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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페티시가 보여-133화 (13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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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2편이지만 분량은 3편...!

연참의 여파로 오늘 정시연재가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정시에 올라가지 않는다면 다음날 정오까지 올라가는 걸로 알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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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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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합니다 :D

교접몽(交接夢)

입술을 맞부딪친 두 사람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서로를 바라봤다. 사실 키스라기보다는 박치기에 가까웠던지라 얼얼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둘 중 누구도 그를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이내 당황한 정하연이 허둥지둥하며 고개를 뒤로 물렸다.

“미, 미안!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책상에 걸려서…!”

서주환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쓰게 웃으며 이름을 불렀다.

“…하연아.”

“어, 어?”

“이리 와.”

“응? 뭐, 뭘… 앗?”

그는 손을 뻗어서 정하연의 목을 끌어당겼다. 그리고 자연스레 딸려온 그녀의 입술에 다시 입을 맞추었다.

“읍? 우읍!”

조금 전보다도 더욱 크게 뜨인 두 눈에 당혹스러움을 비롯한 온갖 감정이 머무르는 게 선명하다. 정하연이 손을 뻗어서 그의 몸을 밀어내려했다.

서주환은 그녀를 놔주지 않고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겹친 입술을 지분거리다가 혀를 내밀었다. 움찔. 보이지 않음에도 그녀가 잔뜩 당황하고 있는 게 전해져 온다. 하지만 집요하게 키스를 이어가자 입술 사이로 아주 작은 틈새가 생겼다.

쪼옥. 아… 하… 으움…….

귓가로 정하연의 옅은 숨소리가 들렸다. 단지 숨소리였건만 그녀의 복잡한 심경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열린 입술을 비집고 들어간 혀는 결국 얽히고 말았다. 망설였던 마음과는 달리 너무나 익숙하게, 제 짝을 만난 것처럼 살덩이와 타액이 섞인다.

서주환은 이내 눈을 뜨고 입술을 떼어냈다. 하얀 피부 위로 선명한 홍조를 띤 그녀가 흔들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하연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가 따라서 일어나자 그녀가 눈을 날카롭게 뜨고 노려보며 말한다.

“방금 건 없던 일로 해. 나도 실수한 거니까 그냥 넘어갈게.”

“…….”

“…나 이제 가볼게.”

정하연은 바닥에 흩어진 프린트 물을 쓸어 담듯이 넣고 가방을 둘러맸다. 그리곤 곧장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서주환은 나가려는 그녀의 손을 붙들었다. 그에 정하연이 휙 돌아보며 소리 치려한다.

“너…!”

그는 다시 정하연을 끌어당기고 입술을 맞췄다. 이번엔 혀를 넣지 않고 가볍게 입술만 찍은 후 떼어냈다. 대신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녀를 품안에 꼭 끌어안았다. 그대로 등을 천천히 쓸면서 토닥였다.

정하연은 딱딱하게 굳어 있다가 서주환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그녀가 들릴 듯 말 듯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나 어떻게 보려고 그래…….”

티 내지 않으려는 듯했지만 목소리가 잘게 떨려 나왔다. 사귀는 동안 깊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그녀의 표정이나 몸짓, 목소리를 더욱 확실히 구분할 수 있었다.

“친구로 지내기로 했잖아. 응? 아직 안 늦었으니까…….”

서주환은 작게 숨을 내쉬었다. 안 늦었다는 말이 우습고 안타까웠다. 이미 한참 늦었다. 이대로 품에서 내보낸다면 그녀는 내일부터 다시 가면을 쓰고 그를 대할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척, 평범한 친구인 척하며 어색함을 감추려고 애쓸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다면 나중에는 정말로 어색함 없이 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혼자 마음고생을 할 게 훤히 보였다.

서주환은 품에 안은 정하연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날 아직도 좋아하나?’

좋아하는 감정이 남았기에 어색함이 함께 남은 것일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셀 수 없이 몸을 섞은 전 남자친구를 대하는 게 어색한 건 당연했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적어도 자신은 이대로 그녀를 돌려보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하연아.”

“…응.”

“우리 친구할까?”

“…아까부터 그러자고 했잖아. 잘 생각했어. 이제 놔줘.”

서주환은 그녀를 번쩍 들었다.

“꺅? 야, 야 무… 친구 하자면서?!”

“친구하려고 그러는 거야.”

“뭔 개소리야!”

발버둥치는 정하연을 침대에 눕혔다. 서주환은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가서 지그시 눈을 응시했다. 집요한 시선에 그녀가 눈을 돌렸다.

그는 여전히 정하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연아, 그냥 돌아가면 정말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어?”

“…….”

“난 그렇게 못해. 갑자기 입 맞춰서? 그거 때문 아니야.”

키스를 하기 전에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실은 그도 친구들과 있을 때는 괜찮은 줄 알았다. 그녀가 원하는 대로 다시 친구 사이가 되었다고 믿었다.

한데, 둘만 함께 있으니 확연히 달라진 태도가 드러났다. 어색함 맴도는 공기와 무겁게 깔린 침묵. 말 수는 줄어들고, 눈치를 보다가, 원할 때 집에 가지도 못한 채, 친구로서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의식하며 서로를 대한다.

그게 진짜 친구인가? 조금 전의 해프닝이 문제가 아니었다.

“네가 혼자 힘들어할 게 뻔히 보이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대해.”

알기 전이었다면 모를까, 지금은 정하연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그 혼자만 일방적으로 말이다.

그때 눈을 피하고 있던 정하연이 시선을 맞췄다. 그녀가 눈을 치뜨며 노려봤다. 무섭게 힘을 준 눈이었으나, 마치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가시를 세우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래서, 다시 사귀어? 또 헤어지면 어쩌려고? 아예 모르는 척 연 끊어버릴까?”

서주환은 고개를 저었다.

“다시 사귀자는 말 아니야.”

“그럼 뭘 어쩌자고… 야, 야! 미친놈아, 갑자기 왜 벗겨!”

서주환은 그녀의 상의를 위로 올리고 등 뒤로 손을 넘겨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정하연이 몸을 버둥댔지만, 그간 여자 옷 벗긴 게 몇 번인가. 그는 능숙하게 브래지어를 빼내고 자신의 상의도 벗어던졌다.

이게 정답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났다. 이미 멈출 때는 지났음에 더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서주환은 새빨개진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는 정하연을 보며 씩 웃었다.

“일단 할까?”

정하연이 발작했다.

“또라이 새끼가! 뭘 당연하다는 듯이 할까야!”

“나 또라인 거 이제 알았어?”

“미친 새끼! 이거 안 놔?!”

서주환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상의를 마저 벗기려 했다. 하지만 발버둥 치는 통에 벗기기가 쉽지 않았다. 이내 그는 벗기는 걸 포기하고 아예 반쯤 걷어 올린 상의 안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하얀 봉우리가 보이는 순간, 정하연의 기겁하는 소리가 들렸다.

“히익?! 너, 너 안 나와? 나와!”

“오랜만에 본다.”

“뭘 태평하게… 흐읏?!”

서주환은 손으로 가슴을 잡고 분홍색 예쁜 꼭지를 입에 머금었다. 혀로 유륜을 주위를 훑으면서 밑 가슴을 잡고 쓸어 올리듯 부드럽게 주물렀다.

“아…! 흐윽?! 미친놈아, 나오라고…!”

정하연은 툭 불거져 나온 자신의 옷을 향해 손을 마구 휘둘렀다. 주먹이 서주환의 머리통을 마구 때렸지만, 정작 주먹을 맞은 그는 가볍게 웃었다. 별로 힘이 실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이내 머리를 때리던 손이 멈췄다. 정하연도 어차피 이제 와서 그만둔다고 해봤자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서주환은 고개를 빼꼼 내밀고 물었다.

“다 때렸어?”

그 질문에 해탈한 얼굴을 하고 있던 정하연이 쌍심지를 켰다.

“미친 새끼. 끝나고 다시 때릴 거야.”

“허락한 거지?”

“…진짜 관절 다 꺾어버리기 전에 닥쳐라.”

“푸하하.”

“왜 웃고 지랄이야?”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오랜만에 들어서.”

“…미친놈.”

화가 나서 그런 건지 당황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정하연의 욕설 섞인 말투가 기꺼웠다.

서주환이 빙글빙글 웃고 있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내 정하연이 그의 가슴팍을 툭툭 때리며 말했다.

“비켜봐. 하더라도 좀 씻고… 나 안 씻었어.”

“괜찮아.”

“뭐가 괜찮아! 내가 안 괜찮… 흑! 씨, 씻고 하자고, 미친놈아! 안 도망 간다니까앗!”

“하연이 네 냄새나서 좋아.”

“변태 새끼가! 아흑!”

서주환은 그녀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었다. 팬티 위로 도톰하게 갈라진 틈을 만지면서 얼굴은 그녀의 목 안쪽에 파묻었다.

‘스킬은 쓰지 말자.’

아이템도 스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별로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런 게 없더라도 그는 정하연의 성감대와 약한 부분을 훤히 꿰고 있었다. 사귈 적 수십, 수백 번을 섞은 몸이 아니던가. 얼마나 미친 듯이 해댔던지 그녀는 없던 페티시가 생긴 것은 물론 고유 성감대가 몇 개나 추가 됐었다. 솔직히 조교는 유지경이 아니라 정하연이 더 많이 당한 걸지도 몰랐다.

“아, 으응! 흣!”

“목소리 듣기 좋다.”

“닥치라고, 쪼옴…!”

서주환은 그녀를 애무하면서 마저 옷을 벗겼다. 상의를 벗기고, 바지에 이어 팬티까지 내리자 수도 없이 봤던 하얀 나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몇 번이고 봤지만 여전히 예쁜 몸이었다.

정하연이 숨을 몰아쉬다가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말했다.

“야, 불 꺼줘.”

오랜만에 하려니까 새삼스럽게 부끄러운 모양.

서주환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싫은데?”

“개새끼.”

“음. 아니라곤 못 말하겠다. 그냥 개새끼 하지 뭐.”

쓰레기도 하기로 한 마당에 개새끼가 문제겠는가.

서주환은 어깨를 으쓱이곤 자신의 바지와 속옷도 모두 벗어던졌다. 이미 빳빳하게 일어서 있던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하연은 오랜만에 보는 자지에 작게 숨을 들이켰다. 크기에 놀라서는 아니다. 이미 몇 번이고 몸 안에 들였던 것인데 이제 와서 그걸로 놀라지는 않는다. 다만 보기만 해도 그 당시의 느낌이 떠오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가 귀두 끝을 갈라진 틈새에 갖다 댔다. 곧 들어올 물건을 느끼며 정하연은 서주환을 불렀다.

“야, 서주환.”

“듣고 있어. 말해.”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내일부터 나 볼 자신 있냐고.”

“이제 와서? 여기서 안 하는 게 더 어색할 것 같은데.”

“…….”

“하연이 너는? 후회할 것 같으면 지금 말해. 그만 둘 테니까.”

정하연은 입가를 우물거리다가 욕설을 내뱉었다.

“개새끼. 빨리 박아.”

쯔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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