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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토요일 연재애애!
일요일 연재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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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모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신작 연재
출판콘텐츠학과의 금요일 오후 강의는 ‘출판과 저작권법’이다.
그 이름부터가 학과명에 어울리는 강의.
하지만 막상 강의를 집중해서 듣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로지 이론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강의는 이해보다 암기를 필요로 하기에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했다.
‘역시 오늘도 자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구먼.’
학과장을 겸임하고 있는 신 교수.
신 교수는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는 만큼 자고 있는 학생들에게 안타까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을 굳이 깨우지는 않았다.
대학이란 스스로 하는 만큼 얻어가는 곳.
초, 중, 고등학교 때와 달리 이미 성인이 된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에 오롯이 책임을 지는 이들이다. 그들에게 교육자로서 지식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그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학생들의 몫이었다.
‘사실 재미없는 부분이기도 하지.’
그러한 와중, 강의실 안에서 타닥타닥 키보드 치는 소리가 낮게 깔린다. 자고 있는 학생들을 살펴보던 신 교수의 눈길은 자연히 그리로 향했다. 이내 소리의 근원지를 확인한 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참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란 말이야.’
학생들 대부분이 자는 중에도 유독 열심히 하는 이들이 있었다. 과대인 서주환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도합 다섯 명의 학생들. 흑백이 또렷한 시선으로 노트북과 칠판을 번갈아가며 열심히 필기를 하는 중이었다.
“흐흠. 자,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이란…….”
신 교수는 조금 쉬어버린 목을 가다듬고 다시 강의를 시작했다. 자는 학생들이 대다수라지만,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있는 한 대충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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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연이 의외라는 눈으로 일행을 둘러보며 말한다.
“너희 공부 열심히 하는 것 같더라? 되게 지루한 내용이었는데.”
“공부가 곧 돈이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기말 잘 봐서 장학금 탈 거야!”
유지경이 두 손을 꽉 쥐며 다짐하듯 말했다. 그녀는 중간시험 성적이 생각보다 훨씬 잘 나와서 전액은 아닐지라도 장학금을 노릴 만했다. 덕분에 최근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반면 이석찬은 무슨 말이냐며 어깨를 으쓱인다.
“난 소설 봤는데? 덕훈이 너도 뭐 다른 거 하는 것 같더만.”
“전 주환 형님을 본받아서 연재중인 라노벨 결말을 좀 더 가다듬는 중이었습니다. 슬슬 완결이지 말임다. 주환 형님은 신작 구상하지 않으셨습니까?”
“그치, 뭐. 구상은 얼추 됐고 지금 15화 째 썼어. 책으로 따지면 반 권 정도이려나?”
결국은 셋 다 공부가 아니라 다른 행동을 했다는 뜻이다. 오히려 그들은 교수가 계속 쳐다봐서 신경 쓰였다며 투덜댔다.
이야기를 들은 정하연이 황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희 그럼 강의는? 오늘 시험에 나올 법한 것도 있었는데?”
“네 거 베끼면 안 됨?”
“왜 이렇게 당당해?”
“하연이 눈나아~.”
“꺼져, 미친놈아!”
정하연이 질색하며 이석찬을 쳐냈다.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말했다.
“얘들아, 시간 있으면 나 신작 쓴 거 괜찮은지 좀 봐주라.”
그 말에 이석찬과 투닥거리던 정하연이 가장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좋아. 과제도 이미 끝냈으니까.”
뒤이어 세 사람도 제각기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형님 글이라면 당연히 봐야지 말입니다.”
“나도, 나도. 알바하다가 한가할 때 마다 봐야지.”
“드디어 썼냐? 빨리 내놔.”
일행들은 이미 서주환의 전작을 완결까지 본 경험이 있다.
그가 이번 생에 처음 글을 썼을 당시 ‘글쓰기’의 등급은 C+. 반면 완결까지 이르며 발전한 등급은 B+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무난하게 재밌었던 ‘빙의사부는 무림공적’이 후반에 이를수록 어떻게 변했는지 모두 봐왔다는 뜻이다. 갈수록 발전한 필력은 완결을 목전에 둔 십여 편에서 더욱 깊은 여운을 남겼었다.
그렇기에 다음 작품이 더욱 기대되는 것이다. 특히 본래 웹소설을 좋아했던 장덕훈과 유지경이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형님, 진짜 기대됩니다. 이번엔 바로 사이트 매출 1위 찍는 거 아닙니까?”
“오빠, 선호작 일번은 나야. 찜해뒀으니까 연재 시작하면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줘!”
물론 정하연과 이석찬도 다르지 않았다.
“이번엔 시작부터 실시간으로 따라가겠네. 빨리 정식 연재되면 좋겠다.”
본래 독서를 좋아하지만 웹소설을 읽지 않던 정하연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책보다도 웹소설을 즐겨 읽고 있었다.
“내가 너 때문에 보기 시작한 웹소설이다. 악으로 깡으로 써라. 잠은 죽어서 자고, 일단은 써라! 연재 속도가 왜 이렇게 느려!”
이석찬이 삿대질을 하며 서주환을 나무랐다.
서주환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을 뱉었다.
“야, 나 정도면 연재속도 엄청 빠른 거다. 나보다 빨리 쓰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서주환은 글을 쓸 때마다 ‘집중의 축복’을 아낌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덕분에 어지간한 작가들의 세네 배에 달하는 속도로 연재를 해왔다.
하지만 이석찬은 여전히 망발을 내뱉었다.
“아, 몰랑. 먹는 시간, 자는 시간 아껴서 하루에 열 편씩 쓰라고! 작가라면 응당 독자가 원하는 만큼 쓰라고!”
“이거 완전 미친놈이네…….”
서주환은 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닫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사실 이석찬의 반응은 댓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 독자는 작가가 한 편을 쓰면 두 편을 바라고, 세 편을 쓰면 네 편을 바란다.
작가로서는 어이없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자신의 작품을 좋아해준다는 것에 고마우면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기도 했다.
‘작가는 창작자인 동시에 독자니까.’
그 이전에는 온전한 독자였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이석찬 같은 독자들 중 일부가 커서 된 게 작가였으니.
서주환은 이내 픽 웃으며 담배를 비벼 껐다. 어쨌든 연재 전에 글을 봐줄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건 좋은 일이었다.
그때 문득, 정하연이 물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쓰는 글 장르가 뭐야?”
“장르?”
“응. 아직 어떤 장르인지 안 말해줬잖아. 이번에도 무협?”
“아니, 무협은 아니야. 현대 배경이거든. 음… 일단 드라마?”
“으엑. 왜 무협 아님?”
드라마라는 말에 이석찬이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정하연과 유지경은 더욱 기대감을 드러냈다.
“드라마면 로맨스 나오는 건가?”
“로맨스도 약간 있고… 그리고 일상?”
“아하. 현대 배경의 일상 드라마구나.”
“거기에 어쩌면 공포…?”
“앗. 무서운 거야, 오빠? 나 무서운 거 잘 못 보는데.”
유지경이 울상을 지었다. 대신 이번에는 실망하던 이석찬의 얼굴에 기대감이 어렸다. 장덕훈도 마찬가지다.
“공포물 좋습니다!”
“캬. 내가 아직 공포 소설은 안 봤는데. 텍스트로도 소름 돋고 섬뜩할 수 있음?”
“어… 섬뜩하긴 존나 섬뜩할 걸? 그런데 좀 다른 의미로 공포라서.”
애매모호한 말에 일행들의 얼굴에 의문이 어렸다.
정하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다.
“뭔데 그래? 관통하는 장르가 있을 거 아니야.”
“음.”
서주환은 눈꼬리를 긁적이다가 말했다.
“현대, 드라마, 일상, 섬뜩한,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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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편집자, 최미화가 기겁을 했다.
- 군대무우우울?!
“엉.”
- …너 전역한지 얼마 안 됐는데 그런 거 쓰고 싶어?
“군인한테 그런 거라니. 너 구해줬을 때 나 군인이었다?”
살인범에게 잡힌 최미화를 구해줬을 당시, 서주환은 휴가를 나온 말년병장이었다.
그 점을 꼬집자 최미화가 잔뜩 당황하며 발작했다.
- 뭐, 무, 아니, 미, 미친놈아! 내가 언제 군인한테 뭐라고 했어?! 내가 군인을 얼마나 존경하는데!
“어우, 귀 아파.”
- 야!!
서주환은 귀에서 폰을 조금 떼어놓은 채로 낄낄거렸다. 그도 장난을 친 것뿐 최미화가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님을 알고 있었다.
서주환에게 잔뜩 욕을 한 최미화가 이내 진정된 톤으로 말한다.
- 후우. 갑자기 군대물을 쓰겠다는 이유가 뭐야? 현대물 쓰고 싶다고 듣긴 했지만 군대물을 쓰려고 할 줄은…….
“별로야?”
-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야. 좀 놀란 거지. 솔직히 메이저한 장르는 아니잖아.
“음. 미리 말하는데, 내가 쓰려는 건 일반적인 군대물보다 더 마이너한 거다?”
- 더 마이너하다고?
“상태창 없음. 주인공 특별한 능력 없음.”
- 회, 회귀도 없어?
“아, 회귀는 있네.”
- 휴우.
안도의 한숨이 들려왔다.
서주환은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서 어색하게 웃었다. 안 그래도 마이너한 장르에서 주인공에게 특별한 점이 단 하나도 없다면 대중에게 흥미를 끌지 못할 것이다. 서주환도 그러한 점을 고려해서 고민 끝에 ‘회귀’ 요소를 넣은 것이었다. 그나마도 작품성을 헤치지 않기에 결정한 요소였다.
- 아무튼 알았어. 네가 쓰고 싶다면 써야지.
“오, 정말? 좀 반대할 줄 알았는데.”
- …솔직히 수익을 생각하면 다른 거 쓰라고 말하고 싶어. 그런데 넌 그게 쓰고 싶은 거잖아?
“어. 유료화 못해도 쓸 거야.”
이미 노후가 보장되어 있는 그에게 수익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물론, 될 수 있다면 돈을 버는 편이 좋다. 그러나 돈은 어디까지나 부가적인 요소지 주가 될 수 없었다.
‘회귀 전에는 꿈도 못 꿨을 생각인데.’
많은 작가들이 ‘팔릴만한 글’과 ‘쓰고 싶은 글’을 두고 타협한다. 전자에 중점을 두고 써도 안 되는 경우가 수두룩한데, 후자에 무게를 싣기에는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성향은 전업 작가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지 않을까. 몇 번 실패를 하다보면 새로운 시도가 두렵기까지 할 테니까.
‘물론 가장 좋은 건 작가의 성향이 그 두 가지와 일치하는 거겠지만.’
서주환은 나름 대중적인 취향과 본인이 쓰고 싶은 글이 일치하는 편이었다. 다만 생활에 여유가 생기다보니 이제껏 생각하지 않던 게 떠오르곤 했다.
- 네가 그렇게 말하는데 내가 뭐라 그래? 쓰고 싶은 거 써야지 뭐.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 고, 고마울 거 없어. 군대물 중에 뜬 게 없는 것도 아니고. 너 정도면 전작 생각해서 일단 믿고 보는 독자들이 꽤 있을 거야. 잘 쓰면 돼, 잘.
“흐흐. 그러니까 미화 네가 많이 도와줘.”
- 흥. 알았으니까 빨리 써서 글이나 보내.
“오케이. 이미 15화 분량 써놨다.”
- 정말? 진즉 안 보내고 뭐했어!
최미화의 목소리가 밝아졌다. 수익성이니 뭐니 이전에 그녀는 책 읽는 걸 극도로 좋아하는 활자중독자였다. 일단 재밌기만 하다면 어지간한 장르는 가리지 않고 다 읽는다.
그때 최미화가 문득 떠올랐다는 듯 아, 하고 소리를 낸다.
- 맞다. 나 너한테 알려줄 거 있어.
“뭔데? 신박한 섹드립이라도 생각남?”
- 섹드립은 아니고, 섹스만큼 좋은 소식이긴 하지.
“진짜 뭔데 그래?”
최미화가 기분 좋게 웃더니 말했다.
- 네 소설 웹툰화 될 것 같아.
“오…….”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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