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진작할걸!(2)
서주환은 지갑에서콘돔을 꺼내 들어 보였다.
“여기 있거든.”
“…그거 항상 가지고 다니니?”
임수희가 황당하다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항상 콘돔 하나쯤은 지갑에 넣어두고 다녔다. 복이 온다느니 하는 고리타분한 미신을 믿는 건 아니다. 다만 언제 섹스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주환은 회귀 후 단 시간에 여러 명의 여자와 정을 통하고 섹스에 단단히 맛을 들인 상태였다.
“지금, 여기서 하자.”
임수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와서 그녀도 뺄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먼저 성적으로 건드린 건 그녀였기에.
서주환은 그모습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생각해 보면 임수희는 그를 수면간 했을 정도로 성욕이 강한 여자다. 역시 지금이 적기였다.
임수희는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자세를 잡았다. 책상을 잡고, 허리를 들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오랜 운동으로 단련된 애플힙이 인상적이었다.
‘골반이. 크으.’
허리와 골반의 경계가 두드러졌다. 타고난 몸매. 누군가는 운동으로 몸매를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일부만 맞는 말이었다. 엉덩이 근육은 몰라도 골반같은 부분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중요했다.
서주환은 곧장 넣지 않고 그녀의 엉덩이를 잡았다. 양손에 잡힌 둔부가 탄력적이었다. 그대로 엉덩이 살을 잡고 벌린 다음 둔덕을 핥짝였다.
“읏! 안 넣고 뭐하니? 부끄럽게.”
“쪼롭. 누나 보지가 예뻐서.”
“아으. 진짜 어쩌다 일곱 살이나 어린 애랑 이렇게….”
“그야 누나가 날 따먹어서?”
“윽. 하아. 그래. 내 잘못이네.”
찔리는 게 있으니 가만히 있는 임수희.
일곱 살이나 어린 애를 수면간 해버렸으니 할 말이 없었다. 기분이라도 좋지 않았다면 에둘러 거절했을 테지만, 아직도 수차례 절정을 느끼며 실신했던 그날의 감각이 선명했다.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쾌락이었다.
‘솔직히 하고 싶기도 했고.’
정말로 이런 의도를 갖고 장난을 친 건 아니었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고 나니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느꼈던 괴물 같은 정력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었다.
“하. 으읏.”
혀가 질 안쪽으로 들어와서 꿈틀거렸다. 뾰족하게 세운 혀가 질 벽을 긁고 나갔다. 찌릿한 감각. 그녀도 불이 붙어버렸다.
“쯔릅. 됐다. 이제 넣어도 되겠는데?”
충분히 젖었다는 뜻이었다. 그녀도 스스로물이 배어나오고 있음을 알았다.
“…그만 말하고 빨리 넣어.”
한참 연하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건 참 묘한 기분이었다. 그는 한 차례 가슴을 만지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옷을 들추고 맨가슴을 주물렀다.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웃으며 콘돔을 씌운다. 곧 딱딱한 막대기가 입구에 닿는 게 느껴졌다.
“아.”
넣지도 않았건만 입이 벌어졌다. 그날의 감각이 살아나는 듯했다. 이내 쯔르륵- 하고 안으로 들어온 기둥이 몸 안을 헤집었다.
“흐읏!”
“아, 누나 안 기분 좋다. 엄청 쪼여.”
그야 쪼이겠지. 지난 회식 이후 자위 한 번 하지 않았으니까. 그녀는평소 운동으로 성욕을 풀기 때문에 자위하는 일이 드물었다.
‘으으. 최근에 운동을 못 했더니.’
운동을 쉰 건 서주환만이 아니었다. 그가 쉬는 동안 그녀도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일이 바빠서였다. 덕분에 욕구가 쌓였고, 오늘 자신도 모르게 도발을 해버렸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무의식중에 이런 상황을 기대했을지도.
찔걱찔걱찔걱.
“흣. 으응. 으흣!”
임수희는 목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입을 앙 다물었다. 여기는 마음껏 소리를 낼 수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녀가 차린 사업체. 만에하나라도 헬스장 안에 소문이 나면 곤란했다.
즈르륵- 찌걱!
귀두가 걸치도록 빼더니 단번에 뿌리까지 밀어 넣는다. 빠져나갔던 자지가 힘차게 안쪽을 찔렀다. 자궁구가 아려오는 듯했다. 절로 소리가 나왔다.
“흐악!”
“헉. 누나, 목소리.”
“으읏. 흣. 하아.”
찔걱찔걱찔걱!
철썩철썩!
마찰음과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사무실의 방음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분명 밖에 들리지 않을 소리임에도 새어나갈까걱정이 된다.
임수희는 소리가 신경 쓰여서 몸을 긴장시킨 상태였다. 그녀가 서주환에게 말했다.
“소, 소리 조금만 작게 하자.”
“에이. 이 정도로는 안 들려. 누나 목소리만 조심하면 돼.”
“그래도.”
“으음. 알았어.”
말을 알아들은듯해서 다행이었다. 서주환은 고집 부리지 않고 움직임을 늦췄다.
“학!?”
“쉿.”
다행이 아니었다. 움직임을 늦춘 대신 안쪽 깊숙이 밀어 넣고 허리를 돌렸다. 자지가 자궁구 근처 질벽에 딱 붙어 휘적대는 게 느껴졌다. 그녀가 약한 부분이었다. 이제 살부딪치는 소리가 아니라 스스로의 신음이 문제였다.
“읏. 흑. 으응. 아~ 읏.”
“누나, 나이제 쌀 것같아.”
“아, 안 돼. 조금만 더.”
“큭. 못 참겠는데. 그럼 힘 좀 빼봐, 누나.”
“으으응.”
힘을 빼라. 질압을 풀라는 말이다.
“무리야. 진짜 못 참겠어?”
절정으로 한창 치닫는 와중에 어떻게 힘을빼란 말인가. 의식하지 않아도 질이 조여들었다. 힘을 빼보려 노력한 게 이 수준이었다.
“이제 한계인데.”
“으응. 조금만 더 참아봐.”
“아, 싼다.”
“읏!”
안에서 자지가 팽창하는 게 느껴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질을 꽉 조였다. 서주환은 싸면서도 움직였다. 아, 조금만 더. 아주 약간만 더 있으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움직임이 뚝 멈춘다. 결국 가지 못 했다.
“후우우.”
만족스럽게 숨을 뱉는 모양새가 얄미웠다. 서주환은 어느새 자지를 빼내고 콘돔을 벗기는 중이었다. 혼자만 즐기고 끝내다니. 들끓었던 성욕이 애매하게 끊겨서 짜증이 올라왔다.
“주환아, 콘돔 더 없어?”
“어… 하나뿐이었는데.”
서주환은 곤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갑 안에 콘돔 몇 개나 넣어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임수희는 가지 못하는 바람에 짜증이 난 것 같았다.
‘아이템은 있는데.’
마침 며칠 전에 『안심하고 질싸』가 몇 개 더 나온 참이다. 이 아이템을 사용하면 질내사정을 해도 절대 임신이 되지 않는다. 다만 상대방을 설득하는 건 그의 몫이었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임수희의 성욕은 오늘 절정을 찍은 상태였다. 성욕 A. 지금까지 본 어떤 여자보다도 높은 등급. 마침 절정 직전에서 딱 멈춰버렸으니 설득하는 건 어렵지 않아보였다.
서주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그녀에게 우뚝 서 있는 자신의 소중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직 할 수는 있는데.”
“…생으로 하자고?”
“누나가 괜찮다고 하면. 싫으면 어쩔 수 없고. 그냥 손으로 해줄까?”
고민하는 듯 임수희의 미간이 더 찌푸려졌다.
서주환은 그녀에게 다가 보지 안으로 손가락을 넣었다. 당연히 『손성스러운 손길』은 활성화 하지 않았다. 안달나게 하려는 게 목적이지 손으로 보내려는 게 아니었으니까.
지륵지륵.
“으응….”
신음은 나오지만 영 감질난다는 표정이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길고 두꺼운 게 들락거렸는데 이제 와서 손으로 만족이 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애만 더 닳을 뿐이었다.
“누나.”
“…응.”
“넣을까?”
“…….”
고민하는 표정. 사실 임수희에게는 이미 아이템을 사용하여 질내사정을 해본 적이 있다. 그때도 상당히 걱정했었지. 당연하다.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윈윈하는 관계에서 덜컥 애가 생겨버리면 그저 곤란한 수준이 아닐 테니.
지륵.
넣고 있는 손가락을 구부렸다. 질 벽을 긁어내듯 움직였다.
“으응.”
낮게 숨을 흘리는 임수희.
서주환은 더 묻지 않고 입구에 자지를 맞추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자세. 그녀는 아직도 고민어린 눈으로 결합부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끝내 말리지는 않았다. 그대로 밀어 넣었다.
즈릇. 즈르륵.
벌떡 일어난 자지가 귀두부터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 임수희의 조개는 들어오길 기다렸다는 듯 자연스럽게 자지를 받아들였다. 그녀의 몸이 넣기 쉬운 자세를 취한다. 엉덩이가 앞으로 오고, 허리가 뒤로 구부러졌다.
서주환은 임수희의 허리를 받치고 다리를 붙잡았다. 자연히 그녀의 몸이 책상 위로 넘어갔다. 볼펜 따위의 물건이 떨어지고, 레깅스가 무릎에 걸쳐진 채 보지가 훤히 드러났다. 책상이 낮아서 높이가 적당했다.
찔걱찔걱찔걱찔걱!
움직임이 격해졌다. 임수희의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억눌린 신음이 잇사이로 숨결처럼 새어나온다. 마음껏 지르지 못하고 참으려는 모습이 더욱 흥분을 일으켰다.
“누나 보지 너무 기분 좋은데.”
당연한 말이지만 고무를 끼는 것보다 생으로 하는 게 훨씬 좋았다. 불과 몇 밀리 차이였지만 체감이 전혀 다르다. 자지에 엉겨 붙는 보짓살이 느껴졌다. 진퇴할 때마다 꽉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는 안쪽이 자극적이었다.
서주환은 오랜만에 생으로 하는 섹스와 사무실이라는 이질적인 공간 때문에 흥분이 차올랐다. 금방 다시 싸버릴 것 같았다.
임수희를 불렀다.
“누나, 어때?”
“읏. 괜찮아. 오늘 안전한 날이니까….”
갈 것 같냐는 말이었는데 계속 그를 신경 쓰고 있는 듯했다. 이미 아이템을 사용했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는데.알려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다.
“학. 으읏.으으응~! 하악!”
“누나, 목소리.”
“으응…. 읏.”
임수희의 숨이 격해졌다. 슬슬 가려는 것 같았다. 한 번 절정 직전까지 갔던 터라 그녀도 빠르게 쾌감이 차오르는 듯했다.
“아, 아, 으응. 흐읏.”
“갈 것 같아?”
“으응. 하.”
“나도 곧 쌀 거 같아.”
“하윽. 밖에, 밖에다 싸야 돼.”
“안에 싸면 안 돼?”
“당연히… 안 되지.”
아쉽게 입맛을 다셨다. 안에 잔뜩 싸고 싶었는데 그건 무리일 듯했다. 생으로 한 거에 만족해야 하나. 하기야 안에 싸지르면 그야 좋을지 몰라도 그녀는 일하는데 불편할 터였다.
곧 사정감이 찾아왔다. 먼저 절정에 이른 건 임수희였다. 그녀가 두 손으로 입을 꽉 막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서주환은 그녀의 떨림이 멈추는 동시에 자지를 빼냈다. 일부러 여유를 남겨두었다. 그녀의 몸을 책상에서 내려주고 얼굴에 자지를 가져다 댔다. 손으로 몇 번 문지르니 참았던 사정감이 확 올라왔다.
“윽. 누나, 싼다. 입 벌려줘.”
“으음.”
임수희도 사방에 정액이 튀는 걸 생각했는지 자지를 입 안에 머금었다. 촉촉한 느낌이 닿자 둑이 터지듯 정액이 분출되었다. 울컥울컥. 잠시간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근 일주일 가까이 참았던 정액이 그녀의 입 안을 채웠다.
꿀걱. 꿀걱.
임수희의 목울대가 움직이며 정액을 삼켰다. 그녀는 한 손으로 서주환의 자지를 주무르며 정액을 짜냈다.
‘…왜 맛있지?’
정액이 맛있다니 이상한 일이었다. 물론 정액 특유의 씁쓸한 맛은 여전했지만, 갓 따낸 야채와 과일을 갈아서 만든 듯한 상큼함도 있었다. 어쩐지 단맛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임수희는 무의식중에 정액을 짜내듯 손을 움직이며 쭉 빨아들였다. 그렇게 마지막 한 방울 까지 짜내고 나서야 자지를 입밖으로 뱉어냈다.
꿀걱.
남은 정액을 삼키고, 입가에 튄 걸 닦아냈다.
그녀는 옷무새를 바로 잡고 묘한 눈으로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서주환을 바라봤다.
“주환아.”
“응?”
“요즘 채식하니?”
“엉? 아니? 아, 좀 많이 먹긴 했던가? 채식만 한 건 아니지만.”
줄어든 정력에 신경 쓴다고 야채를 유독 많이 먹긴 했었다. 그만큼 고기도 많이 먹었지만 말이다.
“채식하면 정액이 맛있어진다는 게 진짜였나…?”
임수희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
3월 1일, 개강 전날.
띵동~. 띵동~.
아침부터 초인종이 울려댔다.
한참 운동을 갔다 와서 샤워를 하고 있던 서주환은 급하게 반바지와 민소매를 걸치고 문으로 향했다.
“누구세요?”
“환이 오빠!우리야, 수아랑 주희!”
‘아, 그러고 보니 애들이 온다고 했었지.’
깜빡 잊고 있었다.
서주환은 문을 열어주었다. 여전히 작달만한 한수아가 헤헤 웃으며 두 손을 파닥파닥흔들었다. 마주 인사해주려는 때. 그녀의 뒤에 있던 동생년이 앞으로 나왔다.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이건 또 무슨 새로 나온 시비일까?
“그동안 기체후 일향 만강하옵신지요?”
아무래도 여동생이 미쳐버린 듯했다.