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147화 (147/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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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주말 연재!

덕분에 월요일 연재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주세요...

물론 늦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ㅎㅎ...

*

깜박하고 말씀을 안 드렸는데 표지가 다시 이전으로 돌아간 이유는 조그만(?) 착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표지가 매니지에서 받은 일러인데 ISBN 기준으로 출판이 된 후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죄송하다며 내려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ㅠㅠ

출판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개인적으로 삽화 겸 표지를 하나 주문 할 생각입니다 :D

*

헤렁이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도 모두 감사합니다!

*

언제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인싸들은 여태 이러고 놀았던 거야?

‘방학하면 면허 따야겠다.’

서주환은 운전 중인 이석찬을 바라봤다.

원래는 그가 운전할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면허가 없었다.

다행히 이석찬은 운전을 잘했다.

여자들과 놀러가려고 성인이 되자마자 면허를 취득했다고 한다. 덕분에 서주환을 비롯한 일행은 편하게 차를 타고 목적지로 향했다.

“도착. 다들 내려.”

“석찬아 고생했다.”

“오빠 고생했어요!”

네 사람은 베스트 드라이버 이석찬을 치하했다.

김미정은 아예 이석찬에게 팔짱을 끼며 생글생글 웃었다. 그녀는 여행보단 이석찬에게 관심이 많은 듯했다.

일행은 숙소로 자리를 옮겼다.

“꺄아! 저희 진짜 여기서 지내요?”

“수영장 넓다! 풀빌라 쩔어!”

“와. 여기 비쌀 것 같은데.”

“나랑 주환이가 엔빵했어. 돈은 신경 쓰지 말고 놀아.”

“네에! 오빠들 최고!”

여성진이 신나서 대답했다.

그녀들은 이미 짐을 내려두고 여기저기 쏘다니고 있었다.

‘신날만 하지.’

이석찬이 고른 숙소는 가평 풀빌라 중에서도 상당히 좋은 곳이다. 수영장도 외부와 내부가 따로 있었으며 스파, 노래방, 바비큐장 등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당연히 가난한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 놀러오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서주환은 숙소를 구경하는 여자들을 바라보다가 이석찬을 돌아봤다.

“엔빵은 뭔 엔빵이냐. 혼자 다 내놓고.”

“혼자 냈다고 하긴 좀 그렇잖음.”

“그냥 같이 내자니까. 너 만큼은 아니어도 나 돈 잘 벌어, 인마.”

이석찬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서주환을 툭 쳤다.

“됐고, 빨리 다음 작품 연재나 해주셈.”

“너 벌써 다 봤냐?”

“이번에 시험 망하면 너 때문임.”

“이걸 내 탓 한다고?”

“아, 빨리 신작 내놔.”

서주환은 픽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일전에 소설을 보게 된 뒤로 이석찬은 틈만 나면 그에게 다음 편을 내놓으라며 닦달했다. 처음에는 그런 걸 왜 보냐며 관심 없어하더니 지금은 일행 중 제일 웹소설을 많이 읽는다.

“아직 신작 소재 못 정했으니까 다른 거 읽어. 괜찮은 거 추천해줄게.”

“흠. 다른 건 몇 개 읽어봤다가 다 하차했는데.”

“인마, 내가 독자 경력이 10년이다. 알아서 잘 추천해줄 테니까 믿고 읽어.”

“오키. 일단 오늘은 좀 놀자.”

“좋지.”

서주환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석찬은 엄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넣고 꿈틀거렸다.

“밤에 알지?”

그는 질색하며 한 발 물러났다.

어우, 천박한 자식.

“굿.”

서주환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석찬아, 난 네가 정말 좋은 친구라고 생각한다.

*

점심은 간단하게 컵라면으로 때웠다.

메인은 저녁에 먹으면 된다.

“수영장 어디로 갈래? 실내? 실외?”

“전 실내요. 밖에 사람 많잖아요.”

“저도 실내가 좋아요!”

만장일치로 결정 났다.

그들은 실내에 있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밖으로 나가면 계곡도 있었지만 숙소 안에 널찍한 수영장이 있는데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다.

서주환은 간단하게 몸을 풀며 이석찬에게 물었다.

“애들 왜 안 나와?”

“여자들이잖아. 좀 걸리나 보지.”

아무리 여자라도 수영복 입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한참을 기다려도 올 기미가 안 보이니 조금 답답하다.

하지만 그 짜증은 세 여성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눈처럼 녹아내렸다.

“와우.”

“크. 풀빌라 예약하길 잘했지? 계곡이었으면 저렇게 안 입었을 걸.”

“어, 굿. 오늘부터 네가 형 해라.”

유소정, 임수정, 김미정은 비키니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와우, 비키니!

요즘은 바닷가에 가도 보기 힘들다는 그 비키니!

가린 부위보다 드러낸 부위가 더 많아서 절로 눈이 갔다.

“오빠들, 눈이 음흉해!”

“킥킥. 주환 오빠는 왜 반팔 입고 있어요? 빨리 벗어요!”

“맞아! 치사하게 오빠만 가리기에요?”

옆을 돌아보니 이석찬은 어느새 상의를 벗은 채였다.

약한 척하더니 생각과 달리 운동 좀 꽤 했는지 제법 다부진 몸이다. 여자들이 상반신을 드러낸 이석찬을 보고 눈을 빛낸다.

“와. 석찬 오빠 몸 좋네요?”

“거 봐. 내가 좋다고 했지?”

“흐흐. 다른 건 더 좋은데?”

“꺅. 뭐래? 석찬 오빠 변태!”

“응? 뭐라고 생각한 거야? 몸 말고 마음이 더 좋다고.”

“아, 진짜!”

능글능글 받아치는 게 엄청 자연스럽다.

너 솔직히 말해 봐, 이렇게 몇 번이나 놀아봤냐? 혼자 놀지 말고 같이 놀아!

서주환은 피식 웃으면서 반팔을 벗었다.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던 이석찬이 눈을 휘둥그레 뜬다.

“와 씨, 너 뭐 운동 선수였어?”

“선수는 무슨. 그냥 전역하고 헬스 좀 했지. 그나마도 살 쪄서 최근에 다시 시작했다.”

“만져봐도 됨?”

“뭐? 야, 징그러. 꺼져!”

서주환은 질색하고 이석찬에게 중지를 들어올렸다. 남자가 몸을 만진다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그때 유소정을 비롯한 정정정 자매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녀들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와, 오빠. 팔 만져봐도 돼요?”

“갑자기 석찬 오빠가 멸치로 보여.”

“야, 유소정! 멸치라니!"

“아하하. 그런데 주환 오빠 몸이 너무 좋잖아요.”

“저는 석찬 오빠가 더 좋아요. 그런데 솔직히 몸은 주환 오빠가 압승인 거 인정해야 됨.”

“쓰읍. 너희 일로 와!”

“꺄악!”

“아, 오빠아아아!”

이석찬이 임수정과 김미정의 목에 팔을 두르고 냅다 수영장에 띄어들었다. 풍덩, 찰진 소리와 함께 물이 거세게 튀어 오른다.

혼자 남은 유소정이 서주환의 뒤로 숨으며 물을 피했다. 물줄기가 가라앉고 그녀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묻는다.

“오빠. 만져봐도 돼요?”

“응? 어딜?”

서주환이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하복부 아래로 내리자 유소정이 빽 소리쳤다.

“그야 당연히 팔이죠!”

“당연히 나도 거기라고 생각했지.”

“와. 거짓말 뻔뻔한 거 봐.”

“아무려면 너만 하겠냐.”

“제가 뭘요?”

서주환은 말로 하지 않고 어깨만 으쓱였다.

유소정은 학과 내에서 남자들에게 제법 인기가 있는 편이다. B반 남자 한 명과 2학년에게도 벌써 고백을 한 번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고백을 모두 거절했고 공공연히 연애에 관심 없다며 말하곤 했다.

“우쒸. 왜 말을 하다 말아요!”

유소정은 짐짓 화를 내며 그의 팔을 붙잡았다.

서주환이 반사적으로 힘을 주자 그녀가 놀란 눈으로 팔을 만지작 거렸다.

“와아. 오빠 운동 열심히 했나 보다. 엄청 딱딱해.”

“다른 곳은 더 딱딱한데.”

“아, 뭐래! 변태!”

“푸흐흐. 누가? 나? 아니면 너?”

“히히. 둘 다요.”

유소정은 혀를 빼꼼 내밀며 웃었다.

버스 안에서 쥬지를 그렇게 만지작댔으니 숨길 것도 없었다.

“식스팩 멋있다.

유소정은 서주환의 몸이 재밌는지 팔 뿐만 아니라 가슴이나 배도 만지작거렸다.

그는 유소정의 손이 닿을 때마다 괜히 몸에 힘을 주었다.

흡! 최근에 운동을 다시 시작했더니 힘을 주면 복근이 제법 선명해진다. 그녀는 서주환의 몸을 만지면서 자기 배에도 손을 올리고 말했다.

“저도 복근 가지고 싶어요. 오빠처럼 왕자 말고 일자 복근.”

“그래? 어? 지금도 좀 있는 거 같은데?”

“헤헤. 사실 운동 좀 했어요. 오빠도 만져 볼래요? 흐압!”

“오! 운동 조금만 더 하면 선명해지겠다.”

서주환은 그리 말하면서 유소정의 배에 손을 올렸다. 그녀도 손을 피하지 않고 웃었다.

“라인이 좋네.”

가슴은 B컵이 살짝 안 되어 보였지만 대신 몸 선이 유려했다. 피부도 부드러워서 만지는 맛이 있었다.

‘물론 여기 기준에서지만.’

서주환이 만난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다들 몸매가 좋은 편이었다. 일단 운동으로 다져진 정소라와 임수희가 그렇고, 정하연도 옛날에 유도를 한 경력 때문인지 모델 같은 몸매를 자랑했다. 새삼 주변 여자들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그는 유소정의 배를 살살 쓰다듬다가 잘록한 허리를 손가락으로 매만졌다. 은근슬쩍 ‘성스러운 손길’을 활성화시켜서 그런지 유소정의 몸이 흠칫 움츠러들었다.

그러나 몸을 움츠린 것도 잠시, 유소정은 웃음을 터뜨렸다.

“아흐햐학! 오빠, 간지러워요!”

“이야, 너 몸 선이 진짜 예쁘다. 특히 허리가.”

서주환은 슬쩍 허리에 있던 손을 점점 위로 움직였다. 유소정은 손길을 거부하는 대신 그의 배를 함께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손이 가슴에 이르려는 순간이었다.

덥석! 덥석!

여러 개의 손이 서주환의 다리와 어깨 등을 잡고 확 당겼다.

“으억?!”

서주환의 몸이 뒤로 기울었고, 그대로 물에 빠졌다.

풍더엉!

철써어어억!

튀어오른 물줄기가 사방으로 뻗었다.

이내 물을 잔뜩 먹은 서주환이 급히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푸어억! 콜록! 야, 누구야! 나 물 먹었어! 콜록!”

서주환이 괴로워하고 있으니 그게 기쁜 세 명의 악마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하하학!”

“아하하! 오빠, 괜찮아요?”

“킥킥, 주환 오빠, 방심하면 안 되죠!”

“소정이 나이스! 연기 대박!”

서주환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야, 소정이도?

그가 위를 올려다보자 유소정이 빼꼼히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말한다.

“간다! 알아서 피해!”

“꺄아악! 야, 야 이 미친년아!”

유소정이 발을 구르더니 높게 점프해서 물에 뛰어들었다.

철써억!

사방으로 물보라가 피어올랐다.

이내 물 밑으로 가라앉았던 유소정이 올라오며 고개를 털었다.

“푸학! 아하하! 콜록, 아, 물 먹었어!”

“이 년아, 그러고도 물을 안 먹길 바래?!”

“유소정 일루 와!”

“죽었어, 진짜!”

“꺄아악! 미안해!”

정 쓰리 세 자매가 한 데 뒤엉켜 서로 누르고 눌리며 물에 빠트리고 난리가 났다.

“오, 재밌겠다. 미정아, 수정이랑 소정이 공격해!”

“네, 오빠!”

이석찬이 참전했다.

서주환은 쯔쯔 혀를 차며 그를 지켜보다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유치한데 존나 재밌어 보여!’

그는 원래 유치한 게 재밌는 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이제 보니 여자 세 명이 끼어 있어서 더욱 재밌어 보이는 듯했다.

비키니를 입은 여자 세 명과 물장구 치고 살을 부대끼며 놀아재끼다니.

회귀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나도 참전해야지.’

서주환은 조용히 잠수해서 살금살금 애들이 있는 곳으로 접근했다.

가까이 가니까 물 때문에 흐릿했던 광경이 점점 선명히 보인다.

‘여기가 천국이구나!’

씰룩씰룩 요동치는 엉덩이들이 장관이다. 당장 만지고 싶다. 그런데 갑자기 웬 불쾌한 궁둥이 하나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석찬 넌 좀 빠져!

서주환은 그 다리를 잡고 확 잡아당겼다.

“으어억?!”

“꺄악! 석찬 오빠!”

김미정이 당황하며 이석찬을 부른다.

그때 당하고 있던 유소정과 임수정이 김미정의 머리를 내리눌렀다.

꼬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김미정이 어푸어푸 물장구를 치며 아래로 가라앉았다.

“푸하하! 미정이 제대로 당했네!”

“서주환, 등짝을 보자!”

“미친놈이?! 푸허억!”

“아하하! 주환 오빠 공격해!”

“석찬 오빠도 같이 죽어욧!”

유소정과 임수정이 깔깔 웃음을 터뜨리며 서주환과 이석찬을 눌렀다.

“푸헉! 야, 방금 내가 너희들 도와줬잖아!?”

“그런 게 어딨어요!”

언제까지나 같은 편은 없다.

다섯 명은 틈만 나면 서로를 배신하며 누군가를 가라앉혔다.

“꺄아악~!”

“푸흐하하!”

웃고 떠드는 소리가 수영장 안을 가득 채웠다.

실컷 당해서 물을 먹어도 즐겁기만 했다.

‘이게 인싸들이 노는 방법인가?’

사실 인싸라기보단 이석찬이 노는 방법이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서주환은 친구들과 여행이란 걸 가본 적 없었기에 그저 이 순간이 즐거웠다.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인싸고 자시고 새삼스럽게 사람과 어울린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운 것이다.

‘기만자 녀석들, 여태 지들끼리만 이렇게 놀았단 말이야?’

…사실 아닐지도 모르겠다.

나쁜 녀석들!

괘씸한 녀석들!

부러운 녀석들!

하마터면 이런 즐거움도 모르고 발기부전 대머리 동정으로 죽어서 저승에 갈 뻔했다니!

“너희 일루 와!”

서주환은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있는 힘껏 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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