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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안티리스 님, 청암87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풍뎅이^^ 님, 무룽찌 님, 글쓴이지은이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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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야매 성(性) 상담 치료사
“옛날에 비하면 포인트 수급량이 많이 늘긴 했는데.”
자잘한 업적과 연재를 통해 벌어들이는 고정 포인트가 한 달에 40만LP를 조금 넘는다. 고작 몇 천 LP에도 환호성을 지르던 옛날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익 증가였다.
하지만 그만큼 지출도 많아졌다. 특히 아이템 등록 상점이 생기고 확정 구매를 할 수 있게 된 뒤로는 생활 전반에 아이템을 사용하게 되었다. 비단 ‘안심하고 질싸2’ 같이 성행위 관련뿐 아니라 샴푸나 바디워시 같은 일상적인 생활용품에도 효과가 좋은 아이템을 쓰게 된 것이다.
그렇게 아이템을 사용하다보니 한 달에 고정적으로 소모하는 포인트가 대략 30만LP를 훌쩍 넘어갔다.
“별로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하루에 두 번 돌릴 수 있는 1,000LP짜리 아이템 뽑기. 매일 거르지 않고 한 달을 돌리면 60,000LP에 이른다.
헬창의 축복 같은 경우는 하루에 3,000LP. 이 또한 한 달이면 90,000LP다.
집중의 축복도 빼놓을 수 없다. 1분에 10LP로 일견 저렴해 보이지만 사실 헬창의 축복보다 더 많은 포인트를 잡아먹는다. 효용성이 뛰어나다 보니 글 쓰는 데 이외에도 사용할 곳이 많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아이템 등록 상점에서 구매하는 물품을 제외해도 한 달에 25만 포인트 이상이 소모된다. 그런 상황에서 백강호에게 지출한 90,000LP는 결코 적은 포인트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강호 형을 외면하기는 싫은데…….’
처음 아이템을 주고 하루 뒤, 백강호는 직접 찾아와서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때 서주환은 백강호가 오랜 시간 발기부전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남 일 같지가 않단 말이지.’
그 또한 회귀 전에 발기부전을 겪어본 적이 있다. 그렇기에 그 상실감 또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친한 동생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남자로서 백강호를 외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음이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재능이나 스킬을 강화하거나 특수능력이라도 개방하려고 하면 LP가 대량으로 필요했으니, 언제나 잔여 포인트를 모아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우우웅~!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백강호에게 온 답장이었다.
- 호랑이 형님: 영양제도 필요하긴 하지만 따로 할 말이 있어서 그래. 바쁘면 시간 될 때라도 연락 주면 고맙겠다.
서주환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장을 작성했다.
- 나: 마침 지금 시간 됩니다. 어디서 만나는 게 좋으세요?
- 호랑이 형님: 그럼 저번에 봤던 술집에서 보자. 이번엔 내가 사마.
- 호랑이 형님: 아니다. 그냥 우리 집으로 올래? 혜리가 너한테 인사하고 싶다고 하네.
- 나: 저야 오랜만에 인사드리고 좋죠.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주환은 예의를 차려서 깍듯하게 답장했다. 백강호는 편하게 말하라고 했지만 그는 메신저로 대화할 때 손 윗사람에게 실제보다 더 예의를 지키는 편이었다.
“쩝. 오늘 지경이한테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백강호부터 만나야 할 듯했다.
*
백강호는 안양에 살고 있다. 사실상 이주철에게 유급휴가를 받은 그였지만 명목상으로는 이석찬의 경호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주환은 백강호가 찍어준 주소를 보고 집으로 찾아갔다. 손에는 ‘축복받은 정력제’를 포장한 선물 박스를 들고서였다.
‘과일보단 이게 낫겠지.’
포인트 소모가 빡세니 어쩌니 했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그리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행히 최근 아이템 뽑기에서 축복받은 정력제가 몇 개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처럼 계속해서 챙겨주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포인트가 남아돈다면 모를까 평생 케어해줄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서주환은 어떻게 해야 되나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를 고민하며 백강호의 집 앞에 도착했다.
“강호 형님, 저 왔습니다. 주환이에요.”
벨을 누르며 말하자 금세 문이 열렸다. 그를 맞아준 사람은 백강호가 아니라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이혜리였다.
그녀는 예의 자애로워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주환아, 어서 오렴. 못 본 새 더 잘생겨진 것 같네?”
서주환은 새삼 몸가짐을 바로잡았다. 이혜리는 어딘가 기품이 느껴져서 쉬이 대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안녕하세요, 형수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머, 왜 그렇게 예의를 차려. 우리 자주 봤잖니.”
이혜리와는 헬스장에서 자주 보던 사이다. 여름방학 때는 함께 펜션에서 지낸 적도 있었다. 덕분에 열 살이 훌쩍 넘는 나이 차이에도 형수님이란 호칭을 쓰고 있었다.
“하하. 왠지 집에서 뵈니까 느낌이 또 달라서요.”
“호호. 그러니? 평소처럼 대해줘. 아, 지금 저녁 차리는 중이라서 얼른 들어올래? 거기 슬리퍼 신으면 돼.”
“넵.”
이혜리는 잰 걸음으로 주방에 돌아갔다.
서주환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고개를 들다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와…….’
이혜리는 허벅지를 가리는 반바지에 반팔 한 장을 걸친 편한 차림으로 있었는데, 헬스장에서 입던 복장보다 노출이 적었음에도 육감적인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빵빵한 엉덩이에 항아리처럼 휘어지는 골반이라니. 유지경이 운동을 몇 년 정도 열심히 하면 저런 몸매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가슴은 아예 불가능하겠지만.’
이혜리는 상체와 하체가 모두 축복받은 몸매였다. 민가희와 비교해도 그리 뒤지지 않는 풍만한 가슴은 품에 폭 안기고 싶게 만들었다. 덕분에 종종 절로 눈길이 향하려는 걸 통제해야 했다.
서주환은 고개를 털어내고 식탁이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 잠시 눈길이 가긴 했지만 이혜리는 백강호의 아내다. 괜히 시선처리를 잘못하다간 맞아죽는 수가 있었다.
‘예쁘긴 하연이랑 지경이가 더 예쁘지. 음.’
그가 아무리 성욕이 넘쳐나고 주위 여자들에게 색마라 불리지만 친한 형님의 아내에게 눈독을 들일 정도는 아니었다. 주변에 여자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오, 주환이 왔냐. 화장실 다녀오느라 인사를 못했네.”
마침 백강호가 나와서 반겨주었다. 그는 마주 반갑게 인사하며 손에 들고 있던 박스를 건네주었다.
“형님, 이거 선물이요.”
“어? 이게 뭐… 아. 고맙다, 주환아.”
물건의 정체를 짐작한 백강호는 고마움과 어색함이 뒤섞인 표정으로 박스를 받아들었다.
서주환은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이런 건 괜히 마주 어색해하면 안 된다. 그는 일부러 생색을 내며 능청을 떨었다.
“그거 효과 끝내주죠? 쉽게 못 구하는 거라고요.”
“…푸하하. 그렇더라. 덕분에 잘 사용했다. 네 말 듣고 혜리한테도 줬는데 기운이 난다고 하더라고.”
“잘하셨어요. 좋은 건 부부끼리 나눠 먹어야죠.”
서주환은 그에게 이혜리에게도 복용할 것을 은근히 권했었는데, 이는 귀찮은 질문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출처를 물으면 곤란해진단 말이지.’
아이템 상점에서 구매했다고 말 할 수도 없으니 깊게 캐물으면 답하기가 난처하다.
하지만 당사자가 복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부분의 아이템에는 사용, 또는 복용한 사람에게 ‘의문을 갖지 않는다’ 또는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다’와 같은 기능이 있었으니까.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네. 더 있으니까 부족하면 말하렴.”
“와. 이걸 형수님이 혼자 다 하신 거예요? 가게 하나 차리셔도 되겠는데요.”
서주환은 식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보고 감탄했다. 빈말이 아니라 이혜리는 요리 솜씨가 대단했다.
“오, 이것도 맛있고, 요것도 맛있네요. 다 맛있어요, 형수님.”
“호호. 맛있게 먹어주니까 고맙네. 잘 먹어서 보기 좋다.”
어째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미소를 짓는 이혜리다. 자식도 없는 걸로 아는데 모성애가 엿보였다.
백강호는 자신의 아내가 자랑스럽다는 듯 크게 웃었다.
“으하하. 우리 혜리 요리 솜씨가 좀 대단하긴 하지. 요리 자격증을 무려 세 개나 갖고 있다는 거 아니겠냐.”
“정말요? 어쩐지 맛이 좋다 했어요.”
“여보, 그런 걸 왜 자랑하고 그래요. 부끄럽게.”
“흠흠. 자랑하고 싶은 걸 어떡해?”
서주환은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에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결혼한지도 꽤 지난 걸로 아는데 깨가 쏟아지는 부부였다.
‘나도 나중에 가정을 이룰 수 있으려나.’
그는 곧 생각을 멈췄다. 한두 명도 아니고 여러 명의 여자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괜히 깊게 생각해봐야 머리만 아플 것 같았다.
그는 다시 식사에 집중하며 말했다.
“크으. 형수님, 무슨 자격증 갖고 계세요? 저도 요리하는 거 꽤 좋아하거든요.”
그 말에 이혜리가 반갑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어머, 정말이니? 한식, 일식, 양식 자격증 갖고 있어. 중식은 아직 공부 중이고.”
“캬아. 저도 나중에 자격증 한두 개는 따고 싶네요. 혼자 해먹다 보니 야매요리는 꽤 하는 편인데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거든요.”
“호호. 궁금한 거 있으면 알려줄게. 나중에라도 괜찮으니까 얼마든지 물어보렴. 아, 겨울에 김치 좀 나눠줄까? 슬슬 김장 할 때거든.”
“정말요? 제가 또 김치 엄청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시고. 감사합니다!”
서주환은 두 부부 사이에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백강호는 근 1년 가까이 알고 지낸 형이었고, 이혜리도 백강호와 함께 헬스장을 다녔기에 어색할 게 없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모두 해치우고 추가로 나온 술안주에 양주까지 곁들여 먹고 있을 때였다.
백강호가 유쾌했던 분위기를 뒤로하고 문득 가라앉은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그에 서주환은 드디어 본론이 나올 때가 왔음을 감지하고 술로 목을 축였다.
“주환아, 그… 후우. 잠시만.”
백강호는 말을 꺼내기가 힘든지 침을 삼켰다. 그는 재촉하지 않고 백강호의 잔에도 술을 채워주었다.
“천천히 말씀하세요, 형.”
“하하. 그래, 고맙다.”
백강호는 쓰게 웃으며 서주환을 바라봤다. 호랑이처럼 부리부리한 눈매지만, 어딘가 기운 없는 눈동자에는 그를 향한 고마움이 담겨있었다.
‘신기한 녀석.’
벌써 서주환을 보고 몇 번이나 든 생각이다. 그가 보기에 서주환은 참 특이했다. 평소 제 나이에 맞는 언행을 보이다가도 종종 나이답지 않은 진중함이 그랬고, 전쟁터를 구른 용병들마저 긴장시키는 살기가 그랬다.
무엇보다 신기한 사실은 이석찬과 형제처럼 어울린다는 것이다. 본래 이석찬은 누구와도 잘 어울리지만,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지는 않았다. 사람의 능력 여부와 관계없이 언제나 몇 걸음 물러나 선을 긋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한데 어떻게 된 노릇인지 서주환은 이석찬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심지어 정하연과 사귀었다가 헤어졌음에도 지금까지 신뢰를 주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만약 서주환이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면, 이석찬이 그를 좋아하고 있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한 번은 의아함에 물어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 들려온 이석찬의 답은 무척 간단명료했다.
‘그냥 느낌이 좋다고 했던가?’
어떤 다른 이유보다 납득이 가는 대답이었다.
‘우리 막내 도련님 감은 믿을만하지.’
백강호는 이석찬을 오래 보아온 만큼 그의 비정상적으로 뛰어난 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석찬은 사람을 보는 안목도 뛰어나지만, 간혹 의아할 정도로 발달된 직감은 터무니없어 보이는 선택의 결과를 좋은 쪽으로 가져올 정도였다. 그것은 마치 백강호 자신이 용병으로 구를 때 인정받았던 육감과도 비슷했다.
그래서 백강호는 지금, 이석찬의 조언을 듣고 무려 열한 살이나 어린 동생인 서주환에게 ‘성 상담’을 하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먹었다고 해도 부부관계의 치부를 말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
“여보, 난 괜찮아. 우리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
옆에 앉은 이혜리가 백강호의 손을 꼭 붙잡았다. 백강호는 자신의 결정을 따라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말문을 열었다.
“주환아, 우선 고맙다는 말부터 하마. 내가 그, 아팠던 건 저번에 말했지?”
“발기부전이요?”
직접적인 말에 백강호는 쿨럭, 기침을 토했다.
“그, 그래.”
“강호 형, 제가 그런 걸로 형을 이상하게 보거나 하진 않아요.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아, 알았다. 아무튼 네가 준 영양제 덕에 오랜만에 발기라는 걸 해봤다. 정말 고마워. 진심이다.”
“별 말씀을요.”
“그런데…….”
서주환은 다음에 나올 말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그저 백강호가 영양제를 더 필요로 하거나, 고마운 마음에 식사대접을 하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보니 그게 아니었다.
백강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이제 약을 먹어도 발기가 안 된다.”
“…….”
“혹시, 다른 방법이 없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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