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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공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썼던 글을 엎어버리고 죄 다시 쓰느라 늦었습니다...
욕조 씬을 썼었는데
씬 파트만 몇 편 째인가. 이게 지금 필요한 건가. 욕조 씬은 나중에도 쓸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 때문에 글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욕조 씬은 사라졌습니다...
오늘은 글 빨리 썼다고 희희낙락 해서 치킨 시켜 먹은 제 자신을 때려주고 싶군요ㅠㅠ
사실 이게 처음이 아닌지라 더 죄송합니다. 부족한 글쟁이의 역량 부족과 욕심으로 종종 늦어지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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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기도 전에 NTR 당한 백정기의 분노.
당연한 말이지만 조만간 치워질 놈입니다. 이건 스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본 글은 지루할 때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편안함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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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료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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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한 번만 부탁드려요 :D
선배님, 안녕하세요!
성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유지경!”
서주환은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2학년 과대 백정기. 어떻게 된 일인지는 이미 유지경에게 대충 들은 뒤였다. 술에 취한 그녀를 집에 데려다 준다며 추근덕 거렸다던가. 속셈이야 뻔했다. 그는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큽. 웃참 힘드네.’
이런 웃음벨이 또 없었다. 간밤에 유지경을 어떻게 해보려다가 잠시 편의점을 간 사이 그에게 뺏기지 않았던가. 잔뜩 기대하고 있었을 텐데 집에 가서 딸이나 잡았을 생각을 하니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막상 그는 유지경과 밤을 불태웠는데.
서주환은 내심으로 폭소하면서도 유지경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백정기가 앞뒤 분간 못하고 일을 치면 나서기 위함이었다.
그를 본 것일까. 아니면 신입생들의 시선이 몰린 걸 의식한 걸까.
당장에라도 화를 쏟아낼 듯 다가오던 백정기는 잠시 멈칫하는가 하더니 숨을 길게 토했다. 한결 차분해진 얼굴의 그가 말한다.
“유지경. 너 어제 어디 갔었어? 갑자기 사라져서 밤새 찾아다녔다. 전화도 안 받고. 하다못해 까톡 답장이라도 하지.”
막 소리쳤을 때보다는 진정한 듯하지만,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짜증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었다. 사실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은 내용이기도 했고.
“그게… 죄송합니다. 그런데 제가 어제 기억이 없어서요….”
유지경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그에 백정기가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기억이 안 나?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까톡은 왜 안 봤는데? 너 스마트폰 달고 살더만.”
“까톡이요? 온 거 없었는데… 앗. 데이터가 왜 꺼져 있지? 왠지 한 통도 안 쌓여 있더라니.”
서주환은 유지경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스스로 데이터를 꺼놓고 모르는 척 능청스러운 연기가 일품이다. 이 정도면 학과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 뭔. 데이터가 왜 꺼져 있어?”
“저도 모르겠어요. 취해서 기억이 안 나가지고. 주환 오빠가 데려다 준 거 외에는 하나도 기억 안 나요….”
“그 새… 서주환 선배님이?”
그제야 고개를 돌려 서주환을 바라보는 백정기.
서주환은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백정기의 말이 없어졌다. 할 말이 더 있을 리가 없다. 데이터가 꺼져 있었고, 그 이유는 취해서 기억이 없다는데 뭘 더 어쩔 건가. 심지어는 자기보다 선배가 데려다 줬다고 하니 더 화를 내면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왜 대신 데려다 줬냐고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서주환은 씩 웃으며 백정기의 어깨를 두드렸다. 원래라면 조심하겠지만, 저가 먼저 학번제를 들먹였는데 어쩔 건가.
“지경이 혼자 있는 게 위험해 보여서 내가 데려다줬어. 나도 거기 근처 살거든.”
“그랬… 어요? 다행이네요. 원래는 제가 데려다 주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없어져서 깜짝 놀랐어요.”
“응? 어제 밤에 지경이 혼자 있던데, 너 어디 갔었어? 취한 애 내버려두고.”
밤중에 취한 여자애를 위험하게 혼자 두고 어디 갔었냐는 물음.
서주환은 스스로 말하면서도 의외로 자신에게 엿을 먹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대답하지 못 하고 우물거리는 백정기의 모습이 즐거웠다. 그는 다음에 나올 답을 알고 있었다.
“…유 사러.”
“응? 뭐라고? 안 들려.”
“초코우유 사러… 편의점에….”
“취한 애 내버려두고 초코우유를 사러 편의점에?”
그는 일부러 짐짓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되물었다. 그때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푸흑!”
이석찬의 웃음소리다. 슬쩍 돌아보니 얼른 자세를 낮추는 게 보였다. 백정기가 소리가 들린 방향을 노려보고 있었다.
“…….”
입을 다문 백정기의 얼굴이 벌게졌다. 자기가 말하면서도 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겠지. 그가 변명하듯 덧붙인다.
“지경이가 초코우유 먹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거 먹으면 속 풀린다고 해서….”
“거 데려다 준 다음 사다주지. 어차피 지경이 집 근처에 편의점 있던데.”
“아니, 그건…!”
“뭐, 어쨌든 고생했네. 역시 2학년 과대. 지경아, 고맙다고는 했어?”
“아! 백정기 선배님, 어제 정말 고마웠습니다!”
마음대로 상황을 종결시켰다. 백정기도 여기서 더 말을 꺼내봐야 본인 꼴만 우스워질 걸 느꼈는지, 애써 웃는 얼굴로 말한다.
“어, 어어. 그래. 잘 들어갔다니까 다행이다. 그럼 수업 열심히 하고. 나중에 조별 모임 때 보자. 나도 수업 있어서.”
백정기는 그리 말하고선 도망치듯 돌아갔다. 그제야 뒤에 숨어 있던 이석찬이 서주환의 어깨를 두드렸다.
“야, 빨리 담배 피러 가자. 수업 1분 남음.”
“그래. 한 대 피고 들어야지.”
흡연장에 도착하자 이석찬이 담배를 물며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푸흐하하학! 미친 새끼! 너 어제 뭔 일 있었지? 이따 썰 좀 풀어봐.”
“얘기하자면 귀찮은데….”
“야, 어제 나 버리고 갔잖아. 그거랑 퉁 치자. 끅끅끅.”
“미친 놈. 웃다 죽겠다.”
물론 그리 말하는 서주환도 낄낄 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
“야, 입 좀 다물어봐. 교수님 보시겠다.”
“프흐흐. 웃긴 걸 어쩌냐.”
이야기를 들은 이석찬은 수업 중간에도 피식피식 웃어댔다. 어지간히 웃겼나 보다. 물론 유지경과 섹스를 한 건 빼놓고 말해줬지만.
어찌됐든 유지경 덕분에 서주환은 한결 풀어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입생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진 것이다. 물론 좋은 쪽으로. 같은 신입생이자 유순해 보이는 유지경이 그를 편하게 대하니 경계가 풀릴 수밖에 없었다.
“형님들. 오늘은 끝나고 뭐하십니까? 오늘도 술 마십니까?”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쯤 장덕훈이 말했다. 그에 이석찬이 인상을 종잇장처럼 구겼다.
“이제 너랑 술 안 마셔 곰탱아!”
“…너무하심다.”
“너무한 건 내가 아니라 너지 자식아. 취하니까 완전 씹덕모드더만.”
“끄응. 어제는 술 마셔본 게 처음이라 실수한 겁니다.”
장덕훈이 머리를 긁적이며 눈을 내리깔았다. 기억은 멀쩡한 모양. 그와 정하연이 돌아간 뒤에도 장던훈은 이석찬을 무던히도 괴롭혔었다.
세 사람은 수업을 대충 한 귀로 흘려 넘기며 잡담을 떨었다. 그러던 중 서주환의 눈에 멀찍이 떨어져 있는 정하연이 들어왔다. 정하연은 여자들 틈에서 안경을 쓰고 열심히 수업을 듣는 중이었다.
‘회귀 전에도 공부 열심히 했었지.’
정하연은 드센 인상과 달리 의외로 모범생이었다. 졸업할 때까지 과탑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그때 정하연의 옆에 있던 여자애가 그녀의 귀에 무언가 속삭이는 게 보였다. 그에 정하연은 세 남자가 있는 곳을 살짝 돌아보더니 옆에 앉은 여자에게 곤란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어보였다.
서주환은 문득 궁금해져서 이석찬을 불렀다.
“야, 석찬아.”
“엉?”
“하연이는 저기서 왜 저러고 있냐?”
“뭔 소리? 공부하는 거? 쟤 장학금 타려고 그러는 거야.”
“장학금?”
“어. 쟤 입학도 우리 과 수석으로 했음.”
회귀 전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게 장학금 때문인 듯했다. 집안 사정이 좀 안 좋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치곤 자취를 하는데.’
개인 사정이니 물어보기도 좀 그렇다. 그리고 애초에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건 나도 알아.”
“그럼 뭐?”
“굳이 왜 저기 있냐고. 되게 어색해 보이는데.”
“아아.”
이석찬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주억이더니 픽 웃으며 말한다.
“내가 저번에 말했지? 쟤 찐따라고.”
서주환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정하연이 찐따라. 회귀 전에는 과대 하면서 모두랑 잘 어울렸던 것 같은데. 그리고 정하연의 성격으로 친구 없기도 힘들어 보였다. 얼굴도 화장을 이상하게 해서 그렇지 굉장히 예뻤고.
“쟤 친구 만들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친구? 우리는?”
“아니 뭐. 여자애들이랑 친구 먹고 싶은가 보지. 그래서 담배 피는 것도 숨기는 거고.”
여자들은 담배 피면 친구하기 힘든가? 확실히 출콘과에는 정하연과 유지경을 제외하면 담배 피는 여자가 없긴 했다.
“흠. 여튼 땡큐.”
“자세한 건 직접 물어봐. 물어본다고 대답해줄지는 모르겠다만.”
서주환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
대학교 MT에서 1학년이 준비해야 될 건 딱히 없다. 그냥 가만히 몸만 가서 2학년들이 준비해둔 과정을 따라 즐기면 된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열심히 준비해야 되는 게 있었으니.
“주환 형님, 오늘 조원들 모이기로 했습니다.”
“에휴. 나도 안다. 나가서 뭐하냐.”
“막막합니다.”
바로 장기자랑이었다.
서주환과 장덕훈은 모이기로 약속한 장소로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수업이 없는 강의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미 모여 있는 몇몇 조원들이 보인다. 그 중에는 정하연도 있었다. 그녀는 입모양으로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죽고 싶냐고 살해 협박을 하는 중이었다.
‘일단 여장은 덕훈이한테 넘기자.’
미리 정하연이랑 말을 맞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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