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너의 페티시가 보여-123화 (12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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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건방진 너구리년...!

SM플레이 자료를 찾다보니 별의별 게 다 있더군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하드한 플레이는 안 나옵니다.

제 항마력이 딸려서 못 써요......

아 그래도 가벼운 스팽이랑 블라인드, 푸드 정도는 흥미가 좀 있을지도...?

물론 제가 하는 쪽입니다.

어쨌든 조만간 건방진 너구리를 교육해야 되겠군요.

*

리메이크 후 바뀐 게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기존에 없던 에피소드>

- 위수지역 이탈

- 너 눈치 없는 애 아니잖아

- 오늘은 여기까지

- 유명세? 거 돈은 필요 없으니까 몸만 오게

- 불타오르는 패션 마이너 갤러리

- Feels good

- 그래서 무슨 컵이야?

- 스타일 완성

- 네 번째 욕망 퀘스트

- 초코우유

- 외전-유지경

- 너 애니 노래밖에 모르잖아, 씹덕아

- 이 밤중에 올 사람이 없는데

- 69가지 잿빛 그림자

- 저는 현실 여자한테 관심 없슴다

- 축복 받은 페로몬 입욕제

- 소유욕

- 우위가 정해진 관계는

- 요망한 너구리

위 에피는 모두 처음부터 새로 쓴 내용입니다.

이 외에도 서주환의 과거사가 추가되었고 유지경, 한수아, 여동생, 민가희 등의 캐릭터가 추가 되었으며 김나연, 고3 삼인방, 트랜스젠더 등의 캐릭터가 삭제 되었고, 아예 새로 쓴 에피소드 외에도 과정을 상당부분 고친 에피소드가 다수 존재합니다. 정하연과 이석찬의 배경도 이전과 다름이 종종 나왔고요.

없어진 캐릭터가 있는지라 아예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아예 통째로 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무리수를 두었던 에피소드를 상당히 제외시켰죠. 루시의 요도 애무라던가 김나연 집에서 볼 일 보는 최미화를 두고 자위하는 서주환이라던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느끼신 이유는... 제가 짐작하기로는 아무래도 스토리의 큰 줄기를 유지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추가된 내용과 삭제된 내용, 추가된 캐릭터와 삭제된 캐릭터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지만 스토리의 큰 줄기는 유지했거든요.

가령 정소라와 이어지는 과정이 달랐지만 결과는 같습니다.

정하연과 헤어지는 건 똑같지만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다릅니다. 헤어졌지만 어떻게 헤어졌는가도 다르지요.

백정기와 갈등이 있었지만 서주환이 대처하는 방법도 다릅니다. 이전에는 학번을 마냥 숨기려고만 해서 백정기가 대놓고 까불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죠. 중간에 유지경을 빼앗기도 합니다.

이처럼 과정이 달라도 유지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게 아닐까 합니다. 줄기를 유지한 건 제가 의도한 바입니다.

이미 완결 낸 러스트도 사실 한 번 리메이크 한 작품인데, 리메이크 한답시고 이거 저거 근본설정과 줄기까지 다 건드리다보니 아예 다른 작품이 되었거든요. 이 때문에 아쉬워하신 독자님들도 있었던지라 이번에는 줄기를 유지해서 기존의 정체성을 지켰습니다.

같은 에피도, 다른 에피도 있습니다.

부디 제가 날먹하려고 재탕하는 게 아니란 것만 알아주시길 ㅠㅠ

*

조아라에서 일정 선호작 달성으로 딱지를 줬더군요.

확인이 늦었네요.

항상 했던 것처럼 딱지 이벤트를 하겠습니다.

<딱지 이벤트>

1. 딱지49장(노블레스 3일치)을 댓글 달아주신 일곱 분에게 랜덤 추첨하여 드리겠습니다.

2. 딱지24장 (노블레스 1일치)를 댓글 달아주신 한 분에게 랜덤 추첨하여 드리겠습니다.

남는 거 없이 다 돌려드리겠습니당.

*

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

항상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만 눌러주세요 :D

건방진 너구리는

제안을 수락한 유지경은 생글생글 웃더니 돌연 침대를 내려갔다. 그에 빨리 끝내고 싶었던 서주환이 하다 말고 어디 가냐고 그녀를 불렀다.

유지경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한다.

“스핏 할 거라니까? 좀 전까지 오빠 거 엄청 빨았는데 그대로 먹고 싶어?”

“얌전히 기다릴게. 깨끗하게 씻고 와, 지경아.”

“푸흣!”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자 유지경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가 입을 헹궈내고 양치질까지 했다.

서주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의외로 배려는 해주네.”

뭔가 이것저것 플레이를 하고 싶다기에 각오를 했는데 그래도 의외의 부분을 배려해주는 유지경이었다.

곧 양치를 마친 유지경은 어째서인지 바로 오지 않고 반대쪽 방으로 들어가 무언가 부스럭 거렸다. 미리 챙겨 온 물건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서주환은 곧 자신이 있는 방으로 다가 온 유지경을 보고 감탄사를 냈다.

“이야. 지경아, 너…….”

또각또각.

유지경이 걸을 때마다 굽 소리가 낮게 울렸다.

그녀는 검정색으로 깔 맞춤한 속옷을 입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가터벨트와 망사스타킹이 무척이나 섹시했다. 그녀가 모델 워킹을 하듯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걸어왔다.

‘키가 크지 않아도 비율이 괜찮으니까 제법 태가 나는구나.’

작은 키도 섹시해 보일 수 있다. 새로운 사실을 깨달으며 감탄을 흘리고 있으니 유지경이 말해왔다.

“오빠, 지금부터는 그냥 섹스 중에 하는 말이니까 막 상처받고 그러면 안 된다?”

“그야 알지. 그런 건 구분해.”

구분해야 한다. 왜냐면 반대의 상황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구분하지 못하면 이쪽이 더 곤란했다.

확답을 들은 유지경은 다행이라는 듯 웃더니 곧 표정을 달리했다. 일견 순진해 보였던 눈매가 위로 치켜 올라간다. 눈물점이 오늘따라 섹시해보였다.

유지경이 말했다.

“그럼 지금부터 주인님이라고 불러.”

*

마조 성향이 없는데 장단을 맞춰주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유지경은 나름 분위기를 잡고 말했지만, 서주환은 종종 피식피식 흘러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예를 들면, 그녀가 기껏 하이힐까지 신고 모델워킹을 선보이고서는 침대 위로 올라오기 전에 끙끙대며 구두를 벗는 모습이다.

서주환은 질문하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럴 거면 하이힐은 왜 신은 거야?”

“그냥 분위기 좀 내보려고… 아니지. 주인님이 말도 안 걸었는데 노예가 건방지게!”

짐짓 몰입을 이어가려는 듯 인상을 쓰는 모습이다.

서주환도 장단을 맞춰주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며 ‘죄송합니다, 주인님’ 하고 대꾸해주었다.

하지만 구두를 벗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모습을 보고 다시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푸핫. 야, 지경아. 너 스타킹 어디 걸렸나 본데? 올 풀려서 저기까지 이어져 있다.”

어두워서 바로 알아채지 못했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알 수 있었다. 망사 스타킹 올이 어딘가에 걸려서 길게 늘어져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왼쪽 허벅지에 구멍 하나가 크게 뚫렸다.

유지경이 손을 뒤로 가져가며 기겁을 한다.

“엑! 진짜? 어제 산 건데! 아, 아니, 주인님이라고 부르라니까?!”

“주인님, 거 구멍 나 있는데 벗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이씨! 계속 그러면 수갑 안 풀어준다?”

“어? 수갑 풀어주려고?”

서주환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손을 움직였다. 철그럭 소리가 뒤따라왔다.

유지경은 샐쭉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내 말대로 하겠다고 했는데 더 묶고 있을 필요 없으니까. 섹스하기도 힘들고.”

“오, 그럼 빨리 풀어주라.”

“그런데 마음 바뀔라 그래. 주인님이라고 부르라니까 말도 안 듣고.”

“주인님, 팔다리가 너무 아파요. 풀어주세요…….”

짐짓 불쌍한 척 말하자 유지경이 피식피식 웃음을 흘렸다. 저건 기뻐서가 아니라 이 상황이 웃겨서다. 아무려면 공부를 해봤자 실전은 처음인데 얼마나 몰입할 수 있을까.

무의식중에 웃던 유지경이 아차 한 기색을 띠더니 이내 정색한 얼굴로 말한다.

“돼, 돼지 새끼야.”

“…뭐?”

“오빠는, 아니 너는 지금부터 돼지 새끼야. 주인님 말을 잘 들으라고. 알았어? 아, 알겠으면 꿀꿀 하고 대답해.”

서주환은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수치스러워서가 아니라 쪽팔려서다. 공감성 수치가 이런 건가? 말하는 주체가 부끄러워하면 듣는 사람도 부끄러워지기 마련이다.

얼굴을 붉힌 채 떠듬떠듬 말하는 유지경의 모습이 딱 그랬다. 그녀가 쪽팔림을 잊으려는 듯 괜히 소리를 높였다.

“대, 대답해, 돼지 새끼야!”

“…꿀꿀.”

“자, 잘했어.”

잘했다고 말하지만 표정은 ‘어라, 이게 아닌데?’ 하는 얼굴이다. SM 플레이는 초짜가 처음부터 깊게 몰입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심지어 유지경은 스스로 모르고 있다곤 해도 S보다는 M성향이 더 짙었으니.

‘아까는 잘만 하더니만. 아, 말이 없어서 그랬나?’

이래서 말이 중요하다. 입 한 마디 떼니까 몰입감이 확 떨어지지 않는가. S가 이리 부끄러워해서야 M이 몰입할 수 있을 리 없다.

유지경은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침대에 올라왔다. 스타킹 올은 중간에 뚝 끊어내서 빵꾸가 난 채다. 그녀는 뭐부터 해야 하나 망설이다가 입을 맞춰왔다.

쪼옥. 쯉, 츄웁.

평범한 키스다. 다만 평소보다 더 농밀하게 혀를 섞었다. 한참 혀를 섞으니까 침샘이 분비되어 입 안에 군침이 고였다. 유지경은 입 안에 고인 침을 서주환의 입으로 주르륵 흘렸다.

서주환은 별다른 저항감 없이 그를 받았다. 조금 움찔하긴 했지만 생각해보면 평소에 키스할 때도 타액 정도야 서로 나누기 마련이었다.

“어때, 주인님 침 맛이?”

“어… 맛있습니다.”

“꿀꿀하고 울어야지.”

“…꿀꿀.”

행위가 이어질수록 서주환은 지금 이 상황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아까 말했던 스핏인가? 이렇게 하는 거 맞아?’

스핏(Spit)이란 침을 뱉거나 침을 먹이는 행위를 통해 수치심을 주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존감을 낮추는 플레이다.

이처럼 정확한 뜻은 몰랐지만, 그런 서주환이라도 뭔가 이상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내 확신했다.

‘겁나 어설프네!’

솔직히 안대 씌우고 수갑으로 묶을 때까지만 해도 긴장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입 한 번 떼고 나니까 긴장감이 확 풀렸다. 오히려 이쪽이 시들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그건 서주환의 입장이고, 유지경은 그가 순순히 말을 잘 듣자 만족스럽다는 듯 웃었다. 그녀가 잘했다는 듯 뺨을 톡톡 두드리며 말한다.

“다음 것까지 잘하면 수갑 풀어줄게. 알았어?”

그리 말한 유지경은 서주환의 머리 근처에 무릎을 꿇고 다리를 벌렸다. 페이스 시팅(face sitting), 섭의 얼굴 위로 올라와 깔고 앉는 행위다. 그녀의 둔부가 서주환의 얼굴을 덮었다.

서주환은 조금 숨이 막혔지만 별다른 저항은 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참을만하네.’

애초에 제대로 SM 플레이를 하는 게 처음인지라 유지경은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본래라면 숨이 턱 막혀서 몸부림쳐야했으나 미묘하게 트인 숨구멍 덕에 서주환은 제법 여유가 있었다.

유지경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빨아봐. 더러운 혀로… 흐약?!”

“츄르르릅~!”

“햑, 앙, 흐잉!”

자극을 받은 유지경의 허리가 비틀렸다. 미세하게 트였던 숨구멍이 막혔지만, 서주환은 오히려 얼굴을 더 들이밀고 혀를 움직였다. 재주껏 코끝으로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계곡을 혀로 핥았다.

‘빠는 것 정도야 뭐.’

누군가는 여성의 보지를 빠는 행위에 거부감을 느낀다지만 그는 전혀 아니었다. 항상 자지를 빨게 하는데 이쪽에서 보지를 빨지 못할 건 또 뭐란 말인가. 그리고 다행히도 유지경의 보지에서는 암모니아 특유의 시큼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은은한 블루베리 향이 나는 걸 보아 미리 샤워를 마친 듯했다.

“으학, 왜, 왜 이렇게 잘 빨… 흐읏!”

그야 『섹슈얼 포인트』를 발동한 덕에 약한 곳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엉덩이에 깔려서 대답해줄 수 없는 게 애석할 따름이다.

‘그런데 얘가 살은 빠졌는데 엉덩이는 그대로네.’

타고난 엉덩이란 게 이런 건가? 포동포동한 엉덩이가 얼굴을 감싸는 촉감은 상당히 괜찮았다. 코박죽! 혀를 길게 빼서 그녀의 계곡 안으로 집어넣고 스릅스릅 훑어냈다.

“흐응으윽!”

유지경의 허리, 아니 엉덩이가 부르르 떨렸다.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얼굴로 진동이 전해져왔다.

그녀는 잠시 절정의 여운을 느끼는가 하더니 그가 숨이 막힐 때쯤 정신을 차렸다. 이내 엉덩이가 떨어져 나가고, 서주환이 막혔던 숨을 토해냈다.

“푸하!”

“마, 많이 힘들었어?”

“아니, 뭐. 그냥?”

“으음. 상으로 수갑 풀어줄게. 얌전히 있어야 해.”

“꿀꿀!”

서주환은 재빨리 돼지 소리를 냈다.

그에 유지경은 웃음이 터지려는 걸 참는 얼굴로 수갑을 하나씩 풀었다.

우선은 발목 먼저다. 그리고 침대 위에 묶여 있는 손목을 풀어내는데, 서주환의 눈앞으로 유지경의 가슴이 다가왔다. 그녀가 잘 풀리지 않는 수갑을 붙잡고 끙끙거리고 있으니 동네 앞산 같은 가슴 두 개가 흔들렸다. 한동안 정하연의 가슴만 봤더니 상대적으로 유지경의 가슴이 작아보였다. 생각해보면 그가 관계를 가졌던 여자 중에 유지경보다 가슴이 작은 사람은 최미화 밖에 없었다.

‘가슴은 언제 봐도 좋네.’

작거나 크거나 역시 가슴은 옳다. 그리고 사실 유지경은 거의 꽉 찬 B컵으로 그리 작은 편이 아니었다. 다른 여자들이 큰 거다.

서주환은 흔들리는 가슴을 바라보다가 충동적으로 혀를 내밀었다. 그렇게 고개를 들고 유두를 입에 머금고 빨았다. 유지경이 수갑을 풀어내는 것과 동시였다.

“됐다…! 흐익?!”

“쪽. 쪼옵.”

“앗, 앙, 그만… 흐약. 허, 허락도 없이 주인님 가슴을 빨아?”

잠깐 빨린 유두가 빳빳하게 선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꿀꿀꿀.”

비웃음처럼 들렸던 걸까. 유지경이 도끼눈을 뜨고 화냈다.

“이 돼지 새끼! 운동도 안 다니고 복근도 없는 돼지! 내가 9킬로 빼는 동안 살만 뒤룩뒤룩 찐 돼지 새끼!”

“…꿀.”

“이 글싸개! 운동 안 다니면 하루에 5연참 10연참씩 하란 말이야! 성욕 돼지 새끼!”

“아니, 야 그건…”

“돼지가 어디 말을 해!”

갑자기 대사 자연스러운 거 보소.

시발, 억울하다. 방금 건 매도가 아니라 사심이 한 가득 담겨 있는 대사잖냐. 서주환은 억울한 마음에 항변하고 싶었지만 돼지가 할 수 있는 말은 꿀꿀 밖에 없었다.

“꾸울…….”

시무룩하게 답하자 유지경은 자신감이 붙었는지 입매를 비죽 올렸다.

“감히 주인님께 대든 벌을 줄 거야.”

“꿀?”

유지경은 침대 위에 선 채로 발을 들어올렸다.

‘오!’

망사스타킹으로 감싸인 발이 야릇해 보인다면 변태인 걸까. 어쩌면 발 페티시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마구 밟아줄 거야.”

그리 말하는 유지경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색다른 절경이 펼쳐졌다. 올이 나간 망사 스타킹과 그 위로 이어진 가터벨트. 팬티 사이로 갈라진 도끼자국.

참고로 도끼자국은 조금 전에 열심히 빨아재낀 탓에 축축하게 얼룩져 있었다. 실이 늘어진 걸 보아 침 때문만은 아니다.

‘이거 벌이 아니라 포상인데?’

잠시 가라앉았던 자지가 벌떡 일어나는 듯했다. 수갑도 풀렸는데 그냥 지금 확 눕혀버려?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유지경이 말했다.

“성욕 돼지야. 네 더러운 좆이 목에 들어오면 어디까지 오는 줄 알아?”

“어디까지 들어가는데?”

“아, 오빠! 말 하지 말라니까?”

“꿀꿀…….”

진짜로 궁금해서 물어봤다가 혼나버렸다.

유지경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을 더 높이 들었다. 자연히 도끼자국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여기까지 온단 말이야!”

밟기(Trampling).

상대의 얼굴이나 목 등을 발로 밟아 자유를 뺏고 호흡을 제한하는 행위다.

“콱!”

그녀가 높이 들어 올린 발을 콱! 하고 내리찍었다. 서주환의 목을 향해서다. 그러나 콱은 입에서 난 소리였을 뿐 발은 사뿐히 내려앉았다.

서주환은 스타킹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다가 순간 숨 막힌 소리를 냈다. 발은 분명 살짝 내려왔지만 엄지발가락이 절묘하게 기도를 콱 막았던 것이다.

“컥! 야, 켁, 발, 엄지!”

“히익? 오빠, 미안!”

유지경도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지 얼른 발을 떼어내고 서주환의 안색을 살폈다. 다행히 기침은 금방 가라앉았다.

대신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분위기가 완전히 깨졌다.

유지경은 잠시 말없이 있다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돼지 새끼…”

“그만.”

“…응.”

실각한 주인님이 시무룩하게 답했다.

*

밤은 길다.

그리고 서주환의 정력은 밤보다 길다.

무슨 뜻이냐면, 아직 서주환은 한 발 밖에 못 빼서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는 소리였다.

서주환이 말했다.

“이 시건방진 너구리 년.”

아니, 채찍을 든 주인님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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