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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분량 대방출!
적당히 끊고 비축분을 준비할까도 했지만... 역시 답답한 구간은 빠르게 넘겨야 제 맛이죠.
사실 아싸니 인싸니 구분 짓는 건 다 장난식으로 하는 말이지 진지하게 들어가면 유치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싸라서 하는 말입니다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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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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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만 부탁드려요 :D
교접몽(交接夢)
전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떠오른 시스템 메시지.
서주환은 바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잠시 메시지를 바라봤다.
[정하연의 꿈속으로 들어가시겠습니까?]
[Y/N]
메시지가 나타난 이유는 일전에 얻은 ‘교접몽(交接夢)’이란 아이템 때문이었다. 이름으로 예상컨대 꿈속에 들어가 교접, 즉 다른 말로는 성교를 하는 용도의 아이템이 분명했다.
‘하연이랑 꿈속에서… 으음.’
서주환은 책상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 정하연을 바라봤다. 그녀는 여전히 예뻤지만, 눈 밑에 다크써클이 진하게 내려온 데다 피부도 조금 상해 있었다. 원래도 다소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하얬던 피부였는데 피로까지 곁들여지니까 얼핏 환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떠오르는 게 있어 스킬창을 열었다.
<스킬>
1. 페로몬(Rank: B)
2. 성스러운 손길(Rank: B)
3. 성스러운 씨주머니(Rank: B)
아직 세 가지 스킬 모두 B랭크다. 스킬의 모자람을 전혀 느끼지 않았기에 루시가 3레벨이 된 후에도 랭크를 올리지 않은 상태였다.
‘여분 포인트를 넉넉하게 모은 다음 올리려고 했는데.’
사실 모아둔 포인트만 해도 이미 20만 LP에 가깝다. 다만 갈수록 포인트를 소모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라 목표를 높게 잡았었다.
서주환은 단번에 포인트를 사용했다.
[12,000LP를 사용했습니다.]
[스킬, 페로몬의 랭크가 B+로 상승합니다.]
[스킬, 성스러운 손길의 랭크가 B+로 상승합니다.]
[스킬, 성스러운 씨주머니의 랭크가 B+로 상승합니다.]
랭크가 오른 스킬의 설명창을 열었다.
【페로몬(Rank: B+)】
▶ 효과1: 보다 쉽게 호감을 살 수 있는 매력적인 향기를 발산한다.
▶ 효과2: 페로몬을 맡은 이성의 생리, 흥분 작용을 일시적으로 소폭 높인다.
▶ 효과3: 하루에 한 번, 3초간 상대가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몸에 두를 수 있다.
2. 【성스러운 손길(Rank: B+)】
▶ 효과1: 손으로 대상을 만지면 약간의 흥분도를 올릴 수 있다. 접촉 시간과 만지는 부위에 따라 흥분도가 증가한다.
▶ 효과2: 중급 마사지사의 효과를 발휘한다.
▶ 효과3: 하급 치유의 손길을 사용할 수 있다.
※ 스킬의 등급 외에도 상대방이 본인에게 가진 호감도에 따라 흥분도의 한계선과 치유의 효과가 달라진다.
3. 【성스러운 씨주머니(Rank: B+)】
▶ 효과1: 정력이 증가한다.
▶ 효과2: 정액이 과일처럼 달콤해진다.
▶ 효과3: 열 가지 성병에 면역을 갖는다(곤지름, 헤르페스, 매독, 에이즈, 요도염, 사면발니, 임질, 클라미디아, B형 간염, 치질).
▶ 효과4: 대상의 체내로 정액을 주입하여 일시적으로 체력과 매력을 상승시킨다.
서주환은 달라진 스킬의 효과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사실 랭크업의 목적은 ‘성스러운 손길’의 마사지와 치유 효과를 강화하는 것이었는데, 부가적으로 얻은 ‘성스러운 씨주머니’의 효과도 목적과 부합했다.
서주환은 아직도 떠올라 있는 메시지를 바라보다가 속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저절로 눈이 감기며 귓가로 루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하연의 꿈속으로 진입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주인님.]
‘…이건 섹스가 아니라 하연이 피로 풀어주려고 가는 거야.’
[그러시겠지요.]
어쩐지 루시가 비웃은 것 같다면 착각일까.
그러고 보니 꿈속에서도 스킬의 효과가 적용될지 모르겠다.
*
띠링.
[정하연의 꿈속으로 들어왔습니다.]
나는 귓가를 울리는 목소리에 눈을 번쩍 떴다. 그러자 어딘가 낯설면서도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내 주변으로는 수십 개의 책걸상이 있었고 정면에는 커다란 녹색 칠판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들도 수십이었는데, 조금씩 차이가 있었지만 모두 통일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교복?’
내가 있는 곳은 교실이었다. 물론 그 사실은 눈을 뜨자마자 알아챘지만, 교실과 교복이 어렸을 적 다니던 학교와는 무척 달라서 낯설었다.
‘아, 여기 꿈속이지.’
몽롱한 느낌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는데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 교실은 정하연이 고등학생 다니던 학교인 듯했다. 한데, 어쩐지 교복이 눈에 익었다.
그러다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번뜩 깨달았다.
“어? 그럼 하연이도 교복 입고 있나?”
그럴 게 분명하다. 나는 순간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정하연의 교복 차림은 회귀 전에도 보지 못한 모습이다.
그런데 순간 뒤에서 욕설이 날아들었다.
“이 미친놈이 질문에 대답은 안 하고 뭐라는 거야?”
“하여간 서주환 이 자식 정신 또 빠졌네. 넌 눈앞에 있는 것도 못 봄?”
고개를 돌리자 현실보다 훨씬 앳된 모습의 정하연과 이석찬이 보였다. 예상대로 교복 차림이었다.
“워어…….”
그 모습에 나는 참지 못하고 감탄을 흘렸다. 하연이의 교복 차림이라니!
‘아니, 잠깐만. 이거 이 상태에서 떡 치면 범죄 아닌가? 아니, 아니지. 나는 떡 치러 온 게 아니라 마사지 해주러 온 거잖아. 그런데 다 벗고 해야 효과가 좋을 텐데?’
머릿속에 개소리의 향연이 몰아치는 순간, 정하연이 한심하다는 듯 나를 보며 말했다. 어딘가 현실보다 훨씬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이었다.
“내 말 들었어?”
좀 싸늘한 어투지만 대하는 태도를 보아하니 나는 꿈속에서도 정하현의 친구인 모양이었다.
나는 눈꼬리를 긁적이며 되물었다.
“아, 미안. 뭐라고 했었지?”
“야, 진짜. 너는 대학 갈 거냐고 물어봤잖아.”
“대학?”
나는 눈을 끔뻑이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갑자기 웬 대학 얘기인가 했더니 교실 뒤쪽으로 3-7 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수험생이었구나.
“가긴 해야지.”
“그, 그래? 역시 대학은 가야 하나?”
내 대답에 정하연이 눈에 띄게 당황했다. 반면 현실보다 훨씬 양아치처럼 생긴 이석찬은 입을 찢어져라 벌리며 하품을 하는 중이었다.
새끼, 피어싱에 머리까지 노랗게 물들이고 고딩 때 완전 쌩양아치였구만.
나는 여전히 당황하고 있는 정하연에게 질문했다.
“하연이 너는 대학 안 가려고?”
“어… 난 바로 일부터 할 생각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정하연은 일을 하다가 늦게 입학 한 케이스였다.
그때 하품을 하던 이석찬이 별 거 아닌 것처럼 말했다.
“흐암. 그럼 나도 안 가야겠다.”
“뭐? 야, 내가 안 간다고 너도 안 가냐?”
“뭐래, 찐따야. 난 귀찮아서 안 가는 거임.”
“누가 찐따야!”
“님이요, 님.”
“이게!”
정하연이 이석찬한테 손을 뻗고, 이석찬은 익숙한 듯 그 손을 피해 달아났다.
나는 자주 보던 광경에 픽 웃어버렸다. 이때도 지금이랑 별로 다를 건 없었구나.
“이씨. 야, 서주환. 너는 왜 웃어?”
갑자기 타깃이 나로 바뀌었다. 나는 살벌하게 노려보는 눈빛에 입을 닥쳤다. 뭔가 고등학생 시절의 정하연은 스물 세 살의 정하연보다 성격이 더러워보였다.
나는 대꾸하는 대신 역으로 질문했다.
“하연이 넌 왜 대학 안 가려고 하는 건데?”
“나? 나는 뭐… 그냥 빨리 독립하고 싶어서 그렇지.”
“독립? 스무 살 되고 바로하게? 왜?”
정하연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저번에 말해줬잖아. 빨리 집 나오고 싶다니까.”
안 말해줬는데요. 조금 억울했지만 사소한 건 넘어가기로 했다.
“그건 대학 가서 자취하면 되잖아?”
“당장 자취할 돈이 어디 있어? 자취할 돈도 일단 일해서 벌어야지.”
뭔가 정하연다운 말이었다. 확실히 자취를 하면 돈이 많이 깨진다.
“그럼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가면?”
“대학 등록금은 그냥 나오냐?”
나는 재차 고개를 끄덕였다. 자취비는 몰라도 등록금은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어려운 듯했다. 아무래도 하연이네 가정형편이 별로 안 좋은 걸까. 시험 성적에 집착하는 이유도 장학금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정하연이 결국 나중에 대학에 입학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잠시 눈꼬리를 긁적이다가 말했다.
“사실 대학을 꼭 갈 필요는 없지. 그런데 하연이 너 대학 가기 싫은 건 아니잖아?”
“그건… 응. 대학은 가보고 싶어. 엄마가 갔으면 좋겠다고도 했고.”
“그럼 됐네.”
“뭐가?”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어차피 여긴 꿈속이고, 현실에선 이미 함께 대학을 다니는 중이었지만, 고등학생 시절의 정하연을 안심시켜주고 싶었다.
“돈 모아서 나중에 대학 가.”
“…그럼 아는 사람 없을 텐데. 너랑 이석찬도.”
음. 말하는 걸 보니 친구가 없었다는 게 사실인 듯했다. 이런 외모면 친구 없기도 힘들 텐데 왜 없었던 걸까.
나는 일단 울적해진 정하연에게 말해주었다.
“괜찮아. 난 입학 하고 바로 휴학 할 거거든.”
“진짜? 아, 그런데 1년 만에 자취비랑 학비를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
“1년이라고 안 했는데? 군대까지 갔다 오면 3년이야.”
“아… 군대. 그래, 3년이면 같이 다닐 수 있겠다.”
정하연이 갑자기 환하게 웃었다. 친구랑 학교를 같이 다닐 수 있다는 게 그렇게 좋은 걸까.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나 대안 대학교로 갈 거니까 잊지 말고 거기로 와.”
“응!”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이 19살이라는 나이에 무척 어울렸다. 사귈 때도 보지 못한 표정이 귀여워서 참지 못한 웃음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푸흐… 어?”
나는 웃음을 흘리다가 당황해서 눈을 비볐다. 갑자기 풍경이 이지러지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바뀌었기 때문이다.
쏴아아아-
비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빗줄기가 거셌다. 순간 우르릉-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천둥번개가 하늘을 수놓았다.
나는 처음 보는 장소에서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복장도 교복과는 달라져 있었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어 손을 바라보니까 조금 전보다 몸이 축소된 상태였다. 19살 때보다 더 어려졌다는 뜻이다. 이 정도면 중학생? 아니, 17살 정도인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꿈이라서 그런가? 시간이랑 공간이 맘 대로네.’
나는 일단 움직였다. 빗줄기가 워낙 거세서 우산을 들고 있었음에도 옷이 점점 젖었기 때문이다. 얼른 눈앞에 보이는 건물 지붕 밑으로 몸을 피했다.
건물 밑에는 날카로운 눈매의 중년 남성이 어두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중년 남성은 세상의 모든 시름을 짊어진 듯 안색이 무거웠는데, 그 와중에도 잘생긴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굳이 남자 얼굴을 보고 잘생겼다고 생각한 이유는 그 생김새가 어쩐지 익숙했기 때문이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일 텐데도 말이다.
그렇게 관찰하듯 바라보고 있으니 돌연 중년 남성이 씁쓸하게 웃으며 내게 말을 걸었다.
“네가 서주환이구나.”
“저를 아세요?”
“하연이 친구라서 알고 있단다. 하연이 보러 왔니?”
“…네.”
나는 질문에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 아무리 봐도 이 건물이 정하연을 볼 만한 장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 와줘서 고맙구나. 아저씨가 안내해줄 테니 따라오렴.”
“고맙습니다.”
나는 예의바르게 대답했지만 얼굴은 다소 굳어 있었다. 지금 들어가는 건물이 병원에 부속되어 있는 장례식장이기 때문이다.
‘하연이는 아니야.’
죽은 게 정하연일 리는 없다. 그녀는 현 시간대에도 멀쩡히 살아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죽은 사람은 그녀의 지인이거나… 가족일 확률이 높았다.
그렇게 지하까지 내려가 문 앞에 다다랐을 때였다. 중년 남성이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는 이 안으로 못 들어간다. 사실 여기도 오면 안 되는데… 가서 하연이 옆에 있어주렴.”
왜 안 된다는 걸까. 그리고 이 남자는 누구일까.
나는 어쩐지 이 남자가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석찬이 녀석이랑 닮았어. 그런데 눈매는…….’
나는 마른 침을 삼킨 후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이 남자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보다는 안으로 들어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끼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텅 비어 있는 공간이 보였다. 음식과 술은 넉넉했으나 정작 사람이 몇 없어서 더욱 외로운 느낌이 났다. 그나마 아줌마들 몇이 저들끼리 떠들고 있지 않았더라면 공기가 더욱 무거웠을 터였다.
“하연이네 엄마는 어쩌다 갔대요?”
“암이었다나 봐요.”
“아이고, 저 어린 것을 두고… 그런데 사람은 왜 이렇게 없는지. 상주를 어찌 저 어린애가 보고 있대요. 옆에 있는 건 장 씨 아줌마고.”
“내가 듣자하니 하연네 엄마가 혼자 자랐대요. 그… 보육원을 나왔다던데.”
“보육원?”
“고아요.”
“아이고…….”
“그래서 친인척도 없고 지인도 몇 없는가 봐요. 공장에서도 일만 했잖아요. 어찌된 게 남편도 없어서 혼자 하연이를 키웠다는데.”
“어머. 그럼 앞으로 하연이는 어떡한데?”
“그러니까요.”
나는 저들끼리 떠들고 있는 아줌마들을 노려봤다. 목소리라도 줄이고 떠들던가. 이럴 거라면 차라리 말 한 마디 없이 적막한 게 나았다.
이내 나와 눈이 마주친 아줌마들은 흠칫 놀라더니 갑자기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없었던 것처럼. 꿈이라서 그런지 어떤 현상에 두서가 없었다.
나는 어쩐지 뻑뻑해지려는 눈가를 매만졌다.
‘하연이네 엄마가 돌아가셨었구나. 혼자 살았던 건가? 그럼 아까 그 남자는…….’
쉽게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눈매가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정하연의 아버지인 모양이다. 문제는 이석찬과도 매우 닮았다는 사실인데, 그 이유 또한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남매처럼 친한 게 아니라 그냥 남매였어.’
고개를 한 차례 턴 나는 문지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머릿속에는 여러 의문들이 남아 있었다.
그 남자가 정하연의 아버지라면 어째서 상주 자리에 있지 않은지. 가정 때문에 그렇다면 어째서 이 곳까지 왔는지. 정하연과 이석찬은 어떻게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지. 현실에서는 정하연이 지금 아버지와 어떤 관계인지.
상념이 들었으나 사실 거기까지는 내가 알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이곳은 꿈이기에 현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었으니까.
다만 나는 지금 이곳에 내가 있는 이유를 찾았다. 정하연의 꿈속, 이 시간, 이 장소에 내가 나온 이유는 그녀가 원해서일 것이다. 꿈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정하연이다.
나는 천천히 안쪽으로 걸어가 문이 열린 방을 들여다보았다. 검정 일색의 옷을 입은 사람 두 명이 보였다. 한 명은 조금 전 수다스런 여자들이 말한 장 씨 아줌마인 듯했고, 다른 한 명은 넋이 나간 표정을 하고 있는 정하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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