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이전 화 마지막의 "흐. 씨발련, 존나 맛있네." 부분이 삭제 됐습니다.
이번에 떡씬 들어갈 줄 알고 넣은 건데 이게 생각처럼 안 됐네요...
다음 화에서 떡씬 쓰겠습니다.
다음 화에 떡씬 마무리 안 되면 내일 연참을 해서라도 마무리 지을 것을 약속... 해도 문제 없나?
그,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
카르마스 님, 고기먹다들킨스님 님, 천년모사 님, Sataeim 님, 서울나그네 님, 헤리븐3L 님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신작 연재
서주환은 그녀의 뒤를 따라 자취방으로 향했다. 최미화의 집은 그의 본가와 생각보다 더 가까웠다.
“진짜 가깝네.”
“너희 집이랑?”
“응. 내 걸음으로 10분도 안 걸리겠는데?”
“그래? 그 정도면 오가다가 마주친 적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진짜로 그럴법했다. 이웃주민까지는 아니어도 동네주민쯤은 되지 않을까.
“우리 가게 온 적 있을지도?”
“가게? 부모님이 가게 하셔?”
“응. 서가네 분식이라고 광현고 앞에 있…”
“헉! 거기가 너희 부모님 가게야?”
최미화가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나 그쪽 분식 한동안 엄청 단골이었는데!”
“진짜? 그런데 왜 못 봤지?”
“그러게. 맞다, 올해는 분식 끊어서 잘 안 가긴 했어. 그래도 저번에 뵀던 동생 분들은 볼 법 한데.”
“…아, 내가 군대에 있어서 그랬나 보다. 주희랑 수아는 시간대가 달라서 못 본 걸지도.”
서주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의 동생과 한수아는 정말로 시간대가 안 맞아서 못 봤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는 사실 군대가 아니었어도 못 봤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회귀 전의 그는 가게에 피해를 줄까 그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으니까.
‘엄청 오래된 것 같네.’
회귀한지 불과 반 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스스로 가게를 피했던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만큼 현재의 생활에 적응했다는 거겠지. 불과 6개월의 시간이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보다 더욱 선명하고 다채로운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가게에 가는 걸 피하지 않았으면… 회귀 전에도 미화랑 만났을지 모르겠네.’
그렇게 생각하니까 인연이란 게 참 신기했다. 그토록 가까이 있었음에도 평생 모르고 살았던 사람이 지금은 몸을 섞은 관계가 되었으니.
생각에 잠긴 서주환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최미화는 눈동자를 굴려 시선을 피했다. 그의 눈은 우묵한 구석이 있어 시선이 따가웠다.
“왜, 왜 그렇게 봐?”
“아, 예뻐서 봤어.”
“…뭐래, 갑자기 웬 립서비스?”
“빈말 아닌데?”
딴 생각에 잠겨서 변명처럼 한 말이지만, 없는 말을 지어낸 건 아니었다. 최미화는 객관적으로 봐도 무척 예쁜 외모였으니까. 오늘은 특히 컬이 들어간 까만 단발과 오피스룩이 무척 잘 어울렸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오피스룩이었지.’
아무래도 그런 종류의 옷을 좋아하는 걸까. 확실히 잘 어울리긴 한다.
“시, 시끄럽고 빨리 들어오기나 해.”
“뭐야, 누나. 부끄러워하는 거?”
“빨리 들어오라고!”
“왜 화를 내고 그래.”
“너, 진짜 성격 나쁘네…….”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이며 방으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더 쑥맥인 최미화의 반응이 귀여웠다.
최미화는 막상 그를 방으로 들이자 뭐부터 해야 될지 혼란스러웠다. 바로 옷부터 벗으면 되는 건가?
‘아, 씻어야지!’
그를 만나기 전에도 꼼꼼히 씻었지만 지금은 또 음식 냄새가 뱄을 것이다. 이런 상태로 몸을 겹칠 수는 없었다.
“나, 나 먼저 씻고 올게.”
“응? 바로 하려고?”
“어, 어? 아니, 그게 아니라…….”
최미화는 그의 반문이 당황스러웠다.
뭐지? 바로 하면 안 되는 건가? 혹시엄청 급한 사람처럼 보였나? 그럼 뭐부터 해야 되는 거지?
그녀는 머리가 빙글빙글 도는 느낌에 손만 휘휘 내저었다. 지난번에 모텔로 갔을 때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라, 라면이라도 끓여줄까?”
“어… 배고파?”
“나 돼지 아니거든!”
“어잇. 깜짝이야. 누가 돼지래? 딱 봐도 말랐구만.”
“고, 고마워?”
“큭, 푸하하핳!”
“뭐야! 왜 웃어!”
최미화가 새빨개진 얼굴로 소리쳤다. 하지만 서주환은 쉽게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끅끅 웃으면서 최미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원래 하던 대로 해. 평소에 나한테 욕하고 섹드립 치던 것처럼.”
“그, 그땐 얼굴 안 보고 있었잖아.”
“본다고 뭐 달라지나. 자연스럽게 하면 되지.”
“…그건 너 같은 바람둥이나 가능한 거고.”
최미화가 뚱한 얼굴로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서주환은 바람둥이라는 말에 눈꼬리를 긁적였다.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지만 카사노바니 바람둥이니 하는 단어는 참 적응이 안 됐다. 그러나 욕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이상 결국 받아들여야 할 말이기도 했다.
‘사실 내 욕심 때문이지.’
그는 최미화처럼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들을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욕망 시스템 때문에 정상적인 연애나 결혼이 불가능하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사실 냉정히 따져보면 결국은 스스로의 욕심 때문일 뿐이다. 정말로 사랑이란 게 더 중요하다면, 능력을 포기하면 될 일이었으니. 사람은 이런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나중에.’
그는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멈췄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당장은 욕망 시스템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욕심을 만족하는 순간이 온다면 먼 훗날이 되지 않을까. 그 전까지는 최미화가 말했듯 스스로가 나쁜 놈임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하하.”
“…왜 웃어?”
서주환은 몸을 숙여서 최미화를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의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렸다.
“뭐, 뭔데, 갑자기.”
이 순진한 여자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시스템을 얻은 지 얼마 안 됐을 때, 능력에 취해서 그녀에게 했던 일들이 생각났다. 처녀임을 알고 곤란한 티를 내버린 일이나, 그녀가 갈 때 아쉬워져서 먼저 말하면 거절하지 않겠다던 말까지.
“진짜 쓰레기 새끼네.”
“어, 어? 내가? 왜?”
“큭. 당연히 나 말하는 거지.”
“…네가 왜 쓰레기야. 내 은인인데.”
최미화가 그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렇게 욕을 해대더니 이럴 때는 또 은인 취급을 해준다.
서주환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네가 말했던 것처럼 나 바람둥이고 개새끼 맞아.”
“그거는… 야…”
“그러니까 좋아하지 마라?”
“쓰레기 새꺄!”
짜악!
따귀가 날아들었다.
*
서주환은 대차게 뺨을 맞은 후 반대쪽 뺨도 내줄까 하다가 아파서 그만두었다. 작은 체구에서 나온 것치곤 의외로 손이 맵더라. 사실 본인이 때려놓고도 당황하는 최미화였던지라 반대 뺨을 내줬어도 때리지 못했을 것이다.
최미화가 우물쭈물한 기색으로 말했다.
“그, 약 발라줄까?”
“에이, 벌써 다 가라앉았어.”
조금 붉어지긴 했지만 그마저도 ‘성스러운 손길’로 한 번 쓸어내자 말끔해졌다.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인 후 먼저 샤워를 하러 들어갔다. 그녀가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었다.
서주환이 밖으로 나왔을 때, 최미화는 무슨 생각을 한 건지 어딘가 체념한 얼굴이었다. 그녀는 서주환에게 다가가 팔뚝을 꼬집었다.
“악?!”
“엄살은.”
“아니, 진짜 아프거든?”
“넌 좀 아파도 돼. 흥.”
그리 말한 최미화는 욕실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쩝.”
서주환은 머쓱해져서 침대에 얌전히 앉았다. 반대 입장이라고 생각해 보면 이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었으니 딱히 할 말도 없었던 것이다. 차라리 당해줄 때는 당해주는 게 좋지 싶었다.
최미화는 꽤 오랫동안 씻었다. 얼마나 꼼꼼하게 씻는 건지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친 서주환은 심심해져서 폰을 찾았다.
“어디 뒀더라?”
어딘가 올려둔 것 같은데 보이질 않는다.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무의식 중에 물건을 놓고 보이질 않는 경우. 그래도 이번엔 다행히 금방 폰을 찾을 수 있었다.
“여기 있었네.”
찾으니까 그제야 기억이 났다. 샤워하기 전 옷을 벗고 들어갈 때 선반에 올려뒀었다.
“응? 이게 뭐지?”
스마트폰 옆에는 커다란 상자가 하나 있었는데, 완전히 닫히지 않고 무언가 삐져나와 있었다.
“위험하게.”
상자가 선반 끝에 걸쳐져 곧 떨어질 것 같았다.
서주환은 상자를 더 안쪽으로 밀어 넣고, 하는 김에 물건도 넣어주기 위해 뚜껑을 살짝 들어올렸다.
그 순간.
“…….”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주환아, 오래 기다렸지…? 아아악! 꺄아아아악!”
상자를 뛰쳐나온 불행과 절망에 최미화가 비명 질렀다.
*
최미화가 상자를 끌어안고 울먹였다.
“왜, 왜 맘대로 열어봐! 남의 집에서 왜! 허락도 안 받고 막…!”
“아니, 그, 미안.”
“개새끼! 이 나쁜…!”
“누나, 그거 부끄러운 거 아니야. 외로우면 좀 쓸 수도 있…”
“닥쳐어어엇!!”
“넵.”
그녀는 얼마나 놀랐는지 속옷도 입지 않은 채로 상자를 부둥켜 끌어안고 있었다. 그나마 수건도 점점 흘러내려서 맨살이 다 드러났다.
“허엉. 난 이제 시집도 못 가…….”
서주환은 어색하게 웃으며 눈꼬리만 긁적였다.
‘그걸로 시집 못 가면 나랑 떡치는 건 어떨까 하는데요…….’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서주환은 그녀가 진정될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주었다. 그러는 동안 머릿속에 조금 전 보았던 물건들이 스쳐갔다.
‘뭐 별 거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봐야 딜도와 전동 바이브레이터 정도? 남자라면 야동에서 흔히 보던 물건들이다. 그 외에는 젤이나 러브핑거 등의 아기자기한 물건이 있었다.
‘채찍이랑 수갑 꺼내들면 까물어치겠는 걸.’
양초까지 꺼내기도 전에 기겁해서 도망갈지도 모른다. 아니, 자위기구에 관심이 있는 걸 보면 오히려 좋아하려나?
최미화는 어느덧 좀 진정되었는지 빨개진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막 씻고 나와서 촉촉해진 상태라 그런지 그 모습이 무척 색정적으로 보였다.
그녀가 떠듬떠듬 변명하듯 말한다.
“나, 나 이거 안 써봤어.”
“어? 썼으면 뭐 어때서 그래. 성인이 성인용품 좀 쓸 수 있…”
“안 썼다고!”
“아, 알았어.”
“그냥, 그냥 손가락으로 하는 것만 조금…….”
“아하.”
손가락이라면 러브핑거를 말하는 것이다.
서주환은 잠시 턱을 쓸다가 큭 웃음을 터트렸다. 그에 최미화가 움찔하는 순간, 그녀를 상자째로 번쩍 들어 올렸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왜 울먹이는 것만 보면 괴롭혀주고 싶을까.
서주환은 깜짝 놀라서 품에 안긴 최미화를 빙글빙글 웃는 낯으로 쳐다봤다.
“사놓고 왜 안 썼어? 아깝게.”
“…그만 놀려… 그냥 궁금해서 사보기만… 오늘 버릴 거야.”
“에이, 그걸 왜 버려. 나도 궁금한데 한 번 써볼까?”
“…어?”
최미화가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아깝잖아. 그대로 버리면. 한 번씩 써보기는 해봐야지.”
“아, 아니, 괜찮은데…….”
“내가 궁금해서 그래. 오늘 한 번 다 써보자.”
“…….”
최미화는 잠시 뜸들이다가 못이기는 척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내심 이대로 버리기에는 아까웠던 것이다. 혼자서는 뭔가 꺼림칙해서 사용도 못해봤던 물건들. 차라리 섹스에 능숙한 서주환이라면 어떻게든 써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서주환이 문득 말한다.
“아, 맞다.”
“으, 응?”
“그, 나도 좀 오픈 할 테니까 말이지.”
“…뭐를?”
“취향이라고 해야 할까. 혹시, 스타킹… 신어줄 수 있어? 가능하면 신고 풋잡 한 번만…….”
서주환은 최미화의 눈을 보고 어색하게 웃었다.
“흐흠. 그런 눈으로 보지 말고.”
“변태.”
“나? 아니면, 누나?”
“윽…….”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그녀를 침대에 내려줬다.
*
서주환이 본인에게 발 페티시가 있는 걸 처음 의심한 것은 유지경이 가터벨트와 망사스타킹을 착용한 모습을 본 후였다. 이후, 펜션에서 유소정을 통해 자신에게 발 페티시가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최미화는 그의 요구대로 나체에 살색 스타킹을 신고 침대에 앉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지만, 이미 자위용품까지 들킨 상황에서 거절할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누나 발 작네.”
“그, 그런가?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최미화의 발은 245mm정도로 한국 여성의 평균 발사이즈다. 그럼에도 서주환이 그녀의 발이 작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의 손발이 워낙 큰 탓이었다. 그의 발은 285mm로 남자 중에서도 상당히 큰 편이었다.
‘소정이보다 작네.’
펜션에서 그에게 풋잡을 해줬던 유소정은 발 사이즈가 260mm정도로 여자치고는 꽤 큰 편이었다. 서주환은 여기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취향을 깨달았다. 그는 큰 발보다 작은 발이 취향이었다.
“미화 발 개꼴린다.”
“…미친 변태새끼.”
“너무 좋지?”
“…….”
최미화는 대답하지 않고 얼굴만 붉혔다. 입으로는 욕을 하면서도 상황에 흥분하기는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으므로. 평범하게 섹스를 할 줄 알았는데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그녀는 상자에 꼭꼭 감춰두었던 러브젤을 꺼내 서주환의 자지에 듬뿍 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