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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주말 동안 푹 쉬고 정시 연재로 돌아왔습니다.
쉰 만큼 분량을 꽉꽉 눌러 담았답니다 :D
주말 간 푹 쉬고 정시 연재로 돌아왔습니다.
쉰 만큼 분량을 꽉꽉 눌러 담았답니다 :D
+ 07/04 오늘 17화와 18화의 걸 그룹 스윙 레이디에 대한 부분이 일부 수정 되었습니다.
수정 내용: 스윙 레이디를 하꼬라 칭하는 부분을 삭제 했습니다. 리더만 은퇴한다고 주인공 시점의 서술을 걸 그룹 해체로 수정하였습니다.
굳이 다시 보실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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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점검원 님, 베르주라크 님, 뚝방길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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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스트'는 이전에 완결 냈던 작품으로 피닉페스타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 올리고 있는 글입니다. 그 때문에 빨리 올라가는 거예요... 절대 제가 '너의 페티시가 보여'에 소홀한 게 아닙니다 ㅠㅠ 오히려 사비로 정소라 일러 뽑았고, 또 다른 일러까지 생각하고 있는 걸요 ;ㅅ;
우위가 정해진 관계는
서주환은 최소 두 번은 더 싸겠다고 말했지만, 정하연이 워낙 힘들어해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그는 손수 밥을 만들어 저녁을 차렸다.
저녁을 다 먹은 후 그는 양치를 하고 슬그머니 정하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소설을 보는 데 재미가 들렸는지 침대에 엎드려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중이었다. 상당히 집중하고 있어서 그가 온 걸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서주환은 정하연의 몸 위로 올라갔다.
“악. 무거워!”
몸을 겹치자 정하연이 숨 막힌 소리를 냈다. 그는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자세를 잡고 그녀의 옆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뭐 봐?”
“네 소설.”
“그럼 내 폰으로 보지.”
“재밌는 건 돈 내고 봐야지. 그리고 보고 싶을 때마다 폰 빌려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
“흐흐. 재밌다니까 기분 좋네.”
“지금 중요한 장면이니까 비켜.”
정하연은 그에게 시선 한 번 안 주고 스크롤을 넘기는 중이었다. 그 모습에 서주환은 눈꼬리를 긁적였다.
‘기분이 애매한데.’
자신이 쓴 소설을 재밌게 봐주니까 작가로써 뿌듯하다. 그런데 정작 그 소설 때문에 뒷전이 되다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그는 소설에 열중하고 있는 정하연의 몸 위에서 스킬을 활성화한 손길로 등을 꾹꾹 눌렀다.
서주환의 치근덕거림을 무시하던 정하연은 등골을 스윽 문지르는 손길에 결국 잇소리를 냈다.
“흣. 야아, 나 소설 봐야 된다니까.”
“나중에 봐도 되잖아.”
“지금 중요한 장면이라고!”
“나보다 소설이 더 중요해?”
“뭐? 그런 뜻이 아니라….”
정하연은 황당함에 고개를 돌렸다. 비겁하게 이런 질문이라니! 인터넷에서는 분명 남자들이 싫어하는 말 중 하나라고 했는데 왜 남자인 서주환이 그 말을 한단 말인가.
고개를 돌린 정하연은 이내 혀를 찼다.
“쯧. 너 진짜.”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빙글빙글 웃고 있는 얼굴이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아무려면 그가 진심으로 그런 질문을 했겠는가. 인상을 찌푸린 그녀는 이내 다시 소설을 보려 했다.
하지만 서주환은 그녀를 놔줄 생각이 없었다. 이미 준비를 마친 자지를 그녀의 엉덩이에 문질렀다. 콕콕 골 사이를 찌르며 그도 할 말이 있다는 듯 투덜거렸다.
“힘들다고 해서 쉬게 해줬잖아.”
“…….”
“밥 먹은 다음 하자고 했으면서.”
“…윽.”
이쯤 되니 정하연도 마냥 무시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그녀는 저녁에 다시 하자며 일단 쉬자고 그를 꼬드겼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당시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했으니.
정하연이 울상을 지었다.
“안 해. 더 못해. 더 하면 내일 학교 못 간다고. 지금도 힘든데….”
“그럼 거짓말 한 거야?”
“으으.”
“딱 한 번만 할게. 응?”
일주일이 넘도록 금욕을 하다가 이제야 빗장을 풀었다. 덕분에 서주환은 지금 참고 있던 성욕이 터져 나온 상태였다. 언제든 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지척에 있으니 자제력이 떨어진 탓도 컸다.
정하연은 바지 위로 찔러오는 자지의 감촉을 느끼고 몸을 떨었다. 오늘 하루 종일 해댔는데도 자극을 당하니 몸이 반응을 했다. 하지만 정말 여기서 더 하기엔 내일이 걱정됐다. 학교에서 후들거리며 걷는 꼴을 보일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일단 시작하면 한 번으로 끝난다는 보장도 없었다.
결국 정하연은 특단의 대책을 내세웠다.
“주환아, 아니 자기야.”
“오?”
“…왜 더 커지는데?”
“자기라고 불러줘서. 할 마음 들었어?”
“이, 일단 좀 떨어져봐. 말 좀 하게.”
서주환은 순순히 몸을 물렸다. 그가 떨어지자 정하연은 엎드렸던 몸을 앉은 자세로 돌렸다. 그녀는 바지 위로 불룩 존재감을 과시하는 그것을 보며 말했다.
“그, 한 번만 싸면 된다고 했지?”
“어어. 진짜 그 후로는 더 안 건들게. 맹세.”
믿어달라는 듯 장난스럽게 선서를 하는 서주환이다. 정하연은 뚱한 눈으로 그를 보다가 손가락으로 부푼 그것을 가리켰다.
“그럼 그거, 손으로 해줄게.”
“손? 손은 좀….”
서주환은 눈가를 찡그리며 입맛을 다셨다. 손으로 끝내기엔 너무 아쉬웠다. 그럴 거면 혼자 딸이나 치고 말지. 물론 혼자 하는 것과 정하연이 해주는 건 느낌이 전혀 다를 테지만.
그의 시들시들한 기색을 본 정하연이 얼른 말을 바꿨다.
“그, 그럼 입?”
“…입? 그건 괜찮을지도.”
“그럼 입으로 해줄게. 나중에 딴 말 하기 없기다?”
“으음.”
“빨리 대답해. 아니면 나 그냥 집에 갈 거야.”
“끙. 알았어.”
서주환은 고개를 끄덕여 타협했다. 정하연은 억지로 더 밀어붙이면 튕겨나갈 사람이었다. 복종과 중독이 5중첩이 되면 다르려나. 그나마 입으로 해주겠다고 하는 것도 아이템 효과 덕분일지도 모른다.
서주환은 바지를 벗고 누웠다. 이미 반쯤 일어나 있던 자지가 훤히 드러났다. 그를 본 정하연이 잠시 움찔하는가 싶더니 얼굴을 가까이 붙였다. 그 순간 서주환의 자지가 고개를 꺼떡이며 완전히 풀발기했다. 눈앞에서 자지가 꺼떡이는 걸 본 그녀가 힉 숨을 들이켰다.
서주환은 그 모습을 보며 내심 타협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엄청 꼴리는데?’
그러고 보니까 정하연이 주도적으로 성행위를 하는 건 처음이었다. 삽입을 하는 건 아니었지만, 오히려 펠라치오라서 더 꼴렸다. 가까이 붙은 그녀의 숨결이 자지에서 느껴졌다.
반면 정하연은 천장을 향해 꼿꼿하게 선 자지를 보고 침을 꼴깍 삼키는 중이었다.
‘이거 왜 이렇게 커?’
관계를 가진 만큼 그의 물건을 보기도 했고 만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처럼 자세하게 관찰하듯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자지를 잡아보았다.
‘한 손에 다 안 잡혀….’
그녀는 다른 여자들보다 손이 큰 편이었는데도 그랬다. 서주환의 자지는 단지 길 뿐만 아니라 굵기 또한 두꺼웠다. 적어도 휴지심 이상으로 두꺼울 듯했다. 말도 안 돼. 이런 게 자신의 안으로 들어왔었다니…….
정하연은 우선 손으로 자지를 주물러보았다. 얇은 피부 층과 쇠말뚝처럼 딱딱한 느낌이 공존하는 게 생경한 촉감이었다. 손을 위로 쓱 올리며 귀두를 만졌을 때는 말랑말랑한 감촉이 났다. 귀두 밑으로는 구멍 하나가 나 있었는데, 그 안에서 찔끔찔끔 나오는 물이 애액처럼 미끌하고 끈적했다.
탁탁탁.
“읏.”
그녀가 아닌 서주환이 낸 소리였다. 손을 위아래로 문지르며 자극하니 서주환이 기분 좋은 소릴 냈고, 손에 잡힌 자지는 위아래로 꿈틀거렸다.
‘생각보다 재밌을지도.’
자신의 손짓에 반응하는 게 제법 괜찮은 기분이었다. 수동적으로 그의 손길에 느끼기만 하다가 능동적인 입장이 되니까 기분이 새로웠다. 스윽스윽 훑기를 수십 회. 조금씩 새어나오던 쿠퍼액이 제법 분비되어 쯔륵쯔륵 야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어으. 하연아….”
“기분 좋아?”
“어. 혼자 하는 거랑은 많이 달라. 너도 그렇잖아?”
정하연은 대답하지 않고 손을 더 빠르게 움직였다. 쓸데없는 소리를 하기는. 그녀의 남자친구는 놀리는 걸 더럽게 좋아했다. 사귀기 전이라면 야한 농담에도 아무렇지 않게 맞받아쳤을 텐데, 어쩐지 지금은 그게 힘들었다. 행동거지를 좀 더 조심하게 된다고 할까. 그래서 못마땅한 기분을 애꿎은 자지에 풀었다.
탁탁탁! 쯔륵쯔륵! 쯕쯕쯕쯕!
잔뜩 분비된 쿠퍼액이 튀기며 살이 마찰하자 소리가 한 층 더 격렬해졌다. 서주환이 자지를 움찔거리다가 그녀를 불렀다.
“윽. 하연아, 그러다 손으로 싸겠다. 그만해.”
“…칫.”
“방금 혀 찼어? 너 혹시 손으로 빼내려고?”
“아, 아니야. 재채기 한 거야.”
“…흐음.”
의심스러운 눈길에 정하연은 안면을 갈아엎고 뻔뻔하게 웃었다. 스스로를 향한 호감에는 지지리도 둔하면서 이상한 곳에서만 날카롭기는. 서주환은 눈치가 좋은 건지 없는 건지 헷갈리는 부류였다.
눈치 없는 서주환이 말했다.
“이제 입으로 해줘.”
“…알았어.”
“어떻게 하는지 알아?”
“그냥 입에 넣었다 뺐다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맞긴 한데… 일단 해볼래?”
“응.”
고개를 끄덕인 정하연은 자지를 잡고 크기를 가늠했다. 길고 두꺼워서 쉽게 넣기 어려워보였다. 입을 몇 번 벌리며 턱을 푼 그녀가 이내 자지를 머금었다.
“우으음… 읍.”
“크으. 생각보다 많이 삼켰네.”
“으으읍.”
“일단 천천히 흔들어볼래?”
“우응.”
정하연은 천천히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움직이기 무섭게 서주환이 기겁하며 머리를 잡았다.
“으악. 하연아, 아파. 이에 긁히지 않게 해줘.”
“우으음?”
“입 오므려서 천천히. 어, 그렇게. 이 닿으면 아파.”
쥬릅… 쥬릅….
정하연은 천천히 고개를 움직였다. 서주환의 말대로 입술을 오므려 이가 닿지 않도록 조심했다. 오므린 입술 안으로 혀와 입천장까지 자지로 가득 채워져서 숨을 쉬기가 조금 힘들었다.
“코로 숨 쉬어.”
“우으어어.”
“…뭐라는 건지 모르겠어.”
“쪼옵. 쪼오옵.”
알아듣길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던지라 다시 고개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실 코로 숨을 쉬면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다만 생식기에 콧바람을 낸다는 행위가 묘하게 부끄러웠을 뿐이었다. 그녀는 같은 이유로 키스할 때도 콧바람이 닿는 걸 신경 썼다. 서주환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었으나 정하연은 괜한 곳에서 쓸데 없는 노력을 해왔었다.
하지만 턱이 아플 정도로 큰 자지를 머금으니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녀는 코로 숨을 쉬면서 입을 오물거렸다. 쪼옵쪼옵 자지를 빨 때마다 서주환이 움찔거렸다.
‘이상한 맛.’
그래도 생각보다 불쾌한 맛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 단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쿠퍼액에서 나는 맛인 듯했다. 빨면 빨수록 더 진해지는 단 맛에 정하연은 고개를 조금씩 빨리 움직였다.
‘분명 혀랑 입술을 같이 사용하라고 했었지?’
서주환이 쓴 소설의 성애씬이 생각났다. 거기에도 이렇게 자지를 빠는 장면이 있었다. 구강성교, 다른 말로는 펠라치오라고도 하던가. 참 자세히도 묘사해놨던지라 그녀는 처음 하는 것임에도 금세 능숙하게 자지를 빨 수 있었다.
쮸웁쮸웁- 츄릅.
고개를 흔드는 동시에 입술을 오물거리고 혀로 훑었다.
“윽!”
서주환의 반응이 격했다. 입안에 있는 자지도 움찔거리는 게 금방 사정을 할 것만 같았다.
“어으. 하연아, 내 얼굴 봐봐.”
“우음?”
“크으….”
서주환은 나직하게 감탄을 흘렸다. 살짝 위로 올라간 눈꼬리로 올려다보는 정하연의 얼굴이 절경이었다. 그녀가 입에 자신의 물건을 문 채로 쯉쯉 소리를 내고 있었다. 조금 괴로운 듯 눈물 맺힌 눈가가 특히 그를 흥분시켰다.
“슬슬 쌀 거 같아. 하연아, 다 삼키기 힘들면 손으로 밑에 잡고 흔들어줘. 어, 그렇게. 으아….”
쮸웁- 쮸웁- 탁탁탁!
자지 절반은 삼켜진 채 정하연의 입을 탐했고, 남은 밑기둥은 하얗게 쭉 뻗은 손이 훑어주었다. 서주환은 치미는 사정감에 저도 모르게 허리가 뜨는 걸 느꼈다.
“윽!”
울컥! 울컥!
“우으으읍?!”
그는 본능적으로 정하연의 머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그녀의 입에서 괴로운 듯 억눌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미안! 괜찮아?”
“우으으읍! 꿀꺽, 꿀꺽, 꿀꺽.”
얼른 손을 풀어주며 물었더니 정하연은 눈물을 찔끔 흘리며 그를 노려봤다. 그 와중에도 연신 뿜어지는 정액 때문에 꿀꺽거리며 그를 삼켜야 했는데, 그 모습을 본 서주환은 다시 손이 움직이려는 걸 간신히 참아야 했다.
“파하! 야, 서주환!”
정액을 모두 삼킨 정하연이 자지를 빼내고 소리쳤다. 눈가에 물기가 맺혀서 그런지 무섭기보다도 퍽 애처로운 모습이었다.
서주환은 얼른 사과했다.
“미안해. 나도 그러려고 했던 건 아니야. 진짜로.”
“후우… 한 번만 봐준다. 또 그러기만 해봐.”
“또 해줄 거라는 소리지?”
“…….”
정하연은 물기 어린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하지만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펠라치오라는 게 재밌기도 했고 의외로 입안에 잔뜩 들어온 정액의 맛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액은 쓴맛이라고 하던데.’
쓴맛은커녕 단맛이 났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묻은 정액을 손으로 훑어서 쪽 하고 빨았다. 역시 은은한 단맛이 났다.
그 모습을 본 서주환이 눈을 크게 떴다. 방금 사정을 마치고 축 늘어졌던 자지도 움찔 일어날 기미를 보였다. 그에 정하연이 기겁을 하고 침대에서 내려오며 말한다.
“너 분명 이게 끝이라고 했어!”
“한 번만….”
“나 지금 집에 갈 거야. 절대 안 돼.”
“입으로는?”
“…그것도 싫어. 이거 생각보다 힘들어서 자주 하고 싶지는 않아.”
서주환의 표정이 아쉬움으로 물들었다. 그가 애잔한 눈으로 바라보자 정하연은 순간 그냥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다시 마음을 잡고 거절했다. 펠라치오는 어디까지나 ‘생각보다’ 괜찮았을 뿐이지 별로 그녀의 취향은 아니었다.
단호한 거절에 서주환은 더 보채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많이 싸기는 했던지라 그도 꽤 피곤했기 때문이다.
“데려다 줄게. 가자.”
“아니야. 오늘은 혼자 갈래.”
“응? 왜?”
“데려다 주면 너 집에 들어올 거 같아서.”
“윽.”
차마 아니라고는 말 못하는 서주환이었다. 그에 정하연은 코웃음을 치며 혀를 쏙 내밀었다. 내가 네 속셈을 모를 줄 알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등교하는 건 사양이었다.
*
정하연은 선선한 밤공기를 만끽하며 걸음을 옮겼다. 어쩐지 이렇게 혼자 걷는 게 무척 오랜만인 것 같았다.
‘오랜만인 게 맞구나.’
혹여 친구를 못 만들면 어쩌나 싶었던 입학 전과 달리 그녀는 학기 초부터 혼자 다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웬수같은 이석찬은 물론이고 서주환과 장덕훈까지. 그 외에 다른 여학생들과도 제법 친해졌다.
‘사귀고 난 후에는 거의 붙어 다녔고.’
픽 웃음이 나왔다. 서주환은 자신에게 집착이 좀 있는 듯했다. 나쁜 기분은 아니다. 그녀도 나름대로 집착이 있는 편이었고, 남자친구가 그렇게 좋아하는 티를 내는 건 오히려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처음 생긴 남자친구라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정하연은 집에 들어가기 전에 근처에 있는 흡연장으로 향했다. 특히 자주 오는 흡연장이었다. 집에서 가깝기도 했지만, 서주환과 처음 만난 곳이라서 더 그런 것 같았다. 그때는 정말 헌팅을 하는 건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칙- 하고 불을 붙였을 때였다.
“뭐냐? 이제 집에 감?”
이석찬이 담배를 물며 말했다. 오늘도 밖에 나갔다 온 모양. 이석찬은 하루도 집에 가만히 붙어 있지를 않았다.
“그러는 넌?”
“나? 나는 뭐… 놀다가 집 가는 중.”
“놀아? 덕훈이 하고?”
“참나. 걔는 페그 뭐시기 게임 하느라 바쁘대. 그거 하고 나서는 애니 본다던데. 씹덕쉑.”
“그럼 누구랑?”
“너 잘 모르는 친구 있음. 누구랑 달리 난 친구가 많거든.”
“흥. 어차피 또 여자 만나고 오는 거겠지.”
“올. 정답임.”
이석찬은 낄낄거리며 담배를 폈다. 정하연도 쯧 혀를 차고 다시 담배를 태웠다.
담배를 비벼 끈 두 사람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바로 옆집에 사는지라 문 앞까지 가팅 가야 했다. 그렇게 길을 걷던 중 이석찬이 문득 말했다.
“요즘 재밌냐?”
“응?”
“연애 하는 거 재밌냐고.”
“…응.”
정하연은 조금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석찬은 그에 괜히 물어봤다는 듯 웩 하고 토하는 시늉을 했다. 정하연의 이런 표정이라니 갑자기 속이 안 좋아지는 듯했다.
정하연은 그 반응에 눈살을 찌푸렸다가 픽 웃었다. 언젠가 서주환이 했던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말을 그대로 읊어주었다.
“꼬우면 너도 연애 하던가.”
“…야 이 씨발년아.”
“솔로가 하는 말이라 안 들리네? 어디 개가 짖나?”
거친 욕설에도 정하연은 여유로운 얼굴로 피식 비웃음을 흘려주었다. 이석찬을 상대해서 말로 우위를 점하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아주 즐거웠다.
반면 이석찬은 똥이라도 밟은 듯 썩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얘한테 솔로라고 놀림을 받아야 한다고?’
설마 이런 날이 올 줄이야. 얼마 전까지 모솔이었던 정하연이 연애 관련으로 꼽을 주는 꼴이라니. 속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그는 참고 참다가 집에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정하연을 불렀다.
“야.”
“뭐. 왜?”
“할 때는 좀 조용히 해라.”
“뭔 소리야?”
주어가 빠진 말에 정하연이 고개를 갸웃 기울였다. 그에 이석찬은 혼신을 다해 한쪽 입꼬리를 얄밉게 끌어 올렸다. 누구라도 그의 표정을 본다면 한 대 치고 싶어서 참지 못할 정도였다.
이석찬이 표정을 유지하며 말했다.
“앞으로 떡은 주환이 집에서만 치자. 잠을 못 자겠으니까.”
“…뭐, 뭐? 너?!”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은 정하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게졌다. 그녀가 어버버 말을 잇지 못하고 당황하는 와중 이석찬은 여전히 약 올리는 얼굴로 한 마디를 더했다.
“어우,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 기차화통을 삶아 쳐드셨나.”
말을 마친 이석찬은 잽싸게 집으로 들어갔다. 지금이 적기였다.
잠시 후,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있던 정하연이 터질 듯 붉어진 얼굴로 소리쳤다.
“야! 이 미친놈아! 나와! 너 안 나와?!”
쾅쾅쾅!
당연히 나올 리가 없었다. 이석찬은 문을 닫고 낄낄거렸다. 쌤통이다, 고년. 그러게 누가 건들라고 했음? 길길이 날뛰는 모습이 아주 고소했다.
그런 이석찬의 귓가로 정하연의 살기 가득한 외침이 들려왔다.
“변태 새끼! 죽여버릴 거야! 너 내일 보기만 해봐!”
순간 이석찬은 생각했다.
‘시발. 내일 학교 가지 말까.’
싸우면 내가 질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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