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125화 (12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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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제가 언제나 연참을 실패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머리랑 손은 저 밑에 있는데 눈만 더럽게 높아진 게 문제지요.

스스로와 타협을 가장 많이 하는 직업군을 꼽는다면 글쟁이가 순위권 상위에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아 연참 마렵다.

어제 오늘 지운 대충 내 2만자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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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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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너구리는

채찍을 휘두른 서주환은 내심 기겁했다.

‘미친, 깜짝 놀랐네. 이거 왜 이렇게 세?’

적당히 휘둘렀는데 파공음과 함께 철써억! 하는 소리가 찰지게 울려 퍼졌다. 덕분에 스스로 휘둘러 놓고도 깜짝 놀랐다.

‘사람이 맞은 게 아니라서 그런가?’

아니면 효과음이나 위력은 그대로인데 피가학자가 받는 고통만 줄어드는 걸지도 모른다.

서주환은 이내 고개를 털었다. 아이템의 메커니즘이야 어쨌건 간에 중요한 건 공포 분위기가 단번에 조성되었다는 사실이다.

“딸꾹. 히끅.”

유지경이 딸꾹질을 해댔다. 앞서 얘기를 해두었다지만 역시 눈앞에서 채찍이 날아드니 놀란 것이다.

서주환은 그녀가 더 겁먹지 않도록 손목을 한 번 털었다. 이 상황이 모두 연기라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 미리 정해놓은 제스처였다.

신호를 본 유지경의 안색이 안정되어간다. 놀란 마음에 나왔던 딸꾹질도 멈췄다. 진정한 유지경이 그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주, 주인님.”

어지간히 놀랐었는지 아직도 말이 떨렸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손목을 털어주자 알겠다는 듯 살짝 고개를 끄덕인다.

서주환은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했다.

‘말은 많이 하지 말자.’

당하는 입장에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어설프게 입을 열었다간 기껏 잡은 분위기마저 깨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말을 아끼고 표정과 행동으로 분위기를 잡을 생각이었다.

서주환은 최대한 얼굴에서 힘을 풀고 유지경을 위에서 깔아봤다. 기본적으로 그는 자신의 무표정한 얼굴이 꽤 싸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주의하며 한 마디를 뗐다.

“일어나.”

단어는 짧게, 어조는 단호하게.

유지경이 움찔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낯선 분위기 때문인지 자세가 엉거주춤하다. 그는 턱짓으로 그녀의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벗어.”

“으, 응.”

“반말?”

“앗.”

서주환이 채찍을 휘둘렀다. 가죽 채찍이 유지경의 허벅지를 향해 날아든다.

짜악!

“꺅? 아파… 으응?”

깜짝 놀란 유지경이 채찍에 맞은 허벅지를 부여잡다가 의문어린 소리를 냈다. 고통이 별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아프지 않다는 걸 확인했음에도 신기할 수밖에 없으리라. 분명 허벅지에는 붉은 자국이 선명했으니까.

서주환이 내심 안도하며 말했다.

“노예가 건방지게 반말을 해?”

“죄, 죄송합니다, 주인님.”

“다시 말할게. 벗어.”

“네, 주인님.”

유지경도 적응을 한 듯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 속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까만 브래지어가 툭 떨어지고, 가터벨트의 벨트 부분이 끌러진다. 이어서 팬티가 내려가며 유지경의 나체가 음모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스타킹을 벗으려 하는 순간이었다.

서주환이 얼른 말했다.

“아, 스타킹은 벗지 마.”

“네?”

유지경이 눈을 깜빡이다가 황당하다는 시선으로 그를 올려다봤다. 변태를 보는 눈길이다.

서주환은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짜아악!

“앗, 따가!”

채찍은 피가학자가 원하는 만큼의 고통은 준다. 이번에는 조금 따갑기를 바랐던 모양이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아니, 뭔 스타킹을…”

짜아악!

“아야! 아, 알겠어!”

“반말하지 마라.”

짜악!

“아, 알았어요, 주인님.”

“쯧. 버릇없는 너구리 같으니.”

스타킹을 사수했다.

서주환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체가 된 유지경의 몸을 훑었다.

적당한 크기의 가슴과 살이 빠져 제법 잘록한 허리. 그 밑으로는 타고난 골반과 통통한 허벅지가 이어졌다. 그러나 마지막에 역시 방점을 찍는 것은 검정색 실크 스타킹이다.

그런 자신을 바라보는 유지경이 눈길이 무척 건방졌지만, 그는 넓은 아량으로 못 본 척 넘어갔다. 대신 가슴과 음부를 가린 발칙한 손을 치우기로 했다.

“손 치워.”

“주, 주인님, 부끄러워요.”

이미 볼 거 다 본 사이였음에도 유지경은 정말로 부끄러운 듯 빨개진 얼굴이었다. 아무래도 분위기 때문인 듯했다. 이렇게 관찰하듯이 바라본 적은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봐줄 생각은 없다. 그는 상황에 점점 몰입하며 채찍을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말라고 했지?”

“…네.”

“손은 뒤로.”

유지경이 손을 치우고 뒷짐을 졌다. 그에 가려져 있던 유두와 음모가 드러난다. 분홍빛 예쁜 젖꼭지와 숱이 적당한 보지털이었다.

서주환이 손가락을 까딱였다.

“이리 와서 꿇어.”

“네, 주인님.”

유지경은 이제 별다른 말대꾸 없이 명령을 따랐다. 부끄러운 건지, 흥분한 건지 여전히 얼굴이 붉었다.

서주환은 한껏 발기한 자지를 유지경의 눈앞에 들이밀며 말했다.

“입 벌려.”

“…아아~.”

꿇어앉은 유지경이 입을 벌린다. 그 안으로 귀두부터 천천히 자지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반 이상을 집어넣자, 욱욱 숨 막힌 소리가 새어나왔다.

“참아.”

한 마디와 함께 허리를 조금씩 더 전진시켰다.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어.’

자지가 커진 이후, 단 한 번도 뿌리까지 펠라치오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길이는 물론 두께와 강직도까지 평균을 넘는 자지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욱, 으얽… 우으…!”

유지경의 입에서 숨 막히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그러면서도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구강을 조이고 쮸웁쮸웁 빠는 게 기특했다.

서주환은 그런 유지경의 얼굴을 보며 하부에 힘이 점점 더 쏠리는 걸 느꼈다.

허리를 흔들었다.

뿍쩍뿍쩍뿍쩍.

도망가지 못하도록 유지경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았다. 그러나 유지경은 괴로워하는 와중에도 머리를 물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엉덩이를 꽉 잡아왔다. 역시 일반적인 반응과는 다르다.

서주환은 평소보다 사정감이 빠르게 오르는 것을 느꼈다.

‘와씨, 나 진짜 변태새낀가 보네.’

허리를 흔들 때 괴로워하는 표정도 그랬지만, 찡그린 눈가에서 찔끔찔금 흘러나오는 눈물이 흥분을 배가시켰다. 그는 사정감이 단번에 치닫는 걸 느끼며 유지경의 눈가를 엄지로 훑었다.

짠맛이 났다.

‘맛은 평범… 당연한가?’

서주환은 자신의 행동을 깨닫고 헛웃음을 흘렸다.

다크라이 필리아(Dacryphilia)라고 하던가? 우는 행위나 눈물에 흥분하는 페티시가 있다고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는 예전부터 여자가 우는 모습을 특히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새삼 자신이 욕망 시스템에 걸맞은 변태구나 웃는 서주환.

“우읅… 억, 어걱, 쮸르릅…….”

한편 식도까지 침범한 자지에 구역질을 참던 유지경은 문득 그를 올려다보곤 눈을 크게 떴다.

‘이 오빠 연기가… 진짜 주인님 같네.’

갑자기 눈물을 닦아주는가 하더니, 혀를 내밀어 그것을 할짝이고 있었다. 이내 무표정한 얼굴로 냉소하는 것마저 주인님이라는 설정에 무척 잘 어울렸다.

그때 주인님이 허리를 깊게 들이밀었다.

“으얽!?”

울컥! 울컥! 뷰르르륵-

자지가 뿌리 끝까지 들어오자 암만 유지경이라도 버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서주환의 허벅지를 밀어내며 자지를 빼내려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자지는 강제로 열린 목구멍에 정액을 한가득 쏟아낼 뿐이었다.

꿀럭꿀럭꿀럭!

서주환은 허리를 떨다가 유지경이 몸부림치는 걸 보고 머리에서 손을 놔주었다. 사정이 임박하자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끌어당겨버리고 말았다.

“콜록! 콜록콜록!”

바닥에 엎어진 유지경이 연신 기침을 해댔다. 주르륵 흘러나온 침이 바닥에 떨어졌다.

‘좆됐다. 이걸 어떻게 해야하지?’

마음 같아서는 당장 등이라도 두들겨 주고 싶었는데, 막상 그렇게 하자니 몰입이 깨져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괴로워하는 걸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

서주환은 결국 유지경의 등을 두드려주기 위해 자세를 낮췄다.

“지경아, 괜찮…”

“콜록. 주인님.”

“어?”

유지경이 말을 끊었다. 기침을 멈춘 그녀가 물기 어린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주인님, 저 잘했죠? 이거 보세요. 다 삼켰어요♡”

“…….”

눈물을 흘리는 와중에도 입을 벌리고 혀를 내미는 모습에 서주환은 할 말을 잃었다. 침은 질질 흘렸으면서 어떻게 정액은 하나도 뱉어내지 않은 건지, 그녀의 말대로 모두 삼킨 것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네.’

서주환은 헛웃음을 흘렸다.

자신의 사디스트 기질은 하(下)등급 정도로 약한 편이었으나, 유지경의 마조히스트 기질은 중(中)등급으로 한 단계가 더 높았다. 다소 실수를 해서 행위가 거칠더라도 그녀는 오히려 더한 흥분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유지경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마치 개를 칭찬하듯 쓰다듬었다.

“잘했다.”

“헤헤. 그럼 상도 있나요?”

“건방지긴.”

노예가 마땅히 할 일을 해놓고 상을 바란다.

서주환은 입매를 비틀었다. 그래도 상을 주긴 해야겠지.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주인님?”

“상을 주지.”

부스럭. 그는 유지경이 가져 온 비닐봉지를 집어 들었다. 아까 치운 아이스크림 통이 들어있었다.

‘거의 다 녹았네.’

조금 아쉽지만 크게 상관없는 일이다.

서주환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적당히 머금었다. 그리고 유지경의 볼을 잡고 꾸욱 눌렀다.

“으아?”

눌린 입술이 벌어졌다. 그 안으로 입에 머금은 아이스크림을 주르륵 흘려 넣었다.

주륵- 툭, 투둑.

입가를 닦은 서주환이 비웃듯 말했다.

“삼켜라. 주인님이 주는 상이다.”

스핏(Spit), 침을 뱉거나 먹이는 행위로 수치심과 열등감을 느끼게 만드는 행동.

유지경이 S역할일 때 침을 삼키게 한 것의 응용이었다. 그냥 침을 먹이는 것보다는 음식을 이용한 게 더 수치심이 들 것 같았다.

유지경은 멍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꿀꺽 그를 삼켰다.

서주환이 물었다.

“맛은?”

“맛… 있어요. 주인님이 주셔서 더. 감사… 합니다.”

“흐.”

실소가 흘러나왔다.

물기 어린 눈과 수치로 붉어진 얼굴이 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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