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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두 편이지만 이 정도면 세 편 분량?! ㅎㅎ
장덕자 같은 성격은 좀 과장되긴 했지만 의외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죠.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뒤끝이 없어서 깔끔하지만 상대하기 꽤 피곤하거든요.
사실 저도 그런 경향이 조금 있어서 동족혐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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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D
매듭짓기
두 사람은 마음껏 떠들 수 있는 룸술집에 자리를 잡았다.
장덕자가 술을 한 잔 들이키더니 입을 삐죽이며 불만스레 말한다.
“이제 알겠지? 그건 네가 오해한 거야! 물론 오해할 거리를 준 건 나지만… 어쨌든 그 부분은 네 잘못도 조금은 있다고!”
그녀는 막 편지의 내용을 말한 참이었다. 더불어 장덕훈과 화해하려는 의도가 격투기 때문이라는 오해도 풀었다. 그는 자신에게 맘대로 생각하고 단정하는 나쁜 버릇이 있다고 했지만, 정작 그렇게 말한 그도 자신을 멋대로 생각하고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
서주환은 머쓱한 마음에 눈꼬리를 긁적였다.
‘확실히 내가 섣부른 면이 있었네.’
양쪽 말을 모두 신중히 들었어야 했는데 장덕훈의 이야기만 길게 듣고 장덕자에게는 최소한의 확인만 했다. 물론 오해하도록 만든 건 그녀의 지분이 컸지만, 그가 좀 더 신중했다면 일이 쉽게 풀렸으리라는 것도 사실이었다.
서주환은 순순히 사과했다.
“음. 그건 분명 내가 잘못했네. 미안해.”
“맞지?! 알았으면 좀 더 진심을 담아서 하라고! 다시 호칭도 누나라고 부르란 말이야!”
사과를 받은 장덕자는 기가 살아났다. 그를 척 가리키며 장난치는 게 완전히 평소와 같았다.
서주환은 픽 웃음을 흘렸다. 장덕자처럼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필터링 없이 말하는 타입은 상대하기 피곤하다. 하지만 이렇듯 뒤끝 없이 밝은 모습은 싫지 않았다.
“어? 웃어? 나 갑자기 아까 맞은 배가 아파!”
“야, 네가 더 많이 때렸어.”
“우쒸. 또 야래. 너 계속 그렇게 부를 거야?”
“왜? 누나라고 불러주면 좋겠어? 난 이제 그냥 친구 같아서 야가 편한데.”
“으음. 야도 상관없지만 어째 너한테 그렇게 불리면 내가 동생이 된 기분이라…….”
“푸핳. 그럼 동생 하던가.”
“절대 싫어!”
“우리 덕자 동생~.”
“으악! 하지 말라고 했다!”
진저리치는 장덕자.
서주환은 그 모습이 재밌어서 씩 웃음기를 띠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장덕자의 머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덕자야, 생각보다 편지 잘 썼더라. 잘했어.”
“야, 너 이게 무슨 짓…….”
그는 당황한 장덕자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스윽스윽.
“기특하다, 기특해.”
이거 암만 봐도 누나라기 보단 동생이다. 몸이 성숙하면 뭐 하나. 정신이 딱 막내 느낌 나는 동생인데.
그렇게 잠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장덕자는 어버버 입을 뻐끔거리다가 이내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자세히 보니 얼굴이 조금 붉어진 듯도 하고.
서주환은 그 모습에 짓궂게 웃었다.
“뭐야, 진짜 동생하려고?”
“…….”
“어쭈. 갑자기 얌전해졌네. 동생 할 거면 오빠라고 불러보던가.”
“시, 시끄러워! 누가 오빠야, 누가!”
장덕자는 다시 술을 들이켰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취기 때문인지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시선을 피한 채 꼴깍꼴깍 술을 들이키는 게 제법 귀여웠다.
서주환은 가만히 그녀를 보다가 말했다.
“입만 다물고 있으면 예쁠 것 같은데.”
“…안 다물어도 예쁘거든?”
“오, 무슨 근자감?”
“근자감 아니야! 한참 프로 활동할 때는 미녀 격투가로 꽤 유명했다고!”
“어우. 스스로 그렇게 말하면 안 창피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말했다니까?!”
“그래? 그럼 자세히 봐야겠네.”
서주환은 씩 웃고 장덕자를 응시했다. 놀리듯 말했지만 사실 그녀는 미녀라는 수식어를 달아도 될 만큼 예쁘장한 외모였다.
약간 올려 묶은 숏 포니테일. 그 아래 드러난 잔머리와 목선이 매력적이다. 머리를 풀면 의외로 어른스럽게 보일 것도 같았다.
지긋한 시선에 장덕자는 흠칫 목을 움츠렸다.
‘나 못 생겼나? 아닌데. 예쁘다고 들은 적 많은데.’
나름 고백도 여러 번 받아봐서 외모에는 꽤 자신이 있었다. 한데 조용히 응시하고 있는 시선을 보니 아닌가 싶기도 했다. 혹시 내가 취향이 아닌가? 그럼 곤란한데.
다행히도 서주환은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예쁘네.”
무슨 대답 하나가 이렇게 오래 걸려? 괜히 놀림당한 기분에 장덕자는 눈살을 찌푸렸다.
“너 수희 언니도 이렇게 꼬셨지?”
“수희 누나?”
서주환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이전부터 임수희를 자주 언급하는데 뭔가 알고 있는 건가 싶었다.
“수희 누나가 왜 나와? 애초에 그 누나가 이런 걸로 꼬셔질 사람이냐?”
“아무튼!”
“대충 넘어가지 말고 말 좀 해봐. 왜 그렇게 나랑 수희 누나를 엮어?”
“흐응. 말하면 쪽팔릴 텐데.”
장덕자는 묘한 웃음기를 띠고 놀리듯 말했다.
“언니랑 헬스장 사무실에서 한 적 있지?”
“…뭘?”
“뭐긴. 섹스지.”
장덕자는 킥 웃으며 손바닥에 주먹 쥔 손을 탁탁 내리쳤다.
서주환은 짐짓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뭘 잘못 들은 거 아니야?”
“들은 게 아니라 봤는데?”
“…봤다고?”
“그래! 무슨 생각으로 문도 안 잠그고 한 거야?”
“아.”
서주환은 문득 떠오르는 게 있었다. 임수희와는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관계를 갖고 있었는데, 분위기를 타면 종종 사무실에서도 하곤 했다. 그러다 한 번은 실수로 문을 안 잠그고 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안 들켰다고 생각했는데 본 사람이 있었구나.’
심지어 그게 장덕자였을 줄이야. 어째서 그녀가 자신을 보자마자 임수희의 애인이라고 생각했는지 의문이 풀렸다. 이래서야 모르는 척 할 수도 없겠네.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였다.
“봤다니까 어쩔 수 없네.”
“드디어 인정하는 거야?”
“야, 그래도 하나는 짚고 넘어가자. 내가 꼬신 게 아니라 누나가 꼬신 거야. 난 덮쳐진 거라고.”
“덮쳐져?”
장덕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회식에서 과음하고 곯아떨어진 적 있거든. 자는 사이에 누나가 덮쳤어.”
“진짜? 우와… 역시 수희 언니.”
“뭘 감탄해? 이거 이상한 여자네.”
“우쒸. 어쨌든 너도 좋으니까 또 한 거 아니야?”
“뭐 그렇긴 한데.”
대화의 흐름이 요상하게 바뀌었다.
서주환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싶었지만 이내 상대가 장덕자인데 아무려면 어떤가 싶기도 했다. 다만 이제 그녀와 하기는 글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덕자가 술잔을 빙글빙글 돌리며 묻는다.
“언니랑 사귀는 건 아니지?”
“그렇다고 했잖아. 그리고 난 연애 안 한다니까.”
“흐응. 그럼 섹파?”
“따지면 그게 맞긴 한데… 뭘 그런 걸 계속 물어?”
“아니 뭐, 사귀는 거면 곤란하니까.”
그 말에 서주환은 눈가를 좁히고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슬쩍 시선을 피하고 헤헤 웃는 게 속이 훤히 다 보이는 듯했다.
‘이 년 봐라?’
이거 뭐 굳이 꼬신다고 더 노력할 필요도 없는 건가? 임수희와의 관계를 들켰을 때만 해도 글렀구나 싶었는데 장덕자는 이미 할 마음이 가득해보였다.
‘마사지 해준 효과가 있었네.’
A급 성욕을 운동으로 푸는 여자라서 경험이 없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러면 더 잴 필요도 없겠지. 오히려 귀찮은 일 생각할 필요 없이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다.
서주환은 그녀와 술잔을 부딪치며 말했다.
“너도 하고 싶냐?”
“응?”
“뭘 모르는 척 해?”
“…으히히. 들켰어?”
그걸 숨긴다고 생각한 건가.
서주환은 낄낄 웃으며 일어나 장덕자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엉덩이를 옆으로 옮겨서 자리를 만들어줬다.
탱탱한 허벅지 위로 손을 올렸다. 짧은 바지 아래 드러난 맨살이 만져진다. 그는 ‘성스러운 손길’로 장덕자의 허벅지를 쓸면서 물었다.
“언제부터 하고 싶었는데?”
“으응. 마사지 해줬을 때부터.”
“거의 처음부터네? 마사지가 그렇게 기분 좋았어?”
“네가 그런 식으로 만지니까 그렇지. 솔직히 그거 그냥 마사지한 거 아니지?”
장덕자가 눈을 게슴츠레 뜨며 말했다. 의외로 이런 쪽으로 눈치가 있는 게 신기했다.
서주환은 모르는 척 그녀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움찔, 당황하는 게 느껴졌지만 제지하지는 않는다. 그는 부슬부슬한 음모를 헤치고 갈라진 틈 사이에 손가락 하나를 살살 비비며 물었다.
“그런 식이 어떤 식인데? 그냥 혼자 흥분한 거 아니야?”
“흐읏. 치사하게 나만 변태 만들기야? 섹파도 있는 놈이. 솔직히 너도 나랑 하고 싶었지?”
서주환은 더 부정하지 않고 웃었다.
“그야 처음 봤을 때부터 따먹고 싶었지.”
물론 S급 재능 때문에 한 생각이지만 그를 제외해도 장덕자는 꼴리는 몸을 갖고 있었다. 마사지를 할 때 발기 된 자지를 당장 박고 싶어서 곤란했던 게 한두 번 아니었다.
“우와. 말하는 거 봐. 변태 새끼.”
“남 말 하긴. 벌써 이렇게 젖어놓고.”
벌써 보짓물을 흘리고 있는 여자가 할 말은 아니었다. 아직 넣지도 않았는데 음부에서 물기가 느껴졌다. 하기야 그간 운동으로 성욕을 풀어내며 참아왔으니 금방 젖는 것도 무리는 아니려나.
장덕자는 조금 부끄러운 듯 웃으며 말했다.
“히히. 이제 일어날래? 나 관리해야 돼서 더 먹으면 안 돼.”
“평소에 열심히 해서 괜찮다며?”
“그건 너 불러내려고 한 말이지.”
“푸핳. 그런 거였어?”
웃음이 터졌다. 이거 생각보다 요망한 구석도 있는 여자였네. 그는 바지 안에서 손을 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빨리 계산하고 나가야지. 이쪽도 근래 물을 빼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어? 야, 서주환. 내가 계산할 거야.”
“아무나 계산하면 어때서.”
“내가 사주기로 했잖아. 비켜.”
장덕자는 계산을 마치고 나와서 말했다.
“더 맛있는 거 먹을 건데 이 정도는 내가 사야지.”
“뭐? 푸하하. 맛있을 거라고 확신해?”
“응. 저번에 보니까… 너 엄청 크더라?”
“거 참 자세히도 보셨네.”
“오늘은 더 자세히 보고 맛보려고.”
서주환의 바지춤으로 향한 장덕자의 눈이 욕정으로 들끓었다. 어째 스파링을 할 때와 비슷한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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