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아, 다음 화에서 끝낼 예정이라 내일도 연재하고 싶은데 일요일이라 아쉽게도 쉬어야겠네요ㅎㅎ
다른 플랫폼은 제 자율로 올릴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하핳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
사실 이번 주는 마감과의 싸움이라 시간에 못 맞춰 휴재할 뻔한 적이 굉장히 많습니다.
주말 간 한두 개라도 비축분을 다시 만들어야겠습니다 ㅠㅠ a
*
능력Skyey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상상초월 님, 밤의고요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살인 재능
백강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그가 차에서 내리자 먼저 도착해서 대기하고 있던 열 명 남짓한 부하들이 모여들었다.
“오셨습니까, 강호 형님.”
“대장이 소집한 건 엄청 오랜만이네요.”
“인마, 대장은 무슨. 그냥 형이라고 부르라니까.”
백강호가 고개를 내저으며 말하자 대장이라 부른 남자가 씩 웃었다. 남자는 사선으로 길게 패인 칼자국 때문에 백강호 못지않게 험악한 인상이었다.
“대장은 저한테 죽을 때까지 대장입니다. 대장이 저 살려주셨을 때부터 그렇게 정했습니다.”
“자식이, 그게 몇 년 전인데.”
백강호는 픽 웃으며 남자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칼자국 남자의 이름은 김호석으로 그와 전쟁터를 함께 구른 동료였다. 물론 지금은 운성그룹 산하에 속해 있는 직장인이었지만 말이다.
김호석은 문득 백강호의 뒤를 보고 눈을 끔뻑였다.
“대장, 뒤에 있는 사람은 신입입니까? 못 보던 얼굴인데.”
“아, 이 녀석은…….”
백강호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머리를 긁적였다. 그에 부하들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이, 뒤에 있던 서주환이 앞으로 나서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형님들. 강호 형님이랑 친한 동생인 서주환이라고 합니다.”
“형님이랑 친한 동생?”
“예. 이번에 흑곰파 놈들이 습격한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그놈들이 제 친구까지 건드리려고 하길래 직접 해결하려고 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김호석은 말없이 서주환을 바라보다가 백강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형님?”
백강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답했다.
“후우. 막내 도련님 친구다.”
“석찬이 말입니까?”
“새꺄, 일 중에는 호칭 똑바로 해라.”
“아, 옙. 막내 도련님…….”
김호석은 머쓱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라는 듯 다시 서주환을 힐끗 쳐다본다.
“그럼 더더욱 데려오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다치면 어쩌려고.”
“쩝.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내비 둬.”
“예, 뭐. 저야 형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김호석을 납득시킨 그는 서주환을 돌아보며 당부했다.
“위험하니까 나서지 말고… 아니다. 네 한 몸 정도는 지킬 수 있지? 네 명 상대로 해놓은 거 보니까 보통은 아니더만.”
“예.”
“그래도 어지간하면 내 옆에 붙어있어라. 연장 든 놈이랑 상대해본 적은 없을 거 아니냐.”
“한 번 있긴 한데…….”
“뭐? 칼 든 놈이랑도 싸워봤다고?”
“칼은 아니고 톱이요.”
“아, 그 살인범…….”
리본 피트니스 회식 때 들은 사실이다. 서주환은 당시 한창 논란 중이던 연쇄살인범을 직접 때려잡은 전적이 있었다.
‘이 녀석 진짜 뭐하는 놈이지.’
백강호는 새삼 황당함을 느꼈다. 분명 조사를 해본 바 서주환은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삶을 살아온 일반인이었다. 특출난 부분이라고 해봐야 유독 ‘불행’하다는 소문 정도일까.
한데 지금은 어떠한가. 1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이 돼버렸다. 외형적으로는 물론 능력적으로도 그렇다. 이석찬이 친근하게 굴 때부터 범상치 않다고는 생각했지만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기한 놈.’
백강호는 묘한 눈으로 서주환을 바라보다가 좀 전의 일을 떠올렸다.
당돌한 기색으로 ‘저도 같이 가요.’라고 말하던 서주환.
평소의 백강호였다면 절대로 들어주지 않았을 부탁이다. 무슨 정신으로 일반인을 이런 현장에 데려온단 말인가.
그럼에도 서주환을 데려온 것은, 당시 눈짓으로 전해온 이석찬의 부탁,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호기심 때문이었다.
‘착각한 거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겠다.
*
강남구에 있는 한 불법 도박장.
흑곰파 산하의 하우스가 발칵 뒤집혔다.
“끄어억!”
“이, 이 새끼들 뭐야! 컥!”
백강호의 솥뚜껑 같은 손바닥이 흑곰파 조직원의 얼굴을 후려쳤다. 철써어억! 채찍 같은 소리와 함께 조직원이 바닥을 나뒹굴었다.
백강호는 시선이 집중된 걸 보고 외쳤다.
“지금부로 문 닫습니다! 괜히 엮이기 싫으면 나가쇼!”
도박을 하러 온 손님들은 놀란 기색으로 그를 보면서도 요지부동이었다. 한창 돈을 걸고 게임을 하는 와중에 어딜 간단 말인가.
하지만 순식간에 소란이 확대되자 그들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백강호를 비롯한 사내들이 도박장 내부를 부수고 조직원들을 때려눕혔던 것이다.
“저 새끼들 죽여!”
“연장 들어, 병신들아! 쪽수로 누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흑곰파 조직원들이 각종 연장을 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백강호 일행은 일개 조폭 따위로 상대할 수 없는 프로였다. 열 명 남짓한 그들은 수십 명의 장정들을 상대로도 여유로웠다.
뻐억! 쨍그랑! 콰앙!
온갖 집기가 부서지고 피가 튀었다. 그런 와중 백강호는 황당함을 금하지 못하고 서주환을 바라봤다.
‘저 녀석…….’
서주환은 얌전히 있는가 싶더니 곧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연장이 날아드는 와중이다. 백강호는 당연히 서주환을 말리려 했다.
한데 잠깐 사이 본 그의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날아오는 주먹과 연장을 모두 피해내고 되려 반격까지 가하며 적극적으로 조폭들을 상대하는 모습이었다.
그때 한창 조폭들을 때려눕히고 있던 김호석이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형님, 쟤 뭡니까? 보통내기가 아닌데요. 선출입니까?”
“…모르겠다. 작가라고 했는데.”
“예? 작가요?”
김호석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요즘 작가는 사람 패는 법도 배운단 말인가? 심지어 그냥 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손속이 잔혹하다 싶을 정도로 위험했다.
빠아아악!
서주환은 상대의 머리채를 잡고 부웅 휘둘렀다. 그에 좌측에서 날아오던 쇠파이프가 잡고 있던 놈의 안면에 적중했다. 그는 곧장 머리채를 놓고 쇠파이프를 휘두른 놈의 면상에 주먹을 꽂았다. 우당탕 쓰러지려는 놈의 멱살을 잡은 후 목울대를 주먹으로 때린다.
“켁!”
숨 막힌 소리와 함께 쓰러지는 남자. 서주환은 남자가 다시 일어설 수 없도록 다리를 세게 밟았다.
콰악!
“끄아아악!”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밟힌 다리를 잡고 몸을 꿈틀거리는 게 꼭 자벌레 같은 모습이다.
‘부러트렸나?’
그런 느낌이 든 것도 같았다. 하지만 그런 걸 신경 쓸 새가 없다. 그는 뒤에서 달려오는 다른 놈을 알아채고 몸을 움직였다. 칼이 번뜩이는 게 시야에 들어왔다.
[특수능력, ‘살기’를 발동합니다.]
몸에서 뛰쳐나간 기운이 상대를 옥죈다. 그는 순간적으로 움찔하는 놈의 손목을 발로 차버렸다. 잡고 있던 칼이 튕겨나간다.
“하!”
콰아앙!
당황하는 놈의 옷깃을 틀어쥐고 바닥에 메쳐버렸다. 그리고 다시 명치 부근을 밟아서 마무리. 상대는 갈빗대가 나간 듯 숨을 쉬기 괴로워했다.
그렇게 한창 싸우던 중이었다.
“헉!”
서주환은 갑자기 뒤에서 느껴진 위기감에 왼쪽 팔꿈치를 들고 몸을 휘돌렸다. 단단하게 세운 팔꿈치가 상대의 얼굴을 향해 날아간다.
턱.
상대의 손에 팔꿈치가 막혔다.
서주환은 ‘박투’ 재능의 본능에 따라 반대 쪽 주먹을 휘두르려했다.
턱.
하지만 이번에도 주먹이 막히고 말았다. 그는 발을 들어올렸다. 상대의 낭심을 까버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미처 움직이기도 전에 상대가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그대로 무릎이 굽혀질 듯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주환아, 그만해라.”
백강호의 목소리다.
서주환은 정신을 차리고 그를 바라봤다.
“아, 강호 형.”
“그래, 인마. 끝났으니까 정신 차려.”
그 말에 서주환은 주변을 둘러봤다. 백강호의 말대로 대부분의 조직원이 바닥에 자빠졌다. 손님들은 진즉에 도망갔고, 하우스 내부는 완전히 박살이 났다.
서주환은 새삼 자신이 쓰러트린 사람들을 바라봤다. 눈물까지 흘리며 바닥에서 꿈틀대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그런 사람만 열 명에 가까웠다.
‘…박투 재능만 가지고 될 게 아닌 것 같은데.’
아무리 현 등급이 A에 이르렀다지만 너무 과하다. 그는 격투기 같은 걸 따로 배운 적도 없었다. 아무래도 역시 ‘살인’재능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낸 듯했다.
‘조심해야겠다.’
사람을 죽이는 재능이다. 잘못 사용하면 크게 일을 치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자. 주범 잡아야지.”
백강호가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네.”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먹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
문기혁은 나이를 먹고 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간부급 대우를 받는 인물이다. 하우스를 오래 관리해온 능력과 그간 다져 놓은 인맥 덕분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부로 끝이 났다. 하우스 내에 일이 벌어졌음을 감지한 그는 급히 몸을 빼려했지만 결국 무릎 꿇은 채 머리를 박고 있었다. 어디서 끌고 왔는지 모를 아들놈과 함께였다.
“죄, 죄송합니다! 운성그룹 자제인 줄은 몰랐습니다! 절대 알고 그런 게 아닙니다! 문규석, 너도 당장 빌지 않고 뭐해!”
“죄, 죄송합니다!”
머리를 처박고 사죄하는 문규석은 이미 얼굴이 시뻘겋게 부어오른 채였다. 클럽에서 놀고 있던 그는 갑자기 들이닥친 장정들에게 곤죽이 되도록 밟히고 끌려온 상태였다.
백강호는 코웃음치며 문기혁의 머리를 밟았다.
“아저씨, 죄송할 일이면 하지를 말았어야지.”
“제, 제가 어떻게 해야…….”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이미 얘기 다 끝났으니까.”
일말의 기회조차 없는 단호한 말에 문기혁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벌벌 떨었다. 이미 얘기가 끝났다는 말에서 상황을 모두 유추한 것이다.
‘조직이 날 버렸다.’
대한민국 굴지의 거대기업과 얽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리 흑곰파가 전국구 세력을 구축한 조직이라도 그렇다. 오히려 그렇기에 운성의 무서움을 알고 바로 꼬리를 내렸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운성의 분노를 달래기 위한 제물이었다.
문기혁은 생각을 마친 순간 용서받기를 포기했다. 이미 자신의 인생은 끝났다.
“빌어먹을!”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고 했던가. 그는 돌연 자리에서 튕기듯 일어나며 품속에서 물건을 빼들었다. 흑곰파 조직원들도 모르게 입수한 권총이었다.
하지만 그 시도는 허망하게 끝났다.
콰득!
백강호는 곧장 문기혁의 손목을 잡고 비틀었다. 뼈가 어긋나는 소리와 함께 총이 바닥에 떨어진다. 이어서 손바닥이 문기혁의 뺨을 후려쳤다.
빠아아악!
분명 손바닥이었음에도 연장으로 친 듯 둔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기혁의 입에서 피와 함께 하얀 조각이 우수수 날아갔다. 싸대기 한 번에 이가 몽창 빠져버린 것이다.
“아, 아빠!”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이라고 해야 할까.
문규석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유리 조각을 주워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역시 그 시도조차도 무위로 돌아갔다.
이번에 나선 사람은 서주환이었다. 문규석을 죽일 듯 노려보고 있던 그는 백강호의 부하들보다도 빨리 움직였다.
콰직!
서주환은 발꿈치로 문규석의 얼굴을 찍어버렸다. 그에 코가 뭉개진 녀석이 피를 콸콸 쏟아내며 바닥을 뒹굴었다.
“끄아아악!”
“아직 안 끝났어, 새꺄.”
그는 고통스러워하는 비명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 비명이 거슬린다는 듯 문규석을 더욱 지르밟았다. 이가 부러지고 안면이 완전히 박살나며 피가 튀었다.
콰악, 콱! 퍼억!
연신 발에 걷어차여 바닥을 구르는 문규석. 갈빗대에 금이 간 듯 가슴을 부여잡고 괴로워했다.
서주환은 꺽꺽거리는 문규석의 멱살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
“총을 빼들지 않나, 유리조각으로 찌르려고 하질 않나… 너희 집안은 애비나 자식이나 하는 짓이 똑같네.”
덕분에 아무리 패도 죄책감이 안 들었다. 그 점만큼은 좋다고 생각하며 문규석과 눈을 마주쳤다.
[특수능력, ‘살기’를 발동합니다.]
이제 의도적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재능등급과 감정상태에 따라 농도가 달라지는 기운.
서주환은 정하연이 위협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문규석을 노려봤다.
“규석아, 죽고 싶으면 동창회에서 말을 하지 그랬어. 난 살려달라기에 살고 싶은갑다 했는데.”
말투는 일견 부드러웠으나 진득하게 배어나온 살기는 달랐다. 끈적하고 소름끼치는 기운이 사무실 안을 스멀스멀 잠식했다. 그에 백강호를 비롯한 부하들조차 흠칫 서주환을 돌아볼 정도였다.
김호석이 질린 얼굴로 서주환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형님, 진짜 쟤 뭡니까? 쟤도 용병이었어요?”
“작가라니까. 막내 도련님 친구고. 태권도 배운 게 다라더라.”
“아니,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게 말이다…….”
용병으로 전쟁터를 굴렀던 그들조차도 당황할만한 살기다.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기운이 아니었다.
백강호는 살갗에 올라온 닭살을 쓸어내리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역시 착각이 아니었군.’
백강호가 내켜하지 않으면서도 서주환을 데려온 이유였다. 같이 가겠다 말하는 서주환에게서 순간적으로 느껴졌던 섬뜩한 기운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한편 그런 기운을 정면에서 받은 문규석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공포에 질리다 못해 공황 상태에 빠진 듯 보였다.
쉬이- 주르륵.
이내 문규석의 바지가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그는 눈물콧물은 물론 아래에서까지 물을 쏟아내며 더듬더듬 말했다.
“사, 사려, 사려주세효. 사려주세……”
“역겨운 새끼가!”
서주환은 인상을 찌푸리며 문규석을 내던졌다.
쿠당탕탕!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자빠진 문규석은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엉금엉금 바닥을 기어갔다. 서주환에게서 최대한 멀어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그의 눈에는 서주환이 자신을 죽이려는 살인마처럼 보였다.
그때 두터운 손이 문규석의 목을 후려쳤다. 그에 바닥을 기어가던 문규석이 꺼억 소리를 내며 기절했다.
백강호가 서주환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쯤 하고 끝내자. 그러다 진짜 죽이겠다.”
“…….”
“날 밝기 전에 정리하는 게 편하다.”
“…네.”
서주환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 납득했다. 백강호의 말대로 여기서 더 때리면 정말 죽을지도 몰랐다. 이런 놈 때문에 살인자가 되는 건 사양이었다.
끼이익.
백강호는 서주환을 집 앞에 내려주며 말했다.
“주환아, 나중에 형이랑 얘기 좀 하자.”
“…?”
“술도 한 잔 하면서 인마. 석찬이도 같이.”
“알았어요, 형. 오늘 도와주셨으니까 제가 살게요.”
“도와주긴. 난 내 할 일 한 거다.”
“저 데려가 주셨잖아요. 덕분에 속이 좀 풀렸어요.”
“그러냐? 그럼 사양하진 않으마.”
“흐흐. 기대하세요. 그럼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넉살 좋게 웃으며 꾸벅 고개를 숙이는 서주환. 하우스에서의 살기등등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태도였다.
백강호는 집으로 들어가는 그를 묘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알 수 없다는 듯 머리를 헤집었다.
“골 때리는 자식.”
일단은 서주환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봐야 할 듯 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