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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장기자랑!
작중 곡은 다이나믹듀오의 '출첵'을 조금 개사 한 겁니다.
리메 전에도 말했었던 것 같은데, 저는 스무 살 때 앞에 나가서 싸이의 챔피언을 불렀습니다. 군대에서도 이등병 때 퀴즈 맞혔더니 앞으로 나오라길래
우왕! 포상인가!
하고 나갔다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예. 그때도 싸이의 챔피언이었죠. 제가 선택한 건 아니고 그거 부르라고 시키더군요;;
챔피언이랑 무슨 인연이 있나 봅니다.
+ 여담이지만 네 살 차이 나는 동생놈이 오늘 전역 했습니다.
군대 가서 발목 작살나고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그래도 결국 전역했네요.
전역 했다고 친구들이랑 술 먹고 들어와서는 조금 전에 저랑 대화하다가 갑자기 울더군요.
새애끼... 영상으로 남기려다가 봐줬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ㄹㅇ 착한 형인 듯.
독자님들께서 주신 돈 출금해다가 용돈이나 조금 쥐여줘야겠네요.
덕분에 형 생색 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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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독자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
원고료쿠폰 주신 독자님들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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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만 부탁드려요 :D
추억의 캡틴큐
엠티의 마지막은 역시 술자리다.
모든 게임이 끝난 현재, 출콘과 학생들은 각자 배정 받은 방으로 돌아왔다. 7조 인원 모두가 둥그렇게 둘러앉은 가운데, 조경준이 방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얘들아! 양주 가져왔다!”
“와아아아!”
“빨리 까보자!”
당연하게도 1등은 칠남매 팀의 차지였다.
게임 초반 7조는 꼴등을 달렸지만, 이후 장덕훈을 선두로 이어진 활약이 점수를 드높였다. 특히 서주환이 여장과 장기자랑에서 얻은 점수가 컸다.
조경준은 서주환에게 포장된 양주를 건네며 직접 개봉하라고 떠밀었다. 일등공신이 개봉을 해야 된다나. 모두가 눈을 빛내며 지켜보는 가운데 그가 포장을 뜯었다.
“와아! 양주다, 양주!”
“그런데 양주는 그냥 술이랑 어떻게 다른 거예요?”
“더 맛있나?”
“어쨌든 좋은 거겠지!”
서주환은 1학년 조원들의 반응이 귀여워서 피식 웃음을 흘렸다. 스물 셋인 그와 정하연, 그리고 2학년인 조경준과 민혜영을 제외하면 조원 모두가 이제 갓 성인이 되어 술을 마셔본 적이 얼마 없었다. 소주와 양주가 어떻게 다른지도 모른다는 뜻. 물론 스무 살이라도 고등학생 때부터 술을 마신 사람이 있을 테지만 적어도 7조에는 없는 듯했다.
하지만 기분 좋게 웃던 것도 잠시.
포장을 완전히 벗겨낸 서주환은 눈을 휘등그레 떴다.
“캡틴큐?”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가성비 끝판왕의 양주.
7, 80년대 사람들에게 캡틴큐는 꿈에 부르던 값비싼 양주의 대용품이었고, 90년대 초년생들에게까지도 ‘시간을 달리는 술’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양주였다.
그때 그와 나이가 같은 두 친구의 입에서 아쉬운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 뭔 캡틴큐야.”
“쩝. 아쉽다.”
조경준과 정하연이 실망한 기색으로 아쉽게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곧 납득하고 고개를 주억였다. 생각해보면 학생회 측에 돈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비싼 양주를 내놓겠는가.
그때 캡틴큐를 손에 들고 신기한 듯 보고 있던 서주환이 툭 말했다.
“캡틴큐 작년 쯤에 생산 중단되지 않았나? 요즘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 걸?”
그가 기억하기로 캡틴큐는 가짜 양주를 만들어 파는 상인들 때문에 피해를 받아 15년도에 생산이 중단된 제품이었다. 그래서 이때쯤부터는 마시고 싶어도 마실 수가 없었다.
서주환의 말에 정하연과 조경준의 눈이 동그래진다.
“…어? 그러고 보니 요즘 편의점에서 못 본 것 같아.”
“미친. 그러네? 이거 어떻게 구한 거야?”
놀라는 두 사람을 두고 서주환은 묘한 기분에 미소를 지었다. 군대에 가기 전 처음 마셔 본 양주가 바로 캡틴큐였다. 그에게는 나름 의미가 있는 양주라 회귀 전 서른이 넘어 문득 찾아보기도 했었으니. 괜히 못 구해서 더 아쉬웠던 기억이 있었다.
“이거 겁나 유니크한 술이었네?”
“우와. 그럼 좋은 술이에요?”
“좋은 술은 아니고, 구하기 힘든 술이지.”
정하연과 조경준이 아쉬워하는 반응에 뭣도 모르고 같이 실망하던 1학년들의 안색이 바뀌었다.
실망하던 두 사람도 그를 재촉했다.
“야, 주환아. 얼른 따자. 두 병이지? 그거 가만 두면 다른 조 애들이 와서 한 잔씩 달라고 다 마신다.
“맞아. 우리끼리 먼저 마셔야지!”
서주환은 픽 웃으며 캡틴큐를 딴 후 조원들에게 한 잔씩 따라주었다. 그들은 진한 양주 향 속에서 잔을 부딪쳤다.
“저희 술 게임 해요!”
“와아! 재밌겠다!”
“으아. 나 술 게임 다 까먹었는데.”
“괜찮아요! 제가 알아요!”
신이 난 유소정이 들뜬 얼굴로 말했다. 조경준은 이제 막 복학해서 아는 게 없다고 우는 소리를 했지만 씨도 안 먹히는 소리였다.
‘씁. 나도 잘 모르는데.’
당연한 말이지만, 평생을 아싸로 살아왔던 서주환도 아는 술 게임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눈치로 따라하는 수밖에. 다른 조원들도 이제 막 스무 살이 되었으니 아는 술 게임이 별로 없을 것이다.
“첫 잔은 원 샷! 반 샷은 벌주!”
“바니바니바니바니!”
“주환 오빠 걸렸어요!”
착각이었다.
“더 게임 오브 데스!”
“동구~밖~ 과수원샷!”
“오렌지, 오렌지~오렌지!”
“꺄하하! 주환 오빠 또 걸렸어요! 경준 오빠도!”
어디 영상을 보고 연습이라도 해 온 건지 조원들은 다양한 술 게임을 끊임없이 진행했다.
“너희 왜 이렇게 잘해? 솔직히 말해봐. 너희 다 술 언제부터 마셨어!”
술을 제일 마신 건 서주환이었다.
생각해보면, 조경준은 2년 만에 복학했지만 서주환은 무려 10년이었다. 최근에 그가 한 술 게임이라고는 이정훈과 함께 했던 귓속말 게임이 전부. 그런 게임을 여기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는가.
“눈치게임, 일!”
“이!”
“삼”
갑자기 시작된 눈치게임.
서주환은 슬쩍 눈치를 보다가 외쳤다.
“사!”
“사!”
옆에 있던 정하연이 동시에 따라 외쳤다.
“이히히! 주환 오빠랑 하연 언니 마셔요!”
“아, 서주환! 게임 개 못해!”
“어? 너도 걸렸으면서 그러기냐?”
같이 걸렸으면서 탓 하는 말에 서주환이 억울하게 말했다. 두 사람이 빨리 안 마시고 티격태격 대자 조원들이 어깨춤을 추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러!브!샷! 러!브!샷!”
“아니 뭔, 너희들 취했냐?”
마시긴 그가 제일 많이 마셨는데, 다들 얼굴에 홍조가 일어나 있었다. 정하연이 살짝 잔을 들며 말한다.
“무슨 러브샷이야. 그냥 마실게. 응?”
“러!브!샷! 1단계는 싫어요~ 2단계!”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어느 순간부터 묘하게 정하연을 잘 따랐던 여자애들이지만 술이 들어가자 도루묵이 되었다.
서주환은 픽 웃으면서 정하연을 바라봤다.
“빨리 안 하면 3단계도 나올 거 같은데?”
“씨이.”
“그냥 빨리 하자. 혹시 3단계 하고 싶은 거야? 내 무릎에 앉고 싶었어?”
“미친놈이? 웃겨, 진짜. 하면 되잖아, 하면!"
정하연이 째릿 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려보고 욕하고 이제 내숭부릴 생각은 완전히 접은 듯했다.
서주환과 정하연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안을 듯 몸을 가까이했다.
“꺄아아~!”
“하연 언니 너무 예쁘당!”
정하연이 화장을 지운 뒤로 묘하게 그녀를 잘 따르는 여성들이었다. 그래봐야 지금은 빨리 술 마시라며 재촉하고 있었지만.
“오오! 형님, 누님 잘 어울립니다!”
“씹덕후는 조용히 해!”
“예….”
정하연이 일갈하고 장덕훈이 시무룩이 닥쳤다.
서주환은 킥킥 얄미운 웃음을 흘리면서 바짝 다가서 정하연의 목 뒤로 팔을 넘겼다. 이어서 정하연의 팔도 그의 목 뒤로 넘어왔다. 둘은 서로를 껴안은 상태로 술잔을 비웠다.
술잔을 모두 비우고 탁탁 머리 위로 털자 여자들이 또 비명처럼 꺄꺄거린다. 이후로는 러브샷에 맛이 들렸는지 두 명이 걸리는 게임을 위주로 진행하고 모두가 한 번씩 돌아가며 팔을 교차해서 잔을 비워내기 시작했다.
“언니, 언니. 환이 언니.”
유소정이 취한 듯 고개를 좌우로 까딱이며 서주환을 부른다. 포니테일로 내려 묶은 머리가 강아지 꼬리처럼 흔들렸다.
“환이 언닝! 이번엔 저랑 러브샷이에요!”
“걸리지도 않았는데?”
“아앙~. 그래도 해요, 언니!”
“아니 언제까지 언니라고 부를 거야?”
여장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언니라 부르는 여자들이 있었다. 유소정 뿐만이 아니었다.
“주환 오빠는 오빤데, 환이 언니는 언니지!”
“뭔 소리야?”
“오빠랑 언니 합쳐서 빠니!”
“소정아, 1, 2, 3 조가 여자 방이거든? 거기 가서 자라. 누가 소정이 좀 끌고 나가!”
“바니바니! 빠니빠니!”
술 게임 노래를 부르듯 한쪽 팔을 파닥파닥 흔들면서 술잔을 들고 난리를 친다.
‘강아지는 개뿔!’
강아지가 아니라 망아지였다. 만약 강아지라면 비글이 분명했다.
일단 그는 유소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러브샷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1단계가 아니었던가? 유소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왔다. 얼떨결에 그가 마주 일어서는데, 그녀가 울상을 지으며 말한다.
“오빠, 키 너무 커! 숙여줘요!”
“그래, 그래.”
유소정은 그가 정하연과 했던 2단계로 마시고 싶은 듯했다. 서주환은 그녀의 부탁대로 살짝 몸을 숙여주었다. 그녀의 키는 164cm로 여자치고 절대 작은 키가 아니었지만, 남자인 서주환과는 10cm 이상 차이가 났다.
그는 몸을 낮춰서 유소정과 끌어안듯 자세를 잡았다. 그렇게 유소정과 러브샷을 마시고 나니 정하연이 짓궂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아하하! 서주환 얼굴 봐! 엄청 좋아해!”
“꺄악. 둘이 사귀어라!”
“역시 주환 형님! 인기 좋습니다!”
서주환은 다급히 표정을 수습했다.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은 것 같은데, 그리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던가?
그때 방문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와, 뭐야? 여기 엄청 재밌게 노네?"
한두 명이 아니었다. 열린 문 사이로 다른 조원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우리도 같이 놀자!”
“너희 되게 재밌게 논다!”
합류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다. 7조 인원들이 자리를 만들어주면서도 당황한 얼굴로 말한다.
“다른 방은 별로 재미없어? 왜 이렇게 다 와?”
“벌써 자는 애들 엄청 많아!”
“히히. 술 마시는 애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여기 남은 거 많이 가져왔어요!”
이야기를 들으니 납득이 되었다. 원래 출콘과는 조용한 사람들이 과반수다. 7조처럼 하나로 단합되어 시끄럽게 놀아재끼는 게 더 드물었다.
술 게임이 한 번 진행될 때 마다 서너 명씩 인원이 늘어났다.
“오! 여기 재밌어 보인다! 우리도 껴줘!”
“끼고 싶으면 입장샷!”
“입장샷! 입장샷!”
어느덧 방 안에 있는 인원이 스무 명을 넘어갔다. 나중에 온 인원들은 어쩔 수 없이 옆방으로 갔다. 이석찬이 있는 옆방도 만만치 않게 즐기고 있는지 간간히 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대규모 술 게임이 한 차례 끝나자 여지없이 또 다른 사람이 들어왔다.
백정기였다.
“여기가 핫 플레이스네! 나도 좀 껴도 되지?”
아니, 좀 꺼져줬으면 좋겠는데. 서주환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도로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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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기는 7조의 방안을 들여다보고 눈을 크게 떴다. 역시 아까 강당에서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정하연이라고 했었나? 쟤 진짜 예쁘네. 왜 화장을 그따위로 하고 다녔지?’
원래도 나름 예쁘긴 했지만 그의 취향은 아니었다. 성형을 한 듯한 티가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장 대회가 진행 될 때 본 정하연의 얼굴은 지금까지와 전혀 달랐다. 유순해 보인다고 생각했던 인상이 사라지고 날카롭고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가 도드라졌다. 성형을 한 듯한 인공적인 느낌도 완전히 사라졌는데, 자세히 보니 화장기 없는 생얼이라는 걸 확인하고 깜짝 놀랐었다.
“여기가 핫 플레이스네! 나도 좀 껴도 되지?”
백정기는 짐짓 이제 온 듯 말하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대답도 듣지 않고 원하는 자리를 찾아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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