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249화 (249/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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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갑자기 홍대 클럽 앞이 떠오르네요.

자정만 돼도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 한 명쯤 있었는데ㅋㅋㅋㅋㅋ

요즘은 ㅋㄹㄴ시국이라 어떤지 모르겠네요...

빨리 좀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

엘라이니 님, 강아지냐옹 님, sasa90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D

뒤풀이

서주환은 호텔로 뛰어들어갔다. 2인 1실의 원칙대로라면 방을 하나 더 잡아야 하지만 다행히 프론트가 비어 있어서 지체 없이 들어올 수 있었다.

그는 방문을 열고 도유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목덜미를 손으로 훔쳐봤는데…….

“으아악!”

그는 곧장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기를 틀었다.

쏴아아-!

“으. 옷까지 다 베렸네.”

누런 끼가 옷에 가득하다. 목과 등에서는 깨끗이 씻었음에도 시큼한 냄새가 남아있는 듯했다.

“금방 마르려나.”

여벌 옷이 없어서 대충 빨아다가 널어놓았다.

서주환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엎어져 있는 도유이를 들어올렸다. 그녀의 상태는 그보다 더 지저분했다. 입가와 외투, 바지까지도 누렇게 되어 도저히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었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그래, 다 토했으니까 좀 편해져라.”

마음 같아서는 흔들어 깨워서 타박을 하고 싶었지만 그대로 두었다. 어차피 깨워봤자 일어날 것 같지도 않았고 그녀가 인사불성이 될 때까지 술을 들이켠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반항해본 거라고 했지.’

그녀의 부모님은 어렸을 적부터 ‘예술은 절대 안 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춤도 몰래 배웠고 언젠가 인정받기 위해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헌데 그게 오늘 예상치도 못하게 터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그녀는 설명이 아니라 말다툼을 해버리고 말았다. 이야기도 제대로 듣지 않고 자신의 꿈을 부정하는 부모님에게 실망해서였다.

서주환은 부모님과 도유이의 심경을 모두 짐작했다. 하지만 결국 손을 들어주고 싶은 건 도유이 쪽이었다.

“걱정할 필요도 없는데. 이 재능 넘치는 애를…….”

도유이의 재능을 정확히 알고 있는 그로서는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시스템에 표기된 A+급의 찬란한 재능을 직접 보여줄 수도 없고 참 답답한 노릇이다.

서주환은 한 차례 고개를 내젓고 도유이의 옷을 벗겼다. 토사물이 가장 많이 묻은 외투를 벗기자 그 아래로 노랗고 붉은 셔츠가 드러났다. 분명 본래는 하얬던 셔츠다.

“으이그. 많이도 게워냈네.”

안주를 어찌나 실하게 챙겨먹었는지 참 다양하게도 배출했다.

‘다 벗겨야 되겠는데?’

옷이 성한 곳이 없다. 이대로 보아하니 옷 안쪽에도 들어간 모양이고. 이대로 침대에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주환은 그렇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되뇌며 도유이의 옷을 하나둘씩 벗겼다. 셔츠와 바지를 벗기자 속옷만 남았는데, 속옷도 토사물로 얼룩이 져 있었다. 아무래도 빨아서 널어놔야 할 듯싶었다.

“오…….”

속옷을 벗겨내자 뽀얀 살결이 드러났다.

보기 좋은 모양의 가슴. 그리고 춤으로 다져진 잘빠진 허리와 다리. 술을 먹어서 그런지 조금 흐릿했지만 희미한 일자 복근도 보였다.

‘털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네.’

수북하진 않지만 정리가 되어 있는 느낌도 아니다. 아래를 따로 관리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렇게 감상하던 것도 잠시.

“윽. 냄새.”

이내 시큼털털한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덕분에 그는 미처 아랫도리가 반응하기도 전에 인상을 찌푸려야 했다.

서주환은 샤워기를 틀고 그녀에게 물을 뿌리며 몸을 문질렀다. 부드럽고 탄력적인 여체가 손끝에서 느껴진다. 도유이는 일어날 기색이 전혀 없었다.

서주환은 그녀의 가슴에 묻은 이물질을 털어내며 괜히 변명했다.

“도이야, 이거 어쩔 수 없이 하는 거다? 응?”

장담컨대 흑심 하나 없는 순수한 구제 행위다. 훑어보고 만져보긴 했지만 씻기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따지고 보면 토사물을 뒤집어썼는데 씻겨주기까지 하니 칭찬받아 마땅했다.

그나저나 몸을 만지작대다보니 피부가 무척 탄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건지, 춤을 춰서 그런 건지. 헬스를 통해 다져진 근육과는 또 다른 감촉이었다.

‘아, 오늘 엄청 뺐는데 또 하고 싶네.’

정정이들과 할 때 괜히 아이템까지 썼나 싶다. 여자 셋과 하려니 축복과 스킬로 강화된 정력으로도 부족할 듯싶어 사용한 것이었는데, 정정이들이 먼저 백기를 든 바람에 아직도 아랫도리가 팔팔했다.

‘확 덮쳐버려?’

순간 그런 생각이 올라왔지만 아주 잠시뿐이었다. 만취해서 자고 있는 여자를 억지로 덮치는 취미는 없었다.

‘덮쳐진 적은 있지만.’

머릿속에 순간 자신을 덮친 여자가 스치고 지나갔다. 임수희, 유지경, 윤슬기. 덮쳐지긴 참 여러 명에게도 덮쳐졌다. 성별이 반대였으면 바로 감옥행이지 않았을까.

‘아, 덮친 적도 있던가?’

생각해보니 군대에서 외박을 나왔을 때 잠든 정소라를 덮쳤었다. 아직 동정이었던 시절, 취한 채 자고 있는 그녀를 보고 얼마나 흥분했던지. 뭐, 결국에는 정소라 쪽에서 자는 척 유혹을 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서주환은 옛날 일을 떠올리며 픽 웃었다. 슬슬 도유이의 상체를 깨끗하게 씻어내고 다리를 씻길 차례였다.

헌데 문득 도유이의 다리에 시퍼렇게 든 멍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유독 다리에만 잔 상처와 멍이 곳곳에 있었다. 발 또한 여자 발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엄청 노력했구나.”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흔적들일 것이다. 문득 얕게나마 솟아있던 음심이 가라앉는 듯했다.

서주환은 그녀의 몸을 씻겨주는 와중 ‘성스러운 손길’의 치유효과를 활성화했다. 그리고 자잘한 상처와 멍든 곳을 어루만져주었다.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 재능 있으니까 꼭 성공할 수 있을 거다.”

찢기고 흉진 상처부위에 새살이 돋고 멍든 피부가 가라앉았다. A랭크가 되며 강화된 치유효과는 제법 쓸 만했다.

서주환은 이내 그녀를 다 씻기고 물기를 깨끗이 닦아주었다. 그리고 번쩍 들어서 침대 위에 내려놓을 쯤이었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잠깐만. 내가 직접 씻길 필요가 없었잖아?’

특수능력 ‘클린’을 사용하면 힘들게 씻길 필요가 없었다. 몸은 물론 얼룩진 옷도 단번에 해결이 가능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더니.”

시큼털털한 냄새에 그저 씻어야한다는 생각밖에 못했던 게 후회스러운 순간이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도유이의 몸이 부드러웠다는 것일까.

서주환은 스스로의 멍청함을 탓하며 고개를 내저었다.

“에휴. 방이나 하나 더 잡아야지.”

이 호텔은 최대 2인 1실이 원칙이다. 이대로 있으면 괜히 퇴실할 때 트집을 잡힐 수 있었다.

그렇게 방을 나가려던 때였다.

[성(性)에 관한 강력한 행운이 개입합니다.]

문득 울리는 메시지.

“…그냥 가려고?”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당연하게도 목소리의 주인은 도유이였다. 뒤를 돌아보니 그녀는 이불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눈만 내민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주환은 헛웃음을 흘렸다.

“언제 깼냐?”

“…아까 욕실에서 씻겨주고 있을 때.”

그 말에 순간 뜨끔했다. 한참 만지작대던 때에 깨어있었다는 뜻이 아닌가.

그는 당황하는 대신 오히려 뻔뻔하게 나가기로 했다.

“야, 그럼 진즉 일어나서 혼자 씻지 그랬냐. 괜히 힘만 뺐네.”

“…….”

“그, 어쩔 수 없었다? 알지? 너 엄청 토했어. 지금 속옷도 다 빨아서 널어놨…….”

“알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오빠.”

선 듯 감사와 사과의 말을 하는 도유이. 장난스럽게라도 타박할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그는 조금 얼떨떨했지만 잘됐다 싶어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러냐. 그럼 자라. 난 이제 간다?”

“진짜 그냥 가려고?”

“…쓰읍.”

서주환은 그녀를 등진 채 머리를 헤집었다. 사실 그녀가 한 말은 처음부터 알아들었다. 굳이 모르는 체 한 건 괜히 했다가 탈이 날 것 같아서였다.

이내 그는 도유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후회 안 하겠냐? 미리 말하지만 난 누구 사귈 생각 없거든.”

그에 도유이는 오히려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오빠는 줘도 못 먹어? 그리고 나도 연애할 생각 없다고 했잖아.”

“얼씨구?”

“아깐 잘도 주물럭대더니. 그거 엄청 서 있던데.”

그녀는 이불 밖으로 검지를 내밀어 서주환의 중심부를 가리켰다.

서주환은 헛웃음을 흘렸다. 자는 척 하면서 볼 건 다 봤구나 싶었던 것이다. 그는 쩝 입맛을 다시고는 옷을 벗으며 물었다.

“진즉 일어날 것이지, 자는 척은 왜 했어?”

“…쪽팔려서.”

“쪽팔린 건 아는구나?”

한 번은 길바닥에서 쓰러졌고, 한 번은 같이 마시다 토까지 뿜어냈으니 쪽팔릴 만도 했다.

서주환은 낄낄대며 그녀를 놀렸다. 여기까지 왔으니 더 참는 것도 못할 짓이다. 아, 도유이 말고 이미 발기를 마친 분신한테 말이다.

“그럼 계속 자는 척 하지 왜 이제 와서 그래? 만져줬더니 꼴렸냐?”

“시, 시끄러!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보면 몰라?”

그는 이미 옷을 다 벗은 채였다. 팬티까지 쑥 내리자 발기해있던 자지가 벌떡 튀어나왔다. 그를 본 도유기가 작게 숨을 들이켰다.

서주환은 픽 웃으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제 와서 빼도 늦은 거 알지?”

“누, 누가 뺀데?”

“그런데 왜 말이 한 박자 느려.”

그리 말하며 펄럭, 이불을 들춰냈다. 그러자 실 한 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가 드러났다. 도유이의 겉옷과 속옷은 다 빨아서 말리는 중이었다.

서주환은 손으로 가슴과 음부를 가리는 도유이의 손도 치워냈다. 그리고 더 이상 망설임 따윈 없다는 듯 덥석 가슴을 틀어쥐었다.

“가슴 예쁘네.”

“…선배님, 좀 다물고 하면 안 될까요?”

“선배한테 말하는 싸가지 봐라.”

“치. 학년은 내가 더 높잖아.”

“언제부터 대학교가 학년으로 돌아갔다고? 너 몇 학번이야.”

“…꼰대. 백정기 같은 놈.”

“뭠 마?”

이게 말을 심하게 하네. 서주환이 인상을 팍 쓰고 노려보자 도유이도 좀 심했다 싶었는지 시선을 피하며 사과했다.

“실수. 백정기 같은 놈이랑은 안 하지.”

“나 같은 놈은 괜찮고? 쫍.”

그는 유두를 입에 머금으며 물었다. 남자의 손을 거의 안 탄 듯 크게 움찔 하는 반응이 꽤 귀여웠다.

“읏. 오빠는 그래도 개새낀 아니니까.”

“…나 개새끼 맞을 걸?”

아마 이 쪽으로는 그 누구보다 개새끼가 맞지 않을까.

그 말에 도유이는 풉 웃음을 흘렸다.

“그래도 좀 착한 개새끼니까 괜찮… 흑. 아!”

착한 개새끼라는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도유이의 반응은 꽤 만지는 맛이 있었다. 이야기하는 중 슬쩍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었더니 몸이 크게 들썩였던 것이다.

‘얘도 엄청 좁네.’

손가락을 꽉 물어오는 압력이 상당했다. 이 정도면 정 트리오보다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얼굴도 몸매도 도유이가 더 좋았다.

서주환은 그녀를 애무하다가 아이템 하나를 불러내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도유이에게 입술을 맞추며 ‘달콤한 사탕’을 넘겨주었다. 사탕을 넘겨받은 그녀가 눈을 깜빡이며 묻는다.

“이게 뭐야? 사탕?”

“맛있지?”

“…되게 맛있네. 어디서 났어?”

“직접 만들었다, 이 년아.”

그는 대충 얼버무리고 다시 입을 맞췄다. 굳이 아이템을 쓴 이유는 냄새 때문이었다. 양치까지는 제대로 해주지 못했던 터라 솔직히 그녀의 입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났다. 하지만 섹스 중에 양치하고 오라며 분위기를 깰 수는 없는 노릇. 아이템으로 냄새와 청결을 한 번에 해결했다.

“쪼옥. 으읍.”

“쪽. 코로 숨 쉬어. 설마 키스 안 해봤어?”

“하아. 해봤어. 그러는 오빤 왜 이렇게 능숙해?”

“왜 그럴 것 같은데?”

“윽. 괜히 물어봤어.”

도유이가 미간을 찡그리며 투덜댔다. 하지만 이내 다시 입을 맞추자 혀를 얽어왔다. 그는 익숙한 동작으로 키스와 애무를 동시에 진행했다.

찌걱, 물이 새어나온다. 이미 예열이 되어있었던 듯 도유이의 음부는 빠르게 젖었다.

서주환은 씩 웃으며 그녀의 눈앞에서 손가락에 점성 띈 물기를 보여주며 말했다.

“솔직히 아까 씻겨줄 때 좋았지?”

“…뭐래, 이 변태가.”

“안 좋았을 리가 없지. 그렇게 정성들여 씻겨줬는데. 응?”

“그, 그러는 오빠도 나 보고 엄청 섰었잖아. 왜, 예뻐서 꼴렸냐?”

지기 싫은 듯 마주 되묻는 도유이.

그는 낄낄대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쁘니까 꼴렸지. 아니면 그냥 나갔어.”

“…….”

“푸하. 부끄럼 타냐? 이제 와서?”

“아 씨! 빨리 하기나 하라… 고오옷?!”

단번에 자지를 삽입했다. 쭉 미끄러져 들어간 자지가 그녀를 안을 세차게 올려쳤다.

도유이는 갑작스런 삽입에 찔끔 눈물을 흘리며 잇소리를 냈다.

“야, 이…씨, 누가 갑자기, 흣, 그렇게…!”

도유이의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었다. 아, 이거 우니까 좀 귀엽네. 그는 손가락에 묻은 눈물을 슥 핥으며 작게 웃었다. 역시 자신에겐 사디즘과 함께 다크라이필리아(Dacryphilia)가 조금 있는 것 같았다. 여자가 울 때 더 예뻐 보이는 것을 보면 분명했다.

서주환은 짓궂은 얼굴로 말했다.

“네가 빨리 하라면서?”

“와, 허, 진짜… 오빠 개새끼구나?”

“그렇다니까 뭘 새삼스레.”

애초에 줘도 못 먹냐면서 도발한 건 도유이였다. 겨우 이 정도로 쩔쩔매면 곤란스럽다.

그리 생각하며 실실 웃을 때였다.

[업적, ‘버진헌터(x7)’를 달성하여 7,000LP가 지급됩니다.]

얄미운 표정으로 웃고 있던 서주환의 입꼬리가 멈칫 굳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업적을 확인하고 도유이를 바라봤다.

도유이는 그런 서주환을 아직 눈물이 가시지 않은 눈으로 아니꼽다는 듯 마주봤다.

“씨. 뭘 봐?”

“…….”

뭘 보긴요. 후다인 척 하는 아다 보는 중입니다.

서주환은 차마 말로 내뱉지 못하고 침만 되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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