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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오랜만에 서비스 씬이었습니다.
안 그래도 전개가 느린 편인데 씬 때문에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서 분량은 빵빵하게 넣었습니다!
그나저나 슬슬 일러를 한 장 더 뽑아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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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유랑★ 님, 햐이안 님, 천하무적오리 님, 있지 님, 켈마니 님, SChigh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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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D
방학여행
비치발리볼은 해변 모래밭에서 하는 배구의 일종으로 2명이 팀을 이루어 하는 게임이다.
네트를 설치한 일행은 묵찌빠로 팀을 짠 후 경기를 진행했다.
첫 번째 팀은 묵을 낸 정하연과 한수아.
두 번째 팀은 찌를 낸 장덕훈과 서주희.
세 번째 팀은 빠를 낸 서주환과 유지경.
네 번째 팀은 똑같이 빠를 냈지만 유지경에게 거부당한 이석찬과 그 옆에서 폭소를 터뜨린 이혜리 팀이었다.
대전 순서는 가위바위보로 결정했다.
“아자!”
단판 승부로 모두를 이긴 서주환이 선택권을 가져왔다. 그가 선택한 사람은 정하연과 한수아 팀이었다.
지목받은 정하연은 쓰레기를 바라보는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야! 나 지금 제대로 못 움직이는 거 알면서!’
하도 떡을 치다 보니 눈빛만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된 걸까.
서주환은 정하연의 생각을 정확히 알아들었다. 그녀는 조금 전 짧지만 격렬한 섹스로 살짝 지친 상태. 심지어 정액을 완벽하게 빼내었을지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껏 뛸 수가 없었다.
그는 마주 눈빛으로 답해주었다.
‘아니까 고른 거지. 으하하.’
‘넌 이따 죽었어!’
눈으로 대화를 마친 두 사람은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이어 같은 팀원인 유지경과 한수아도 마주섰다.
심판은 맡은 백강호가 경기를 시작하기 전 외쳤다.
“단판 15점 승부. 14점 듀스에서는 2점 차이를 승리로 인정한다. 세 번의 터치로 공을 넘겨야 하고, 한 선수는 연속으로 두 번 터치할 수 없다. 모두 알아들었지?”
“넵, 형님.”
“알아들었어요!”
경기가 시작됐다.
선공권을 가져간 정하연 팀. 키가 작은 한수아가 공을 올리고 정하연이 냅다 뛰어서 공을 내리꽂는다. 하지만 자세가 불편한지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았다. 서주환은 어렵지 않게 공을 받아냈다.
“지경아 띄워!”
“응!”
토스된 공을 유지경이 띄우고 서주환이 점프해서 팔을 젖혔다.
‘슬로우비디오!’
박투 재능의 특수능력으로 동체시력을 향상시키고 손재주 재능을 발휘해 빈 공간에 정확히 공을 때렸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정하연이 소리친다.
“비겁한 놈아!”
“어허! 정당한 승부다 이 말이야!”
“넌 끝나고 죽었어!”
“심판 선생님! 상대가 협박하는데요!”
“하연아, 경기 중 협박금지!”
“윽.”
백강호의 제지에 정하연은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억울한 기색까지는 숨기지 못하고 서주환을 노려봤다.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표정으로 정하연을 약올렸다. 후환이 두렵긴 했지만 일단 기회가 왔을 때 놀리고 봐야겠다는 마인드!
“게임 셋! 서주환, 유지경 팀 승!”
계획대로 정하연은 제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없었다. 당연히 승리는 서주환에게로 돌아왔다.
“너굴아, 하이파이브!”
“이예!”
두 사람은 손바닥을 짝 부딪치며 짜기라도 한 듯 얄미운 표정으로 상대팀을 조롱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지금은 정하연도 제약이 풀렸다는 것을 간과했으니.
“허억! 야, 너굴아, 튀어!”
서주환은 재빨리 도망쳤다.
“주인님, 나 버려? 같은 팀 버려?!”
“수아야, 지경이 눕혀!”
“응!”
“으햐하학! 내, 내가 잘모태써억!”
유지경은 정하연과 한수아에 의해 간지럼 고문을 당했다. 서주환은 근처에서 거리를 두고 깔짝거리다가 뒤에서 다가온 이석찬과 장덕후에게 붙잡혔다. 그에 무시무시한 표정을 지은 정하연이 그의 관절을 꺾어버렸다.
“어억! 탭, 탭! 하연아, 탭!”
“내가 죽는다고 했지!”
“정당한 승부에 불복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정당하기는 개뿔이!”
다음 경기는 장덕훈과 서주희, 이석찬과 이혜리 팀이었다.
“석찬 형님, 안 봐드립니다!”
“오냐! 예의바르게 만들어주마!”
장덕훈은 격투 재능이 A+급으로 운동신경이 무척 뛰어나다. 심지어 그는 현재 관전 중인 한수아에게 잘 보이겠다는 생각으로 의욕이 잔뜩 들어간 상태.
“흐라차! 주희야, 띄워줘!”
여느 때보다 진지한 모습으로 움직이며 모든 공을 받아냈다. 더불어 같은 팀인 서주희도 나름 운동신경이 있는 편이라 적절한 위치에 공을 띄워줬으니!
“득점! 14:7!”
장덕훈과 서주희 팀이 점수를 두 배 차이로 벌렸다.
마지막 한 번만 득점하면 되는 상태.
이석찬은 장덕훈을 손가락질 하며 소리쳤다.
“인마! 형한테 너무 진심으로 이기려고 하는 거 아니냐!”
“안 봐드린다고 했잖습니까.”
“위아래 없는 자식!”
이석찬은 장덕훈을 마구 욕하다가 이내 씩 미소 지었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였다. 그는 장덕훈에게 말했다.
“인마, 내가 그림자 분신술을 보여주마.”
“…예?”
장덕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이석찬을 바라봤다. 최근에 애니를 너무 많이 추천한 부작용인가? 아무래도 형님이 현실과 애니를 구분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석찬은 두고 보라며 씩 웃을 뿐이다. 그는 이혜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누님이 공격하세요. 제가 띄워드릴게요.”
“내가?”
“네. 공 날아오는 거 받을 수 있죠?”
“글쎄? 한 번 해볼게.”
“누님이 공격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어요. 네트 근처로 띄워드릴 테니까 바짝 다가가서 치세요.”
“? 일단 알았어.”
마지막 선공은 조금 전 득점을 한 장덕훈 팀이었다. 장덕훈은 서브를 넣고 상대의 움직임에 집중했다. 이제까지와 달리 이석찬 대신 이혜리가 뛰어가서 공을 받는다. 그 공을 네트 앞으로 적절히 띄운 이석찬. 그리고 이혜리가 펄쩍 뛰어오른다.
파앙!
장덕훈은 공을 받지 못하고 허무하게 점수를 내주었다. 이혜리의 공격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음에도 그러했다.
이후 똑같은 양상이 한동안 반복되었다.
어느덧 점수가 많이 따라잡힌 상황.
서주희는 갑자기 힘을 못 쓰는 장덕훈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오빠, 갑자기 왜 그래? 석찬 오빠 공이 더 빨랐잖아.”
“그, 그게…….”
장덕훈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얼굴만 붉혔다.
그 모습을 본 이석찬이 낄낄거리며 외쳤다.
“덕훈아 봤냐? 이게 그림자 분신술이다! 공이 세 개라서 헷갈리지 인마!”
“공이 세 개……?”
고개를 갸웃 기울이는 서주희. 덩달아 눈을 끔뻑거리는 이혜리.
가장 먼저 이석찬의 말을 알아들은 건 심판을 보던 백강호였다.
“이석찬 이 자식아! 남의 와이프한테 뭐 하는 짓거리야!”
“허억! 자, 잠깐만! 심판이 끼어드는 건 반칙이지!”
“넌 성희롱 퇴장이다, 새꺄!”
백강호는 이석찬의 목덜미를 잡고 바다에 던져버렸다.
일행들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여전히 말뜻을 알아듣지 못한 한수아가 서주환의 등을 콕콕 찌른다.
“오빠, 왜 공이 세 개라는 거야?”
“어? 아, 그게, 저기 혜리 누님 가슴…….”
“어딜 손가락질하는 거야, 미친놈아!”
가만히 지켜보던 정하연이 그의 뒤통수를 후렸다.
매서운 스윙과 함께 출렁, 흔들리는 가슴.
한수아는 그제야 이해했다.
“고, 공이 세 개……!”
이혜리의 가슴을 보니 이해가 갔다. 그녀는 머리가 세 개였다.
*
결국 비치발리볼은 서주환과 유지경 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한바탕 운동을 마친 일행들은 각자 바다에 들어가 놀거나 파라솔 밑에서 시간을 보냈다.
서주환은 파라솔 근처에 앉아서 말했다.
“나 태닝오일 좀 발라줄 사람?”
그 말에 음료수를 마시던 한수아의 고개가 홱 하고 돌아갔다. 그녀는 오늘 서주환과 거의 어울리지 못했다. 바로 지금이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였다.
“환이 오빠, 내가…!”
그러나 한수아보다 한 발 빠른 사람이 있었다.
“내가 발라줄게!”
“땡큐, 너굴아. 등 부분 좀 꼼꼼하게 발라줘. 살 좀 태우게.”
“맡겨만 둬.”
서주환의 근처에 있던 유지경이 곧장 다가갔던 것이다. 그에 한수아는 울상을 짓고선 음료수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 우울한 기분을 풀기 위해 바다로 가서 물 위를 둥둥 떠다녔다.
한편 서주환의 등 뒤에 자리를 잡은 유지경은 히죽 장난스런 미소를 머금고 태닝오일을 짜냈다. 그리고 서주환의 등에 처덕처덕 바르기 시작하는데…….
“윽. 야, 지경이 너.”
“왜영? 너구리는 아무것도 모르겠는뎅.”
“하. 어디 계속 해봐.”
“넵, 주인님.”
유지경은 서주환의 등에다 오일을 바르며 손톱을 살살 움직였다. 뒷골과 목을 훑고 등골을 살살 내려오면서 손을 관능적으로 움직였다.
‘이래도 안 넘어와?’
그런 의지를 가득 담아서 손을 놀린다. 허리까지 모두 바른 다음에는 다리였다. 그녀는 허리에서 슬금슬금 다리로 내려오며 서주환의 엉덩이를 한 번 꽉 움켜쥐었다. 여자와는 다른 남자 특유의 탄탄한 엉덩이가 잡혔다.
“이, 인마!”
“뭐!”
반항적으로 대답한 유지경은 슬쩍 주변의 눈치를 보다가 서주환의 바지 속으로 손을 싹 넣었다가 뺐다. 찰나지간 자지를 한 번 주물렀음은 물론이었다.
“우리 오빠 튼튼하네!”
“…요 너구리가 진짜.”
서주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에 기세등등하던 유지경이 흠칫하며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니, 의도한 대로 되었다. 그가 매도할 때 특유의 날카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네가 먼저 건드렸다. 따라와.”
“무, 무섭게 왜 그래, 오빠.”
“하…….”
서주환은 헛웃음을 쳤다. 이 놈의 너구리가 한동안 사랑한다고 속삭여주기만 했더니 괴롭힘을 받고 싶은 듯했다. 뻔히 보이는 발연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는 유지경이 바라는 대로 거칠게 이끌었다.
‘근처에 동굴이 있다고 했었는데.’
사유지니까 아무도 오지 않겠지.
떡 치기 딱 좋은 장소였다.
*
한수아는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물 밖으로 나왔다. 좋아하는 물속에 한참 있었음에도 기분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하아. 역시 환이 오빠한테 확실히 말해야겠어.”
이미 거절당했지만 서주환을 향한 그녀의 마음은 여전했다. 언제부터인지 알지도 못할 정도로 오래 키워온 마음은 겨우 거절 한 번으로 접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하던데.’
사실 열 번으로 안 넘어가도 상관없다. 백 번이라도 찍을 마음이 있었으니까. 다만 그렇게 하면 서주환이 자신을 질려하고 불편해하지 않을지, 그게 걱정이었다.
‘오빠 주변에 여자가 너무 많아.’
그것도 하나 같이 예쁜 여자들이었다. 심지어 한 명은 전 여자친구였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어서 친해지고 싶었지만, 솔직히 한편으로는 불만도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좋아했는데…….’
한수아는 서주환이 잘생겨지기 전에도 좋아했다. 그가 한창 불행으로 고생할 적에도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했다. 모두가 서주환을 떠날 때도 그녀는 언제나 서주환의 곁에서 함께했다.
그런데 키가 크고 잘생겨진 서주환의 주변에 여자가 많아졌다. 그의 불행이 없어진 건 백 번 좋은 일이었지만, 그와 멀어진 것 같아서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하아.”
그렇게 한숨을 내쉬며 정처 없이 걷고 있을 때였다. 어디선가 억눌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 윽! 주인니임… 잘못했… 그만…!”
“뭘 그만해? 음란한 년이. 계속 이렇게 해주길 원했잖아?”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 둘 모두 익숙한 목소리였다.
한수아는 천천히 동굴 안으로 접근했다. 잠시 후, 그녀는 유지경의 엉덩이를 때리며 허리를 흔들고 있는 서주환을 볼 수 있었다.
‘저, 저게 대체…?’
유지경은 벽에 손을 짚고 헐떡였다. 서주환은 그런 유지경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나도록 때리며 거칠게 허리를 흔들었다.
‘지경이랑 환이 오빠가 그런…….’
두 사람은 섹스를 하고 있었다. 철썩이며 살 부딪치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울려 퍼진다. 허리 움직임에 맞춰서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가 감추기를 반복했다.
서주환은 후배위 자세로 거칠게 움직이다가 유지경의 목에 팔을 둘렀다. 그에 따라 벽면을 짚고 있던 유지경의 손이 갈피를 잃는다. 그녀는 목을 붙잡힌 채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콜록, 기침소리를 내며 신음한다.
“자, 잘못해써…요오…….”
“뭘 잘못한지는 알아? 노예면 노예답게 얌전히 오일이나 바를 것이지 건방지게 주인님을 건드려?”
“죄송합니… 다… 흐악!”
한수아는 충격 받은 얼굴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그 다정다감한 서주환이 저런 말들을 하다니! 저렇게 여자를 억압하고 강제로 범하다니!
그녀가 아는 서주환은 장난을 좋아하긴 해도 결코 여자에게, 아니, 사람에게 함부로 대할 인물이 아니었다.
헌데 눈앞에 있는 이 광경은 대체…….
한수아는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에 사고가 정지했다. 숨 쉬는 것도 잊고 멍한 기색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말해봐, 어디에 싸줄까.”
“아, 안에. 안에다가 주인님의 정액을 주세… 호옥!”
“건방진 년이, 너구리한테 줄 씨가 있을 것 같아?”
“그, 그럼 입에, 입에 싸주세요! 하윽! 읏, 흐아앙!”
“입 벌려.”
몸을 부르르 떤 유지경이 서주환 앞에 무릎 꿇고 입을 벌렸다. 그리고 귀두를 삼키고선 울컥 튀어나오는 정액을 모두 받아들였다. 그녀는 이내 아, 하고 입을 벌려서 정액을 보여주었다. 마치 주인에게 복종하는 노예의 모양새였다.
그 광경에 한수아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생각했다.
‘지, 지경이를 구해줘야 돼. 경찰에 신고? 하지만 그럼 환이 오빠가 잡혀가는데. 어떻게 하지? 오빠가 왜 저렇게 됐지? 내가 저번에 알몸으로 유혹해서? 아니면 원래? 지경이를 어떻게 도와주지?’
정신을 차렸다고 해서 사고가 원활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범죄, 강간 현장의 목격과 서주환에 대한 믿음이 충돌했다. 유지경을 도와줘야 된다는 생각은 이었지만 어떻게 도와줘야할지는 판단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그때였다.
꼴깍, 정액을 삼킨 유지경이 말한다.
“으음. 오빠, 연기 진짜 많이 늘었다. 히히.”
조금 전까지 울면서 신음하던 유지경이 예쁘게 웃었다. 반면 서주환은 민망한 얼굴이 되어 눈꼬리를 긁적였다.
‘환이 오빠?’
곤란하거나 민망할 때면 눈꼬리를 긁적이는 습관.
사나운 기색이 완전히 사라진 얼굴은 평소의 서주환이었다.
“지경아, 밖에서는 좀 평범하게 하면 안 되냐? 민망해 죽겠다. 그리고 안에 싸달라고 하면 어떡해. 다른 사람들한테 들켜.”
“치. 하연 언니한테는 그렇게 싸놓고? 언니 다리에 흘러내리는 거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란 줄 알아? 그나마 발리볼 할 때 안 흘러내려서 다행이지.”
“하하…….”
“내가 먼저 눈치 챈 걸 다행인 줄 알아, 오빠.”
“끄응. 아무튼 그러니까 너라도 조심해야지.”
“그래서 입으로 바꿨잖아. 잔소리는. 흥.”
서주환은 반항적인 태도에 인상을 찌푸렸다. 요놈의 너구리가 갈수록 건방져진다.
“어허! 너구리! 혼난다?”
“물어버린다.”
“뭐야, 내 귀여운 너구리 돌려줘요.”
“너굴너굴.”
서주환은 픽 웃으며 유지경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귀엽다고 하니까 장단을 맞춰주는 게 또 귀여웠다.
그때, 동굴 바위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툭. 투두둑
돌파편이 땅을 구른다.
서주환은 흠칫 고개를 홱 돌렸다.
타다다닥!
누군가 빠르게 달아나는 소리.
“좆됐다. 누가 본 거 같은데?”
“자, 잠깐만! 나 옷 좀 입고!”
두 사람이 옷을 추스르고 동굴을 나왔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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