 있었잖아.’
명치 부근보다 더욱 진한 빛이 밑 가슴에 어려 있었다. 지금까지 거대한 살에 짓눌려 보지 못한 부위였다.
‘여기도 가슴으로 생각하려나? 위치가 좀 애매해서 괜찮을 것도 같은데.’
명치를 포함해 가로로 손을 움직이면 되지 않을까. 그는 엄지와 검지를 넓게 벌리고 명치를 중심으로 좌우를 간질였다. 당연히 어느 정도는 밑 가슴도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
“…읏. 아. 으응.”
“여기 좋으시죠?”
“그, 그런 것 같아.”
“평소에 손이 잘 닿지 않는 부위라 그런가? 카메라 잘 보이게 들어주세요, 형수님.”
그리 말했지만 사실 지금은 서주환이 카메라를 등지고 상황이었다. 덕분에 그가 가슴을 주무르는지, 명치를 어루만지는지 명확하게 담기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는 무어라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경계에서 손을 놀렸다.
“하아…!”
한층 더 커진 신음 소리.
서주환은 다급히 손을 떼어냈다.
‘이쯤이면 됐어. 더 하다간 진짜 움켜쥐어버릴 것 같다.’
필사적인 인내로 성감대만 최대한 살리고 끝냈다. 이 정도면 부처님도 그의 인내심을 칭찬할 듯했다.
서주환은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이혜리의 가슴을 담았다.
“강호 형님, 여기 명치 부근이랑 아래 감춰져 있는 밑 가슴이 중요합니다. 저는 명치밖에 못 만졌으니 밑 가슴은 나중에 형이 살려주세요. 굳이 제 손이 필요하진 않을 것 같아요.”
서주환은 그리 말한 후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몸 안쪽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욕정을 달래기 위함이었다. 후우, 하고 숨을 내쉬자 뜨거운 열기가 내뱉어지는 듯했다.
‘사실 스킬이 없는 강호 형이 저 성감대를 살리려면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릴 테지만…….’
그래도 직접 만지는 건 안 된다. 거기까지가 정해놓은 선이다. 의미 없는 일일지 몰라도 그 선을 넘으면 일탈을 하게 될 것만 같다는 강렬한 예감이 들었다.
서주환은 다시 이혜리를 매트에 눕혔다. 그리고 오일을 빙자한 ‘미끌미끌 러브젤’을 사용하여 그녀의 다리를 주물렀다.
‘와 씨, 진짜 참기 힘들다. 허벅지 보소.’
이혜리는 전형적인 육덕형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음에도 어느 정도 살집이 있어 만지는 재미가 있는 몸이다. 손가락이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기를 싫어했다.
“…형수님, 다시 엎드려 주세요.”
이혜리가 돌아누웠다. 그러자 러브젤을 잔뜩 머금은 엉덩이가 번들거리며 빛나는 게 보였다. 팬티는 이미 안까지 모두 젖어서 엉덩이를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었다.
서주환은 발가락부터 시작해서 이혜리의 성감대를 하나둘씩 자극했다.
“아, 읏!”
“…발가락은 진짜 좋아졌네요. 이제 강호 형이 만져도 느끼시죠?”
“으응. 아직 발 말고는 별로 느낌이 안 오지만…….”
“나중에 형이랑 SM플레이 할 때 발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겠네요.”
“발을?”
“왜, 형을 밟으면서 핥아보라고 한다던가?”
“그런 걸 어떻게…….”
이혜리는 말과 달리 백강호를 짓밟는 상상을 했다.
항상 든든하고 자상했던 남편.
덩치가 엄청난 근육질의 그를 묶은 다음 고압적인 자세로 발을 핥으라며 내민다. 그리고 남편은 엉망이 된 얼굴로 그 발을 핥으며 복종한다.
‘마, 말도 안 돼!’
이혜리는 엎드린 채로 팔 사이에 고개를 파묻었다. 대체 무슨 생각을 떠올린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야 할 텐데. 결국은 하는 게 맞겠지? 이건 치료를 위해서니까.
스물스물. 자기합리화를 하는 그녀의 팬티가 오일과는 다른 물기로 젖어갔다.
‘저거 애액인가?’
서주환도 그 자국을 발견했다. 다만 러브젤인지 애액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 이혜리의 몸은 이미 러브젤로 푹 젖은 상태라 직접 만져보지 않고서는 확인할 도리가 없었다.
‘아, 씹. 더 이상은 내가 안 되겠다!’
서주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혀, 형수님, 여기서 끝내죠.”
“…어? 정말? 평소보다 짧았던 것 같은데.”
“오늘은 여기까지… 제가 너무 힘들어서 그래요.”
“많이 피곤했니? 그럼 어쩔 수… 아.”
이혜리는 서주환이 힘들다는 말의 뜻을 알아챘다. 어느덧 그의 앞섬이 터질 듯 부풀어 있었던 것이다.
‘나 때문에 저렇게 된 거구나.’
드문 일은 아니었다. 사실 지금까지 마사지를 할 때도 여러 번 서주환이 발기한 것을 알고 있었다. 이는 백강호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기에 거리낄 게 없었다.
다만 크게 부푼 그것을 볼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주환이한테 미안하네.’
스물셋이면 한창 때의 남자가 아니던가. 유부녀인 자신으로 저렇게 되었다는 게 신기한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서주환이 민망해하며 말했다.
“정리하고 씻죠. 그리고 요리 가르쳐주세요.”
요리라는 말에 이혜리는 눈을 반짝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오빠가 술을 많이 마시고 오려나? 해장 요리로 뭘 할까?’
백강호에게 요리를 해주는 건 가정주부로써의 일이자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였다.
*
서주환은 백강호의 집에 온 뒤로 평소보다 자는 시간을 늦췄다. 정확히는 백강호와 이혜리 부부가 모두 잠든 다음에야 자리에 누웠다.
그는 오늘도 마찬가지로 이혜리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
‘오늘도 꽝인가?’
아무리 기다려도 원하는 메시지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루 종일 단 둘이 있었던 오늘에야말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는데, 계획을 마무리 짓기 위해선 아직 시일이 더 필요할 듯했다.
그렇게 실망 가득 담긴 한숨을 내쉬었을 때였다.
[아이템, 교접몽을 사용 가능한 대상자를 찾았습니다.]
[호감도 A를 달성한 적합자는… 민가희, 이혜리, 임수희, 유지경… 정소라, 정하연, 최미화… 한수아……입니다.]
지금까지 호감도 A를 달성한 적 있는 대상의 이름이 떠올랐다. 그 중에는 며칠 전 A를 달성 이혜리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어서 메시지가 떠올랐다.
바로 이 ‘교접몽’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 호감도 A에 그토록 집착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직 중요한 조건이 하나 남아 있었으니.
[사용자의 꿈을 꾸고 있는 대상자는…….]
‘제발!’
이혜리가 그가 나오는 꿈을 꾸어야만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잘 때 꿈속 세계로 빠져드는 아이템까지 벌서 몇 번을 사용했는지 모른다.
‘꿈은 현실에 있었던 일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제발!’
이제 그만 끝내고 집에 좀 가자!
[…유민서, 양혜지입니다.]
이름을 확인한 서주환의 얼굴이 대번에 구겨졌다.
‘아니, 선생님이랑 네가 왜 나오는데!’
그때였다.
사라져가던 메시지에 글자가 다시 떠올랐다.
[이혜리의 꿈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누구의 꿈으로 들어가시겠습니까?]
‘뭘 물어! 그야 형수님이지!’
속으로 외치자 정말로 들어가겠냐는 물음이 떠올랐다. 그는 곧바로 Yes를 누르려다가 문득 뒤를 돌아봤다. 오늘 하루 종일 그를 찍은 카메라가 아직도 돌아가고 있었다.
서주환은 카메라에 대고 인사했다.
“형님, 오늘은 이만 자려고 합니다. 자는 동안에도 자고 있는 제 모습을 찍어놓을 테니까 걱정 마세요.”
모든 일은 꿈에서만 일어날 겁니다. 그러니까 전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서주환은 이혜리의 꿈속으로 진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