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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우선 머리부터 박겠습니다!
제가 공지를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뭘 잘못한 건지 임시저장만 되어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늦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근육통 때문입니다.
건강 관리를 한다고 시작한 운동인데 멍청한 글쟁이 놈이 옛날 생각하고 까불다가 근육통이 씨게 왔습니다.
이두가 아프더니 팔이 안 펴지고 가만히 있어도 찢기는 통증이 오더군요. 어깨랑 목까지 담 걸린 것 마냥 아파서 집중을 못했습니다. 근육통이 이렇게까지 아플 수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네요;;
결국 한참 쓰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12시까지 올리겠다고 공지를 썼는데... 쓰기만 하고 올리질 않았나 봅니다. 임시저장이 되어있네요...
현재는 통증이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사실 일요일부터 통증이 있었는데 풀어준답시고 스트레칭하다가 뭘 잘못했는지 더 심해졌었거든요.
일단 금요일에 목, 허리 검사를 위해 병원에 하루 입원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근육통이 지속되면 이완제라도 달라고 해야겠네요.
아, 물론 노트북 들고 가서 글 쓰겠습니다... 비축분 만들게요...
+ 당분간은 연재시간을 자유로 두고 가능한 00시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한 편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이 매번 다르다 보니 적어도 비축분 두 개 이상은 만들어야 안정적인 00시 연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12월 중순(정확한 날짜 미정)쯤에는 타플 동시연재 때문에 연재주기와 시간에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기는 지금처럼 주5연재지만 요일이 (화~토: 연재), (일, 월: 휴재)가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은 00시 입니다.
안정적인 연재를 위해 비축분을 쌓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주저리가 길었습니다.
연재와 관련된 제 상황에 대해 독자님들이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자세히 쓰는 편입니다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
아즈카마 님, 카노이스 님, 아즈카마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건강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D
축제 준비
개강하고 며칠이 지났다. 방학동안 풀어졌던 학생들은 다시 공부와 과제에 파묻혔다.
담배를 피던 중 이석찬이 문득 말했다.
“쭈환, 넌 공부 안 하냐?”
“난 본업이 따로 있잖냐. 강의시간이랑 시험기간 때만 하면 되지 뭐. 그러는 너야말로 공부 안 해?”
“나도 본업 따로 있음.”
“무슨 본업?”
“뭐, 주식이나 사업?”
“주식은 그렇다 치고, 너 사업도 하냐?”
이석찬은 어깨를 으쓱이며 별 것 아니라는 듯 답했다.
“내 사업은 아니고, 형들이나 아버지 도와주는 거야. 다른 친척들도 가끔 도와주고. 사업이라기 보단 조언이라고 해야지.”
“그게 일이냐?”
“인마, 이게 은근히 쏠쏠하다. 대충 말 몇 마디 던져주고 용돈 받아 챙기면 그게 월급이야.”
“크. 재벌집 용돈은 수준이 다른가 보네.”
“운 좋게 금수저 잘 물었지. 으하하.”
이석찬이 재수 없게 웃어젖혔다. 하지만 말은 저렇게 해도 할 땐 하는 놈이라서 시기하고 질투할 생각이 들진 않았다.
다만 한 가지 부러운 건 있었다.
‘S랭크 직감 재능 존나 부럽네.’
잠재등급 S랭크의 ‘직감’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이석찬은 가끔 뜬금없는 소릴 하거나 말도 안 되는 결정을 내리곤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그 결정이 옳았음을 결과가 증명했다.
하지만 어떤 능력이라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반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언젠가 이석찬의 자취방으로 놀러갔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어울리지 않게 안경까지 쓰고선 웬 영문으로 된 자료들을 읽어 내려가고 있던 모습. 아마 조금 전 말한 주식이나 친인척들의 사업과 관련된 자료이리라.
‘그냥도 얼탱이 없는 재능인데 자료까지 있으면…….’
대충 이석찬의 친인척들이 그에게 조언을 구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까이서 봐왔으니 이석찬의 능력을 대충은 알고 있을 터. 무언가 고민되거나 막히는 게 있으면 그를 찾을 만도 했다.
“야, 주환아.”
“왜?”
“나중에 사업이나 같이 할래?”
“갑자기?”
서주환은 뜬금없는 말에 눈을 끔뻑였다.
한편 이석찬은 씩 웃으며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했다.
“당장 하자는 건 아니니까 생각이나 해봐. 그냥 너랑 하면 잘 될 것 같거든.”
“인마, 무슨 사업인지 말도 안 해줘놓고 뭔 생각을 하래?”
“아무튼, 뭐든 간에.”
“허. 골 때리는 놈.”
“울 쭈화니 단물 쪽쪽 빨아먹어야지.”
“단물은 내가 너한테 빨아야지. 재벌집 도련님 자식아.”
“여소 해주랴?”
“으엑. 꺼져!”
“으하하하핳! 하긴 넌 지금도 힘들지.”
폭소를 터뜨리는 이석찬.
서주환은 인상을 구기고 손을 훠이 내저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무척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이 새끼 반은 진담인 것 같은데.’
친구한테 농담으로 사업 얘기를 꺼낼 놈이 아니다. 지금은 흘려두는 거겠지만 언젠가 진지하게 얘기를 꺼낼 날이 올 것 같았다.
‘아, S랭크 직감 그거 골 때리네.’
현재의 그에게는 이석찬의 입장에서 사업적으로 함께 할 메리트가 없었다. 물론 글로 벌어들이는 돈이 상당하긴 했지만 아무려면 재벌가 눈에 차겠는가. 결국 잠재등급 S랭크의 직감으로 다른 걸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일단은 대학 생활 좀 즐기고.’
먼 훗날이라면 모르겠다.
솔직히 욕망 시스템을 생각하면 어떤 일이든 잘 풀릴 거라는 생각도 있었다.
*
서주환은 아이템 뽑기를 두 번 돌렸다.
[아이템, ‘달콤한 사탕(x5)’가 지급됩니다.]
[아이템, ‘내 맘대로 쥬지 커스텀’이 지급됩니다.]
“아, 오늘도 꽝이네.”
서주환은 실망한 얼굴로 혀를 찼다. ‘달콤한 사탕’은 이제 봉지 단위로 넘쳐났고, ‘내 맘대로 쥬지 커스텀’은 이미 길이도 두께도 충분한 그에게 쓸모가 없는 아이템이었다.
‘수아한테는 오히려 커서 문제인 판국에 더 늘려서 뭐해.’
하다못해 아이템 이름처럼 줄이는 것까지 커스텀이 가능했으면 모를까 그게 아니었으니 무의미했다. 그는 대충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던져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축복은 언제 나오냐…….”
현재 서주환이 뽑고자 하는 아이템은 다름 아닌 ‘몽마신의 축복’이었다.
‘축복이 나와야 스킬을 뽑을 텐데.’
방학 중 여행을 갔을 때 잠시 돌아왔던 루시가 말했었다. 이번 스킬은 가능하면 ‘몽마신의 축복’이 있는 상태에서 뽑으라고. 아무래도 또 뭔가 수를 써줄 생각인 듯했다.
“상점창.”
서주환은 상점창을 불러냈다. 4레벨이 되어 추가된 기능이었다.
[아이템 등록 상점]
1. 안심하고 질싸2 - 1,000LP
2. 모발~모발 영양제 - 5,000LP
3. 축복받은 페로몬 입욕제 - 3,000LP
4. 달콤한 숙면제 - 1,000LP
5. 미끌미끌 러브젤 - 3,000LP
6. 페로몬 가스 - 10,000LP
7. 즉석 관장약 - 1,000LP
8. 달콤한 사탕 - 100LP
9. 페로몬 부스트 - 50,000LP
10. 축복받은 정력제 - 3,000LP
아이템 등록 상점은 말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을 등록 시킬 수 있는 상점이다. 이제 한 번 등록한 아이템은 언제든 확정으로 구매하는 게 가능했다.
“으. 비싸.”
아이템을 등록하는 데도 비용이 들고 구매하는 데도 비용이 든다. 그리고 등록할 때 뜨는 ‘등록 가능한 아이템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보건대 모든 아이템을 등록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했다.
“안심하고 질싸 열 개 구매.”
[10,000LP가 소모되었습니다.]
[아이템, ‘안심하고 질싸2’가 지급됩니다.]
랜덤 뽑기로 돌렸을 때 보통 3~5개가 지급되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비싼 금액이다.
‘그래도 편의성을 생각하면 지불할 만 하지.’
원할 때 확정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용할 가치가 충분했다. 가끔 ‘안심하고 질싸2’가 없어서 콘돔을 끼우고 해야 될 때면 얼마나 답답했던가.
‘변환도 지금 할까?’
시스템 레벨이 오르면서 상점창과 함께 추가된 특수능력 변환. 이 기능을 사용하면 LP를 지불함으로써 이미 결정된 재능의 특수능력을 변환할 수 있다.
하지만 서주환은 고개를 저었다.
“이것도 축복 나오면 같이 돌려야지.”
생각 없이 기능을 사용하기엔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상당하다. 특수능력을 변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무려 100,000LP였다.
서주환은 대신 축복창을 열고 ‘집중의 축복’을 사용했다.
[1,800LP를 소모하여 ‘집중의 축복’ 3시간을 사용합니다.]
회귀자의 병영생활을 완결한 지도 2주가 지났다.
서주환은 신작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번에는 처절하고 피비린내 나는 걸로 써보자.’
소재는 생각해 놓은 게 있었다.
‘인간, 악마, 천사.’
사실은 이미 가제도 정했을 정도로 대략적인 설정을 잡아놓았다.
<가제: 악마 포식자>
천사와 악마가 등장하는 현대 퓨전 판타지.
이미 몇 년도 훨씬 전에 유행이 지나간 장르다. 돈을 벌기 위해 트렌드를 쫓아가야 하는 웹소설가로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장르였다. 그래서 회귀 전에는 설정만 잡아두고 폐기한 소재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지.’
아무려면 군대물인 ‘회귀자의 병영생활’보다 더 마이너하겠는가. 물질적으로 여유가 생긴 그에게 더 이상 장르이 메이저와 마이너는 의미가 없었다.
서주환은 오랜만에 다시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 천사의 능력을 받은 이들을 ‘각성자’라 명명한다.
- 악마의 심장을 씹어 먹고 강제 각성한 이들을 ‘포식자’라 명명한다.
- 악마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성을 잃은 포식자를 ‘전락자’라 명명한다.
- 악마가 실체화 전까지 대기하는 공간이자 각성자와 싸우는 공간을 ‘경계’라 명명한다.
“주인공은 포식자로. 각성자들에게 배신당하고 회귀. 비각성자로써 악마와 싸우고 천사들의 계략을 밝혀내는…….”
백지였던 페이지가 점점 까만 글줄로 채워졌다.
*
서주환은 폰을 멀찍이 떨어트려놓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가 연결되기 무섭게 격양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다음 편 내놔! 다음 편 있지?!
예상대로 엄청난 목청이었다.
담당 편집자인 최미화에게 보낸 지 10분 남짓한 시간 만에 다시 연락이 돌아왔다. 이렇듯 반응이 빠른 경우에는 대게 평이 좋았다.
서주환은 한시름 놓은 얼굴로 말했다.
“괜찮았어?”
- 괜찮냐고? 내 반응 보면 몰라? 당장 다음 편 내놓으라니까? 네 성격에 프롤로그만 써서 보내진 않았을 거고 다음 편 있을 거잖아!
대충 한 귀로 흘려 듣고 질문했다.
“이번에도 트렌드에 맞춘 소재는 아니었는데. 먹힐 것 같아?”
- 말이라고 하니? 원래 트렌드는 돌고 도는 거야! 옛날 소재지만 대중적인 소재잖아. 이 작품이 빵 뜨면 다시 천사랑 악마 들어간 소설 줄줄이 나올 걸? 그보다 다음 편이나 내놓으라니까?
“하하. 지금 보낼게. 3화까지 써놨어. 보고 말해줘.”
- 진즉 그럴 것이지! 밀당하는 것도 아니고 왜 끊어서 보내!
“어우. 귀청 떨어지겠다.”
서주환은 전화를 끊고 파일을 보냈다. 활자 중독자인 그녀라면 금세 읽고 다시 연락을 할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십 여분 만에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 주환아. 아니, 서 작가님. 저희 이거 쓰죠. 먹힙니다, 분명.
“어허. 그쪽이랑 계약한다고는 안 했는데요.”
- 야아아, 왜 그래! 나한테 온다면서! 내 몸도 마음도 다 훔쳐가 놓고 그러기야?
“제가 최 피디님 마음도 훔쳤었나요?”
- 이런 소설 보여주면 당연히 넘어가지!
“큭큭. 알겠으니까 소감이나 들려줘봐.”
- 진짜지? 나랑 계약하는 거다? 전자서명 보낼 테니까 바로 서명하는 거다?
최미화는 몇 번이나 장담을 받고서야 감상을 말해주었다.
- 트렌드가 아니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 정도면 충분해. 천사나 악마는 진부해도 전개가 트렌디하잖아. 헌터물이나 레이드물 느낌도 나던데?
“확실히 그쪽 느낌으로 쓴 감이 있지. 그래서 더 진부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워낙 넘쳐나잖아.”
- 각성자만 나왔으면 그랬을 거야. 그런데 포식자랑 전락자가 나오잖아. 천사들도 보니까 마냥 착한 놈들이 아닌 것 같고. 특히 경계에서 싸운다는 대목이 마음에 들었어.
“설정은 어때? 설정집 보낸 것도 봤지? 아직 허술한 부분이 많아서 검사 좀 받으려고 하는데.”
- 당연히 봤지. 확실히 좀 어설픈 면이 있어서 신화 쪽 서적을 훑어보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내가 참고할만한 책 몇 개 알고 있으니까 보내줄게.
“오, 땡큐. 역시 미화 너밖에 없다.”
- 으흠. 그러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서 작가님. 저랑 평생 같이 해요~.
“하는 거 봐서요.”
- 야!
서주환은 한참 낄낄거리다가 통화를 종료했다.
‘그나저나 이번 제목도 별론가?’
악마 포식자는 너무 대여점 시절 감성이라나.
새로운 제목을 생각해봐야겠다.
*
9월 중순.
개강을 한 지도 몇 주가 지났다.
대안대학교 학생들은 과제삼매경에 빠져서 허덕이는 와중에도 활기를 되찾았다. 체육대회 예선이 시작되어서였다.
하지만 출판콘텐츠학과는 여전히 시큰둥한 기색이었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학과 특성상 출판콘텐츠학과는 1, 2학년 남자 모두를 합쳐도 간신히 축구 한 팀이 나올 뿐이었다.
“아, 난 안 해.”
“어차피 나가봤자 공과 애들이 바르잖아.”
때문에 이렇듯 몇 명이 빠지면 대회에 참가 자체가 불가했다.
“학과 존나 재미없네. 어떻게 축구 한 팀이 안 나오냐.”
“그러게. 그나마 여자애들이 피구라도 나가면 응원이라도 할 텐데.”
“다 안 한다잖냐. 쯧.”
이석찬이 혀를 찼다. 학생들이 얌전한 것도 학과 특성인지 출판콘텐츠학과는 대대로 체육대회와 연관이 없었다. 몇몇 여자들을 빼면 대부분이 운동을 질색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가해야 하는 분야도 있었으니.
서주환은 앞으로 나가서 학생들의 이목을 모았다.
“얘들아, 우리 축제 때 뭐 할지 정해보자.”
체육대회는 몰라도 축제는 강제 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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