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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아앗... 옆 사이트는 11시 59분에 올려서 약속 지켰다고 우겼는데...
노력이 언제나 성공하는 법은 아닌가 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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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존재감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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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신작 연재
어느덧 5월 말이 되었다.
6월의 대학은 기말고사가 있는 달.
“으어. 공부하기 존나 귀찮아. 난 소설이나 볼란다.”
“…이 오빠는 벼락치기밖에 안 하는데 왜 성적이 좋은지 몰라.”
“흐흐. 머리가 좋은 거 아니겠냐.”
“석찬 형, 좀 재수 없습니다.”
“너 이 자식, 나한테 말이 갈수록 심해진다?”
“기분 탓입니다.”
“하연 언니, 나 공부 가르쳐줘잉. 나랑 필기한 거 맞춰보자.”
“어떤 거?”
“으이그, 정찐따 저거 또 너구리한테…”
“캬악!”
“…지경이한테 호구 당한다. 맞추는 게 아니라 그냥 보여주는 거면서.”
학생들은 슬슬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일행 중 시험에 관심이 없는 이석찬이 옆을 돌아봤다.
“야, 쭈환. 넌 공부 안 함?”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였다. 지금 그에게 중요한 건 시험이 아니라 글이다. 최미화를 만난 이후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초반부를 갈아엎고 보완하여 얼마 전 연재를 시작한 참이었다.
“난 시험 당일에만 벼락치기 하려고.”
“역시 내 친구다.”
이석찬이 흐뭇하게 미소 짓자 정하연이 고개를 내저었다.
“주환이랑 너랑 같냐? 쟤는 공부 대신 일하고 있는 거잖아.”
“응, 셧업. 나도 일 하고 있음.”
“네가 일?”
정하연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석찬이 일이라니? 알바라도 시작했단 말인가? 아, 저번에 주식인지 투자인지 하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았다.
그녀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그를 보는데, 이석찬이 당당하게 가슴을 피며 말했다.
“열심히 소설 보는 게 내 일이다~ 이 말이야. 어? 내가 딱, 보고! 피드백을 딱, 줘야! 어? 우리 서 작가님께서 더 글을 재밌게 쓰는 거 아니겠음? 안 그냐, 쭈환?”
“내 거 군대물인데?”
“? 그래서?”
“너 면제잖아, 이 새끼야.”
“컥. 갑자기 중딩 때 수술한 십자인대가!”
과장되게 무릎을 부여잡으며 아픈 시늉을 하는 이석찬.
이석찬은 본인의 말에 의하면 중학생 때 축구부에서 나름 에이스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전방 십자인대가 크게 파열되고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고…….
그때 장덕훈이 떨떠름한 얼굴로 말한다.
“석찬 형, 저번 주에도 축구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공격수로.”
“캬. 거기서 내가 세 골 넣고 해트트릭 먹었다는 거 아니겠냐? 실력 아직 안 죽었다.”
“…그 정도면 군대 가도 되는 거 아닙니까?”
“어허. 가고 싶어도 신검에서 면제가 떴는데 우째? 석찬이는 연약해서 행군 같은 거 못해염.”
“…발.”
“어어? 너 나한테 욕했냐?”
“기분 탓입니다.”
장덕훈은 무시무시한 얼굴로 이석찬의 무릎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는 신체가 너무도 건강한 나머지 1급을 받고 꼼짝없이 입대를 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새삼 건강하게 낳아주신 부모님과 아무런 사고 없던 지난 날이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졌다…….
이석찬은 낄낄거리며 장덕훈의 어깨를 두드렸다.
“짜식, 형이 너 입대 할 때 크게 쏜다. 머리도 직접 깎아줄게.”
“오, 그건 나도 같이 하고 싶은데.”
“그치? 존나 재밌겠지?”
“영상으로 남기자. 으하하.”
“주환 형님까지…….”
장덕훈이 배신당한 얼굴로 서주환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미 전역을 마친 그는 알 바 아니라는 듯 같이 낄낄거릴 뿐이다. 모름지기 사내놈들의 우정이란 이런 것이었다.
장덕훈은 입을 꾹 다물고 얄미운 얼굴로 빙글거리는 이석찬을 노려봤다.
“…형, 진짜 딱 한 대만 치면 안 됩니까? 살살 하겠습니다.”
“어허. 덕훈아, 나 형이야. 친구 아니야.”
가끔 이석찬에게 반항하는 장덕훈이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형과 누나들에게 깍듯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장덕훈이라도 군대를 생각하면 욕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으니.
“야발…….”
차마 형에게 씨발새끼라고 말 할 수는 없어서 조용히 혼자 중얼거리는 그였다.
*
서주환은 ‘글조아’에 접속했다. 얼마 전 연재를 시작한 ‘입대 전날로 회귀해버렸다’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으. 제목 진짜…….”
서주환은 자신이 쓴 글임에도 소름 돋는 제목에 치를 떨었다. 그의 경우는 진짜로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에 PTSD가 올 것만 같았다.
“그나마 말년으로 회귀해서 다행이지.”
제목처럼 입대 전날로 회귀해버렸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회귀 자체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회였으니 어떻게든 버티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순간의 상실감과 절망만큼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다른 제목으로 쓰고 싶었는데.’
참고로 이 끔찍한 제목은 최미화의 아이디어였다. 비주류 소재이니만큼 제목에서라도 어떻게든 어그로를 끌어야 한다나? 그녀는 제목을 바꾸고 싶거든 더 어그로성이 좋은 제목을 내놓거나 유료화 이후 바꾸라고 강력히 권유했다.
“나중에 꼭 ‘회귀자의 병영생활’로 바꿔야지.”
사실 서주환의 네이밍 센스도 크게 다른 점은 없을지도 모르겠다…….
‘댓글부터 보자.’
서주환은 일부러 지표를 확인하기에 앞서 댓글들을 확인했다. 일종의 운세 확인 같은 것이다. 반응 좋은 댓글이 달리면 앞으로의 지표도 좋을 거라는 위안이 들었다.
- 미나: 이번 편도 재밌게 잘 봤습니다, 작가님! 그런데 군대는 진짜 이래요? 남자애들이 왜 그렇게 군대 가기 싫다고 하는지 이 소설 보니까 알 것 같네요..ㅠ
- 야한거죠아: 이 작가 전작 재밌게 본 게 캐빨 때문이었는데 이번엔 여캐 없나? 일단 글은 재밌는데…….
- 레인부츠: 연참 더 줘! 지금 당장!
- 모모b: 제목 어그로 때문에 PTSD 씨게 받으면서도 보기 시작했는데 올해 최고의 선택인 듯. 숨도 못 쉬고 한 번에 다 봐버렸음ㄹㅇ
- 보노보농: 진짜 재밌어요ㅠㅠ 작가님 조금만 기다려줘요. 팬아트 연성 중이에요!
“헉. 팬아트?”
서주환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댓글을 다시 확인했다. 사실 팬아트는 전작을 연재할 때도 꽤 받았었다. 하지만 팬아트란 퀄리티와 양이 어떻든 간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어였다.
그는 실실 웃으며 댓글창을 닫고 지표를 확인했다.
“애매하네…….”
서주환은 그 말처럼 애매한 표정으로 웃었다. 확실히 최미화의 말을 따라서인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는 성적이 잘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애초에 기준치를 워낙 낮게 잡았기 때문이지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는 참 애매한 성적이었다.
현재 연재분은 15화, 선호작 수는 3천.
분명 나쁜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전작인 ‘빙의사부는 무림공적’이 15화 때 선호작 8천을 달성했던 걸 생각하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서주환은 고개를 저으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후우. 돈 때문에 시작한 게 아니다. 그냥 쓰면서 즐기자. 아직 15화 밖에 안 됐다.”
진정하기 위해 주문을 걸 듯 중얼거려본다. 하지만 돈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해도 어찌 아쉽지 않을까. 다만, 아직 ‘홍보 쪽지’라는 수단이 남아 있음에 위안을 가졌다.
“이제 15화 채웠으니까 쪽지 돌려야지.”
사실 1화부터 바로 홍보를 해도 별로 상관은 없다. 하지만 서주환은 자신이 독자일 때 시작하자마자 홍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적어도 10화는 채우고 돌려야 뭐라도 보고 판단할 게 아닌가. 더불어, 워낙 간만 보고 연중으로 돌려버리는 작가들이 많아서 첫 화부터 따라갔다가 내상을 입은 적이 많아 거부감이 들었다.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 자신도 작가이니만큼 무료 연재분 반응에 따른 연중을 이해할 수 있었다. 취미라면 모를까 생업이 걸려 있는데 돈 안 되는 걸 붙잡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오히려 유료 전환 후 책임감 없이 연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도 있었다.
사실 이러한 작가들의 사정은 독자들도 이해를 해주는 편이었다. 도리어 다음은 잘 될 거라며 응원을 해주는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다.
‘반복되면 신뢰를 잃지.’
그리고 신뢰를 잃기 시작하면 화수가 적을 때 선 듯 손을 되지 않게 된다. 심하게는 완결이 나기 전까지 아예 읽지 않거나, 필명을 보고 해당 작가를 걸러버리기도 한다. 독자로서 당연한 스탠스였다. 서주환 또한 작가이기 전에는 독자였기에 이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돈은 됐고, 무조건 완결 낸다.”
서주환은 다시 한 번 굳게 다짐하며 전작을 읽어준 독자들에게 단체 쪽지를 보냈다. 쪽지의 내용은 간략하게. 신작 연재 소식과 제목, 소재, 간단한 소개문이었다.
‘…그래도 당분간은 1화씩 올리자. 그 전까지는 비축분만 모으고.’
전작처럼 하루에 서너 편씩 올리다가는 유료전환까지 충분히 독자를 모으지 못할 듯했다. 어찌됐건 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게 글쟁이의 마음이었다.
그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지이잉!
서주환은 기다렸다는 듯 얼른 전화를 받았다.
“어, 형. 어디야?”
- 나 곧 도착한다. 안양역에 있으면 되지?
“어어. 금방 갈게. 애들도 연락 왔어?”
- 둘 다 금방 도착한대.
“아, 맞다. 둘이 같이 산다고 했지. 아무튼 금방 나갈게. 내가 먼저 도착할 수도 있어.”
- 오케이. 안양까지 불렀으니까 네가 쏴라?
“헐. 이런 건 형 된 사람이 쏴야 되는 거 아닌가?”
- 얌마, 나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어! 바쁘다고 만나주지도 않아놓고.
이정훈이 짐짓 서운하다는 듯 투덜거렸다. 그는 약 한 달 전쯤 전역한 서주환의 군대 후임이었다.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말했다.
“이 형이 징그럽게 왜 이래? 그리고 형도 바쁘다고 하긴 마찬가지였잖아.”
- 말도 마라. 친구라는 것들이 전역하자마자 같이 일하자고 불러내서… 쩝. 아무튼 알았다. 그럼 오늘 형이 쏜다.
“어잇. 농담을 진담으로 받으면 어떡해. 형 전역 축하자린데 당연히 내가 사지. 오늘 딱 죽기 전까지 마실 거니까 각오해.”
서주환은 옷을 챙겨 입고 집을 나섰다.
이정훈이 특유의 쾌활한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 그래. 오랜만에 넷이 모여서 더블데이트나 하자.
오늘은 홍대 클럽에서 만났던 네 명이 다시 모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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