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150화 (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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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사실 작중에 넣는 페티시들은 비교적 멀쩡한 것들입니다.

도저히 넣기 힘든 페티시들이 참 많더라고요...

자료조사할 때 정말 심연을 들여다 본 느낌이었습니다ㄷㄷ

여하튼 오늘 나온 발 페티시는 다른 페티시에 비하면 무척 대중적이고 정상적인 성적 증후군이라죠.

하지만 저는 발에 관심이 없어서 여전히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풋잡 묘사를 위해 자료조사를 좀 했습니다.

그런데... 발... 왜... 꼴리지...?

하얗고 앙증맞은 발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게 꼴릴 줄은...

타락해버렸어ㅠㅠ

*

오늘 일러 주문했습니다.

2주 정도 걸릴 것 같네요 ㅎㅎ

*

Hirane 님, 키통구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도 너무 감사합니다!

*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D

19금 술 게임

일행은 첫 잔으로 폭력적인 비율의 소맥을 들이켰다.

그러나 두 번째 잔부터는 의외로 술을 조절했다. 진짜 파티는 바비큐 파티가 아니라 뒤에 있을 술 게임이기 때문이다.

노는 것도 단계가 있는 법!

지금은 탁 트인 야경과 맛있는 바비큐를 즐길 시간이었다.

“으와아! 이거 고기 진짜 맛있다! 석찬 오빠, 이것 좀 먹어봐요! 아앙~!”

“노노. 미정이 너 먹어. 나 방금 고기 잘못 먹어서 목 막힘.”

김미정이 상추로 만든 고기쌈을 내밀고 이석찬은 자연스럽게 거절한다. 그는 맥주 대신 콜라를 붙잡고 막힌 목을 뚫겠다는 듯 격렬한 기세로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김미정이 시무룩하게 자신이 만든 쌈을 바라본다.

서주환은 그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프흐.”

“미정이 쟤 재밌죠?”

유소정이 같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좀 상처 받겠다. 나중에 괜찮겠어?”

“괜찮아요. 사실 미정이도 이미 반쯤 포기하고 찔러나 보자는 심정인 거라서.”

“큭큭. 오래 알고 지냈다더니 잘 아네.”

“당연하죠.”

“그럼 장난 좀 쳐도 되겠지?”

“뭘요?”

서주환은 낄낄거리며 김미정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입술을 삐죽 내밀고 쌈을 바라보던 김미정이 그를 돌아봤다.

“왜요?”

“그 쌈 나 줘봐.”

“엑. 오빠 저한테 관심 있어요?”

김미정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서주환은 픽 코웃음 쳤다. 나도 너 관심 없어, 이 년아. 표정으로 뜻을 전달받은 그녀가 다시 입을 삐죽 내밀었다.

“입에 달라는 게 아니고 손에 줘보라고.”

“왜요? 주긴 주겠는데…….”

“기다려봐.”

서주환은 쌈을 넘겨받고서 그 안에 고추와 마늘은 가득 넣었다. 그 위를 다시 큼지막한 상추로 덮은 후 고기를 굽고 있는 이석찬을 불렀다.

“헤이, 썩창.”

“썩창? 미친놈이 갑자기 욕질임?”

“쌈 좀 처드시라고. 굽지만 말고.”

“오, 땡큐. 역시 내 베뿌.”

이석찬은 넙죽 쌈을 받아먹었다. 역시 김미정이 주는 거라 은근하게 선을 긋는 거였다.

그리고 잠시 후.

이석찬이 비명을 질렀다.

“으어억! 미친놈아! 마늘을 얼마나 처넣은 거야! 악! 이 새끼 생마늘 처넣었네!”

“심심하지 말라고 고추도 넣어줬담마.”

“우웩! 씹! 물, 물!”

“푸하하하학!”

“꺄하하하!”

“웨엑! 이거 소주잖아!”

일행이 폭소를 터뜨리고 이석찬은 물을 먹겠다고 컵을 집었다가 소주를 들이켰다. 김미정이 예상하고 준비해놓은 페이크였다.

“미정이 나이스.”

“히히. 주환 오빠, 땡큐.”

김미정은 토라진 기색을 풀고 서주환에게 눈을 찡긋하며 웃어보였다.

서주환은 한참 낄낄거리다가 집게를 넘겨받았다.

그가 죽상을 하고 있는 이석찬에게 거들먹거렸다.

“짜샤, 고기는 이렇게 굽는 거다.”

“맛있게 구우셈. 안 그럼 복수한다.”

“새끼, 또 구워달라고나 하지 마셔.”

이래봬도 회귀 전 자취생활 중 몇 안 되는 취미 중 하나가 요리였다.

서주환은 고기는 물론 김치와 각종 야채를 적절하게 구워냈다.

“와! 오빠, 고기 개맛있어요!”

“김치 좀 더 지져줘요!”

“너 이 자식, 앞으로 요리 담당!”

“어, 넌 운전 담당.”

“씨부레. 그래도 맛있긴 하네.”

*

일행은 적당히 배를 채운 뒤 자리를 정리했다.

본격적인 술 게임은 방으로 들어가서 시작한다.

서주환은 자리를 정리하다가 뭔가 아쉬운 마음에 일행을 불러모았다.

“야야, 얘들아 모여봐. 사진 하나 찍자.”

“사진이요?”

“폰으로? 다 같이 찍지는 못할 것 같은데.”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딱 서봐.”

“저 개인 샷 하나 찍어줘요! 별스타에 올릴게!”

“오케이. 포즈 잘 잡아봐.”

서주환은 우선 한 명씩 서게 만들고 ‘추억 보관소’를 이용해 다양한 각도로 찍은 사진을 폰에 전송했다. 실시간으로 전송된 폰에 사진이 한가득 생겼다.

“그런데 단체샷은 진짜 어떻게 찍으려고요?”

“맞아. 셀카봉도 없는데.”

“누구한테 찍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바비큐 장은 숙소 내 개인별 테라스에 따로 구비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가 어려웠다.

서주환은 일행들을 모두 난간 쪽에 모이도록 만들고 정면 테이블에 대충 휴대폰을 거치했다.

“타이머 되면 찍힐 거야.”

“으엥? 저걸로 어떻게 찍어요!”

“아, 일단 믿어봐. 결과물 보고 말해. 연속찍기로 해놨으니까 자세 잡아라.”

“아이. 못생기게 나오면 이따 벌주 마셔요!”

“엉? 너 예쁘게 나오는 건 프로 사진사가 와도 못… 알아따따. 미안, 미안.”

서주환은 도끼눈을 뜨고 노려보는 임수정을 달래고 자세를 잡았다.

어차피 휴대폰은 구실일 뿐이었다. 적당히 사진 찍는 시늉만 해두고 ‘추억보관소’를 사용해 3인칭으로 찍은 사진을 전송해두면 된다.

잠시 후, 서주환의 폰을 들여다본 모두가 감탄했다.

“우와! 생각보다 잘 찍혔는데요?”

“정말이네? 이걸 어떻게 했지?”

서주환은 남몰래 웃으며 사진을 구경했다.

이석찬이 그의 어깨를 잡고 끌어당겼다.

“야, 이제 드가서 구경하자. 이제 제대로 즐겨야지.”

“좋지. 얘들아, 가자.”

“아하하학! 이 오빠들 벌써 눈 바뀐 거 봐!”

“오빠들 음흉해!”

“아닌데? 난 하루 종일 음흉했는데?”

“나도 원래 음흉한 눈인데?”

“으와. 둘 다 엄청 뻔뻔하네.”

서주환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본래 성격인지, 이석찬에게 옮아서 그런 건지, 어쨌든 간에 예전보다는 바뀐 자신의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하연이랑 지경이도 같이 오면 좋겠네.’

아, 장덕훈도.

*

일행은 바비큐를 먹을 때 외쳤던 말을 다시 한 번 읊었다.

“첫 잔은 원샷!”

“밑잔은 안 돼요!”

“벌주는 빼지 말고!”

“먹고 죽어!”

“짜안!”

잔을 탈탈 비워낸 이석찬이 일행을 쭉 둘러보더니 말했다.

“우리 자리 좀 바꾸자. 나랑 주환이 놈 사이에 너희가 들어와.”

“어머. 석찬 오빠, 무슨 짓을 하려고? 양손에 꽃을 두고 싶다 이건가아~?”

“무슨 꽃? 할미꽃? 아니면 호박꽃인가?”

“아씨, 오빠!”

“푸하하. 그러니까 내숭 그만 떨어. 이제 와서 뭘 그래?”

“쳇.”

임수정이 혀를 차며 서주환과 이석찬의 사이로 들어와 앉았다.

서주환은 둥글게 둘러앉은 위치를 살펴보다가 살짝 감탄했다.

‘캬. 자리 잘 잡았네.’

이석찬이 괜히 자리를 배정한 게 아니었다.

서주환 자신의 왼쪽에는 유소정이, 오른쪽에는 임수정이 자리했다. 김미정은 이석찬과 유소정 사이에 앉았다.

이렇게 되니 양 옆에 앉은 사람과 벌칙을 받을 때 남자끼리 섞일 일도 없었고, 유소정이 이석찬과 엮일 일도, 김미정이 서주환과 엮일 일도 없었다.

물론 왕 게임처럼 마구잡이로 진행 될 경우에는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자, 그럼 가볍게 손병호 게임부터 해볼까?”

“에이~ 오빠. 무슨 손병호 게임이야?”

“흐흐. 당연히 19금이지. 스타트는 가볍게 가자. 나부터 오른쪽으로 돌아간다?”

이석찬이 손가락 다섯 개를 쫙 펼치며 말했다.

“오늘 정액 먹은 사람 접어.”

정 쓰리 세 자매가 모두 손가락을 접으며 야유했다.

“우우. 치사하게 남녀 편 가르기야?”

“본인이 먹여 놓고 그런 말 하는 거 실화?”

이석찬을 시작으로 순서가 돌기 시작했다.

“B컵 안 되는 사람 접어.”

김미정이 말하고 유소정이 눈살을 찌푸린다.

“미정이 선 넘네?”

“꼬우면 가슴 키우던가~. 오빠들한테 만져 달라고 하면 되겠네.”

“이 년이? 거기 털도 안 난 애기 접어라.”

서주환의 눈이 절로 김미정에게 돌아갔다.

‘뭐? 털이 안 나? 설마 빽…….’

김미정이 빨개진 얼굴로 빽 소리쳤다.

“야, 유소정!"

“에베베. 그러니까 누가 건드리래?”

서주환은 헛웃음을 흘리며 일행들을 둘러봤다. 이거 흐름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내가 뭐라고 했더라? 인싸들이 노는 방식?’

정정한다. 이건 인싸가 아니라 그냥 변태들의 노는 방식이다. 지금 이 자리가 정말 그가 알고 있는 한국이 맞나 싶었다.

“주환 오빠 차례에요.”

차례가 끝난 유소정이 빨리 하라며 그를 툭 건드렸다.

‘뭘 해야 되지?’

문득 이정훈과 했던 게임이 떠올랐지만 그때 했던 질문들은 지금 분위기에서 좀 약한 느낌이다.

서주환은 이내 씩 웃으면서 질러버렸다.

“오늘 실신하고 싶은 사람 접어.”

툭 말을 내뱉고 잠깐의 정적.

잠시 후 눈을 깜빡거리던 애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 쭈환 나이스. 역시 남자는 자신감이지.”

“풋. 이 오빠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야?”

“아하핫. 주환 오빠, 너무 센 척 하는 거 아니야?”

이석찬은 엄지를 치켜들고 김미정은 어이없다는 듯 작게 웃음을 흘린다. 임수정은 그를 놀리듯 말하며 팔을 툭툭 건드렸다.

반면 유소정은 조용히 손가락 하나를 접었다. 그 모습을 본 두 정정이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소정이 오늘 많이 하고 싶은가 보다? 아까도 했잖아.”

“아하. 너 주환 오빠 몸 좋아서 그러지? 네 취향이잖아.”

“풋. 알아서들 생각해~. 임수정 너는 이따 후회할 준비나 하고.”

“뭐래?”

임수정은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서주환은 그 모습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리다가 김미정을 곁눈질하며 속으로 읊조렸다.

‘상태창.’

<김미정>

성별: 여성

나이: 21살

키: 160cm

몸무게: 53kg

호감도: D+

현재 성욕: C+

페티시: -

보유 재능: 상상(C/A+), 손재주(B/A+), 수학(D+/B+), 달리기(C/B+)

‘얘도 페티시가 없네. 재능은… 오?’

서주환의 눈이 크게 떠졌다.

김미정의 ‘상상’ 재능을 보고 흥미가 동한 것이다.

‘갖고 싶다!’

글을 쓸 때 분명 크게 도움이 될 재능이다.

소설이란 단순히 문장을 잘 쓰거나 플롯을 잘 구성한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작가는 물론 독자들도 언제나 더 신선하고 새로운 소재와 전개에 굶주려 있었다. 또한 상상력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에서 끝날 재능이 아니었다.

술 게임은 계속해서 진행됐다.

“수정이 아웃!”

“벌칙으로 상의 벗어!”

19금 손병호 게임의 첫 벌칙자는 임수정이었다.

임수정은 조금 부끄러운 얼굴이었지만 순순히 상의를 벗었다. 하늘색 브래지어에 감싸인 가슴이 출렁이며 모습을 드러냈다. 대충 C컵 정도로 보인다. 세 여성들 중 가장 큰 가슴이었다.

일행들은 게임을 계속 바꿔가며 술을 마셨다.

“장!”

“미!”

“여!”

“관!”

“아으응~!”

“아하하! 김미정 신음소리 존나 야해!”

장미여관 게임은 각자 한 단어씩 말한 후 ‘관’ 다음에 신음소리를 내야한다. 인원이 다섯 명이기에 그대로 돌아가면 한 사람만 계속해서 신음을 내게 된다. 때문에 신음 소리를 낸 사람이 다시 ‘장’부터 말하며 순서가 돌아갔다.

한 차례씩 모두가 신음소리를 내었다. 여자들이 작정하고 신음소리를 내니까 꼴린다. 하지만 사내놈의 신음 소리는 귀를 더럽혔다. 이석찬이 ‘어헉~’ 하는 신음 소리를 내고 일행이 자지러졌다.

“석찬 오빠 마셔!”

“아, 더러워! 마셔!”

걸리기 전에 끝나서 다행이다.

다음은 이미지 게임.

“여기서 제일 자위 많이 할 거 같은 사람!”

손가락이 중구난방으로 향한다.

서주환이 두 표를 받고 걸렸다.

“마, 셔라! 마, 셔라!”

서주환은 술을 쭉 들이켜고 말했다.

“여기서 제일 변태일 거 같은 사람!”

서주환은 다른 사람을 가리키려다가 이내 스스로를 지목했다. 양심에 따른 자충수였다.

그런데 웃기는 상황이 터졌다.

“응?”

“엉?”

“엥?”

“푸하하! 개 골때리네!”

모두가 스스로를 가리킨 것이다.

이런 양심적인 녀석들 같으니라고.

일행들은 폭소를 터뜨리고 각자 술을 한 잔씩 비워냈다.

이후로는 웬 듣도 보도 못한 게임을 하다가 서로에게 달라붙어 섹시댄스를 추기도 하고 가벼운 키스가 오가는 등 섹스어필을 했다.

“다음 게임은-!”

“두구두구두구두구!"

다들 입으로 소리를 내거나 바닥을 두드리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모두 취했는지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미 한편에는 열병이 넘는 소주와 맥주 페트병이 한가득 쌓여 있었다.

이 미친 텐션이 괜히 유지 되는 게 아니었다.

“왕 게임! 다들 알지? 명령 거부하면 벌로 폭탄주 원 샷!”

이석찬은 한쪽에서 번호가 적힌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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