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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MT 편 쓰니까 어디 놀러 가고 싶어지네요. 이왕이면 해외 여행으로요.
ㅋㄹㄴ대체 언제 끝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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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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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만 부탁드려요 :D
MT 게임
- 캬아~ 서로 부끄럼 타는 모습이 딱 신입생다워서 풋풋하네요. 이 선배는 흐뭇합니다. 음후훗.
음흉하게 웃으며 멘트를 치는 사회자. 말하는 내용만 보면 영락없는 중년이었지만, 의외로 사회자는 예쁘장하게 생긴 2학년 여학생이었다.
해설을 위한 MC용 멘트인지 아니면 실제 성격인지 몰라도 저 얼굴에서 아저씨 같은 멘트가 튀어나오니 갭이 엄청났다. 사회자가 앞에 나선 참가자 중 맨 끝에 있는 남학생을 가리키며 말했다.
- 우후후. 제일 처음 나온 사람에게는 점수를 줬으니 제일 늦게 나온 사람에게도 뭔가 드려야겠죠? 아, 기대하셨어요? 죄송합니다. 가장 먼저 쪽지의 내용을 오픈할 기회를 드릴게요! 자, 말해주세요!
남학생은 조금 창피한지 주춤하다가 말했다.
“제, 제일 예쁜 사람이요….”
소심하게 말한 남학생의 말 이후.
“꺄아아아악!”
“예쁘다! 미정이 예쁘다!”
“꺄아, 어떡해!”
강당 안이 흥분으로 차올랐다. 이에 사회자가 다시 한 번 음흉하게 웃으며 말한다.
- 거기 후배님들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강지찬입니다."
“강미정이요.”
사회자는 강미정을 가리키며 말했다.
- 강미정 양은 지찬 군 어떤 거 같아요? 강지찬 군은 미정 양이 제일 예쁘다고 하는데?
서주환은 피식피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두 사람을 바라봤다.
‘청춘이다, 청춘. 팝콘 없는 게 아쉽네.’
데리고 나온 여학생의 눈치를 보며 내심 기대하는 듯한 남학생과 그런 남학생을 힐끗 보며 생각하는 여학생. 남학생에게는 긴장되는 순간이겠지만, 제3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특히 바로 옆에서 직관하는 맛이란.
그가 히죽히죽 웃고 있으니 정하연이 질색하는 표정으로 속삭였다.
“야, 너 웃는 거 엄청 징그러.”
“크으. 풋풋하다.”
“으. 한 마흔 된 아저씨 같아.”
“이왕이면 서른 정도로 해주라.”
“뭐라는 거야?”
두 사람이 떠드는 동안 사회자가 여학생, 강미정을 재촉했다.
- 과연 강미정 양의 대답은?!
강미정이 강지찬을 슥 한 번 보고 대답했다.
“꽤 잘생긴 거 같아요.”
“꺄아아아아!”
“둘이 잘 어울린다!”
“사겨라! 사겨라!”
다시 흥분하는 학생들과 환하게 펴지는 강지찬의 얼굴. 그에 사회자도 덩달아 히죽거리다가 학생들을 진정시킨다.
- 여러분 조용조용! 아직 말 안 끝난 거 같아요! 계속 말해보세요, 미정 양.
“음. 잘생기긴 했는데 제 타입은 아니에요."
“아….”
안타까움에 탄식을 흘리고 마는 강지찬. 그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찰나 간 강당 안에 침묵이 맴돌았다. 정하연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공개처형이잖아. 불쌍해라.”
“그러게. 이건 진짜 좀….”
하지만 이게 새내기 엠티의 묘미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차피 결국은 남의 일!
강미정의 대답에 잠시 당황하던 사회자가 강지찬을 위로했다.
- 어, 음. 지, 지찬 군?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제가 보증합니다. 강지찬 군은 잘생겼어요! 그렇죠, 여러분?!
“와아아! 강지찬, 잘생겼다!”
“지찬이 멋있다!”
강지찬을 위로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런데 저게 위로가 될까? 서주환의 눈에는 두 번 죽이는 걸로 보였다.
이후로도 멘트가 계속 이어졌다. 한 사람만 놀릴 수는 없는 법. 애초에 학생회는 게임을 준비할 때 이런 경우를 다 상정했을 것이다.
이어서 진행된 쪽지에는 ‘친해지고 싶은’, ‘귀여운’, ‘번호 교환하고 싶은’ 등의 질문이 나왔는데, 친해지고 싶은 쪽지를 뽑은 사람이 같은 남자를 데리고 나와서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 다음은… 유일한 2학년 남자네요. 에휴. 1학년만 나올 줄 알았는데 2학년이 눈치 없게 껴버렸습니다! 여러분 야유 주세요!
“우우우우!”
여전히 쾌활한 목소리지만 어쩐지 조금 퉁명스럽다. 그에 야유의 대상이 된 2학년, 백정기가 잠시 멈칫하다가 웃으면서 대답한다.
“하하. 제가 2학년인데 눈치 없이 꼈네요. 우리 조 1학년이 나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제가 대신…”
- 그래서 쪽지에 뭐라고 써져 있었나요?
백정기의 말을 툭 끊고 다시 질문하는 사회자. 조금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려는 찰나 그녀가 씩 웃는 얼굴로 말했다.
- 우리 2학년 과대님! 어서 오픈해주시죠!
“하하… 같이 밥 먹고 싶은 사람입니다.”
“오오오~.”
앞서 나왔던 사람들과 같이 학생들이 호응했다. 그리고 여학생의 의사를 묻는 멘트.
여학생은 주변 눈치를 보다가 소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를 보고 있던 정하연이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미친놈.”
“인정.”
서주환도 혀를 차며 동의했다. 이 분위기에서 선배가 밥 한 끼 하자는 걸 거절하기는 쉽지 않다. 그가 아는 백정기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아 이 상황을 노리고 나온 것일 터였다.
다음은 이석찬의 차례였다. 사회자의 질문에 이석찬은 씩 웃으면서 당당하게 쪽지 내용을 오픈했다.
“제가 뽑은 건… 섹시한 사람입니다!”
“꺄아아악!”
“와아아! 석찬 오빠 멋지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당당하게 웃으며 말하자 학생들이 신나서 소리쳤다. 실제로 이석찬이 데리고 나온 여학생, 임수정은 쭉쭉 뻗은 팔다리와 그 나이대 보다 성숙한 외모로 섹시하다는 말이 꽤 어울렸다. 사회자도 재밌다는 듯 웃으며 질문한다.
- 어떤 점이 그렇게 섹시했나요?
“으음. 이거 말해도 됩니까? 책임은 선배님이 지시는 걸로?”
- 힉! 아뇨! 말하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대신, 두 사람 섹시 댄스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저는 괜찮습니다만… 수정아?”
이석찬이 어쩌겠냐는 듯 여학생을 본다. 시선을 받은 그녀도 보통은 넘는지 풋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학생회가 음악을 틀고 두 사람이 가볍게 몸을 튕기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주 이후 본격적인 음악이 흘러나오자 이석찬이 돌연 임수정에게 가까이 달라붙으며 어깨를 감쌌다.
““꺄아아아아!””
이에 다시 열띤 소란이 이는데, 임수정은 한 술 더 떠서 이석찬의 어깨를 짚고 돌아가더니 웨이브를 타며 다리를 쓸었다.
“꺄아, 미쳤다! 둘이 사귀어?!”
“잘 어울린다!”
서주환도 와 하고 감탄하며 두 사람을 구경했다.
‘미친놈이네. 저게 인싸인가?’
그가 기억하기로 이석찬도 회귀 전에는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조가 바뀌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뽑은 쪽지의 내용이 바뀌어서 그런 걸까.
서주환이 감탄과 함께 낄낄거리며 이석찬과 임수정을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정하연이 툭툭 그를 건드렸다.
“야, 너는 뭐 뽑았어?”
“응?”
“설마 이석찬 같은 거 뽑았어?”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 쳐다보는 게 어째 좀 불안해 보인다. 얌전한 이미지를 지키고 싶어서 그런 건지, 춤에 자신이 없는 건지.
서주환은 킥 웃음을 흘렸다.
“왜. 불안해? 일단 섹시 댄스는 아닌데.”
“아, 뭔데.”
“하연이 너 춤 좀 춰?”
“진짜 춤 춰야 되는 거야?”
“자신 없나 보네?”
놀리듯 묻자 정하연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표정을 짓더니 픽 웃음을 흘렸다.
“흥. 내가? 나 몸 쓰는 건 대부분 자신 있는데.”
자신만만한 얼굴을 보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냥 눈에 띄기 싫어서 그런 듯했다.
이윽고 이석찬과 임수정의 댄스타임이 끝났다. 이제 서주환과 정하연의 차례였다.
- 자 마지막 팀 공개해주세요! 마지막 팀은… 어라? 두 사람 다 나이가 스물 셋이네요? 그리고 한 명은 저 보다 선배님인데 1학년?
서주환은 멋쩍게 눈꼬리를 긁적이며 답했다.
“제가 입학 해놓고 바로 휴학을 해서요. 그리고 군대 다녀오느라 복학이 늦었어요.”
- 오, 군필이셨군요. 충성충성! 나라 지켜주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지만 군필 선배님도 쪽지는 공개하셔야 합니다! 옆에 계신 예쁜 여성분을 어떤 이유 때문에 데리고 나왔을까요? 자, 쪽지 공개해주세요!
서주환은 사회자의 말을 따라 종이를 펼쳐서 보여주었다. 이내 그녀가 눈을 깜빡거리더니 고개를 갸웃하며 쪽지를 읽는다.
- 싸움을 잘 할 것 같은 사람?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내용에 잠깐 정적이 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푸하하하하!”
“아하하! 오빠! 하연 언니가 왜 싸움을 잘 해요!”
“서주환! 그냥 정하연이랑 나오고 싶었다고 말해라!”
강당 안에 폭소가 일었다. 특히 같은 7조 사람들은 서주환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이내 사회자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 싸움 잘 할 것 같은 사람? 여성분 인상이 순한 게 싸움을 잘 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키가 크셔서 그런가?
“헉. 그건 여러분이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서주환은 손사레를 치며 짐짓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정하연에게서 한 발작 떨어지며 말을 이었다.
“얘가 얼마나 난폭한데요. 싸우면 제가 질 걸요?”
진심을 듬뿍 담아 말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학생들의 단합 된 야유였다.
“우우우우!”
- 푸훗. 농담이 재미없네요. 그냥 예뻐서 같이 나오고 싶다고 말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연 언니, 예쁘다!”
“우우! 주환 오빠는 반성해라!”
얼마나 가면을 잘 쓰고 생활한 건지 다들 장난이라 생각하고 웃기 바쁘다. 순도 100프로의 진심이었거늘.
‘너희들 이게 농담 같지?’
지금도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살벌하게 노려보고 있는 눈빛을 보면 생각이 단번에 달라질 텐데. 못 봤으니까 웃을 수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사정을 알고 있는 이석찬만이 서주환 쪽을 보며 동정어린 시선… 이 아니라 누구보다 격렬하게 웃고 있었다.
‘숨넘어가겠다, 자식아.’
어찌 됐든 마지막 쪽지를 공개로 게임이 시작되었다.
- 지금부터 두 분씩 짝을 지어서 신문지 위로 올라가주시면 되겠습니다! 신문지 게임 알죠?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위로 올라가는 게임이다. 게임이 진행 될 때 마다 신문지를 한 칸씩 접어가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히 게임을 하는 두 사람의 몸이 밀착하게 된다.
세 번째 접기에서 네 팀이 우르르 탈락하고 서주환, 백정기, 이석찬 세 팀만 남게 되었다.
- 네 번째 접겠습니다! 지금부터는 머리를 잘 써야 합니다. 아니면 서로 꼭 붙거나 남자가 여자를 업는 게 좋을 수도 있겠네요. 음후후.
다시금 음흉하게 웃음을 흘리는 사회자.
네 번째로 신문을 접자 면적이 현저히 좁아진다. 더 이상 같이 까치발 드는 정도로는 서 있는 게 불가능한 면적이다.
이미 승부욕에 발동이 걸린 정하연이 말했다.
“주환아, 일단 네가 서 봐. 내가 네 발등으로 올라갈게.”
“너 몸무게 몇이야? 육십 넘으면 발등 짜부라… 악! 말로 해, 말로!”
“똑바로 서기나 해. 기껏 끌고 나와 놓고 못 이기면 죽는다. 싸움 진짜 잘하는지 보여줘?”
“그거 마음에 담아 놓고 있었냐?”
“조심해. 나 옛날에 유도 배웠어.”
유도는 어쩔 수 없지. 서주환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똑바로 안 하면 업어치기를 당할지도 모른다.
“죄송.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킥. 그러면 빨리 서 봐. 나 육십 안 돼.”
그 말에 서주환은 픽 웃었다. 정하연이 안 무거운 건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녀의 상태창을 확인한바 그녀는 키가 173cm에 몸무게는 57kg이다. 사실 정하연의 키면 몸무게가 60 이상이어도 굉장히 관리가 잘 된 체중이었다.
그가 신문지 위에 서자 정하연이 발등을 밟고 올라왔다. 조심스레 올라 선 그녀가 새삼 눈치를 보며 묻는다.
“많이 무거워?”
“어. 발등 뭉개질 거 같아. 다이어트 할 거면 내가 운동 가르쳐 줄게.”
“죽는다, 진짜….”
“농담입니다. 그런데 너 자세 괜찮아? 쓰러질 거 같은데?”
“아씨. 균형 잡기 힘들어.”
공간이 워낙 없다보니까 균형 잡기가 힘들다. 그나마 서주환의 발사이즈가 280으로 큰 편이었지만, 정하연의 발도 여자치고는 그리 작은 사이즈가 아니었다.
서주환은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슬쩍 손을 움직이며 말했다.
“내 목 잡아봐.”
“뭐? 어, 야! 어딜 만져?”
“균형 잡으려고 그러는 거야.”
“씨. 전적이 있어서 못 믿겠는데. 한 번만 넘어가준다. 이거 기억해둘 거야.”
서주환은 손을 정하연의 등 뒤로 넘겨서 허리에 얹었다. 등허리를 잡고 그 쪽으로 살짝 당기자 자세가 훨씬 안정되었다.
‘얘 허리가 생각보다 더 가느네.’
그렇다고 마냥 말랐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게 얇은 옷 위로 잔근육이 느껴진다. 유도를 했다는 게 정말인 듯했다. 정하연은 그의 목에 팔을 두르는 대신 어깨를 잡았다.
사회자의 카운트가 끝나고, 학생들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꺄아아악!”
“뭐야, 다들!”
비단 서주환과 정하연만 보고 지르는 소리가 아니었다. 발 디딜 곳이 좁아진 상황에서 다들 비슷한 구도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몸이 밀착되었다. 이석찬의 경우는 아예 임수정과 둘이 키스라도 할듯 딱 붙어있었다.
그때 바짝 붙은 정하연이 서늘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서주환.”
“어?”
“배에 뭐가 닿는데.”
“…….”
서주환은 아무 말도 못하고 급히 속으로 애국가를 외웠다. 어느새 일어난 소중이가 바짝 붙은 정하연의 아랫배에 닿고 있었던 것이다.
정하연이 잇소리를 내며 쌍심지 켠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변태 새끼야.”
“…미안. 생리현상이야.”
“미안하면 그만 좀 찌르지?”
“진짜 미안….”
“넌 아무튼 진짜 끝나고 보자.”
정하연이 살벌한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서주환은 면목이 없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아랫도리를 가라앉히기 위해 애썼다.
‘돌겠네. 사흘 넘게 못 했더니….’
자위로 좀 빼 놓지 않은 게 후회되었다. 쌓인 상태에서 여자와 밀착하니 벌떡 일어난 것이다.
‘얘가 생각보다 가슴이 있네.’
슬랜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던 정하연은 생각보다 가슴이 컸다. 바짝 붙어 있으니 가슴팍에 감촉이 느껴졌다. 서주환은 무던히 애써서 결국 발기를 가라앉히는 데 성공했다. 조금만 늦었어도 학과생들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개망신을 당할 뻔했다.
- 삼, 이, 일! 됐습니다!
카운트가 끝나자마자 그는 얼른 정하연과 떨어졌다. 다행히 완전히 일어났던 건 아니어서 어떻게든 가라앉힐 수 있었다.
- 3조 탈락! 6조, 7조 통과!
백정기가 탈락했다. 이제 서주환과 이석찬 두 팀만 남아 있었다. 사회자는 빠르게 다음 난이도를 진행했다.
- 신문지 접어주세요! 이제 한 발 올리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설마 이것도 두 팀 다 버티진 않겠죠? 혹시 모르니 이번에는 오래 버티는 팀이 승리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슬슬 저녁 먹으러 가야죠. 아, 배고파! 두 팀 모두 후딱 올라가세요!
“배고프다! 빨리 올라가라!”
“우우. 밥 좀 먹자!”
사회자의 유도를 따라 학생들이 야유한다. 벌써 저녁 시간이 다 되었다.
서주환과 정하연은 신문지 위로 어떻게 올라갈 것인지 고민했다. 그런데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보였다. 그 혼자 올라가도 한 발로 까치발을 들어야 하는데 여길 둘이서 어떻게 올라간단 말인가.
- 자 3초 뒤에 올라가겠습니다! 삼, 이…
“하연아, 잠깐만 들게.”
“뭐? 꺅?!”
정하연의 입에서 드물게 여린 목소리가 나왔다. 서주환이 번쩍 그녀를 안아 든 탓이었다. 옆에 있는 이석찬도 같은 방법을 써서 신문지 위로 올라갔다.
양쪽 모두 남자가 여자를 안아 든 구도가 되자 다시 꺅꺅거리는 환호가 울렸다. 혈기왕성한 스무 살이라 지치지도 않는지 목청이 여전하다.
품에 안긴 정하연이 서주환을 올려다보며 말한다.
“생각보다 힘세다? 안 무거워?”
“너 보다 무거운 걸로 운동 많이 했거든.”
“야, 말이라도 안 무겁다고 하지?”
“무거우니까 말 걸지 마라. 떨어트릴 거 같다.”
“이게 진짜.”
10초 정도 지났을까? 낄낄거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옆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났다. 이석찬이 비틀거리다가 결국 엎어진 것이다.
이석찬은 그 와중에도 임수정을 안 다치게 하려고 몸을 뒤집어 밑으로 깔렸다. 저런 운동 신경으로 10초도 못 버틴 게 이상했다.
‘저거 일부러 넘어진 거 같은데.’
은근슬쩍 임수정의 엉덩이를 만지고 있는 걸 보니 확신이 들었다.
- 신문지 게임 우승은 7조입니다! 7조한테 300점 드리겠습니다! 자, 이제 다들 밥 먹으러 가죠! 높은 점수의 팀부터 순서대로 줄 서주세요!
사회자의 말과 함께 정하연이 서주환의 팔뚝을 꼬집었다.
“이제 좀 내려놓지?”
서주환은 그녀를 내려주며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안고 있는 맛이 좋았는데.
*
서주환은 저녁을 먹은 후 조경준, 이석찬과 함께 담배를 피고 왔다. 정하연이 뒤에서 부럽다는 듯 바라보는 게 느껴졌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이 자초한 일인 걸.
레크레이션 시간 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았다.
이석찬이 6조가 모여 있는 방으로 들어가고, 서주환과 조경준은 7조가 배정 받은 방으로 들어갔다.
“괜찮아?”
“일단 학생회에 말하자.”
“그건 하연 언니가 갔어.”
“혜영 언니는?”
“오빠들도 안 보여.”
방 안은 조금 소란스러웠다. 조원들이 장덕훈을 둘러싼 채 어수선한 분위가 흐르고 있었다.
서주환이 방안으로 들어서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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