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240화 (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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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다시 한 주의 시작이 밝았군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아 맞다.

MRI검사 결과 목에도 디스크가 있다고 합니다. 오.

그래도 허리만큼 심하지는 않아서 시술이나 주사치료는 필요 없으니 관리 잘 하라고 하네요.

그런데 다른 게 발견 됐어요. 간 수치가 정상치보다 10배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MRI찍고 병동 올라오니까 간호사님이 요새 안 피곤했냐고 묻네요. 피곤한 거야 항상 그랬는데 새삼? 싶었습니다.

아무튼 간 수치가 왜 이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글 쓰느라 술도 잘 안 마시는데 말이죠. 카페인 때문에 간 수치가 올라가기도 하려나?

여하튼, 건강관리에 더 노력을 기울여서 완결까지 잘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운동 시작했으니 죽지는 않겠죠.

혹시 제가 말도 없이 일주일씩 휴재하거나 하면.......

농담입니다. 성실히 쓰겠다는 뜻이었어요 :D

*

너굴Li 님, 있지 님, 니셀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wadize 님, 아즈카마 님, 바르케스 님, 쾨니히스티이거 님, P짱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건강한 하루 되시기를! 건강 최고!

대학 축제

서주환은 코스프레 카페 안을 둘러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서라 누나한테 부탁하길 잘했네.’

얼마 전 윤서라에게 코스프레 할 만한 옷을 부탁했다. 그녀가 옷가게 사장인 이유도 있지만 회귀 전 유명 코스어(kosupureer)라는 소문을 들었던 탓이다.

예상대로 윤서라는 흔쾌히 부탁을 들어주었고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옷을 공수해주었다. 아는 언니가 관련 업종에 종사한다던가. 무리한 부탁을 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오히려 지인의 적자가 해결되었다고 감사인사까지 들었다.

‘대신 좀 중구난방이지만.’

아쉽게도 메이드복과 집사복만으로 채울 수는 없었다. 일반 기성복을 파는 곳도 아니고 같은 옷을 수십 벌씩 갖고 있을 리 없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메이드복, 집사복, 개량한복, 치파오 등 옷 종류가 다양했다.

서주환은 이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통일성은 좀 떨어지지만 대신 더 다양한 재미가 있지 않은가.

“지경아 이리 와봐.”

“응? 왜?”

“이거 써봐.”

“동물 머리띠?”

“너랑 딱이지?”

메이드복을 입은 유지경에게 너구리 귀가 달린 머리띠를 씌워줬다. 그녀는 콧잔등을 찡그리며 투덜댔다.

“이 오빠가… 내가 진짜 너구린 줄 알아?”

“내 너구리 맞잖아. 그리고 잘 어울려.”

“흥.”

유지경은 콧방귀를 뀌며 본인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면서도 그가 직접 씌워준 귀를 만지작대는 것이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서주환은 낄낄대며 웃었다. 유지경이나 정하연이나 투덜대는 말과 달리 행동은 귀엽기 그지없었다. 그리 생각하기 무섭게 정하연이 다가왔다.

“주환아, 생각보다 좀 한산하지 않아?”

“음. 그렇긴 하네.”

“이러면 비용 회수 못할 것 같은데. 학과 돈이야 괜찮지만 네 돈도 들어갔잖아.”

“비용 회수는 못해도 괜찮아.”

“얘가 돈 아까운 줄 모르네. 너 옷 빌리느라 돈 많이 썼잖아.”

정하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잔소리했다. 이전부터 느꼈지만 그녀는 돈을 막 쓰는 걸 싫어한다. 사귈 적에는 잔소리가 더 심해서 그녀를 안심시키겠다고 수입을 일부분 공개하기도 했었다.

서주환은 그때와 달리 유들유들하게 웃었다. 이런 잔소리 정도는 이제 애교로만 보였다.

“흐흐. 벌써부터 가계 걱정하는 거야?”

“누, 누가 그런 걸 걱정한다고? 그냥… 이씨. 너 알아서 해. 네 돈이지 내 돈이야?”

“에이, 삐지지 말고. 하연이 너 메이드복 엄청 잘 어울린다.”

“이제 와서 아부?”

정하연은 팔짱을 끼고 삐뚜름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서주환은 그런 정하연의 귀에 대고 작게 말했다.

“아부 아니고 진짜야. 사실 네 건 몇 개 따로 샀어. 반납 안 해도 돼. 아, 잠깐만. 넌 고양이 머리띠 써라.”

정하연에게 하얀 고양이 머리띠를 씌워주었다. 차갑고 도도해 보이는 그녀의 외견과 무척 잘 어울렸다.

“야! 너 이거 입히고 무슨 짓 하려고?”

“당연히 네가 생각하는 그거지. 나도 집사복 따로 샀어. 기대 되지?”

“미친놈!”

“억!”

정하연은 그의 정강이를 까버리고 멀어졌다. 사실 툭 친 정도에 불과해서 별로 아프진 않았다.

서주환은 픽 웃으며 다시 가게 안을 둘러봤다. 정하연에게는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녀의 말대로 확실히 손님이 적었다.

“쓰읍. 역시 홍보가 늦어서 그런가.”

판을 크게 벌리다보니 준비할 게 많아서 홍보가 뒷전으로 밀렸었다. 그 사이 눈에 잘 띄는 게시판을 다른 학과가 모두 선점해서 출콘과의 포스터는 구석진 곳으로 밀려났다.

‘잘 안 팔리면 나중에 또 이러고 놀기 싫어할 텐데.’

비용 회수를 못하는 것 자체는 괜찮다. 하지만 이대로 파리만 날린다면 기껏 공 들여서 준비한 보람이 없어진다. 안 그래도 내성적인 출콘과 학생들인데 첫 시도가 허무하게 끝난다면 의욕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지. 좀 이르지만 나가볼까.’

서주환은 한 쪽에 놓아둔 ‘같이 사진 찍어드립니다’ 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직접 돌아다니며 사람을 끌어올 심산이었다.

“하연아, 너굴아!”

“뭐야, 왜 불러?”

“오빠도 놀지 말고 일 좀 해!”

“일은 무슨. 지금 텅텅 비었는데. 나랑 같이 사람이나 모으러 가자.”

“지금? 이따 사람 많을 때 간다면서?”

“난 좋아! 여기 심심해!”

고양이와 너구리가 합류했다.

서주환은 두 사람을 대동하고 학과 건물을 빠져나왔다.

“아래까지 내려가자. 아마 너무 위쪽이라서 사람들이 안 오는 걸 거야.”

출판콘텐츠학과가 있는 건물은 언덕길이 가파른 장안대학교 중에서도 가장 위쪽에 위치해 있다. 당연히 같은 건물을 쓰는 몇몇 학과생들 외에는 이곳까지 잘 오지 않는다.

“이 옷 입고 내려가야 돼? 창피한데.”

“오빠 그냥 사심 채우는 거 아니야? 양손에 꽃이네. 이히히.”

정하연은 부끄러워했고 유지경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팔짱을 껴왔다. 그에 서주환은 씩 입꼬리를 올리면서 정하연에게도 팔 한쪽을 내밀었다.

정하연은 손으로 그의 팔을 찰싹이며 떨어졌다.

“뭐가 이렇게 자연스러워? 이제 눈치도 안 본다?”

“솔직히 얌전 떨 때는 지났잖아.”

“참 나. 이미 다 잡아놓았다 이거지. 내가 어쩌다 이런 놈을… 지경이 너도 그만 놔. 밑에 사람들 많아.”

“언니 질투해? 질투는 추해.”

“요 너구리가! 점점 건방져!”

“히익!”

유지경이 도망쳤다. 정하연은 굳이 쫓지 않았다. 어차피 다시 돌아올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눈치를 보며 다가온 너구리 메이드는 고양이 메이드에게 등짝 스매시를 맞았다. 실제론 어떨지 몰라도 여기선 너구리보다 고양이가 상위 포식자였다.

서주환은 두 사람 사이에서 팻말을 들고 걸었다. 팻말에는 학과 이름과 카페 위치도 기재되어 있다. 이러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있을 터였다.

“와, 저 사람들 뭐야?”

“집사랑 메이드네. 메이드 한 명은 고양이, 한 명은 뭐지?”

“너구리잖아. 머리띠 귀엽다.”

“저 언니 가슴 엄청 크다.”

“집사 오빠 잘생겼어!”

한 명의 집사와 두 명의 메이드. 축제 기간임을 감안해도 무척 눈에 띄는 행색이다. 심지어 셋 모두 평균을 상회하는 외모였으니 학생들의 눈길을 끄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먼저 다가오는 사람은 없었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팻말을 들고 있었음에도 그랬다. 부끄러움이라도 타는 모양이었다.

“큰 소리로 호객 행위라도 해야 되나?”

“좀 창피한데.”

“언니는 안 그렇게 생겨서 엄청 쫄보야.”

“진짜 혼난다, 너.”

“헹. 하나도 안 무섭지롱! 여기서 때리면 폭력 메이드야. 학과 이미지 나빠져, 언니!”

“뭐야? 그럼 지경이 네가 해봐.”

“엑.”

막상 유지경도 먼저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기는 부끄러운 듯했다.

서주환은 픽 웃다가 한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간이 노래방 기계를 설치한 곳이 있었다. 실용음악과에서 운영하는 부스였다.

“한 곡에 얼마에요?”

“처, 천 원이요.”

여학생이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집사복을 입은 그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와, 엄청 잘생겼다. 키도 크고.’

서주환은 천 원이란 말에 쩝 입맛을 다셨다. 돈이 부족하진 않지만 코인 노래방에서 네 곡인 걸 감안하면 천 원인데 상당히 비쌌던 것이다. 물론 그래도 할 거지만.

먼저 입을 연 것은 여학생이었다. 그녀가 재빨리 부연설명을 했다.

“점수 잘 나오면 경품도 드려요!”

“경품이요?”

“네. 여기 중에서 고르면 돼요. 90점 넘어야 고를 수 있어요. 참고로 다른 노래방처럼 목소리 크다고 점수가 잘 나오진 않아요.”

점수를 막 넘길 수 없도록 조절을 해놓은 모양이었다.

“그럼 90점 넘으면 경품 대신 다른 거 해도 돼요?”

“네?”

“저희 홍보 좀 할게요. 짧게.”

여학생은 부스 안에 같이 있는 주변 학생을 돌아보고 시선을 교환했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이크를 건네주었다.

“좋아요. 대신 못 넘기면 저희랑 사진 찍어주세요.”

“공짜로?”

“손님 뺏어가는 데 그 정돈 해야죠! 대신 점수 넘기면 경품도 드릴게요!”

“오케이. 콜.”

서주환은 마이크를 받고 선곡을 하려다 정하연을 돌아봤다.

“같이 듀엣 고? 하연이 너도 노래 좀 하잖아.”

“윽. 이렇게 사람 많은데서?”

“쫄?”

“이게 도발하네. 알았어. 대신 선곡은 내가 할 거야.”

정하연은 알면서도 당해준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연아, 나 발라드는 아는 거 몇 개 없다.”

“이건 알잖아.”

“아, 그거 괜찮지.”

정하연이 선곡한 노래는 서정국과 정지은의 ‘너를 위해서’라는 곡이었다. 실제로 노래방에서 한 번 같이 불러본 곡이기도 했다.

“치사하게 나만 빼놓고.”

“넌 시켜도 안 부를 거잖아, 너구리.”

“히히. 들켰어?”

유지경은 노래를 잘 못 부른다. 대신 그녀는 한 쪽으로 빠져서 팻말을 높게 들고 휘적대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 정하연이 마이크로 그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일 절만 부르자.”

“알았어.”

곧 간주가 흘러나왔다. 공개적인 장소에서 집사복과 메이드복을 입은 둘이 노래를 부르려 하니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됐다.

“와, 이 곡 하이라이트 부분 높아서 어려운데. 삑사리 안 나려나?”

“삑사리가 문제냐. 집사랑 메이드 엄청 잘 어울린다.”

“나 이거 드라마에서 들어봤어.”

‘너를 위해서’는 나온 지 4년이나 된 노래지만 흥행한 드라마의 OST로 쓰였던 터라 상당히 유명한 곡이었다.

첫 소절은 여자 파트부터다. 정하연이 입을 열었다.

“벌써 며칠 째 연락도 없는 너~.”

정하연은 꽤 허스키한 음성이다. 원곡 주인도 그녀 못지않게 허스키한 목소리였던 터라 노래와 무척 잘 어울렸다.

여자 파트가 끝나고 서주환의 차례가 되었다. 그는 자신만만하게 입을 열었다. 언젠가 민가희에게 얻은 노래 재능은 B랭크 밖에 되지 않지만 그것만으로도 일반인 수준에선 최상위권이다. 거기에 특수능력인 ‘씽 필링’을 활성화하면 어지간한 가수에게도 비벼 볼만했다.

“사실은 말이야~ 나 많이 걱정했어.”

듣기 좋은 음색이 부드럽게 퍼져나간다. 생각 외로 두 사람 모두 노래를 잘 부르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노래를 감상했다. 이윽고 서주환이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고음을 질렀을 때는 실용음악과 학생들도 낮게 감탄했을 정도였다.

1절만 부르기로 했던 둘은 어느새 2절의 마지막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서주환과 정하연은 서로를 바라봤다. 듀엣곡인 만큼 남녀가 한 소절씩 주고받는 부분이 있었다. 간지러운 노랫말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끝맺음에서 동시에 화음을 쌓았다.

“난 다시 태어나도~!”

“영원히 너만 사랑할게~.”

노래가 마무리되었다. 동시에 학생들의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서주환과 정하연은 숨을 길게 뱉으며 작게 웃는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때 너구리 한 마리가 후다닥 뛰어와서 둘 사이로 난입했다.

“홍보해야지, 홍보! 여러분, 출판콘텐츠학과로 오세요! 코스프레 카페 운영 중입니다!”

그리 외치며 서주환을 째릿 흘겨보는 유지경.

그는 큭큭 웃음을 흘리다가 같이 외쳤다.

“천 원 내시면 같이 사진도 찍어드려요!”

“내부에서는 사진 금지고 저희만 찍어드리는 거예요! 여기로 줄 서세요!”

정하연도 한바탕 노래를 불렀더니 부끄러움이 가신 모양이다. 세 사람은 다 같이 목소리를 높여 카페를 홍보했다.

*

코스프레 카페 1일차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픈 했을 때만 해도 사람이 너무 없다며 내쉬던 한숨이 거짓말처럼 매출을 올렸다. 입소문을 제대로 탔는지 사람이 너무 몰린 탓에 준비한 재료가 부족해서 조기 마감을 해야 할 정도였다.

“꺄하하핳! 덕훈이가 제일 인기 많았어!”

“그게 무슨 인기야!”

“왜! 아무튼 우리 학교 명물 됐잖아. 근육 메이드 덕훈 쨩!”

“그딴 명물 되고 싶지 않았어!”

장덕훈은 학과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서 놀림을 당하는 중이었다. 일행들은 낄낄대며 그 모습을 바라봤다. 이미 사진까지 찍어놔서 평생 놀림감이었다.

“너 진짜 못됐다. 덕훈이가 네 말이면 다 듣는 거 알고.”

“맞아, 오빠! 일부러 덕훈이 입히려고 엄청 큰 사이즈 가져온 거지?”

“어허. 나만 나쁜 놈 만들기냐? 나랑 석찬이보다 너희 둘이 더 웃었어!”

정하연과 유지경이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자지러지며 웃었던 건 둘이 제일이었던 것이다.

서주환은 낄낄대며 웃다가 이내 천막 안을 둘러봤다.

“여기도 매상 올려야지. 칵테일 바도 아예 코스프레 하고 하면 좋을 텐데.”

“그건 네가 반대했잖아. 대여한 옷인데 더러워진다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칵테일 바는 코스프레 카페와 달리 운동장에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카페보다 불을 이용한 안주요리가 많았기에 옷이 더러워지기 딱 좋았다. 여기서까지 대여한 옷을 입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서주환은 학과생들에게 힘내라며 소리쳤다.

“얘들아, 이번에도 많이 팔아보자! 축제 끝나면 뒤풀이 해야지! 바가지 엄청 씌우고 매상 올려!

““네!””

한 마음으로 대답하는 출판콘텐츠학과 학생들.

처음의 소심했던 태도는 어디 갔는지 모두 힘든 것도 잊고 전력으로 움직였다. 낮에 활동했던 A반 학생들에게 자극을 받은 모양이었다.

‘내일은 B반이 카페하고 A반이 칵테일 바. 2학년들도 돕고 있고. 어디 보자, 나는 3일 내내 나갈 거니까…….’

서주환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머릿속으로 인원을 조율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사방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생각을 뒤로 미뤄야 했다.

“주환 오빠, 여기 주문이요!”

“덕훈아, 여기도!”

“하연 언니!”

“지경아!”

“석찬 오빠!”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서주환 일행의 이름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그렇게 정신없이 가게를 운영하다가 한숨 돌릴 쯤이었다.

“저기, 주환 오빠.”

“어? 유이야, 어쩐 일이야? 연습 있다면서.”

2학년 과대인 도유이가 담배를 태우고 있는 서주환에게 슬그머니 다가왔다. 그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그녀는 돌연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선배님, 저 좀 살려주세요! 한 번만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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