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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연참 했으니 수익이 좀 더 늘어나겠군요.
맛있는 펩시제로를 사서 먹어야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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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연재는 내일 피부과를 갖다 온 후 시간이 되면 써보겠습니다.
병원 다닌 후로 술을 한동안 안 마셨었는데 어제 한 병 마셨다고 바로 올라오네요. 개 같은 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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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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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시험 뒷풀이
서주환과 정하연은 새벽에 잤던 것이 무색하게도 이른 아침에 빨리 일어났다. 한 침대에서 일어난 둘은 멋쩍게 서로를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정하연은 괜히 그를 툭툭 치대며 핀잔을 줬다.
“웃기는.”
“너도 웃어놓고.”
“됐고, 배고프다. 밥 먹자.”
“어제 남은 걸로 대충 먹고 가자. 많이 먹으면 속 부대낀다.”
“응. 닭도리탕 맛있더라.”
둘은 밥을 먹던 중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단톡방에 메시지가 올라와 있었다.
- 이석찬: 님들 쏘리 어제 집에 오자마자 잠들고 새벽에 일어남
이건 새벽 4시에 온 메시지.
- 장덕훈: 죄송함다! 저도 낮에 잠들었다가 이제 일어났슴다…….
장덕훈은 30분 전에 톡을 보냈다.
서주환은 톡을 확인하고 잠시 생각하다가 글 하나를 올렸다.
- 나: 괜찮으니까 다들 빨리 학교 와. 아침에라도 공부해야지.
톡을 보낸 서주환은 빠르게 식기를 정리하며 말했다.
“우리가 먼저 가 있자.”
“왜?”
“너 우리 집에서 밤 샜다고 할래? 뭐 나는 상관없는데.”
“윽.”
“너도 적당히 톡 하나 보내놔.”
정하연도 재빨리 일어나서 식기를 정리하고 씻었다. 두 사람은 간단하게 세안과 양치만 한 후 빠르게 학교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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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환네 일행은 학과 강의실에 모여 시험시간 전 마지막 공부에 들어갔다. 특히 평소에 공부를 하지 않았는데 벼락치기까지 실패한 이석찬이 무섭게 집중했다.
“쭈환! 요약본 좀 빌려줘!”
“형이라고 불러봐 짜샤.”
“형!”
“오냐. 내 너에게 답안지를 하사한다.”
장난스럽게 한 말이지만 사실 반쯤은 정말 답안지라고 봐도 좋았다. 회귀 전 시험에 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들을 정리해놨기 때문이다.
곧 시험이 시간이 되고, 이석찬이 말했다.
“나 빼고 다 망해라!”
하지만 강의실을 가장 먼저 빠져나온 건 이석찬이었다.
*
서주환은 답안지를 빠르게 작성하고 강의실을 나왔다. 그는 나름 벼락치기를 통해 공부한 내용을 성실히 기입했지만, 점수에 큰 미련이 없어서 그런지 언제나 시험 치는 시간이 남들보다 빨랐다. 물론 오늘은 이석찬이 먼저 나왔지만 말이다.
서주환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석찬에게 낄낄대며 빈정거렸다.
“지 빼고 다 망하라더니 첫 빠따로 나가냐?”
“시꺼. 어차피 성적 별로 신경 안 씀. 그보다 오늘 술이나 빨자.”
“그래. 역시 시험 끝나면 달려야지.”
서주환도 담배를 입에 물며 대답했다. 그렇게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이려는 때였다.
이석찬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를 보며 불쑥 물었다.
“야, 너 어제 정하연이랑 같이 있었지?”
“쿨럭! 켁! 뭔 소리야? 하연이 걔 혼자 강의실에서…”
“개솔 니은. 너희 같이 학교 오는 거 봤음.”
“…쓰읍.”
다 봤다는데 더 모르는 체 할 수도 없었다. 서주환은 연기를 길게 뿜어내곤 고개를 끄덕였다.
“어제 하연이 혼자 와서 얘기 좀 했다.”
“몸으로 얘기했냐?”
“아니, 미친놈이세요?”
서주환은 황당해져서 이석찬을 바라봤다. 낄낄거리면서 놀리는 모습이 얄밉기 그지없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다가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말했다.
“이 새낀 지 누나한테 못하는 말이 없네.”
그 한 마디에 이석찬이 움찔하면서 굳었다. 놀란 표정이 아주 볼만 했다.
“정하연이 거기까지 얘기했음? 그런 거 말할 애가 아닌데? 뭐 결혼 약속이라도 함? 다시 사귐?”
“결혼은 지랄. 나 당분간 연애 할 생각 없어. 그냥 얘기 좀 했다니까. 어색한 거 풀려고.”
“허. 뭐 확실히 나아지긴 했는데. 이제 분위기 곱창내진 않겠네.”
“…전에는 좀 그랬냐?”
“말이라고 함? 이거 은혜를 모르는 새끼네. 하여간 찐따 두 새끼 때문에 내가 광대 짓하느라 주둥이 헐 뻔했다.”
그 말에 서주환은 머쓱해져서 눈꼬리를 긁적였다. 그도 사실은 이석찬이 중간에서 분위기가 어색해지지 않도록 고생한 걸 알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마냥 행실이 가볍고 얄미운 놈이었지만, 그건 이석찬이 티를 내지 않고 배려했기 때문이다.
“고맙다.”
“어우! 씨! 오글거리니까 담배나 피워.”
“이 새낀 고맙다고 해도 지랄이야.”
“그게 나임.”
이석찬이 다시 낄낄대며 웃었다.
서주환은 마주 웃다가 말했다.
“걱정 마. 어디 가서 떠들고 다니진 않을 테니까. 그래서 대놓고 말하는 거야.”
“그건 다행이네. 학기 초부터 그런 거 소문나면 귀찮거든. 운성그룹 회장 손자가 어쩌고 하는 순간 벌레들이 꼬여서.”
서주환은 슬쩍 이석찬을 보다가 픽 웃었다. 정하연의 꿈속에서 봤던 이석찬은 있는 집안만 다닌다는 사립고에서도 꽤 유명해 보였는데, 지금 말하는 걸 듣자하니 집안 때문에 꽤 고생을 한 듯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서주환은 툭 말했다.
“하연이가 운성그룹 이야기는 안 했는데.”
“…못 들은 걸로 해주셈.”
“오늘 술 네가 사냐?”
“너 돈 많잖아, 개새야.”
“어휴. 운성그룹 회장님의 손자님에 비하면 뭐 있겠습니까?”
“아오! 씹! 잘못 걸렸네!”
이석찬이 머리를 벅벅 긁었다. 하지만 이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그가 본 서주환은 재벌 친구라고 해서 태도가 변할 놈은 아니었으니까.
대신 이석찬은 떠오르는 게 있어 음흉하게 웃었다.
“야, 내가 오늘 제대로 쏠 테니까 만간에 펜션 콜? 섭외 다 해 놨다. 넌 몸만 오면 돼.”
서주환은 혀를 찼다. 하여간 이 새낀 미친놈이 분명했다. 자기 누나 전 남친에게 같이 여자를 끼고 놀자니.
“콜.”
그런 의미에서 서주환은 자신도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느새 유소정이 떠올라 있었다.
서주환의 긍정에 이석찬이 낄낄대며 어깨동무를 했다.
“새끼, 계속 빼더니.”
“그땐 헤어진 지 며칠 안 됐잖아, 인마.”
“지랄. 누가 보면 지금은 몇 달 지난 줄. 어쨌든 널 내 베스트 프렌드로 임명한다. 넌 역시 내 과임.”
이 새끼가 갑자기 욕을 하네.
둘은 한참 낄낄대다가 뒤늦게 나온 장덕훈에게 한심한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
시험이 끝난 후 당구를 치던 서주환 일행은 과톡방을 보고 머리를 붙잡았다.
“새 됐다. 이게 몇 명이냐…….”
“대충 서른 명은 될 것 같지 말입니다.”
“서주환 미친놈. 누가 이렇게 판 벌리래!”
“야, 억울해! 내가 벌린 게 아니라 애들이 들러붙은 거다?”
“주환 오빠 멍청이!”
“너구리 셧 업!”
“너굴…….”
“너 우리 지경이 왜 괴롭혀!”
“하연 언니 최고다!”
“아, 좀 다 닥쳐보셈 미친놈들아! 이거 다 꺼지라고 할 수도 없고. 아오!”
이석찬이 골치 아프다는 듯 소리 질렀다.
사건의 발단은 과톡방에서 시작 된 시험 얘기였다. 중간시험이 끝난 뒤 어떤 과목을 망쳤네 잘봤네 떠들던 학생들은 어느 순간 술 얘기로 넘어갔다. 그러다 서주환이 올린 이모티콘 하나가 말썽을 일으켰다.
- 나: (맥주잔과 치킨을 들고 신나하는 이모티콘)
- 박도희: 주환 오빠 오늘 술 마셔요?
- 나: ㅇㅇ시험 끝났는데 달려야지.
- 박도희: 와 저도 같이 마시면 안 돼요?
- 김수지: 저도 술 마시고 싶어요!
- 문지민: 저도저도! 우리 과 술 마시는 사람 너무 없어ㅠㅠ
- 박도희: 그럼 다 같이 모여서 마시는 거 어때요? 우리 엠티 때 빼면 한 번도 모인 적 없잖아요 아직도 안 친한 애들 너무 많아 힝 ;ㅅ;
- 박정대: 형 B반도 껴도 돼요?
- 전시우: 주환 형 석찬 형 B반도 껴주세요! 안 그래도 남자 적은데 한 번 뭉쳐야죠! 덕훈아 나도 애니 좋아한다!
- 장덕훈: 오 동지여!
출콘과 학생들은 저들끼리 떠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단체로 술을 마시자는 이야기로 확정됐다. 물론 모임의 주최자는 이모티콘을 올렸던 서주환이었다.
이석찬이 말했다.
“야, 이건 답이 없다. 난 빠짐.”
그 말을 시작으로 일행들은 릴레이 하듯 말했다.
“그럼 나도 빠질래. 지경아 우리끼리 마시자.”
“난 좋아, 언니.”
“저도 빠지겠습니다. 사람 너무 많슴다.”
“됐네, 그럼. 우리끼리 주환이 녀석 집에 모여서 마시자. 쟤는 애들 상대하라 하고. 야, 당구비는 내가 낼게. 잘 가라.”
서주환은 계산하고 떠나려는 이석찬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배신자 새꺄.”
“누구신지?”
“나 펜션 안 간다.”
“내 베프 쭈환, 술 마시러 어디 갈까? 애들 많으니까 좀 넓은 포차로 가야겠는데.”
이석찬을 포섭했다.
“덕훈아.”
“예, 형님.”
“시우더러 동지라면서?”
“오늘만 날이 아닌 것 같습니다.”
“너희 집 찾아가서 피규어 다 박살내버리기 전에 가자.”
“…예, 형님.”
장덕훈을 포섭했다.
“너굴아.”
“너굴?”
“같이 가자.”
“너구르르르.”
고개를 젓는 유지경. 서주환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귓가에 속삭였다.
“노예년아, 주인님 말이 우습냐?”
“뭐래, 누가 주인님이야.”
“주인님, 같이 놀아주세요.”
“오냐, 노예 자식!”
서주환은 노예가 되었다.
“하연아.”
“왜, 뭐.”
“잘 가. 혼자 집에서 마셔.”
“야! 나쁜 새꺄!”
찐따가 합류했다.
*
서른 명 가까이 되는 대인원을 수용하려면 미리 가서 예약을 걸어놔야 한다. 덕분에 서주환 일행은 당구도 치다 말고 낮부터 포차를 순회했다. 어떻게 된 게 낮인데도 불구하고 예약이 이미 다 찼다는 술집이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발품을 파니까 어떻게든 되긴 하더라. 끝내 예약을 하고, 약속시간이 되자 하나 둘씩 인원이 모여들었다.
“와아아! 시험 끝났다! 적셔!”
“적셔어어!”
“먹고 죽어!”
‘죽지 마, 시발. 니들 먹고 죽으면 시체는 내가 치워야 하잖아.’
내심 소리를 질러보지만 사실 그는 이미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시험이 끝난 스무 살의 절제력은 사춘기 남자들의 성욕과 반비례한다.
서주환은 어쩔 수 없이 주량을 조절해야 했다.
포차 안에서는 어느덧 술 게임이 벌어졌다.
“신이난다! 재미난다! 더 게임 오브 데스!”
술이 약한 학생들은 이미 얼굴이 빨개졌다.
“아파트~ 아파트! 이십 오 층!”
그래도 아직은 주량을 넘긴 사람이 없어 보였다.
“공공칠!”
“빵!”
그 순간 ‘으악!’ 하고 손을 올리는 동작과 함께 ‘쨍그랑!’하는 소리가 울렸다. 손을 맞고 튕겨나간 술잔이 깨진 것이다.
서주환은 깜짝 놀란 애들을 진정시키며 말했다.
“야, 얘들아 그거 그냥 둬. 손 다친다. 내가 치울게.”
“으아아. 오빠, 죄송해요!”
“죄송해요, 형.”
“됐어, 괜찮으니까 앉아있어. 다친 사람 없지?”
“넵.”
서주환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빗자루를 가져와 깨진 술잔을 치웠다. 이게 지금 과대를 하는 건지 보모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술자리라고 무조건 재밌진 않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그때 옆으로 이석찬이 다가와서 같이 깨진 술잔과 널브러진 병을 치웠다. 웬일로 이런 걸 도와주나 싶어 쳐다보니까 이석찬이 씩 웃었다.
“야, 치우고 잠깐 담배나 한 대 피우자.”
“좋지. 안 그래도 담배 마려웠다.”
“한 대 피우면서 소개시켜 줄 애들 있음.”
“누군데?”
“우리 펜션 같이 갈 애들. 두 명은 여기 있거든.”
그 말에 서주환은 무심코 테이블 쪽을 훑어봤다. 일단 테이블에는 유소정이 있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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